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창 1:1)는 장엄한 선언으로 시작하여 ‘새 하늘과 새 땅’(계 21:1)에 대한 약속으로 끝을 맺는다. 창조와 재창조 사이에 성취되는 구속사는 창조주께서 이루시는 보전, 구속, 섭리, 심판과 재림의 역사이다.1 구속사의 주요부분인 예언도 종말을 처음부터 고하시는 창조주께로부터 비롯되었다. 창조는 모든 것의 시작이요 인류의 구원은 창조주께서 주관하시기 때문에 구원을 위해서 주신 성경의 모든 교훈은 올바른 창조관을 가질 때 올바로 해석하여 적용할 수 있다. (313.1)
 창세기는 책 제목 그대로 창조의 책이다. 하나님은 천지의 창조주이시며, 이 땅의 심판자이시다. 대홍수 심판은 반창조 (uncreation)이며, 그 후의 새 세계는 원창조의 질서를 따라 재창조되어 인류에게 주신바 되었다. 창조주 하나님은 이 땅과 역사를 주관하실 뿐 아니라, 부조들의 사사로운 일에까지 섭리로 간섭하셔서 구속사를 인도하신다. (313.2)
 1. 창조를 연구하는 이유
 창조를 연구해야 하는 여러 가지 이유 중 첫 번째는 성경이 창조를 매우 크게 강조하기 때문이다. 성경이 창세기 1:1에 창조를 진술하는 것으로 시작될 만큼 하나님께서는 창조를 중요한 자리에 놓으셨다. 둘째, 창조는 다른 교리들을 이해하는 중요한 기초이다. 인간은 하나님의 피조물이며, 태양이나 달, 별들의 지배를 받는 숙명적 존재가 아니라 창조주 하나님의 섭리로 사는 축복된 존재이다. 셋째, 창조는 타종교와 세계관으로부터 기독교를 분명하게 구별 짓는다. 창조 신앙은 무신론, 범신론, 우상숭배 등의 사상에서 보호한다. 넷째, 창조 신앙은 참된 과학은 성경과 어긋나지 않음을 확신하게 한다.2 다섯째, 창조는 모든 인간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보편적 가치관을 마련해 준다. (313.3)
 2. 무로부터의 창조
 창조에 사용된 ‘바라’(בָּרָא, Bärä´, ‘창조하다)’동사는 전적으로 새로운 것을 산출하는데 사용된다. 구약에 이 동사는 칼과 니팔형으로 38회 사용되었으며, 명사형인 ‘브리아’(בְּרִאָה, Bürî´â) ‘창조’민수기 16:30에 단 한번 등장한다. 이 동사의 주어로 하나님이 사용되고 있으며, 하나님께서는 기존의 물질을 사용하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지 않으신다는 것을 이 동사가 기존 물질을 목적어로 사용하지 않는데서 볼 수 있다. 하나님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신 것이다. 하나님은 말씀으로 창조하셨다. 하나님의 의지는 창조로 실현되었고, 하나님과 피조물은 일치될 수 없다. 하나님은 무한한 절대적인 능력과 절대주권을 가지신 분이다. (314.1)
 3. 자연계의 모든 것을 창조하심
 창세기 1:1의 천지는 단지 하늘과 땅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는 모든 것을 가리키는 관용어이다.3 하나님은 ‘만물’(ta. pa,nta, ta panta, 행 17:24; 고전 8:6; 골 1:16; 계 4:11)의 기원자이시며, ‘하늘과 그 가운데 있는 물건이며 땅과 그 가운데 있는 물건이며 바다와 그 가운데 있는 물건을 창조하신 이’(계 10:6. 비교, 행 4:24; 14:15)이시다. (314.2)
 4. 하나님의 창조 세계는 선함
 창세기 1장은 반복해서 피조세계가 좋았다는 것을 강조한다(창 1:4, 10, 12, 18, 21, 25, 31). ‘토브’(טוֹב, †ôb) ‘좋다, 선하다’는 하나님의 창조물이 선함을 의미한다. 인간을 포함한 만물이 본래 선했음을 보여주며, 이 선한 질서를 파괴시킨 것은 죄이다. 절대주권자 하나님께서는 ‘새 하늘과 새 땅’을 인간에게 다시 회복시켜 주실 구원자이시다(계 21:1). 하나님께서는 세상에 존재하는 악과 죄에 대해 책임 지셔야 할 분이 아니다. 물질과 정신을 이원론적으로 구분하여 물질은 악하고 정신은 선하다고 하는 생각은 이교적인 헬라 사상이다. (315.1)
 5. 유일하신 하나님
 하나님의 독자적인 창조는 고대 근동의 다신교 전통에 따른 신들과의 전쟁을 통해 세계가 창조되었다는 주장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저들이 섬기는 천체도 하나님께서 만드셨다. 하나님만이 유일한 창조주이시며, 경배 받으실 자격이 있으시다. (315.2)
 6. 창조의 최고 관심사는 인간임
 창세기 1:27‘바라’(בָּרָא, Bärä´) 동사를 세 번씩이나 사용하여 인간이 창조의 절정이요 이 일을 향해 창조가 진행되어 왔음을 암시한다.4 (315.3)
 7. 창조의 목적 하나님의 영광
 창조는 하나님이 복 주사 거룩하게 하신 일곱째 날을 끝으로 종결 된다(창 2:3). 안식일 계명은 창조주께로 모든 시선을 집중시킨다. 창조주일의 기록은 쉬고 계신 하나님께 관심을 집중시킨 상태에서 끝이 난다. 인간은 눈에 보이는 피조세계에만 정신을 쏟을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아니하시는 창조주 하나님을 끊임없이 의식하며, 피조 세계에 대한 청지기 직분을 통해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려는 목적으로 살아야 한다. 인간은 피조세계에 대해서 하나님의 거룩한 봉사자로서 축복의 통로가 되어야 한다. 인간은 이 땅에 있는 존재들 중에 하나님께 대해 도덕적 책임감을 지닌 유일의 존재이다. (316.1)
 8. 다른 교리들의 기초
 성경의 모든 교리는 창조주, 유지자, 회복자와 구원자이신 하나님의 인격과 사역에 뿌리를 박고 있다. 하나님은 만물을 창조해 놓으시고 이 땅으로부터 철수하신 분이 아니다. 하나님께서는 끊임없이 그분의 피조물들을 붙들고 계신다. 죄로 인해 피조세계가 파멸의 위험에 빠졌을 때에 재창조의 기쁜 소식을 갖고 회복자와 구원자로 인류에게 다가오셨다. 창조, 타락, 구속과 관련된 모든 교훈, 곧 인류의 기원, 언약, 예언, 구속, 남은 자, 심판, 교회론, 성소론, 종말론 등 모든 교훈은 인간을 축복된 상태로 되돌리기 위해 노심초사하시는 창조주 하나님께서 구원의 새 길을 스스로 만드신 결과로 존재하게 된 것이다. 창조주 하나님은 구원자이시다. 회개, 성화, 영화 등의 교훈도, 구속사적 관점에서의 성경 이해도 창조주께 대한 이해가 그 기초이다. 창조주 하나님은 재창조주이시다. 재림의 진리는 만물을 새롭게 하시는 창조주께서 새 하늘과 새 땅을 주실 때를 고대하게 한다. 성소 진리는 창세로부터 죽임 당하신 하나님의 어린양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죄가 온전히 멸절되고, 에덴의 성소가 회복되고, 만민이 하나님의 제사장이 되어 창주주 하나님을 섬기게 될 것을 소망하게 한다. (316.2)
 9. 부조들의 창조주 하나님께 대한 신앙
 인류의 타락 후에 주어진 여자의 후손에 대한 약속은 창조주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는 일이다(창 3:15). 성육신과 동정녀 탄생은 인간의 이해력이나 자연과학의 법칙을 넘어서는 초자연적 사건으로 창조주께서만 이루실 수 있다.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라는 약속은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고 한 겸손한 여성을 통해 예수께서 ‘때가 차매 ∙∙∙ 여자에게서 나’심으로 성취되었다(사 7:12; 눅 1:38; 갈 4:4). 아담은 구원이 창조주 하나님의 약속에 의해 성취될 것을 확신하고 아내의 이름을 ‘모든 산 자의 어머니’를 의미하는 ‘하와’(חַוָּה, Hawwâ, ‘생명’)라고 지었다(창 3:20). 창세기 5장의 족보는 창조주 하나님이 인간 기원의 근원이심을 증거하며(창 5:1, 2), ‘바라’동사는 창세기 6:7 후에는 이 책에서 등장하지 않는다.5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조 신앙이 창세기 속의 부조들 속에 살아 움직였음을 볼 수 있다. (3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