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챤과 술 제 6 장 사도교회와 포도 음료 1. 사도행전 2:13: “새 술이 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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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의 중요성
 사도들은 메시야 선포를 시작하자마자 술취하였다는 말을 들었다. 오순절에 예루살렘에서 절기를 보내고자 하여 모인 사람들의 언어로 복음이 전파되도록 세 사도들에게 방언의 은사가 주어졌다. 사도들이 행한 기적의 결과로 수천명의 사람들이 그리스도를 믿었지만 다른 이들은 제자들이 “새 술이 취하였다”고 조롱하였다(행 2:13). (177.1)
 어떤 이들은 이 귀절이 최초의 사도 공동체에서 포도주를 습관적으로 마셨다는 것을 가리키고 있다고 해석한다. 이 해석은 다음 세 가지 추정에 근거한다. 첫째로, 조롱하는 이들이 이전에 크리스챤들이 음주하는 것을 보지 않았다면 크리스챤들이 술취하였다고 비난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점.2 둘 째로, “새 술(글류코스)”은 사람이 많은 양을 마시면 취하게 하는 알코올 성분의 “단 포도주”라는 점.3 세째로, 베드로가 그들의 말에 대답하면서 “우리가 금주자인데 어떻게 술 취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하지 않고 이른 아침임을 가리키면서 “때가 제 삼시니 너희 생각과 같이 이 사람들이 취한 것이 아니라”(행 2:15)고 말하였다는 점. (177.2)
 부당한 해석
 이 해석은 다음의 세 가지 이유로 인하여 용인될 수 없는 해석이다. 이 해석은 크리스챤이 실제로 음주하는 것을 조롱하는 사람들이 보았다는 추정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것은 전혀 근거가 없는 해석이다. 왜냐하면, 조롱하는 사람들은 실제로 본 것에 근거하여 중상 모략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만일 사도들이 무엇인가 마시는 것을 그들이 보았다 할지라도 그들이 보았다고 추정되는 것은 알코올 성분에 취한 크리스챤이 아니라 성령의 영향력 아래에 있던 크리스챤들이었다. 그들은 잘못 본 것에 의하여 잘못된 결론을 내렸을 수 있다. 당대의 유대인 철학자 필로(Philo)는 최고로 깨어 있는 사람인 “금주자들”은 하나님의 감동 하에 있을 때에 다른 이들에게 술 취한 상태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였지만4 필로의 말을 이 상황에 적용할 수는 없을 것같이 보인다. 왜냐하면, 만일 조롱자들이 실제로 제자들이 술 취하였다고 비난하고자 하였다면 그들이 “포도즙(글류코스)”이 아니라 “포도주(오이노스)”에 취하였다고 그들을 비난하여야 했었다. 글류코스란 용어는 발효되지 않은 포도즙을 칭하는 데 사용되었다. 예를 들자면, “플리니는 희랍인들이 아이글류코스(aigleukos)는 우리들의 영원한 포도액이다”라고 명확하게 밝혀 준다고 말하였다.5 그리고 나서 그는 계속하여 발효 방지법에 관해 말한다. (177.3)
 글류코스의 의미
 몇몇 희랍 어 사전들과 학자들은 글류코스는 오직 발효되지 않은 포도즙만을 칭하고 있다고 말한다.6 예를 들자면, 적당론자의 견해를 가장 학적으로 잘 변호한 사람 중 한 명인 호레이스 범스테드는 다음과 같이 명확하고 결정적으로 설명하여 준다. “고전 희랍 어에서 글류 코스는 라틴 어 무스툼(mustum)에 상응하고, 그 의미는 새로 짠 포도즙이다. 그러기에 히브리 어의 티로쉬아시스보다 좁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 단어는 오직 [사도행전 2:13에] 한 번만 나오니 필자는, 로빈슨을 포함 한 다른 이들이 말했듯이 그 단어가 취하게 하는 것이라고 입증하려고 노력할 이유를 보지 못한다 ∙∙∙ . 알포드(Alford)와 그 외의 학자들이 글류코스의 취하게 하는 특성을 주장하면서 발효되지 않은 포도즙이기 때문에 단 글류코스=무스툼과, 발효되었지만 당분이 많기에 단 포도주라고 칭하여지는 오이노스 글루쿠스(oinos glukus) 사이의 차이점에 관해 이미 언급한 고전상의 구별을 깨닫지 못한 것같이 보인다.”7 (178.1)
 범스테드는 이미 한 신학 학술지(Bibliotheca Sacra)에 기고한 자신의 긴 논문에서 더욱 더 자세하게 이 점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희랍인들에게 포도 음료 틀의 소산물은 세 가지 다른 의미에서 달(sweet) 수 있었다. 첫째로, 발효되지 않아 달짝지근한 글류코스(라틴 어의 무스튬에 상응함)로서, 둘째로, 발효되었지만 상당한 양의 변질되지 않은 당분이 있기에 단 오이노스 글루쿠스(oinos glukus)로서, 세째로, 신 맛이 나게 발효되었거나 혹은 시어버리지 않았기에 단 오이노스 헤두스(oinos hedus)로서”,8 이 말은 글류코스란 단어가 사도행전 2:13에서 처럼 홀로 나올 때에 그것은 특별히 발효되지 않은 포도즙을 칭한다는 것을 뜻한다. (178.2)
 아이러니칼한 비난
 글류코스가 취하게 하지 않는 포도즙을 뜻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그들의 비난은 매우 아이러니칼하다. 조롱하는 사람들의 말은 “이 금주론자들이 청량 음료에도 취하였구나”라는 뜻이다.9 범스테드는 “만일 이 의미가 그들의 ‘조소’의 요지가 아니라면, 통상 사용하는 단어 오이노스 대신에 글류코스를 사용한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가 있는가?”라고 통찰력 있는 질문을 제기한다.10 포도즙이 취하게 할 수 없기에 비웃는 조롱을 증폭시키고자 하였다. (179.1)
 사도들이 포도즙(그들이 일상적으로 마시는 음료)에 취하였다는 비난에는 사도들의 금주적인 생활 양식과, 또 추론적으로 사도들의 금주적인 생활 양식에 관한, 간접적이지만 중요한 증거를 보도록 하기에 아이러니컬하다. (179.2)
 역사상의 확증
 사도행전의 처음 12 장에 나오는 예루살렘 교회의 대변인 역할을 하였던 베드로는 자신의 편지서에서 사도 교회 내에서 행하여진 절대 금주 관습을 암시하여 주고 있다(이 점에 관하여서는 본 장 후반부에서 다룰 것이다). “사도들 바로 다음 세대에 살은”11 교회사가(敎會史家)인 헤지시푸스(Hegesippus)는 이 관습에 관하여 증언하여 준다. 헤지시푸스는 “사도들과 협력하여 교회 정부를 계승한 주님의 형제 야고보는 그의 어머니의 태에서부터 거룩하였다. 그는 포도주나 독주를 마시지 않았고, 고기도 먹지 않았다”고 기록하였다.12 우리는 예루살렘 교회의 의장직을 맡았던 야고보의 엄격한 금주 생활 양식이 사도 교회의 크리스챤들에게 모본이 되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 (179.3)
 에비온파, 나사렛파, 엘케사이파, 엥크라테이아파와 같은 유대인 크리스챤 들의 생활 양식에 관한 초기 교회 문헌를 연구하여 보면 사도 교회가 발효된 포도주를 마시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여 주는 상당한 증거들이 있다.13 이 분파 중 어떤 분파들은 발효된 포도주와 발효되지 않은 포도즙 모두를 거부하고 성만찬에서까지 오직 물만을 사용하였다는 것은 사도 교회 내에 존재하였던 금주에 관하여 공감대가 있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어떤 종교 단체 내에서는 이 관심이 극단으로 흐르기도 하였다. (179.4)
 베드로의 대답
 베드로가 술취하였다고 하는 비난에 답하면서 이 비난을 단호하게 부인하지 않은 이유는 사도들이 발효된 어떤 종류의 포도 음료를 마시었다는 것을 암시하여 준다라는 추정은 다음 두 가지 사항으로 인하여 근거가 없다. 베드로는 조롱하는 사람들의 특성에 가장 잘 맞는 논거를 제시하였다. 만일 그가 “우리가 술을 마신 적도 없는데 어떻게 술 취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하였다면 조롱하는 무리들은 “아무도 안볼 때 마셨지!”라고 야유할 것이었다. 그들에게 제자들 자신들이 금주하는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이미 의문시된 사항이기에 쓸모가 없었다. 그러기에 베드로는 그들의 추정이 믿을 수 없는 것이라고 공박하였다. 실제로 그는 “아침 9시밖에 안 되었는데 우리가 술 취하였다고 하는 너희들의 추정이 어떻게 맞을 수 있겠는가? 여러분이나 나나 모두 사람들이 밤에 술 취하고 아침에 술 취하지 않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답한 것이다. 이 대답은 상황에 적절한 대답이었고, 조롱하는 이들의 비난이 허무 맹랑한 것임을 드러내었다. (180.1)
 베드로가 그들이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단호하게 부인하지 않기로 한 이유일 수 있는 두번째 이유는 조롱하는 이들이 사용한 글류코스란 단어이다. 이미 살펴본 바와 같이 이 단어는 나실인을 제외한 크리스챤들이 일반적으로 마셨던 발효되지 않은 포도즙을 의미하였다. 크리스챤들이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다는 것을 부인하는 것은 그들이 글류코스(포도즙)를 마신다는 것을 부인하는 것을 의미하였다. 실제로 그들은 포도즙을 마셨다. 그러기에 베드로는 이렇게 대답을 한 것이다. (180.2)
 결론
 사도행전 2:13은 사도들이 주정 음료를 금하였다는 간접적이지만 명백한 증거를 제시하여 주고 있다. 사도들이 취하게 하는 포도주를 마신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더라면 술취함과 이상한 행동의 근원이 발효 되지 않은 포도즙이었다고 굳이 말할 이유가 없었다. 적당론자들의 일반적인 추정과는 달리 이들이 나눈 대화의 내면에는 고도의 치밀한 논리 싸움이 전개 되고 있었던 것이 확실하다.14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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