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표준 개역 성경 마태복음 24장 15절에서 “황폐케하는 가증한 것”으로 번역된 것이 홈정역과 그 밖의 번역에서는 “멸망케하는 미운 물건”으로 번역되었다. (29.1)
 앞에서 보았듯이 예수님께서는 기원후 66~70년에 로마 군대가 예루살렘을 포위할 것을 상징적으로 말씀하신 것이었다. 누가복음 21장 20절을 비교하라. 그러나, 예수님의 말씀에는 그 밖의 또 중요한 사실이 포함되어 있다. “멸망의 가증한 것”은 로마 군대에 국한시킬 수 없는 그 이상의 것이어야 한다. (29.2)
 

예루살렘에 있었던 그리스도인들은 서기 66년 로마 군대의 퇴군을, 그리스도께서 약속하셨던 징조로 간주하고 즉시 그 성을 빠져 나갔다.
(29.3)
 

의기 양양한 로마 군인들은 성전에 그들의 군기를 세우고 돼지를 희생 제물로 드림으로 성전을 모독하였다.
(30.1)
 예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멸망의 가증한 것이 “선지자 다니엘에 의해 예언된 것”이라 하셨다. 이것은 사실이다. 왜냐하면 다니엘 선지자도 다니엘 11장 31절에서 “멸망케하는 미운 물건”에 대해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사용한 어휘는 달랐지만 그 마음속에 뜻하는 것은 완전히 동일한 것이었다. 다니엘 8장 13절에서는 “망하게하는 죄악”이라고 했다. 다니엘은 예언하기를 그것이 “성소와 백성을 짓밟을 것”이라 했다. 다니엘 9장 24~27절에서도 역시 같은 주장이 또 다른 표현으로 나타나고 있다. 즉 미운 물건이 날개를 의지하여 나타나 예루살렘 도성과 그 성전을 훼파할 것이라 했다(맥스웰의 다니엘 연구, 211-215 참고). (31.1)
 이와같이 다니엘 선지자도 표현 방식만 달랐을 뿐 똑같이 멸망케하는 미운 것에 대해 말했던 것이다. (31.2)
 그런데, 홈정역 영어 성경의 구약 편에서는 미운 물건이 때로는 우상 숭배를 뜻하고 있다(왕하 23:13; 사 44:19). 또 죄악(transgression)은 죄된 것을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가증한 것(마 24:15, R. S. V.)은 불경한 것을 의미하고 있다. 이와같이 다니엘 선지자와 예수님이 말씀하신바 “멸망케하는 미운 물건”, “멸망케하는 죄악”, “멸망케 하는 가증한 것”은 모두 동일한 것이다. 기본적으로 이것은 하나님의 도성과 하나님의 성전 및 그 백성을 짓밟고 황폐케함으로써 끔찍한 불경을 저지르는 죄된 예배 체제를 뜻하고 있었다. (31.3)
 예루살렘을 파괴시킨 로마 군대는 바로 그같이 우상 숭배적이며 파괴적인 미운 물건이었다. 로마 군인들은 기(旗) 대신에 기치(旗職)들을 들고 다녔다. 꼭대기가 십자가 형태로 된 긴 장대에 각 군단의 상징을 표시한 긴 깃발이 위 아래로 매달려 있었다. 예루살렘을 공략한 군단 중에는 “제10 해협 군단”“제12 전격 군단”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오늘날에는 군인들이 군기에 대해 경례하지만 당시 로마 군인들은 군기를 경배했다. 초대 교부의 한 사람인 테르툴리아누스같은 이는 심지어 “로마의 병영(兵營)종교는 군기 경배로 시종된다”고까지 말했다.11 (31.4)
 로마 군대에 의해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된 후, 아직도 그 폐허의 더미 위로 더운 연기가 솟고 있고, 싸움에 진 유대인들이 피를 흘리고 저주하며 죽어가고 있을 때 로마 군인들은 “성전 마당으로 군기를 가지고 와서 동쪽 문 맞은 편에 세우고 거기에서 희생 제사를 지냈다”고 요세푸스는 말했다.12 (31.5)
 거룩한 곳에 들어와서 예루살렘을 멸망시키고 황폐시킨 로마 군대는 본질적으로 우상숭배적이었다. 그것은 참으로 “멸망케하는” “미운 물건”이요 “가증한 것”이었다. (31.6)
 “미운 물건”은 바로 로마였다.
 다니엘 8장 13절에서는 “멸망케하는 죄악”이 이 장에 나오는 상징적인 “작은 뿔”에 적용되고 있다. 맥스웰의 다니엘 연구에서 우리는 이미 작은 뿔을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라고 생각하는 입장을 검토했었다. 그리고, 기원전 168~165년에 성전 봉사를 방해한 그 빗나간 시리아 왕(175~164 B. C.)에 대해서도 살펴보았다. 그 결과 그 왕은 작은 뿔의 여러 특징에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리고, 마태복음 24장 15절, 누가복음 21장 20절에서 예수님이, 멸망케하는 미운 물건을 기원후 31년의 미래 사건으로서 예루살렘을 포위할 군대에 일치시켰다는 사실 또한 그 작은 뿔이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가 아니라는 것을 명백히 지적하고 있다. (31.7)
 다니엘 8장의 작은 뿔은 “로마”이다. 이교 로마와 그리스도교 로마, 로마 제국과 중세 로마 교회가 모두 해당된다. (31.8)
 다니엘 2, 7, 8장의 예언은 내용이다· 이 모든 예언이 다니엘 선지자의 시대로부터 출발하여 세상의 종말에 미치고 있다. (31.9)
 각 장에서 바벨론, 페르시아, 희랍 제국을 위한 여러 상징들 뒤에 로마 제국을 나타내는 상징이 뒤따르고 있다. 로마 제국의 상징이 2장에서는 철로, 7장에서는 괴물로, 8장에서는 작은 뿔로 나타나 있다. 다니엘 연구에서 보았듯이 이 예언들 가운데서는 하나님께서 로마 제국과 로마 교회가 이룩한 선한 위업들을 일부러 간과하셨다. 하나님은 다니엘 각 장에서 어떤 중요한 교훈을 가르치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로마의 부정적이고 억압적인 측면들을 강조하려고 이같은 상징들을 선택하셨다. (32.1)
 그렇다면, 다니엘 8장의 작은 뿔 즉 다니엘 8장 13절“멸망케하는 죄악”은 하나님의 “성소”와 그 “백성”을 짓밟았는가? 그렇다. 이교 로마는 거의 일천여 년에 걸쳐 하나님께 공중 예배를 올려온 예루살렘 성전을 파멸시켰다. 그리고, 주지하는 바와 같이 로마 제국은 참 하나님을 믿는 백성들을 박해했다. 로마는 그리스도교를 국교로 신봉한 이후에도 신자들을 박해했다. 뿐만 아니라 중세 그리스도교의 교리와 행위는 하늘 성소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그리스도의 “계속적인 봉사”(타밋)를 모호하게 했다. 중세 교회는 그리스도와 그 백성 사이에 거짓 사제, 거짓 제사, 교회의 거짓 머리, 구원의 거짓 길을 끼워 넣었다. 중세 교회가 저지른 과오들에 대해서는 제2차 바티칸 회의 이후 예수회 출신의 여러 저명한 학자들에 의해 솔직히 인정되고 있다. (32.2)
 이같은 관점에서 볼 때 “멸망케하는 미운 물건”은 거짓된 예배 체제, 즉 이교 로마와 그리스도교 로마의 예배 체제로 이해되는 것이다. 이교 로마는 눈에 보이는 하나님의 성전인 예루살렘 성전을 공격했으며 진정한 그리스도교를 박해했다. 그리스도교 로마도 그리스도인들을 박해했으며,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봉사하시는 하늘의 비가시적(非可視的)성소를 배척했다. (32.3)
 배교와 불법의 사람
 중세 교회의 비행에 대해 말하는 것은 경고의 뜻을 갖는다· 그리스도인들이 그 앞서 믿음을 떠나지 않았다면 어떻게 그 같은 행동을 할 수 있을 것인가? 감람산 설교에서는 바로 이 배교가 예언되었다. 예수님께서는 “많은 사람이 시험에 빠”(마 24:10)지겠다고 하셨다. 이같은 말씀이 있은지 약 25년이 지나서 사도 바울은 똑같은 비극에 대해 언급하였다. 그는 에베소 교회의 지도자들에게 말하기를 “내가 떠난 후에 흉악한 이리가 너희에게 들어와서 그 양떼를 아끼지 아니하며 또한 너희 중에서도 제자들을 끌어 자기를 좇게 하려고 어그러진 말을 하는 사람들이 일어날 줄을 내가 아노니”(행 20:29, 30)라고 했다. (32.4)
 바울은 또 주님의 재림을 고대하는 데살로니가 교회의 일부 새 신자들에게 “누가 아무렇게 하여도 너희가 미혹되지 말라”고 당부하였다. 이 말은 마태복음 24장에서 예수님이 경고하신 말씀과 너무나 흡사하다. 바울은 또 계속해서 말하기를 “먼저 배도하는 일이 있고 저 불법의 사람[흠정역에서는 “죄의 사람”] 곧 멸망의 아들이 나타나기 전에는 이르지 아니하리니 저는 대적하는 자라 범사에 일컫는 하나님(신)이나 숭배함을 받는 자 위에 뛰어나 자존하여 하나님 성전에 앉아 자기를 보여 하나님이라 하느니라 내가 너희와 함께 있을 때에 이 일을 너희에게 말한 것을 기억하지 못하느냐”고 했다(살후 2:3~5). (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