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하늘 성소는 실제적인 구조물인가?
 요한은 하늘 성소에 있는 하나님의 보좌를 너무도 생생하게 묘사하였다. 그런데도 일부 성경 주석가들은 하늘 성소가 실제적인 구조물이 아니라고 가르쳐 왔다. 그들의 주장은 요한계시록 21장 22절“성안에 성전을 내가 보지 못하였으니 이는 주 하나님 곧 전능하신 이와 및 어린 양이 그 성전이심이라” 한 말씀에 기초하였다. 그들은 또 기원 후 1세기의 유대인 저술가 필로(Philo)가 하늘 성소를 단지 정신적인 영역에서만 인정하고 그 물리적 실재를 부인한 사실을 주목했다. 그들은 신약 성경의 히브리서와 요한계시록의 기자가 필로 류(類)의 사상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그리하여 그들은, 히브리서와 요한계시록의 기자들은 하늘의 성소에 대해 이야기했을 때 그들의 마음속에 필로처럼 정신 세계에 존재하는 개념적 실재를 생각하고 있었다고 주장한다. (166.1)
 상당 기간 동안 저명한 학자들 사이에서 필로의 주장이 유력시되어 왔다. 그런데, 근래에 와서 로날드 윌리암손(Ronald Wiliamson)과 D. 멕니콜(Mcnichol)6이 저들의 박식한 주장을 역시 그 못지 않게 박식한 주장으로 응수하였다. 즉 히브리서는 필로의 사상에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이 확실하다는 것이다. 윌리암손은 자신의 훌륭한 논문의 결론에서 필로와 히브리서 사이의 “현저하고도 근본적인” 차이를 밝히고 “시간, 역사, 종말, 현상 세계의 본질 등에 있어서 필로의 사상과 히브리서 기자의 사상은 남극과 북극만큼이나 거리가 멀다”고 강조했다.7 (166.2)
 첫번째 부류의 학자들이 어떠한 동기로 히브리서를 단순히 필로의 메아리로 묘사하게 되었는가? (166.3)
 “전능하신 이와 및 어린 양이” 새예루살렘의 성전이라고 한 요한계시록 21장 22절의 말씀에 대해서는 이러한 현상이 요한계시록의 끝 부분 즉 요한이 여러 차례(계 4:1~5; 8:3; 11:1, 19; 15:5, 8)에 걸쳐 하늘의 성전과 그 기물들을 본 이후의 일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하나님의 성전 또는 하늘의 성소는 죄로 인한 비상 시기에 필요했다. 그러나, 죄의 비상 사태가 적절히 처리 될 때는 더 이상 기존 형태의 성소가 필요치 않을 것이다. 인간적인 표현으로 말한다면 하나님께서는 기존 하늘 성소를 없이 하시고 그 공간을 다른 목적을 위해 사용하는 이른바 하늘 도성의 일대 재개발 공사에 착수하실 것이다. 우리는 현재의 낡은 하늘과 땅 대신에 새 하늘과 새 땅을 소유해야 하는 것이다(계 21:1). 분명히 현재 존재하는 하늘 성소의 자리에 새로운 어떤 것을 갖게 될 것이다. (166.4)
 현재 사용 중인 성소가 실제의 건축물이란 성서적 증거들은 적지 않다. (166.5)
 1. 히브리서 8장 2절은 강조하기를 “참 장막은 구주께서 베푸신 것이요 사람이 한 것이 아니니라”고 하였다. 이 참 장막 또는 하늘 성소는 예수님이 봉사하시는 장소이며 예수님은 인간적인 존재이시다. 그분은 증기같은 혼령이 아니시다. 부활 후에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당신의 몸을 만져 보라고 하셨다. “내 손과 발을 보고 나인줄 알라 또 나를 만져 보라 영은 살과 뼈가 없으되 너희 보는 바와같이 나는 있느니라”(눅 24:39). 신체를 지닌 인간이 일하기 위해서는 어떤 실제적인 구조물이 필요하다. (166.6)
 2. 하나님은 창조주이시다. 그분은 무엇을 처음으로 존재케한 유일의 창조주이시다. (166.7)
 

그의 상처난 두 손은 우리의 거룩한 대제사장께서 아직도 인간이심을 우리에게 보증해 주고 있다.
(167.1)
 그분은 진정한 의미에서 사물을 창조한 유일의 존재이시다. 우리들이 할 수 있는 것이란 고작 그가 창조하신 사물의 형태를 변화시키는 것 뿐이다. 하나님께서 우리가 사는 땅을 창조하셨다. 그가 하늘의 별들도 창조하셨다. 그분이 섬과 같은 우주들을 만드셨다. 그가 새예루살렘 곧 “하나님의 경영하시고 지으실∙∙∙ 성(城)”(히 11:10)을 지으셨다. 하나님께는 실제적인 하늘 성소를 지으시는 일이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야말로 하나님다운 일이다. (167.2)
 3. 다니엘 7장 9~14절에서는 최후의 심판의 시작이 구체적인 표현으로 묘사되었다. 보좌가 놓이고 책들이 펼쳐지고 인자가 도착한다. (167.3)
 4. 성소는 틀림없이 대단히 넓고 영화스러울 것이다. 다니엘 7장 9~14절을 보면 “하늘 구름”을 타고 성소를 여행하고 있다. 구름이란 낱말 뒤에는 항상, 예컨데 구름 같은 먼지 구름 같은 메뚜기 떼라든지 꾸밈을 받는 말이 뒤따른다. 이 경우에도 구름은 하늘의 천사들로 구성되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 하나님의 보좌에는 “천천 만만”의 다른 천사들이 옹위하고 있다. (167.4)
 5. 그런데도, 다른 성경절들을 보면 하늘 성소가 크기와 모양이 지상의 성소와 대단히 근사한 작은 건축물로도 보인다. 출애굽기 25장 40절에서 모세는 “이 산에서 네게 보인 식양(式樣)대로” 성막을 만들라는 지시를 받았다. 희랍어 70 인역 성경에서는 출애굽기 25장 40(히브리서 8장 5절은 이 구절을 인용한 것이다)절의 “식양”을 투포스(tupos)란 단어로 옮겼다. 그리고, 이 투포스에서 영어의 타이프(형, 전형)란 단어가 나왔다. 르 페브르 데타플레(Lefeure d' Etaples, C. 1450~1537)8 이래로 일부 주석가들은 이 같은 표현이 모델 성소, 즉 진정한 기능을 갖고 있는 전형적인 하늘의 성소를 언급하는 것일 수 있다는 주장을 해왔다. (167.5)
 또 이 표현은 하나님이 하늘에 성소를 세우시고 모세로 하여금 지상의 성막을 세움에 있어 모델로 삼게 했다는 생각도 가능케 한다. 이같은 모델 성소는 이 우주의 다른 지역에 사는 지성적 존재들로 하여금 지상 성소의 기능과 기별을 이해하게 하는 데도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가능성을 크게 지지한 최근의 학문적 성과로는 리차드 데이빗슨(Richard Davidson)의 학위 논문인 “성서에 나타난 표상”(Typologn in Scripture)이다.9 (168.1)
 그러나, 하늘에 크지 않은 모델 성전 건축물이 존재하는지 아니하는지는 차치하고라도 요한의 여러 묵시 장면들과 다니엘 7장의 축어적인 표현과 히브리서 8장의 생생한 진술, 그리고 하나님의 유일하신 창조 능력과 그리스도의 육체적 존재 조건을 생각할 때 하늘에 광대하고도 영광스러운 성전 건축물이 실제 존재한다는 주장은 대단히 이치에 맞는다고 생각된다. (168.2)
 최근에 이 주제를 다루었던 또 한 사람의 학자인 윌리암 존슨(William Johnsson)은 히브리서에 대해 말하기를 그 책은 “진정한 신(神), 진정한 인간, 진정한 사제(司祭), 진정한 언약, 진정한 제사, 진정한 성결,(하나님께로 가는) 진정한 통로, 그리고 진정한 하늘 성소”에 대한 신앙을 격려하고 있다고 했다. (168.3)
 2. 요한계시록 4, 5장다니엘 7장 9~14절은 모두 심판의 장면을 묘사하고 있는가?
 요한계시록 4, 5장다니엘 7장 9~14절의 심판 장면과 비교해보면 단번에 여러 가지 유사점들이 분명하게 나타난다. 모든 설명이 하나님의 보좌와 부속 보좌들과 수많은 수행원들에 대한 언급으로 시작하고 있다. 모든 설명이 책들 혹은 책을 언급하고 있다. 모든 설명이 예수 그리스도의 도착을 말하고 있다. 이 같은 뚜렷한 유사성 때문에 많은 성경 주석가들은 이 두 장면이 사실상 동일한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리고, 다니엘 7장 9~14절이 명백하게 심판의 장면이므로 요한계시록 4, 5장 역시 동일한 심판의 장면을 나타내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168.4)
 그러나, 자세히 분석해 보면 두 설명 사이에는 두 장면을 도저히 동일한 것으로 볼 수 없는 중대한 차이점이 있다. (168.5)
 차이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