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고찰한 일곱 가지의 예복은 대제사장의 복장에서 가장 중요하고, 복잡한 부분, 곧 “판결 흉패”(출 28:15)의 배경이었다. 이 판결 흉패는 “대제사장의 예복 중에서 가장 신성한 것”이었다(부조와 선지자, 351). 이 흉패는 제사장으로 하여금 생사문제를 판결하도록 능력을 주었는데, 이 기능은 기름 부음을 받은 재판장이신 예수께서 성소에서 행하시는 봉사를 가리켰다. (287.1)
 브사렐은 휘장을 만드는 데 사용되었던 것과 비슷한 직물로 판결 흉패를 만들기 시작하였다. 여기서 강조되어야 할 점은 이 천이 성전 안의 어디에서 발견되든지 간에 예수의 인성을 상징한다는 것이다(히 10:20). 예수의 인성으로부터 흘러 나오는 긍휼이 하나님의 공의의 근거이다. 기술자는 “그리스도의 육신”의 천 위에 하나님의 사법적 통치를 화려하게 묘사하였다. (287.2)
 우리들이 알게 될 바와 같이, 열 두 지파의 각각의 이름들이 이 판결 흉패에 부착된 귀중한 보석으로 수놓인 바탕천에 기록되었다. 이 흉패는 대제사장과 정렬되어 조직된 백성과의 우호 관계를 드러내 보이기 위하여 대제사장의 가슴에 부착되었다. 이것에 내포된 개념은 “우리 연약함을 체휼하는 자”(히 4:15; 마 8:17)로서, 대제사장이신 동시에 영원한 재판장이신 그리스도를 가리킨다. 영원한 성령님이시여, 우리를 도와 그분의 사랑에 감사하도록 하시옵소서. (287.3)
 대제사장이 측정한 치수
 흉패용 직물의 크기는 너비와 길이의 비가 1대 2여서, 반으로 접으면 정사각형 모양이 된다. “판결 흉패”가 대제사장의 양팔 안에 있었기 때문에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의 마음에 신뢰와 확신이 충만하였을 것이다. 백성의 재판장께서 만사를 주관하시고 계신다. 그리스도의 창조적이고 구속적인 손가락이 하나님의 정의를 그리고 있다.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의 못자국이 난 손에 우주를, 그리고 당신을 붙잡고 계시기에, 악마들이나 인간들이 당신을 대제사장 예수의 품으로부터 끄집어 낼 수가 없다는 점을 결코 잊지 말라. 이러한 표징에 의지하여 용기를 가지라! 긍휼하신 우리의 재판장께서는 하늘 나라의 사랑에 의거하여 통치하신다. (287.4)
 이 겹쳐진 직물의 네 귀퉁이는 금으로 된 끈들로 장식되었는데, 이 끈은 헤어지기 쉬운 천을 보호하여 주는 역할을 했다(부조와 선지자, 351). (287.5)
 순금으로 된 이 가장자리에는 믿음과 사랑의 성채 안에 있는 하나님의 모든 백성들의 이름들이 기록되어 있다. 금고리가 그 직물의 네 모서리에 각각 부착되었으며, 이 금고리를 사용하여 면밀하게 흉패를 에봇에 부착하였다. (288.1)
 대제사장의 가슴에 부착되었던 흉패
 흉패의 정확한 위치는 대제사장의 가슴을 두르는 띠 위였다. 이 흉패는 제사장의 어깨에 달려 있는 두 개의 금고리에 매달려 있었다. 이 고리들의 위쪽 연결부는 청색 리본으로 황금 걸쇠들에 묶여 있었는데, 이 걸쇠들은 제사장의 양어깨에 걸쳐 있는 호마노 견장을 지탱하고 있었다. 이 고리들의 아랫쪽 끝 부분도 청색 리본으로 흉패의 위쪽 모서리에 있는 고리들에 묶여 있었다. 청색 리본은 또 그 흉패의 아랫쪽 양 모퉁이에 있는 금고리를 에봇에 부착된 금고리에 연결시켰다. 이리하여 흉패는 에봇의 중요한 부분이 되어, 공의와 판결이 대제사장의 본질적인 직분들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 복합적 상징의 네 가지 부분인, 대제사장 예수의 힘있는 양어깨, 그의 다감한 가슴, 법과 제사장의 순종을 표현하는 청색 리본들, 그리고 예수의 믿음과 사랑을 표현하는 금고리들, 이 모든 것들은 백성들의 큰 대제사장과 재판장의 권능을 통찰력 있게 바라보는 사람 가운데에 감사의 마음을 불러 일으켰었다. (288.2)
 흉패 위에, 그리고 이 흉패의 가장자리를 이루고 있는 바로 금테두리 안에 열 두 개의 보석들이 금고리에 꿰어져 가지런히 달려 있었다(부조와 선지자, 351). 이 보석들은 각각 세 쌍씩 한조가 되어 한 방향에 놓이도록 배열되었는데, 이렇게 함으로써 이 보석들은 회막 사변에 진을 친, 곧 각각 그 종족의 기장 곁에 진을 친 지파들을 상징하였다(민 2:1~34). (288.3)
 요한은 정사각형 모양의 새 예루살렘의 사변에 각각 놓인 정문들은 이러한 배열을 본 딴 것이라고 기록하였다. 정사각형 모양의 새 예루살렘의 주변에 있는 각 입구에는 각 지파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위와 유사한 보석들이 하늘 도성의 기초석들이 되었다(부조와 선지자, 351). 회복된 이 지상의 도성은, 이스라엘이 사막에 친 진과 마찬가지로 대제사장의 흉패처럼 정사각형으로 고안되었다. 여호와께서는 이러한 귀한 돌들을 통하여, 수 세기 후에 침례 요한이 “하나님이 능히 이 돌들로도 아브라함의 자손이 되게 하시리라”(마 3:9)라고 한 말씀에 표현된 개념의 청사진을 그려 보이셨다. (288.4)
 열 두 지파를 대표하는 족장들은 회막의 한 편에 각각 셋씩 진을 쳤고, 그 이름들이 각각 셋씩 진주문들에 새겨졌는데, 이들은 “아브라함의 후손”을 대표하는 유형적 인물들이다. 영감받아 기록된 ‘이 아브라함의 후손’이란 표현은 시대와 장소를 초월하여 모든 구원받은 영혼들을 포괄하고 있다(갈 3:16). (288.5)
 하나님은 야곱의 열 두 아들을 선택하셨는데, 그 이유는 그들의 유전적 성향과 인격 발달이 전 인류의 축도(縮圖)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지금까지 살아온 모든 인류를 대표한다. 그리고 그들은 하나님께서 그들의 품성의 목표점으로 정하여 놓으신 지점에 도달한 것으로 천국문에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그들과 비슷한 특성과 문제들을 가지고 있는 모든 남녀들과 아이들이 하나님의 임재하심에 도달할 수가 있다고 하는 확신을 가지게 된다. (288.6)
 열 두 보석돌의 기초
 흉패의 황금 가장자리와 보석 형틀 안에는 열 두개의 보석들이 금고리로 고정되어 있다. 이것들은 각각 세 개씩 줄을 지어 상하로 배열되었다. 이러한 돌들에는 약속된 땅에 행진하여 들어갈 순서에 따라서, 족장들의 이름들이 각각 새겨졌다. 네 지파들의 지도자들, 곧 유다, 르우벤, 에브라임 그리고 단은 대제사장이 볼 때에 흉패의 오른편 세로줄에 배열되었다. 각각의 족장은 옆에 다른 두 지파가 이웃 지파로 위치하도록 배열되었다(민 2:1~31을 참조하라). 이러한 고안은 열 두 족속들을 나타내는데, 이들은 그리스도의 언약에 따른 그분의 모든 상속자들을 대표하며, 그들이 낙원으로 향하여 나아가는 행진 중에서 후원하여 주는 동시에, 서로 도와 긍정적인 품성들을 발전시키도록 하는 데 가장 적합한 동반자가 되도록 조직되었다. (289.1)
 품성 발달에 적합한 환경을 택하시는 하나님
 하나님께서는 각 지파들을 위하여 보석으로 된 기초석을 선택하셨다. “대제사장의 흉패에는 많은 보석들이 있었으나, 각 보석들에는 특유의 독특한 빛이 있어 전체의 아름다움을 더하였다. 매 보석들은 각기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으며,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중요한 기별을 간직하고 있었다. 보석들의 종류는 많았으나 흉패는 하나뿐이었다. 그러므로, 많은 생각들(minds)이 있으나, 참 생각은 하나(one Mind)이다. 교회 안에는 각기 특이한 개성을 가진 많은 신자들이 있으나 그들은 한가족을 이룬다”(복음전도, 379~380). (289.2)
 이리하여 이 보석들은 열 두 언어로 하나님께서 가납하시는 감동적인 복음의 말씀을 증거한다. 하나님께서는 서로 다른 성격과 다양한 개성과 각자 나름의 생각을 귀히 여기신다. 그러나 큰 대제사장이신 예수의 가슴 위에서 서로 어깨를 맞대고 사는 그분의 공동체 구성원들은 반드시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제 이러한 보석들이 말하여 주는 비밀 이야기를 밝혀보기로 하자. 영원한 성령님이시여, 우리들에게 당신의 빛을 비추어 주셔서 그 목적을 바르게 분별하도록 도와 주시옵소서. (289.3)
 각 보석은 그 색깔과 강렬성에 있어서 다른 보석들과 구별되는 독특한 빛을 낸다. “교회 내에서의 일은 잘 조직되어 행하여져야만 한다. 그것은 교회의 구성원들이 어떻게 다른 사람들에게 빛을 나누어 주어야 하는지를 이해하도록 하며, 그들 자신의 신앙을 강화하고 그들의 지식을 증진시키도록 하기 위함이다. 교인들이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이 빛을 나누어 줄 때, 그들은 신앙 가운데 확고하게 서게 될 것이다. 일하는 교회는 살아있는 교회이다. 우리들은 살아있는 보석들로 세움을 받았고, 각 보석은 빛을 발하도록 되어 있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영광을 받아들여 그것을 발산하는 보석에 필적된다”(6T, 435). (289.4)
 모든 보석들은 각기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으며, 하나님이 말씀하신 중요한 기별들을 간직하고 있었다”(복음전도, 379). 이 보석들은 다 같이 우리의 만세 반석, 곧 우리의 유일한 기초석이 되시는 그리스도를 나타내 보인다. 대제사장이 성소에서 직무를 수행하는 동안, 이러한 무지개 빛 보석들이 쉐키나의 영광 가운데서 빛을 발할 때, 이 보석들은 의(義)의 태양이 발하는 빛을 반사하였다. (28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