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손을 내밀라 제 3 장 신적 권위를 직접 드러내신 기적들 기적 9 ► 안심하라. 내니 두려워 말라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떡 다섯 덩이로 수많은 군중을 먹이신 예수님의 기적을 실제로 목격한 사람들은 예수님이야말로 선지자요 새로운 지도자라고 칭송하기를 끊이지 않았다. 결국 그분을 왕위에 앉혀야겠다는 운동을 일으키는 사람들이 생겨났다(요 6:14-15). (185.1)
 “야, 예수님만 우리 나라에 왕이 되신다면 먹을 것 걱정할 필요 없겠어.” (185.2)
 “맞았어, 그렇게만 된다면 로마로부터 독립도 할 수 있을 거야.” (185.3)
 “우리 모두 힘을 합쳐 예수님을 왕위에 앉히자.” (185.4)
 “옳은 말이야, 우리 모두 그런 운동을 벌이자!” (186.1)
 이 운동은 점점 확산되어 갔다. 야심(野心)에 찬 제자들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왕위에 앉히려는 운동을 보고 내심 기뻐했다. 만일 그렇게만 된다면 자기들도 높은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 기대했다. 제자들의 비호를 받은 군중들의 운동은 마치 들불처럼 거세게 번져 갔다. 환호하는 무리들의 흥분 상태가 절정에 달해 곧 폭동으로 비화(飛火)될 것 같았다. 이 위험한 상황을 다 파악하신 예수님께서는 조치를 취해야겠다고 생각하셨다. 제자들에게 명령하셨다. (186.2)
 “너희들은 지금 곧장 가버나움으로 가라” (186.3)
 “주님, 우리가 사태의 추이(推移)를 살피기 위해 조금 더 남아 있게 해 주소서.” (186.4)
 제자들은 군중을 떠나라는 주님의 명령을 몹시 불만스럽게 생각하여 투덜대는 투로 건의하였다. (186.5)
 “아니야, 지금즉시 이곳을 떠나야한다.” (186.6)
 너무나 단호한 주님의 명령에 제자들은 어쩔 수 없이 귀로(歸路)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벌써 산마루에 걸린 해는 뉘엿뉘엿 넘어가고 하루를 갈무리하고 있었다. 영광된 미래를 기대하던 제자들은 마치 패잔병처럼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배를 타기 위해 해변가로 나갔다. 홀로 남으신 예수님께서 무리들에게 명하셨다. (186.7)
 “너희들은 모두 집으로 돌아가라” (186.8)
 주님의 명을 따라 군중들이 해산하니 그들의 계획은 모두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예수님께서는 홀로 기도하러 산에 올라가셨다. 여러 시간 당신이 미래에 당해야 할 일을 놓고 고뇌와 눈물로써 기도했다. 칠흑같은 밤은 점점 깊어만 갔다. 한편 배를 타러 떠난 제자들은 호숫가에서, 예수님께서 혹 오시지 않을까 하고 머뭇거리며 같이 가기 위해 기다렸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오시지 않았고 갈릴리 호수에는 어둠이 내렸다. 배에 올라 못내 아쉬워하는 제자들은 투덜투덜 불평하며 늦게 떠났다. (186.9)
 “선생님은 왜 당신을 왕으로 선포하는 것을 반대하셨을까?” (187.1)
 “글쎄 말이다. 굉장한 운동이 일어났는데 우리들을 왜 미리 내보내셨을까?” (187.2)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가 안간단말이야.” (187.3)
 “만일 선생님이 왕위에 오르신다면 우리도 한 자리 차지할 수 있을텐데.” (187.4)
 제자들의 마음은 의심의 흑암에 겹겹이 둘러싸였다. 배는 제자들의 불평도 아랑곳하지 않고 갈릴리 호수 위를 미끄러지듯 가버나움으로 향했다. 꽤 오랫동안 노를 저어 호수 중앙에 이르렀을 때에 갑자기 격렬한 광풍이 일어나는 게 아닌가! 노도는 배를 이리저리 흔들어 한순간에 그들을 삼킬 것 같았다. 깊은 밤 생명에 위협을 받아 깜짝 놀란 제자들은 태풍을 이기려고 무진장 애를 썼다. 그러나 바람은 점점 더 거세어져 배가 방향을 잃고 이리저리 밀려 흔들거렸다. 배에는 벌써 물이 차 올랐다. 힘을 다해 물을 퍼냈지만 감당할 수 없었다. 배를 가라 앉지 않게 하려고 모든 노력을 다 했으나 헛수고에 불과했다. 큰 물결과 싸우던 제자들은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한계점에 이르렀다. 노젓기를 단념하고 말았다. 배는 파도가 치는 대로 이리저리 표류했다. 속수무책인 제자들은 하나님께서 도와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187.5)
 “오 하나님, 우리의 잘못을 용서하시고 굽어살펴 주소서.” (18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