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손을 내밀라 제 3 장 신적 권위를 직접 드러내신 기적들 기적 15 ► 그 귀를 만져 낫게 하더라
 오늘의 기적은 감람산에 있는 겟세마네 동산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작년에 그곳에 가보니 따뜻한 햇살이 해묵은 나무 사이로 깊게 파고드는 겟세마네 동산은 참으로 호젓하고 포근하였다. 거기에는 아직도 예수님 당시를 증거나 하듯 수령 2,000년 이상 되는 10여 그루의 감람나무가 노목의 기품을 자랑하며 유유히 서 있다. 감람나무는 상록수이고, 핵과(核果)는 식용하며, 수지(樹脂)는 약재로 쓴다. (214.1)
 오늘날 겟세마네 동산에는 1924년에 세워진 겟세마네 카톨릭 교회가 있다. 12 나라에서 모금하여 건축했다고 만국 교회라 일컫는다. 교회 정면은 사복음서를 상징하는 4개의 기둥으로 떠받쳐 있고 위쪽에 마태, 마가, 누가, 요한의 석상(石像)이 있으며 그 위에는 주님의 기도하는 장면과 한쪽에서는 제자들이 잠을 자는 모습의 대형 벽화(壁畫)가 있다. 서편으로 보니 장대한 규모의 예루살렘 성이 눈앞을 가득 메우며 시야에 펼쳐졌다. 굳게 닫힌 아름다운 쌍문(雙門)의 황금문과 그 앞에 모슬렘 신자들의 묘지가 즐비하게 가로막고 있는 게 보인다. 왼쪽 끝 높은 성벽, 곧 예루살렘 성 동남쪽 코너 위가 바로 사단이 예수님께 뛰어 내리라고 시험한 곳이다(마 4:5-7). (214.2)
 유월절 달빛이 밝은 밤이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거느리시고 겟세마네 동산으로 나가셨다. 이는 땅 위에서 마지막으로 구속 사업을 이루기 위한 힘을 얻기 위해서였다. 그분은 이미 이틀 전에 “인자가 십자가에 못 박히기 위하여 팔리우리라”(마 26:2)고 말하였다. 기드론 시내를 건너 감람산으로 가는 동안 주님께서는 깊은 침묵에 잠겨 있었다. 겟세마네 동산에 이르자 다른 제자들을 그곳에 머무르게 한 후 베드로, 요한 야고보만을 데리고 좀더 나아가 그들에게 말했다. (215.1)
 “내 마음이 심히 고민하여 죽게 되었으니 너희는 여기 머물러 나와 함께 깨어 있으라”(마26:38). (215.2)
 제자들은 거기 남고 예수님은 조금 더 나아가 홀로 기도하셨다. (215.3)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그러나 내 뜻대로 하지 마옵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옵소서.” (215.4)
 어찌나 정신적인 고통이 컸던지 이마에서 흐르는 땀방울 속에 피가 섞여 핏방울이 되어 흘러내렸다. 땀이란 혈류(血流)에서 나와 땀샘으로 들어가는 분비액이다. 그분이 고뇌의 기도를 하시는 동안 인류의 죄가 그분의 심장을 내리 눌러 과도한 정신적 고통으로 팽창된 혈관을 파열시켰다. 그만 피가 땀샘 속으로 들어가 땀과 피가 혼합되어 “땀이 땅에 떨어지는 핏방울같이”(눅 22:44)된 것이다. 예수님께서 기도를 마치시고 제자들에게 와서 보니 잠들어 있었다. 그들을 깨워 놓고 다시 가서 기도한 후 두 번째 와서 보았으나 여전히 잠자고 있었다. 예수님께서 다시 가서 기도하셨다. 오늘날 겟세마네 동산에서 30-40m 정도 떨어진 기드론 골짜기 쪽에 겟세마네 동굴이 있다. 입구의 높이가 약 3m, 길이가 약 15m로 예수님께서 피땀 흘려 기도하시는 동안 제자들이 잠들어 있던 곳이다. 제단 밑에 잠자고 있는 제자들의 모습이 부조(浮彫)되어 있다. (215.5)
 기도를 마치신 예수님께서 세 번째 오셨을 때 제자들은 여전히 잠자고 있었다. 답답한 마음으로 말씀하셨다. (215.6)
 “이제는 자고 쉬라 그만이다 때가 왔도다 보라 인자가 죄인의 손에 팔리우느니라 일어나라 함께 가자 보라 나를 파는 지가 가까이 왔느니라”(막 14:41-42). (215.7)
 그것은 깊은 고난의 터널을 통과하시고 열매로 맺힌 영혼의 절규였다. 바로 그때에 폭도들이 유다를 앞세운 채 등과 횃불 그리고 병기를 들고 들이닥치는 게 아닌가! 산헤드린의 첩자들과 대제사장과 서기관들과 그리고 장로들에게서 파송된 성전의 군관들이었다. (216.1)
 예수님께서 먼저 입을 여셨다. (216.2)
 “너희가 누구를 찾느냐?” (216.3)
 “나사렛 예수요.” (216.4)
 “내가 바로 그 사람이다” (216.5)
 바로 그 순간 깜짝 놀란 무리들은 그만 정신을 잃고 다 땅에 엎드러져 마치 죽은 자같이 돼버렸다. 초자연적인 힘이 작용한 것이다. 그들이 정신을 차려 일어났을 때에 주님은 또 다시 물으셨다. (216.6)
 “누구를 찾느냐?” (216.7)
 “나사렛 예수요.” (216.8)
 “내가 바로 그 사람이다. 이제 나를 찾았으니 이 사람들의 가는 것을 용납하라.” (216.9)
 주님은 제자들의 피할 길을 열어 주셨다. 바로 이 때에 가룟 유다가 예수님께 다가왔다 (21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