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 제단으로의 부르심 제4부 거룩한 열성 제24장 성소와 성만찬
 우리 가족의 친구인 제니는 내 딸 사라를 자기 아이들과 함께 마린 월드에 데려 갔다. 폐장 시간이 가까울 무렵 제니는 기념품점에서 아이들에게 원하는 것을 하나씩 고르게 했다. 그 당시 두 살이었던 사라는 하얀색 바탕에 검정 무늬가 있는 호랑이 인형을 골랐다. 다소 비쌌지만 우리 딸은 그 인형을 사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사라는 미시간 주로 이사 간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캘리포니아를 생각나게 해줄 특별한 것이 필요했던 것이다. (193.1)
 처음 우리 가족이 미시간으로 이사 왔을 때 사라는 외로워했다. 특히 제니의 아이들을 보고 싶어 했다. 이따금씩 집 현관에 홀로 앉아 먼 곳을 바라보았고, 종종 그 아이의 볼에 눈물이 흘려 내렸다. 그 아이가 호랑이 인형 “섀도우”를 껴안으며 캘리포니아에서의 그녀의 친구들과 좋았던 때를 추억하곤 했다. (193.2)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졌을 때 우리는 무엇인가 의지할 것을 원한다. 예수께서 아버지 하나님께로 돌아가기 전에 그리스도인들이 “성만찬 예식” 혹은 “주의 만찬”이라고 부르는 “새 언약”의 의식, 우리가 의지할 수 있는 것을 남겨 주셨다. (193.3)
 예수께서 제자들과 드시던 최후의 만찬에서 곧 일어나게 될 그분의 희생을 계속하여 기억할 수 있도록 성만찬 예식을 제정하셨고 여기에 관련된 원칙들을 강조하셨다. (193.4)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 하시고”(고전 11:24). (194.1)
 최후의 만찬은 유월절 즈음에 행해졌다. 그래서 성만찬 예식은 유월절에 그 근원이 두고 있다고 할 수 있으나 성만찬은 유월절보다 간단하다. 예수님이 유월절의 몇 가지 핵심적인 요소들을 선택하셨고 그것을 재해석하셨는데 그것이 바로 빵과 포도즙이다. 그러나 그분은 예비 단계인 세족 예식도 영적 정결과 겸손의 표현으로 바꾸셨다. 이와 같이 예수께서는 유월절 의식의 안팎의 요소를 가지고 강력한 새 예식을 제정하셨다. (194.2)
 우리는 성만찬의 구성 요소들이 어디서 왔는지를 배우므로 그 의미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194.3)
 세족 예식
 유월절 저녁에 예수님은 다음과 같이 하셨다. (194.4)
“...저녁 잡수시던 자리에서 일어나 겉옷을 벗고 수건을 가져다가 허리에 두르시고 이에 대야에 물을 담아 제자들의 발을 씻기시고 그 두르신 수건으로 씻기기를 시작하여 시몬 베드로에게 이르시니 가로되 주여 주께서 내 발을 씻기시나이까 예수께서 대답하여 가라사대 나의 하는 것을 네가 이제는 알지 못하나 이후에는 알리라 베드로가 가로되 내 발을 절대로 씻기지 못하시리이다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내가 너를 씻기지 아니하면 네가 나와 상관이 없느니라 시몬 베드로가 가로되 주여 내 발뿐 아니라 손과 머리도 씻겨 주옵소서 예수께서 가라사대 이미 목욕한 자는 발밖에 씻을 필요가 없느니라 온 몸이 깨끗하니라 너희가 깨끗하나 다는 아니니라 하시니”(요 13:4~10)
(194.5)
 예수님께서 베드로의 발을 씻기려 하실 때 하신 말씀은 신체를 씻는 것이 신체적인 더러움을 씻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음을 보여준다. 그것은 도덕적으로 정결하게 함을 상징한다. 이것은 세족예식만으로 사람 전체가 어떻게 정결케 되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세족 예식은 침례와 같다고 할 수 있는데 침례도 죄를 씻어버림을 상징하기 위해 물에 잠기기 때문이다(참고 롬 6:2~3). (195.1)
 세족 예식을 거행하기 전인 최후의 만찬 이전에 예수님의 모든 제자들은 분명 침례를 받았을 것이다. 제자 중 많은 이들이 침례 요한의 제자들이었기에(요 1:34-40) 그들은 요한에게 침례를 받았을 것이다. 예수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셨을 때에 제자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침례를 베풀었다(요 3:22; 4:2). 제자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침례를 베풀기 전에 침례를 받았을 것이다. (195.2)
 제자들이 침례를 받음으로 이미 정결케 되었다면 그들은 왜 세족예식으로 또 다시 정결케 할 필요가 있었을까? 같은 질문이 우리에게도 주어진다. 우리가 이미 침례를 받았다면 왜 정결케 하는 것이 더 필요한가? (195.3)
 고대 이스라엘 제사장들은 세족 예식을 포함한 별도의 정결하게 함이 필요했다. 그들이 성막에 들어가기 전과 번제단에서 봉사하기 전에 먼저 거룩한 물두멍에서 퍼낸 물로 손과 발을 씻어 자신을 정결케 해야 했다(출 30:17~21). 제사장들은 기본적으로 물두멍의 물로 자신을 정결케 하기 이전에 시체와의 접촉이나 생식기의 유출 등의 부정함을 정결하게 해야만 했다. (195.4)
 그가 방금 다른 물로 목욕을 했을지라도 그는 하나님과의 더 긴밀한 교제를 위해서 한 단계 높은 정결함이 필요했기 때문에 여전히 물두멍의 물로 손과 발을 씻어야만 했다. (196.1)
 예수님이 제정하신 세족 예식은 특별한 종교적인 경험을 준비한다는 의미에서 제사장들이 손과 발을 정결케 했던 것과 같다. 그러나 두 가지 의문점이 생긴다. 첫째, 왜 예수님은 제자들의 발만 씻기셨는가? 왜 손은 씻기지 않으셨는가? 분명히 예수님께서는 제사장들이 행했던 정결 의식과 당시 종들이 그들의 주인의 발을 씻겼던 풍습을 혼합하셨다(아래 참고). 둘째, 기본적으로 정결하고 제사의식에 참여하지 않아도 되는 제사장들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드린 예물의 일부인 성물을 먹을 수 있었다(레 22:1~7). 그런데 그 음식을 먹을 때에는 따로 손이나 발을 정결케 할 필요가 없었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거룩한 성만찬의 떡과 포도즙을 먹기 전 세족예식의 또 다른 정결하게 함을 가져야만 하는 것일까? 그것은 우리가 성만찬 예식을 통하여 성물들을 먹고 마시며 하나님과의 특별한 교제를 수반하는 의식에 참여하는 특권을 누리기 때문이디־. (196.2)
 고대 이스라엘에서 오직 제사장들에게만 요구되었던 보다 높은 선행 정결 단계가 우리에게 필요하다. 왜냐하면 우리도 제사장과 유사하게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께 대한 특별한 접근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히 10:19~22). (196.3)
 예수님께서는 도덕적인 정결함을 상징하기 위해 세족예식을 사용하셨으나 그분께서 세족예식을 행하신 또 다른 이유가 있다. (196.4)
저희 발을 씻기신 후에 옷을 입으시고 다시 앉아 저희에게 이르시되 내가 너희에게 행한 것을 너희가 아느냐 너희가 나를 선생이라 또는 주라 하니 너희 말이 옳도다 내가 그러하다 내가 주와 또는 선생이 되어 너희 발을 씻겼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기는 것이 옳으니라 내가 너희에게 행한 것 같이 너희도 행하게 하려 하여 본을 보였노라(요 13:12~15).
(197.1)
 요한은 예수님과 그의 제자들이 그 날 저녁 만찬 때에 누웠다고 말한다(요 13:23, 25). 로마 시대에는 종의 신분이 아닌 사람들은 식사 시간에 눕는 것이 관례였다. 유월절은 애굽의 종살이에서 해방된 것을 기념했기 때문에 당시의 유대인들은 그 자유를 기념하기 위해서 누운 자세로 먹었다. 심지어 종의 신분을 가진 유대인들조차도 유월절에는 누운 자세로 지냈다. (1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