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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경에서 하나님의 단독성을 근본적으로 확증하는 것이 하나님의 본질의 내용이 무엇인지를 해결하진 못한다. 고전적인 신학은 하나님의 단독성을 그분의 영원성에 대한 무시간적인 해석과 결부시킴으로 하나님의 본질은 단일한 것으로 보지 않았다. 즉 그것은 하나님을 부분들이나 구성 요소들을 가진 분으로 생각할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하나님의 단독성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바탕으로 성경적 사상은 그분의 본질을 단순성이 아니라 복합적인 복수성이라는 견지에서 본다. 신약에 분명하게 묘사된, 거룩한 존재의 위격의 복합성은 덜 구체적이지만 구약에 이미 표현되어 있다. 신약에 한층 구체적이고 분명하게 표현되어 있지만, 한 하나님의 개체적인 복수성을 내비치는 구약의 몇몇 언급을 살펴보자. (154.1)
 A. 충만의 복수와 신성
 창조 기사에서 하나님은 자신을 복수 형태로 언급하신다. “하나님이 가라사대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창 1:26). 복수성을 가리키는 다른 사례들도 창세기에 나타난다. “보라 이 사람이 선악을 아는 일에 우리 중 하나같이 되었으니”(창 3:22). “자, 우리가 내려가서 거기서 그들의 언어를 혼잡케 하여”(창 11:7). 마지막으로, 하늘 성전의 “높이 들린 보좌에 앉으”신(사 6:1) 주께서 그분 자신을 이사야에게 계시하시면서, “내가 누구를 보내며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갈꼬”(8절)라고 물으심으로 그의 사명을 공표하셨다. 하나님의 행동을 복수로 말한 이런 언급이 “충만의 복수”로 이해되면서 다른 해석들도 제안되었지만, “신적인 존재를 개체의 복수로 구분하는 것이 여기서는 초기 단계의 개념으로 표현되어 있다.”(Hasel 65)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하나님과 관련하여 복수 형태가 사용된 것은 고전적인 신학이 채용한 신성의 단일성을, 복수성과 복합성을 지닌 신성의 개념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사상을 가리킨다. (154.2)
 B. 야훼의 사자
 하나님의 본질과 관련하여 복수성을 말하는 구약적 개념을 밝혀 주는 매우 흥미로운 증거는 야훼의 사자[천사]를 다루는 몇몇 본문에 나타난다. 말라크 야훼(“야훼의 천사”)의 개념은 천사들의 사명 중심 역할 그리고 하나님이 창조된 형상을 사용함으로 그분 자신을 인격적이고 직접적이며 가시적인 방법으로 계시하시는 능력을 통합한다. 예컨대, 그분은 아브라함(창 18:1-5)과 야곱(창 32:24-30)에게 자신을 계시 하실 때 인간의 형상을 취하셨다 성경 전체를볼 때 천사들은 숭배해서는 안 되는 창조된 존재들이다(골 2:18; 계 19:10). 천사적인 존재들은 인간 역사와 관련하여 하나님의 특별한 목적을 수행하는 특별한 임무를 지닌다(히 1:14). (155.1)
 “야훼[주]의 사자[천사]” 또는 “하나님의 사자[천사]”라는 명칭이 천사적인 존재들을 일컫는 말로 자주 사용된다(참조 삼하 14:17; 24:16; 왕상 19:7; 왕하1:3, 15; 대상 21:12, 15, 16). 그러나 몇 가지 특별한 경우에 주의 사자가 야훼와 동일시된다. 사사기 2:1-5에서 주의 사자는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이끌어 냈으며 그들의 조상들과 언약을 맺으신 분으로 나타나지만, 다른 본문들은 야훼를 바로 이런 사건들을 일으킨 장본인으로 밝힌다(출 6:6; 13:3; 신 5:12; 7:19; 수 2:10; 왕상 8:9). 하나님은 불타는 떨기나무 속에서 모세에게 인격적으로 나타나셨다. 이 중대한 현현(출 3:2-15)에서 주의 사자는 “떨기나무 불꽃 가운데서 그에게 나타나”셨다(2절). 그러나 곧바로 야훼께서는 모세에게 자신을 계시하신다(4, 6절). 마찬가지로 주의 사자를 야훼와 직접적으로 동일시하는 경우가 다른 곳에도 나타난다(창 16:7-14; 22:9-18; 삿 6:11-24). 주의 사자를 구체적으로 야훼와 동일시하는 것을 영원성(참조III. A), 불변성(참조 III. B), 역사적 임재(참조 IV. D)에 대한 성경적 개념들을 토대로 이해할 때 인간 역사라는 시간적 질서의 영역 안에서 자신을 제시하고 행동하는 하나님의 능력이 강조된다 주의 사자와 야훼를 동일시하는 것이 하나님의 본질의 복수성을 입증하진 못하지만, 야훼에 대한 이중적 계시를 분별하는데 필요한 계단을 간접적으로 놓아준다. (155.2)
 C. 야훼에 대한 이중적 계시
 창세기 16장에서 하갈은 주의 사자를 야훼로 인식할 뿐 아니라(13장) 야훼인 바로 그 주의 사자가 3인칭을 사용하여 야훼를 언급하는 것으로 제시되며(11절), 따라서 그것은 야훼인 주의 사자와(3인칭으로 제시된) 야훼가 다른 개체일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친다. 출애굽기 23장에서 야훼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내가 사자를 네 앞서 보내어 길에서 너를 보호하여 너로 내가 예비한 곳에 이르게 하리”라(20절)고 약속하신다. 이스라엘과 이 사자(천사)와의 관계는 매우 특별하다. 이스라엘은 주의 사자, 곧 야훼와 백성들 사이의 중개자라기보다는 계시와 용서의 창시자로 묘사된 분에게 순종하라는 요구를 받는다(21절). 마지막으로 야훼는 “내 이름이 그에게 있”다고 말씀하신다(21절). “이름”은 그분의 언약적 이름인 야훼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하나님의 본성을 가리킨다(출 3:14, 15). 이 본문은 야훼가 주로 말미암아 보내진 천사 곧 또 다른 야훼에 관해 말하고 있다고볼수 있다. (155.3)
 다윗은 시편 110:1에서 메시아의 통치에 대해 말하면서 야훼가 메시아를 “내 주”로 불렀다는 것을 언급한다. 예수님은 바리새인들이 메시아의 신적인 기원을 말하는 구약의 증거를 깨닫게 하고자 이 시편을 인용하여 야훼가 메시아를 “내 주”로 불렀다는 점을 지적하셨다(마 22:44). 따라서 시편 110편은 메시아의 신적인 본질을 내비칠 뿐 아니라, 그렇게 함으로 야훼[주]가 두 분이 계심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중적인 면은 상당한 세월이 흐른 후에 스가랴 선지자가 야훼에 대한 이상에서 “대제사장 여호수아는 야훼의 사자 앞에 섰고 사탄은 그의 우편에 서서 그를 대적하는 것”(슥 3:1)을 보았을 때 발전된다. 야훼로 밝혀진 야훼의 사자가 사탄에게 “사탄아 야훼가 너를 책망하노라”(2절)고 말한다. 이런 점에서 이 본문도 개체를 가진 두 분의 야훼가 존재한다는 것을 내비치는 것으로 보인다. 즉 야훼의 사자로 확인된 분은 백성들과 관련된 특별한 구속적 활동을 수행하시고(IV. D), 다른 한 분은 초월적인 하나님으로 밝혀진다(참조 III. D). 하나님을 의미하는 히브리어 단어(엘로힘)가 복수 형태인 점 그리고 야훼의 사자(야훼)와 또 다른 야훼 사이에 존재하는 개체적인 이중성이라는 구체적인 개념이 암시하는 하나님의 복수성이 하나님의 단독성의 개념을 해체하여 다신론으로 전락시키진 않는다. (155.4)
 애초부터 성경적 사상은 하나님의 존재를 무시간적으로 보는 역사적 해석이 요구하는 단일성과 하나님의 단독성을 동일시여기는 헬라의 사상과 일치하지 않는다. 내재성을 인격적인 교통으로 보는 역사적인 해석을 바탕으로(참조 IV. D) 구약의 사상은 하나님의 단독성이 신성 안에 존재하는 역학적인 개체적 복수성에 위배되지 않고 오히려 그것과 양립할수 있다고 이해한다. (155.5)
 구약에서 하나님의 삼위일체적인 본질은 신약의 기록에 구체적이고 깊이 있게 묘사된 것만큼 명시적으로 계시되진 않는다. 그리스도 안에서 주어진 하나님에 관한 신약의 계시에서 얻을 수 있는 관점에 비추어, 하나님의 단독성과 복수성 사이의 겹치는 개념은 삼위일체 교리에 대한 구약적인 암시로 해석될 수 있다. 어쨌거나 계시의 두 노선, 즉 하나님의 단독성 및 그것과 관련된 복수성을 드러내는 것이 양쪽을 무력화하기보다 성육신이 가져올 하나님에 관한 놀라운 계시를 위한 적절한 배경을 제공한다.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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