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미래의 이스라엘 민족을 위해서 가나안을 약속하셨고, 그 국경을 ‘애굽강에서부터 그 큰 강 유브라데까지’ 약속하셨다(창 15:18). 출애굽기부터 신명기까지의 내용은 출애굽한 백성이 약속의 땅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 관한 이야기이며, 여호수아서와 사사기는 가나안 땅에 정착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하나님이 약속하셨던 영토의 대확장은 다윗과 솔로몬 시대에 이루어졌다. (25.3)
 (3) 축복의 복음
 아브라함이 모든 족속에게 복이 될 것이라는 약속은 창세기 3:15의 원복음의 확장이다. 여자의 후손은 셈족을 통해서 올 것이며, 셈족 중에서 아브라함의 후손을 통해서 올 것이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생명의 복음의 원천으로 삼기 위하여 우상숭배하는 조상의 땅으로부터 분리해 내셨다. 메소포타미아인들은 400여개의 신들을 섬겼다.6 (26.1)
 3) 모세시대
 야곱시대에 있었던 대기근 때문에 애굽으로 이주한 이스라엘민족은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창조시에 주어진 하나님의 원초적인 축복을 누리지만, 240여개의 신을 섬기는 애굽 문화에 동화되어 살고 있는 한 복의 근원이 될 수 없었다. 하나님은 모세를 통해서 그들을 애굽에서 인도해 내고 사십 년 동안 광야에서 교육하셨다. 이스라엘은 출애굽과 광야 생활 시대 동안에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하며 거룩한 나라와 왕 같은 제사장 민족으로 변모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가졌다. (26.2)
 (1) 하나님의 임재하심
 모세의 때에 하나님은 그분의 백성과 함께 동행하셨다. 하나님은 애굽에서 고난을 당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굽어 보시고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셨다(참조, 출 2:25, 한글킹제임스). 유대인의 십계명의 제1계명에 해당하는 출애굽기 20:2, ‘나는 너를 애굽 땅 종 되었던 집에서 인도하여 낸 너의 하나님 야훼로라’는 말씀은 하나님의 임재와 인도를 진술하는 공식문구로서 구약에서 약 125회 사용이 되었다. 출애굽은 일회적 사건이었지만 영적 의미는 이스라엘의 전역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기억되고 고난에 처할 때마다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새롭게 적용이 되었다. (26.3)
 모세시대는 하나님의 임재에 대한 상징물이 넘쳐나는 시대였다. 불에 타지 않는 가시덤불, 모세의 지팡이, 구름기둥과 불기둥, 매일 내리는 만나, 시내산에서 하나님이 나타나심, 하나님께서 친히 주신 십계명과 율법, 하나님의 처소인 성소 등 물질적이고 가시적인 증거가 있었다. (27.1)
 하나님은 시내산 언약을 통해서 이스라엘을 그분의 ‘세굴라’(סְגֻלָּה, sügullâ, 소유), 곧 특별한 가치를 지닌 하나님의 소유, 하나님의 백성으로 삼으셨다(출 19:5). 7 출애굽기 19:6은 이스라엘이 하나님과의 친교를 통해서 구속사에서 감당해야 할 두 가지의 직분을 약속하고 있다. ‘너희가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 (27.2)
 (2) 제사장 나라
 제사장이 백성을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제사장 나라로서 이스라엘은 이방 민족들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그들은 하나님의 율법을 지키고 그 종 선지자들의 음성에 순종하여 하나님과의 언약관계에 충실함으로 축복의 근원이 되어야 했다. 그들은 이방나라들을 위한 제사장으로 ‘야훼’ 하나님께 봉사해야 했다.8 그러나 이스라엘은 제사장 나라로서의 사명을 감당하지 못하고 우상 숭배하는 국가가 되어 앗시리아와 바벨론에게 멸망을 당했다. 이스라엘 민족을 제사장 나라로 삼으신 하나님의 목적은 ‘왕 같은 제사장’이 되도록 세우신 신약시대의 교회를 통해 궁극적으로 성취될 것이다(벧전 2:9). (27.3)
 (3) 거룩한 백성
 하나님의 가장 탁월한 속성은 거룩함이다. 하나님은 ‘너희는 거룩하라. 나 야훼 너희 하나님이 거룩함이니라’(레 19:2)고 하셨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전체를 대신해서 제사장 역할을 담당할 가문으로 레위 지파를 선택하셨다. 레위기는 어떻게 거룩한 삶을 살 것인지를 주제로 하고 있다. 레위기의 목적은 하나님의 거룩하심처럼 이스라엘 백성을 거룩하게 하려 함이다. 거룩의 영역은 단지 종교적 삶의 영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레위기는 하나님과의 관계 뿐만 아니라 먹는 것, 입는 것, 집 짓고 사는 것, 대인관계, 화장실 사용이나 목욕과 같은 개인 위생 분야, 등등 삶의 전 영역을 다루고 있다. 거룩은 삶의 전 영역에 스며들어야함을 말해 주고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말씀에 순종함으로 성화된 백성이 되어야 했다. (28.1)
 3. 희망의 메시지로서의 오경의 중심 사상
 오경을 관통해서 흐르는 사상은 인간을 구원하려는 하나님의 의지이다. 하나님은 생명 충만한 세상 속에 인간을 창조하셨고, 아담이 하나님을 불신하여 죽게 되었을 때 인류에게 원복음을 주셨다(창 3:15). 온 인류가 철저히 부패하여 멸망 받게 되었을 때 노아를 통해 전 세계적 홍수로부터 인류의 씨앗을 구원하셨다. 홍수 후에도 인간은 여전히 악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인정하셨고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창조 때의 축복을 갱신하셨다(창 8:21; 9:6-7). 아담이 범죄한 후에 원복음이 주어졌던 것처럼 노아가 범죄한 후에 셈이 원복음을 잇는 축복을 받았다(창 9:26-27). 바벨탑 사건으로 인류가 하나님께 대한 오해의 정신을 갖고 온 지면으로 흩어졌던 영적 흑암기에 하나님은 생명의 빛을 이 세상에 밝히시기 위해서 셋의 후손인 아브라함을 부르셨다. 아브라함을 통해 왕 같은 제사장 나라의 역할을 감당하게 될 이스라엘 민족이 출현했다. 그러나 오경 속에서 이스라엘은 하나님을 끊임없이 거역하는 백성으로 나타난다. 그들의 배도 때문에 모세는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하고 죽었다. 신명기는 모세가 가나안을 목전에 두고 백성에게 전한 연설인데, 모세는 신명기 28장에서 순종에 따르는 하나님의 축복 보다는 불순종에 따르는 저주에 대해 훨씬 강하게 선포하며 경고하였다.9 모세는 경고의 형태로 그의 마지막 복음기별을 전파했던 것이다. (28.2)
 오경에서 인간은 언제나 실패한다. 아담도, 노아도, 아브라함도, 이삭도, 야곱도, 모세도, 이스라엘 민족도 예외 없이 실패의 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하나님은 인간이 실패 할 때마다 용서와 회복과 구원의 손길을 내미셨다. 하나님은 범죄한 아담에게 여자의 후손에 대해 약속하셨고, 범죄한 노아에게 셈을 통해 메시아가 오실 것을 계시하셨다. 하나님은 아브라함과 이삭이 자기 아내를 누이라고 속여 위기상황 가운데 빠졌을 때 그들을 보호하시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개입하셨다. 하나님은 형을 속이고 목숨을 건지기 위해서 하란으로 도피하는 야곱에게 하늘까지 닿는 사닥다리 계시를 통해 그와 함께 하시겠다고 약속하셨다. 하나님은 모세가 범죄 때문에 가나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죽었을 때 그를 부활시켜 더 나은 본향으로 인도하셨다(참고, 유 1:9).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범죄함으로 비록 이방 땅으로 끌려가게 된다 할지라도 그분을 기억하고 그분께로 돌아오기만 한다면 회복시켜 주겠다고 약속하셨다(신 30:1-10). (29.1)
 유다는 바벨론에게 멸망을 당했다. 이것은 국가적인 죽음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죽은 나라를 부활시키셨다. 하나님은 그분의 백성을 바벨론으로부터 예루살렘으로 돌아오도록 하시고 독립 국가를 세우셨다. 마침내 예수께서 유대 나라에 탄생하셨다. 인간의 패배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구원은 성취되었다. 이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이다. 선줄로 생각한 바로 다음 순간에 쓰러지는 무력한 죄인을 향해 구원의 약속을 주시며 말씀하신 것을 열성적으로 성취하시는 하나님이 오경 속의 위인들의 소망이었다. 그 하나님이 마지막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소망이다. (30.1)
 참고 문헌
 1. 영어의 펜타투크(pentateuch)는 헬라어의 ‘다섯’을 의미하는 ‘펜타’(pe,nta, penta)와 ‘파피루스 두루마리의 보관함’에서 후에 ‘두루마리 자체’를 의미하게 된 ‘튜코스’(teu,coj, teuchos)를 합성한 단어이다. Herbert Wolf, An Introduction to the Old Testament Pentateuch, 17.

 2. David J. A. Clines, The Theme of the Pentateuch, 102.

 3. Walter C. Kaiser, Jr., ‘The Theology of the Old Testament,’ The Expositors Bible Commentary: Introductory Articles, 291-305.

 4. Clines, 61-79.

 5. 스미스는 창세기 1:28‘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를 창세기 1-11을 주도하는 주제로 주장을 했고, 이 주장을 터너는 창 1:28의 다른 두가지 축복—‘땅을 정복하라’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까지로 확장하였다. Gary V. Smith, ‘Structure and Purpose in Genesis 1-11’, Journal of the Evangelical Theological Society 20(1977): 307-319; Laurence A. Turner, Announcements of Plot in Genesis, 21-49.

 6. 김영진, 토라-오경입문서, 개정증보판, 25.

 7. 존 P. 밀톤, 히브리식사고와 기독교, 95.

 8. Ibid., 98.

 9. 신명기 28장은 언약을 순종할 때의 축복과 불순종할 때의 저주에 대해서 말하는데, 축복은 15구절인데 반해(1-15절), 저주는 축복보다 3.5배나 많은 53구절이다(16-68절). (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