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웰의 다니엘서 연구 다니엘 8장 하나님과 그분의 성소 IV. 모호해진 그리스도의 제사장 직분
 우리는 앞부분에서 과연 기독교 로마는 하늘 성소에서 이행 중인 예수 그리스도의 계속적인 봉사 곧 타밋을 유린하였는가 하는 질문을 제기한 바 있다. (169.1)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하여, 우리는 저 획기적이라고 할 수 있는 트렌트 공의회(Council of Trent)에서 결의된 교리(敎理)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지하다시피, 트렌트 공의회(1545~1563)는 마르틴 루터(Martin Luther)에 의해 시작된 종교 개혁 운동을 수습하기 위해 소집되었다. 이 공의회를 통해 여러 가지 교회 내의 개혁이 이루어졌으며, 따라서 이 공의회는 가톨릭의 반종교 개혁(反宗教改革) 운동의 중심적인 요소로 간주되고 있다. 그러나, 트렌트 공의회는 교리 문제로 상당 기간을 토론하였으나 결국 중세 기독교의 전통적인 가르침의 전체 기본을 전혀 손대지 않기로 결정하였다. (169.2)
 트렌트 공의회의 교리적 결정은 유명한 「발티모어 교리 문답」(Baltimore Catechism)에 수록되어 있다.12 「발티모어 교리 문답」은 손 쉽게 구입할 수 있고 또 트랜트 공의회에 근거한 책이어서 기독교 로마의 전통적인 가르침을 이해하는 데 안성 마춤이다. 이 문답집을 연구한다면, 우리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 나올 것이다. (169.3)
 「발티모어 교리 문답」을 처음으로 읽게 되는 개신교도라면, 그들이 믿는다고 하는 기독교 교리에 대한 설명 구절들이 꽤 신경 쓰인다는 느낌을 갖게 될 것이다. 또, 종교 개혁 훨씬 이전부터 배척되어 온 것으로 간주했던 교리들도 여기저기에 눈에 띌 것이다. (169.4)
 비근한 예로서, 15세기의 그리스도인들은 그들이 치명적인 죄, 예컨대 살인이나 미사 불참 등의 죄를 용서받고 싶을 때 신부를 찾아가 그 죄를 고백해야 되는 것으로 믿고 있었다. 그 때는 주로 참회실에서 고백하며, 고백 후에 신부님이 지시하는 고행을 일일이 이행하여야 했다.—(발티모어 교리 문답 384, 408 참조) (169.5)
 그들은 또 성찬식에 사용되는 빵과 포도주의 “본질”이 예수님의 피와 살로 변화한다는 화체설(化体說,transubstantiation)을 신봉하였다.13 그리고, 그들은 성만찬에서 포도주를 마시지 않아도 된다고 믿었다. 왜냐하면, “빵의 형체가 있으면” 거기에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함께 “전적으로 현존하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비록 미사에는 고통이 없고 또 그리스도의 피가 미사에 현존하기는 하면서도 피가 밖으로 나타나지 않는 희생 제사이기는 하지만 “예수께서 십자가에 돌아가신 희생 제사와 똑같은 희생 제사”로 배웠다(발터모어 교리 문답, 350, 359, 360, 362). (169.6)
 중세의 그리스도인들은, 사람이 죽을 때, 하나님께서 회개치 않은 죄인들을 지옥에 보내어 유황 불길 속에서 마귀와 더불어 영원히 고통받게 한다고 배웠다. 또 회개한 죄인들 중에도 연옥에 가서 하늘에 올라가기 위해 상당한 기간을 준비해야 한다고 믿었다. 산 사람들의 요청에 의해 연옥에 있는 영혼들의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한 미사가 거행됐다(발티모어 교리 문답, 173, 184, 185). (169.7)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의 변화
 이처럼 오래 된 교리들이 최근까지 가톨릭 교회에 의해 신봉돼 왔다. 그러나, 제 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 이후 수많은 가톨릭 신도들은 그들의 옛 교리들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말썽 많은 「화란 교리 문답」(Dutch Catechism)은 최소한 옛 교리의 일부는 폐기된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그 책에 의하면, 연옥은 장소적 개념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경험으로 표시되었으며, 연옥에서 보내는 시간도 “몇 달” 정도로 줄어들었다.14 또, 지옥도 문자 그대로 유황 불꽃이 이글거리는 곳이 아니라 죄인이 “하나님의 사랑의 온화한 모습을 대하는 자리에서” 자신의 완고한 반역을 마음속으로 뉘우치고 자신의 “전적인 타락”을 인정할 때 느끼는 “낙담”으로 표현되고 있다.15 (169.8)
 가톨릭 교회가 지금은 신자들에게 성경 읽기를 장려하는 입장에 있다. 따라서, 성경을 읽는 가톨릭 신도들은 연옥에 있는 영혼들이 미사의 혜택을 받는다는 기사를 성경에서 찾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성경에는 연옥에 대한 언급도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또, 성경은 성찬식을 희생 제사라고 일컫지 않고 있다. 성경에는 “만찬”이라고 되었으며(고전 11:20), 이것은 누구에게 “올려 바치는” 것이 아니라 나누어 먹는 만찬으로 묘사되었다. 또 만찬은 나누는 곳은 “주의 상(床)”(고전 10:21)이지 결코 제단이 아니었다. (170.1)
 가톨릭 신도들은 성경을 읽기 시작하면서 성경에, 우리더러 사제(司祭)들에게 가서 죄를 고백하라고 명하는 곳이 없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있다. 성경에는 단지 우리 더러 죄를 고백하고 죄를 버리라고만 말하고 있다(요일 1:9; 잠 28:13). “주의 기도”에서는 하늘에 계신 하나님께 직접 용서를 구하라고 가르치신다. 성경은 “우리들의 아버지시여”로 시작되는 여러 기도문이든지 또는 “마리아 성모여”로 시작하는 여러 기도문을 낭송하라고 요구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중언 부언하는 기도에 내포된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마 6:7). (170.2)
 가톨릭 신도들은 또 성경을 통해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머리”(엡 5:23) 이심을 알게 되었다. 그리스도는 교회의 여러 머리 중 하나가 아니시다. 성경 어디에도 교황을 교회의 머리라고 하지 않았으며 교회의 눈에 보이는 머리라고 하지 않았다. (170.3)
 노틀담 대학의 멕켄지 교수는 교황의 권위에 대한 가톨릭의 공식적인 입장을 옹호하는 글에서 다음과같이 위의 사실을 인정하였다. 즉, 가톨릭 교회는 “신약 성경에서 베드로가 자신의 직책을 교황의 직책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것으로 생각했다거나 혹은 표현은 이와 달라도 이와 같은 내용의 말을 하고 있는 진술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하지 않으며” 또 역사적으로 교황이 실질적으로 베드로의 후계자임을 증명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도 않다.16 (170.4)
 또 멕켄지 교수는 떡과 포도주의 성만찬에 대한 “신약 성경의 기술이 너무나 명료하고” 평신도들이 성만찬에서 떡과 포도주를 모두 받는 것이 “의심할 나위 없이 가장 오래 된 관습”이라는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어찌하여 로마 가톨릭 교도들이 두 종류의 성찬식을 누리지 못하는가 하는 것은∙∙∙충분히 문제가 안 될 수 없다”고 하였다. 그는 만약 가톨릭이 성찬 예배에 평신도들에게 포도주까지 주게 된다면 바로 이것을 주장했다가 콘스탄스 공의회에 의해 화형당한 요한 후스(Johan Hus)의 일을 기억하는 로마 가톨릭 신도들의 마음이 편치 못할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멕켄지 교수는 계속해 말하기를, 현재 “로마 가톨릭 교회 내에는 성만찬의 본래의 모습을 회복하려는 움직임이 진지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하였다.17 (170.5)
 가톨릭 교회가 과거에 여러 가지 과오들을(예컨대 성찬식에서 포도주를 제외시킨 것이나 요한 후스를 화형시킨 것 등) 저질렀는지 모른다는 암시들은 로마 가톨릭 신도들에게 대단히 곤혹스러운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의 교회는 다음과 같이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다: (170.6)
 하나님이 영혼들을 구원하기 위하여 세운 기관이 사람들을 과오로 인도하거나 하나님을 떠나게 하는 일은 생각할 수 없다. 만약, 교회가 신앙과 도덕의 문제에 과오를 범했거나 범할 수 있다면, 그 교회는 참된 스승이랄 수 없다. 그 교회는 성도들을 성화시키는 그의 봉사에 실패할 것이며 또 그들의 심판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발티모어 교리 문답, 163). (170.7)
 가톨릭 신도들은 성경에 나타나 있지 않은 많은 가르침들을 하나의 단순한 전제 곧 교회가 그것들을 가르쳤으며 교회는 과오를 범하지 않는다는 전제 위에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그 교회가 과오를 범해 왔다고 상상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170.8)
 사실상, 로마 가톨릭을 제외한 전체 그리스도 교회가 성찬식에서 평신도들에게 포도주를 주고 있다. 또, 가톨릭 교회조차도 12세기경까지는 포도주를 평신도에게 허락해 왔었으며, 지금은 다시 그 때처럼 하려고 연구 중이다. 예수님께서 “너희가 다 이것을 마시라”(마 26:27)고 하셨는데도 교회가 여러 해에 걸쳐 수백만의 신도들에게 포도주를 주지 않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 아닌가? (171.1)
 그리고, 가톨릭 교회가 포도주 문제에 있어서 잘못을 할 수 있었다면, 미사에 쓰는 떡이 그리스도의 몸으로 변한다는 가톨릭의 주장도 틀릴 수 없는가? 위클립(Wycliff)의 무리들을 그들이 성찬 떡이 실지로 예수의 살로 변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해서 불태워 죽인 것은 교회의 잘못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오늘날도 교회 안에 걸려 있는 황금의 성합(聖盒)에 “보존된 성체(聖體)”(남겨 둔 구별된 빵)를 향해 가톨릭 교인들이 기도하고 찬미 하는 것은 잘못이 아닐까? 그들은 부지 불식간에 구별된 빵조각을 경배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171.2)
 만약, 가톨릭 교회가 과오를 범할 수 있다면, 루터 교인들이 신부에게 죄를 자복할 필요가 없다든가 고행할 필요가 없다고 고집했다 하여 가톨릭 교회가 루터 교인들을 살해한 것은 심각한 과오일 수가 없는가? (1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