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행복하려거든(시편강해) 제 5장 오, 내 사랑 예루살렘 27. 호산나 찬양이 마침내 찬란할 때
 주춧돌이 무너지면 집도 무너지듯이 모든 것의 기초이신 그리스도를 저버린 모든 것은 끝내 무너질 것이다.

 — 시편 118편(281.1)
 맛보아 알지어다
 성경에 쓰여진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상징이나 표현은 수십 가지가 넘는다. 창세기의 “여자의 후손”(3장 15절)이란 표현을 시작으로, 아가서의 “골짜기의 백합화”“샤론의 수선화”(2장 1절)를 거쳐, 요한계시록의 “광명한 새벽별”(22장 16절)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다양하다. 그 가운데 안전함과 견고함 때문에 그리스도를 넓고 큰 돌인 “반석(盤石)”으로 상징한 경우도 많다(창세기 49장 24절; 시편 71편 3절; 고린도전서 10장 4절 등). 그런데 시편의 마지막 “메시야 시편”118편에는 그리스도를, “건축자의 버린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22절)다는 특이한 표현을 쓰고 있다. “우리 눈에 기이한 바”(23절)라고 선언된 이 “버린 돌”의 배경과 사연은 무엇인가? 25절의 히브리어 내용 때문이 “호산나 합창”(A Choral Hosanna)으로도 불리우는 118편(25~28절)은 초막절 일곱째날(Hoshana Rabba)의 절정을 이루는 찬양이었으며, 동시에 유월절 의식 때 부른 일련의 찬양(Hallel 113~118편)의 절정을 이루는 마지막 찬양이기도 하다. (281.2)
 이처럼 온 백성이 큰 절기들의 축제를 찬양으로 부른 118편의 구조 역시 선창자(先唱者)와 회중, 아론의 지파인 레위인 등 세 부류가 중건된 성전에서 초막절 의식을 거행하기 위해 출발할 때(1~4절), 향하여 가는 동안 (5~18절) 그리고 성전 문 앞에서 (19~25절), 성전 안에서(26~29절) 부를 수도 있도록 짜여졌다. 버려졌던 모퉁잇돌의 유서 깊은 이야기를 나누며 호산나 찬양의 행진을 시작하자. (282.1)
 선창자:여호와께 감사하라

 합 창:저는 선하시며 인자하심이 영원하심이로다

 선창자:이제 이스라엘은 말하기를

 합 창 :그 인자하심이 영원하다 할지로다

 선창자:이제 아론의 집(레위지파)은 말하기를

 합 창 :그 인자하심이 영원하다 할지로다

 선창자:이제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는 말하기를

 합 창 :그 인자하심이 영원하다 할지로다

 (118편 1~3절). (282.2)
 하나님이 그 근원이 되시고 표준이 되시는 이러한 선하심(tob-goodness)과 인자하심(chesed • mercy)을 먹어보아야 맛을 아는 음식처럼 “맛보아 알지어다”(시편 34편 8절). 맛본 사람은 감사할 것이며 감사는 찬양으로 표현될 것이다. 그것이 호산나 찬양의 행진이 시작하려는 모든 사람의 경험이어야 한다. (282.3)
 내가 죽지 않고 싶어서
 선창자:내가 고통 중에 여호와께 부르짖었더니

             여호와께서 응답하시고

             나를 광활한 곳에 세우셨도다

             여호와는 내편이시라

             내게 두려움이 없나니 사람이 내게 어찌할고 ∙∙∙

             여호와께 피함이 사람을 신뢰함보다 나으며

             여호와께 피함이 방백을 신뢰함보다 낫도다

 선창자:열방이 나를 에워쌌으니

 합 창:내가 여호와의 이름으로 저희를 끊으리로다

 선창자:저희가 나를 에워싸고 에워쌌으니

 합 창:내가 여호와의 이름으로 저희를 끊으리로다

 선창자:저희가 벌과 같이 나를 에워쌌으나

             가시덤불의 불같이 소멸되었나니

 합 창:내가 여호와의 이름으로 저희를 끊으리로다

 선창자:네가 나를 밀쳐 넘어뜨리려 하였으나

             여호와께서 나를 도우셨도다.

             여호와는 나의 능력과 찬송이시오

             또 나의 구원이 되셨도다

             의인의 장막에 기쁜소리, 구원의 소리가 있음이여

             여호와의 오른손이 권능을 베푸시며

 합 창: 여호와의 손이 높이들렸으며

           여호와의 손이 높이 들렸으며

 선창자:내가 죽지 않고 살아서

             여호와의 행사를 선포하리로다

             여호와께서 나를 심히 경책하셨어도

             죽음에는 붙이지 아니하셨도다

             (118편 5~18절). (283.1)
 고통 중에서 부르짖어본 사람만이 목이 터지도록 찬양할 수 있으며, 갇혔던 사람만이 자유로운 세상의 넓은 공간을 느낄 수 있다. 사람에게 실망해보고 믿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해본 사람만이 “여호와께 피함이 사람을 신뢰함보다 나”음을 알 수 있으며, 인생의 벼랑에 떠밀려 본 사람만이 아슬아슬한 때 붙잡아 주시는 하나님의 힘있는 오른손을 의식할 수 있다. 무릎이 떨려 주저앉아 본 사람만이 하나님의 권능을 깨달을 수 있으며, 죽음의 음침한 골짜기를 홀로 지나본 사람만이 “죽지 않고 살아서 여호와의 행사를 선포하”려 몸부림 칠 것이다. (284.1)
 사람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루터에 앞서 영국에서 개혁의 기치를 높이 들었던 “종교개혁의 새벽별” 위클립(John Wyclif)이 과로에 겹친 병고로 계획한 일을 못다 마친채 사경에 이르게 되었다. 소식을 들은 교황의 사절들이 고위 관리들을 대동하고 찾아와 속절없이 죽게 되었으니 이제라도 개혁 신앙을 취소하고 지난날의 죄과를 회개하라고 종용했다. 죽은 듯이 누워있던 위클립은 부축을 받아 병상에서 일어나 앉으며 소리쳤다. “내가 죽지 않고 살아나서 너희 승려들의 악을 공개할 것이다.” 놀랍게도 그는 다시 살아나서 숙원이던 최초의 영어 성경을 번역 출판하여 종교개혁의 불을 질렀다. 풍전등화가 된 생명을 겨우 부지하여 종교개혁을 이끌어간 루터는 그가 몹시 사랑하던 시편 118편이 황제나 왕이나 이 땅 위의 어떠한 사람도 도울 수 없었던 곤경에서 자기를 건져내었다고 고백했다. (284.2)
 하나님의 선하심과 인자하심 때문에 바벨론 포로에서 가까스로 풀려나 돌아온 고국에서 또다시 주변의 대적들의 끊임없는 위협과 훼방을 받으며 한치 한치 쌓아올린 성전이었다. 거듭된 내우외환(內憂外患)에 시달리면서 마침내 성전을 중건하고 흩어졌던 백성들이 예루살렘에 함께 모여 지키는 초막절의 감격을 가슴 깊이 느끼며 행렬은 마침내 예루살렘 성전의 문에 이르게 된다. (285.1)
 건죽자들이 버린 돌
 마침내 성전의 문 앞에 이르면 선창자가 문에서 기다리는 레위인들을 향하여 외친다. (285.2)
 선창자:내게 의의 문을 열지어다

             내가 들어가서 여호와께 감사하리로다

 레위인:이는 여호와의 문이라

             의인이 그리로 들어가리로다

 선창자:주께서 내게 응답하시고

             나의 구원이 되셨으니 내가 주게 감사하리이다

            건축자의 버린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나니

 합 창: 이는 여호와의 행하신 것이요

           우리 눈에 기이한 바로다

           이 날은 여호와의 정하신 날이라

           이 날에 우리가 즐거워하고 기뻐하리로다

           여호와여 구하옵나니 이제 구원하소서

           여호와여 우리가 구하옵나니 이제 형통케하소서

            (118편 19~25절). (285.3)
 “건축자의 버린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된 사연은 무엇인가? 기원전 10세기 솔로몬이 예루살렘 성전을 건축할 때 쓰여진 모든 석재(石材)들은 채석장에서 이미 규격에 맞춰 다듬어서 운반했기 때문에 건축 현장에서는 그것들을 제자리에 맞추는 일만 하였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성전의 기초돌로 쓰기 위하여 특별한 모양을 가진 큰 돌을 옮겨 왔으나 탐탁지 않게 여긴 건축자들은 그 돌에 맞는 자리를 쉽사리 찾지 못하자 이를 아무렇게나 버려둔 채 다른 기초석을 찾기 시작했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석조 건물인 성전의 기초석이 될 돌은 엄청난 압력을 감당하며 풍우와 한서(寒暑)를 영구히 견뎌낼 수 있어야 했다. 기초석이 깨어지면 성전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여러 돌들이 거듭 시도되었으나 모두 결함이 드러났다. 할 수 없이 버려두었던 처음 돌에 마지막 기대를 가지고 다시 온갖 안전 검사를 실시한 후에 배정된 자리로 끌고 가서 특수한 생김새를 고려하며 이리저리 맞춰보니 놀랍게도 빈틈없이 들어 맞았다. 참으로 하나님께서 마련하신 하나님 성전의 기초석이었다. 이러한 건축 과정을 통하여 하나님께서는 초림하실 그리스도에 관한 놀라운 사실을 예고하려 하셨다. 그것이 기원전 8세기의 선지자 이사야를 통하여 확인하신 역사적인 버린 돌의 에피소드였으며 초림하실 그리스도와 이스라엘 백성의 운명을 경고하는 심상치 않은 예언이었다. (286.1)
 “그러므로 주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보라 내가 한 돌을 시온에 두어 기초를 삼았노니 곧 시험한 돌이요 귀하고 견고한 기초 돌이라 그것을 믿는 자는 급절(急切)하게 되지 아니하리로다 ∙∙∙ 그러나 이스라엘의 두 집(남방 유다와 북방 이스라엘)에는 거치는 돌, 걸리는 반석이 되실 것이며 예루살렘 거민에는 함정, 올무가 되시리니 많은 사람들이 그로 인하여 거칠 것이며 넘어질 것이며 부러질 것이며 걸릴 것이며 잡힐 것이니라”(이사야 28장 16절; 8장 14, 15절). (287.1)
 우리 눈에 기이한 돌
 시편과 이사야서에 나타난 “건축자의 버린 돌”에 관한 예언과 경고가 그리스도의 초림과 함께 현장에서 충격적으로 이루어졌다. 이스라엘 백성의 영원한 영광과 온 세상의 엄숙한 구원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기초가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배척하고 못 박아 죽임으로써 유대인들은 구주를 건축자들의 버린 돌로 만들어 버렸다. 그러나 백성에게 버림받아 십자가에 죽으심으로써 오히려 구속(救贖)을 성취하신 그리스도께서는 십자가에서 드러내신 희생과 사랑을 통하여 세상을 하나님과 화목시킴으로서 하나님을 섬기는 영원한 성전이 세워질 수 있도록 말세의 모퉁잇돌이 되신 것이다(에베소서 2장 16~22절). 참으로 “이는 여호와의 행하신 것이요 우리 눈에 기이한 바로다.” 이처럼 놀라운 역사적 사실을 예언의 성취로 확증하면서, 사도 베드로는 이 버려진 모퉁잇돌의 사무친 교훈이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헛되지 않도록 간곡히 호소하고 있다. 사도 베드로의 시편 118편 강해인 것이다. (288.1)
 “너희가 주의 인자하심을 맛보았으면 그리하라 사람에게는 버린 바가 되었으나 하나님께는 택하심을 입은 산 돌이신 예수에게 나아와 너희도 산 돌 같이 신령한 집으로 세워지고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께서 기쁘게 받으실 신령한 제사를 드릴 거룩한 제사장이 될지니라. 경에 기록하였으되, 보라 내가 택한 보배롭고 요긴한 모퉁잇돌을 시온에 두노니 ∙∙∙ 믿는 너희에게는 보배이나 믿지 아니하는 자에게는 건축자들의 버린 그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고 또한 부딪히는 돌거치는 반석이 되었도다”(베드로전서 2장 3~8절). (288.2)
 호산나—“지금 구원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