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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님에 관한 성경의 교리는 그리스도교 사상에서 적어도 세 가지 주요 영역(방법론적, 구원론적, 교회론적 영역)에 영향을 끼쳤다. 따라서 이 교리는 그리스도교 신학의 전 영역에 스며들어 있다. 또한 그것은 우리의 이해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띠는 몇 가지 근본적인 문제를 보는 방식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우리의 성경 해석에 영향을 끼친다. 이런 문제들 가운데는 학문적인, 절차적인, 교리적인 이슈 등이 들어있다. 학문적인 영역에서 철학과 신학의 관계는 언제나 특별히 주목할 가치가 있다. 신학의 과업이 요구하는 지적인 틀을 놓는 데 철학이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는 신념 아래 그리스도교 신학의 대부분이 발전되었다. 종교개혁 이래로 어떤 신학자들은 이런 신념에 도전하였다. 하나님에 관한 성경의 교리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런 전통적인 견해를 뒤집어야 한다. 우리가 하나님에 관한 성경의 가르침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면 그것을 하나님에 관한 철학적 가르침으로 대치할 수 없는 것이다: 게다가 하나님에 관한 성경적 계시를 무시하면 그리스도교 교리에 대한 왜곡된 이해를 낳을 뿐 아니라 성경의 권위가 철학과 전통 앞에 굴복하는 셈이 된다. (172.1)
 절차적인 영역에서 삼위 하나님에 관한 성경의 교리는 신학의 구심점으로 기능한다. 삼위 하나님에 관한 성경의 교리는 삶과 성경적 진리 및 그리스도교의 가르침의 다각적인 국면과 연관된다. 삶의 중심으로서 하나님은 전체 자체가 아니라 전체를 존재케 하고 전체에 조화를 부여하는 분이시다. 더욱이 하나님에 관한 성경의 교리는 그리스도교의 가르침과 교리들에 대한 역사적 해석과 이해를 요구한다. 교리적 영역에서는 성경적 하나님의 관계적 본질이 교회론적 및 선교론적 영역에 영향을 끼치는 인간 존재의 관계적 본질의 토대를 이룬다. (172.2)
 또한 하나님에 관한 성경의 교리는 구원의 경험이 발생하는 실제적인 차원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리스도인의 경험과 영성은 하나님과 인간이 서로 관계를 맺을 때 발생한다. 하나님과 인간은 본질상 관계적인 존재이다. 따라서 성경의 영성은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성이라는 변수 안에서만 발생한다. 게다가 하나님의 역사적 현존에 관한 성경적 개념(IV. D)에 따르면, 그리스도인 경험의 구원 관계는 하나님의 초월적 세계의 차원이 아니라 인간이 존재하고 기동하는 역사적 시공간의 흐름 안에서 일어난다. (172.3)
 그리스도인의 경험은 관계적이고 역사적인 것이기 때문에 구원 사건에 대한 인간의 경험이 영원한 “지금[현재]” 안에서 일어난다고 주장하는 고전적 및 현대적 개념을 포기해야 한다. 그리스도인들이 영원한 순간이라는 다른 세계의 차원에서 구원 경험이 일어난다고 생각한다면, 매일의 삶의 측면들 대부분은 우리와 관련이 없으므로 그리스도인의 영성과도 상관없는 것이 된다. 즉 그리스도인의 영성을 내적인 것, 개인적인 것, 이 세상과 무관한 것 그리고 또 다른 실재[세계]와 관련된 것으로 본다면 매일의 역사적인 삶과 동떨어진 것이 된다. 사실상 다른 세계와의 만남은 매일의 삶과 문화에서 도전을 받거나 변화를 요구받지 않는다. 이런 개념에서 나온 한 가지 구체적인 결과는 그리스도인 삶의 세속화이다. 그러나 하나님에 관한 성경의 교리는 그리스도인 경험과 영성에 대해 이와 상당히 다른 이해를 요구한다. 우리가 성경의 개념을 따라 하나님과 인간에 대한 역사적 및 관계적 이해 안에서 그리스도인 경험과 영성을 보려고하면 배타적이고 폐쇄된 개념보다는 포괄적인 개념이 생긴다. 인간의 삶과 행위의 모든 국면을 포괄하면 그리스도인 경험은 모든 것을 포괄하는 것이 되어 매일 삶의 모든 국면에서 혁명적인 변화를 일으킨다. 영성은 더 이상 영원한 순간 속에 있는 다른 쪽과의 접촉이 아니라, 역사적인 시공간 안에서 사람들과 동거하시는 하나님과의 계속적인 역사적 관계이다. 하나님에 관한 성경의 교리에 바탕을 둔 그리스도인 영성에 대한 이런 관점은 세속화를 위한 여지가 없고, 현대의 세속주의에 대항하여 하나님에게서 비롯된 대안을 제시한다. (172.4)
 하나님에 관한 성경의 교리는 교회의 본질을 바라보는 시각에 영향을 끼친다. 성경의 하나님의 관계적인 본질은 교회의 본질도 관계적으로 해석해야 함을 내비친다. 교회가 기관 또는 세상에 임한 하나님의 임재의 성례전이라고 주장하는 전통적인 가르침은 성경적 하나님의 관계적인 본질을 받아들인다면 근거 없는 것이 된다. 하나님에 관한 성경의 교리가 충분히 밝혀지면 삼위 하나님이 선교에 관여하신다는 것이 드러난다. 하나님이 스스로 정하신 선교(참조 VI.B)는 타락한 인류의 구원 및 창조된 우주 안에 영원한 조화를 확립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성경의 계시에 따르면, 하나님은 그분의 창조의 역사적 존재 양식 안에서 구원 사명을 이루는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신다. 하나님은 자신의 종합적인 선교계획 안에서 교회를 불러 중차대한 역할을 담당하게 하신다. 그리스도교회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선교 소명은 부차적인 것이 아니고, 모든 것에 영향을 끼치고 교회의 삶과 활동에 궁극적인 방향과 목적을 부여하는 필수적인 국면이다(참조교회론 IV). (173.1)
 하나님에 관한 교리가 신자에게 끼치는 영향에 대해 예수께서 직접 요약하셨다. 그리스도께서는 아버지께 기도하시면서 “영생은 곧 유일하신 참하나님과 그의 보내신 자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요 17:3)이라고 말씀하셨다. 하나님에 관한 성경의 교리가 그리스도의 제자들의 사상과 삶에서 토대가 되고 중심이 되는 역할을 띠는 것으로 일컬어진 것이다.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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