낙원 이야기에 따르면 이 땅에 오직 한 사람만이 존재하던 때가 잠시 있긴 하였지만 그것을 좋게 여기는 말씀은 없었고 오히려 반대로 “사람이 독처하는 것이 좋지 못하니”(18절)라는 말씀만 있었다. 삼위 하나님께서 서로 간에 관계를 맺고 계시는 것처럼(요 17:24) 사람의 삶도 사회적 측면이 거기에 포함되어 있을 때에만 비로소 의미 있는 것이 된다. 오직 한 사람(아담)만 존재했던 잠시 동안의 시간은 동물들 중에서는 그의 짝이 없으며, 따라서 그에게 “돕는 배필”, 곧 적합한 반려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 의도된 시간이었다. 창조를 통해서 드러난 이상적인 모습은 남자와 여자가 피차 의지하면서 서로의 부족을 채워줌으로 완전체를 이루고 살아가는 것이다. 자기들끼리만 동떨어져서 살아가는 부부는 사람의 사회적 욕구를 다 채우며 살수가 없긴 하지만, 창조의 진행 과정은 우리에게 남자와 여자의 창조가 하나님의 계획 속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었음을 보여 준다. (257.6)
 이처럼 성경은 성별의 기능을 참된 인간다움의 기초가 되는 동료 의식과 친교와 상호 보완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이러한 개념은 남녀의 존재가 출산이나 기분 전환 혹은 “욕구해소”만을 위한 것이라는 생각을 훨씬 뛰어 넘는다. (258.1)
 2. 여자의 창조
 여자가 창조된 방식의 의미심장함에 대하여 많은 성경 해석자들은 깊은 관심을 나타내 왔다(창 2:21, 22). 그녀는 남자의 머리나 발이 아닌 그의 옆구리에서 취하여졌다. 여기에는 본질적으로 동등하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이 구절에서 “갈빗대”로 번역된 첼라라는 단어가 다른 곳에서는 두 짝으로 되어 있는 문의 한 짝(왕상 6:33), 성막 벽의 두 쪽 가운데 한쪽(출 26:26, 27), 반대편 산비탈(삼하 16:13) 등과 같이 서로 대칭을 이루는 두 물건의 한 쪽을 의미하는 “편,쪽”(side)으로 번역되었다. 남자와 여자, 이 둘이 합하여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사람이 되었다. 이처럼 남자와 여자는 서로를 돕고 의지하면서 살아가도록 창조되었다 하나님께서는 이 둘이 함께 이 땅과 이 땅에 있는 것들을 다스리게 하셨다(창 1:28). (258.2)
 창세기 2:20에 따르면, 하나님께서 아담을 위하여 에제르를 창조하셨다. 이 단어는 종종 “helper(돕는 자)”로 번역되는데, 이 히브리어 단어에는 “subservience”(비굴 굴종)라는 영어 단어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지 않다. “후원” 또는 “유익”으로 번역될 수 있는 이 단어는 사람을 도우시는 하나님을 나타낼 때 일반적으로 쓰이는 용어이기도 하다(시 33:20; 참조 시 54:4). 더구나 “fit for him(그에게 맞는)”(〈개역 한글판〉에는 “배필”로 되어 있음-역자 주)으로 번역된 크넥도라는 단어는 “in front of(앞에)”라는 의미를 가진 용어에서 유래된 된 것으로, 여기에는 하나님께서 남자를 위하여 창조하신 그의 동료가 그의 짝으로서 그의 부족을 채워줄 존재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참조 창조 I. B. 7) (258.3)
 어떤 저술가들은 창세기 2장의 이야기를 하나님께서 정해 놓으신 남녀 간의 계급체계로 해석한다. 여자는 남자를 위하여 창조되었으며(18-20절) 남자로부터 유래되었다. 또한 여자의 이름이 남자에 의해서 지어졌는데, 이는 그의 권위가 여자의 권위 위에 있었음을 의미한다(23절). 하지만 여자의 창조에 관한 성경의 기술은 우등한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하동한 것으로 내려가지 않는다. 창세기 1장에는 기술의 흐름이 완전히 반대로 되어 있다. 하나님의 창조 사역은 하등한 것들로부터 시작되어 우등한 것들로 이어졌다. 또한 창세기 2장에서는 그 흐름이 불완전에서 완전으로 이어진다. 물질적인 파생은 종속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은 땅에 종속되지 않는다. 매쓔 헨리(Mathew Henry)는 여자는 “이중으로 정제된 흙, 즉 땅에서부터 더 멀리 옮겨진 흙”이라고 주장한다. 창세기 2:23에서 아담은 그의 아내를 “여자” 또는“아내”라고 부름으로 그녀의 일반적인 신원이 무엇인지를 보여 준다. 하지만 그는 범죄 이전에는 그녀에게 어떤 고유한 이름도 지어주지 않았다(창 3:20). (258.4)
 남자가 여자보다 우등하다는 개념은 성경에서 그 증거를 찾기가 매우 어렵다. 남편에 대한 아내의 순종은 이 세상에 죄가 들어와서 인간관계를 깨뜨린 결과로 생겨난 것이다(16절;참조 II. B. 5). 바울은 아내들에게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신 것처럼 아내를 사랑하는 남편에게 복종하라고 명하고 있다. 그는 또한 남편들에게도 아내 사랑하기를 제 몸처럼 하라고 요구하고 있다(엡 5:21-33;참조 결혼 I. E. 1). (258.5)
 3. 결혼의 의미
 결혼제도는 인류 문화의 한 부분으로, 시간과 장소에 따라 그 형태가 매우 다양하다. 하지만 이 제도는 본래 인류의 문화가 아니라 이 세상을 위한 하나님의 계획으로부터 시작된 제도였다. 인간 부부의 탄생은 창조주일의 여섯째 날에 행하신 하나님의 창조 사역의 일부분이었다(창 1:26-312:4-25을 비교하라). 여자를 “만드”신 후에 그녀를 아담에게 데려가셨을 때, “아담(남자)이 가로되 이는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 이것을 남자에게서 취하였은즉 여자라 칭하리라”(창 2:23)고 말하였다. “남자”(이쉬)와 “여자”(잇샤)를 의미하는 특정한 용어들이 남녀 간의 관계를 나타내는 데 쓰일 때는 각각 “남편”“아내”라는 의미를 지니게 된다. 이 성경구절에서 이 용어들이 바로 이러한 용법으로 쓰이고 있는데, 이는 이 구절이 첫 번째 인간 부부의 연합에 관해 기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259.1)
 성경에서 남성인 아담은 여자/아내(잇샤)를 맞이하고 나서야 비로소 남자/남편(이쉬)이 되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여성 또한 아담을 만남으로 여자/아내(잇샤)가 되었다. 이 같은 암시는 성별이 사람이라는 존재의 정체성을 보여 주는 매우 중요한 요소임을 가르쳐 준다. (259.2)
 결혼은 완전한 남자나 완전한 여자가 되기 위해 요구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되는 것이 남자나 여자가 되는 것보다 훨씬 더 근본적인 의미를 지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녀의 성별에 대한 이해는 사람이 어떤 존재인지를 규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더구나 남녀간에 이루어지는 성관계는 결혼과 같은 서로에 대한 완전한 헌신의 토대 위에서 형성된 인격적인 관계가 성적인 관계를 지지하고 유지시켜 줄 때에만 그 완성 단계에 도달할 수 있다. (259.3)
 결혼을 통해 남자는 “부모를 떠나 그 아내와 연합하여 한 몸을 이”루게(24절) 된다. 다양한 시대에 다양한 지역에서, 관습에 의해 서로를 전혀 모르는 남녀가 결혼하는 것이 허락되었다. 하지만 그들의 결혼 생활은 신비스런 방법으로 그 남녀를 피를 나눈 친족(“살과 뼈”를 의미하는 히브리어 관용구. 사 9:2; 삼하 5:1과 비교해 보라)처럼 가까워지게 만들었다. 친밀한 관계를 통해 부부는 마치 동일한 물체로부터 떼어낸 짝처럼 서로 밀착된다. 배우자들은 함께 살면서 비슷하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함으로 둘이 “한 몸을 이”루게 된다. (259.4)
 둘이 한 몸을 이루는 것은 하나님께서 세우신 결혼 제도에 예시되어 있는 매우 “큰” 비밀이다(엡 5:23). 그분은 실제로 동일한 살과 동일한 뼈로 첫 번째 남편과 첫 번째 아내를 만드심으로 서로가 짝을 이루어 한 몸이 되게 하셨으며, 또한 그 둘 사이의 이 같은 연합이 평생 동안 유지되도록 계획하셨다 이 같은 창조의 과정은 우리에게 결혼생활이 어떤 의미를 지닌 것인지를 깨닫게 해준다. (259.5)
 D. 인류의 본래적인 통일성
 어떤 인종들은 아담과 별도로 창조된 유인원들이 그들의 조상일 것이라고 추측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이들이 이인종간의 혼합을 통해서 존재하게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도행전 17:26은 이와 반대로 인류는 예외 없이 모두가 다 아담과 하와의 혈통이라고 단언한다 “인류의 모든 족속을 한 혈통으로 만드사 온 땅에 거하게 하시고 저희의 년대를 정하시며 거주의 경계를 한하셨으니.” 이러한 사실은 모든 사람이 아담의 타락의 결과를 함께 나누는 것과 더불어(롬 5:12, 13) 모든 사람에게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의 가능성이 주어진 것과도 연결되어 있다(고전 15:21, 22). (259.6)
 동물들은 “그 종류대로”(창 1:21, 24, 25) 창조되었다. 이는 그것들이 “다양하게 여러 종류대로”(참조 창 6:20; 7:14;레 11;신 14; 겔 47:10) 창조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는 “땅의 짐승을 그 종류대로”창조하신 것에서 볼 수 있듯이 각각의 범주 속에 여러 종류가 들어 있었음을 가르쳐 준다. 창조 이야기에 따르면 사람은 어떤 종류로 창조된 존재가 아닌 그 자체가 하나의 범주로 창조된 존재이다. 이처럼 사람은 본래 단일한 종류로 창조되었다. (260.1)
 과학이 이 같은 성경의 기록을 확증하고 있다. 동일한 심리학적 특성들과 문화적 고정관념들과 더불어 동일한 생물학적 변이들이 모든 인종에게서 발견된다. 인종들 간에 존재하는 차이점은 단지 모든 인류가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는 특성들의 재결합, 증강 또는 부분적인 삭제에 의해 만들어진 결과에 불과하다. (260.2)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과학적인 견해는 인구가 부족하거나 분산되던 시기에 동종번식과 집단 형성을 통해서 인종이 생겨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오늘날 문헌학자들은 언어들이 공통적으로 속해 있는 어계(語系)를 찾아낼 수 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 모든 언어학적, 유전학적 증거들은 인류의 뿌리가 하나임을 확실히 보여 주고 있다. (260.3)
 창세기 11장은 인종과 관련해서는 그리 큰 관심을 보이고 있지 않지만 인류가 지니고 있는 본래의 통일성에 대해서는 그것이 홍수 이후까지도 이어졌음을 강조하고 있다. 그 대격변이 있은 이후 첫 세대가 살던 시대에 “온 땅의 구음이 하나이요 언어가 하나”(1절)였다. 그 세대에게도 아담과 하와에게처럼 “땅에 충만하라”(창 9:1)는 명령이 주어졌다. (260.4)
 하지만 그들은 독재적인 통치자 아래서(창 10:8, 9)하나님의 명령에 불순종하고(창 11:4) 시날 평지로 집결하였다(2절). 그들을 위하여 또한 장래의 모든 세대를 위하여, 하나님께서는 그들이 다양한 문화와 언어를 가진 여러 다른 집단이 되어 사방으로 흩어지게 하셨다(8절;창세기 10장에 기록되어 있는 셈족과 야벳족과 함족 간에 생긴 분열과 비교해 보라). 이 강제 해산이 오늘날 인류 안에 다양한 인종이 존재하게 된 원인인 집단 형성과 동종번식의 첫 번째 계기가 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2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