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챤과 술 제 5 장 예수와 포도 음료 2. 새 술은 새 부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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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말씀이 중요한 이유
 적당론자들은 그리스도께서 마태복음 9:17누가복음 5:39에서 포도 음료를 암시하신 것을, 그리스도께서 포도주를 적당히 마시는 것을 승인하신 표로서 여긴다. 가나의 혼인 잔치에서 포도 음료를 기적적으로 만든 것이 예수께서 포도주를 만드셨다는 것을 입증하여 준다고 추정된 반면에 여기서 검토할 두 말씀은 예수께서 포도주를 적당하게 마시라고 권하셨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가정되었다. 첫번째 말씀은 세 평행절에 나온다(마 9:17; 막 2:22; 눅 5:37, 38). 두번째 말씀은 누가복음 5:39에만 나오는데, 마태와 마가의 이야기에는 나오지 않는다. 누가복음 이 마태와 마가의 이야기를 합쳤기 때문에 누가복음에 나오는 귀절만을 검토할 것이다(일단은 개역성경을 그대로 옮겨 보자). “새 포도주를 낡은 가죽 부대에 넣는 자가 없나니 만일 그렇게 하면 새 포도주가 부대를 터뜨려 포도주가 쏟아지고 부대도 버리게 되리라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어야 할 것이니라 묵은 포도주를 마시고 새 것을 원하는 자가 없나니 이는 묵은 것이 좋다 함이니라”(눅 5:37, 39). (138.1)
 새 포도 음료가 발효된 것인가? 발효되지 않은 것인가?
 “새 포도 음료(오이노스 네오스)”는 신약성경에서 이 귀절과 그 평행절에서만 나온다. 오이노스 네오스(oinos neos)가 어떤 것이냐가 문제이다. 발효된 포도주인가? 아니면 발효되지 않은 포도즙인가? 일반적인 견해는 이 용어가 최근에 짜낸 포도 음료를 나타내는 데 그 포도 음료는 이미 발효가 왕성하게 진행되어 가는 상태라는 것이다. 그러한 포도 음료는 가스를 발산하는 발효의 압력을 견딜만큼 충분한 탄력성이 있기 때문에 새 부대에 안전하게 넣어 놓을 수 있다고 말한다. (138.2)
 지미 L. 알브라이트(Jimmy L. Albright)는 “성서 세계에 있어서의 포도 음료”라는 자신의 학위 논문에서 이 견해를 진술하였다. “가죽 부대가 터지는 것에 관한 성경의 언급(마 9:17; 막 2:22; 눅 5:37)은 가스를 발산하는 발효와, 포도를 짜낸 지 몇 시간 안에 발생하는 화학 작용이 이스라엘에서 생산된 포도 음료에서 일어났다는 것을 보여 준다. 즙이 아래에 놓아 둔 틀통(짜는 큰 통)에 있을 때, 발효가 시작되지만, 곧 항아리나 가죽 부대에 부어 넣었다. 막 만든 포도 음료는 새 포도 음료 가죽 부대에 넣었다. 낡은 가죽 부대는 압력으로 인하여 터져버린다.”30 (138.3)
 렌스키(R. C. Lenski)도 비슷한 맥락에서 “신선했을 때에 가죽 부대는 어느 정도 늘어난다. 하지만 낡았을 때에는 굳어져 압력에 쉽게 터져버린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발효 중이고 압력을 일으키는 새 포도 음료를 낡고 말라버린 가죽 부대에 절대로 넣지 않는다”고 주석을 단다.31 (139.1)
 이 널리 퍼진 해석은 매우 상상력 있는 해석이나 사실과는 다르다. 가스를 발산하는 발효에 의하여 야기된 압력에 관하여 아는 사람이면 가죽이든지 유리이든지 어떤 병이든지 간에 그 압력에 버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욥은 “보라 내 가슴은 봉한 포도주 같고 새 가죽 부대가 터지게 됨 같구나”(욥 32:19)라고 말할 때, 이 점을 알고 있었다. 성경 백과 사전은 이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통례적으로 알려졌듯이 포도 음료를 가죽 부대에 넣어 발효의 전 과정을 거치도록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발효 과정의 초기 단계에서 일어나는 가스 활동이 너무나 격렬하여 어떤 가죽 부대도 견디어 낼 수 없다. 많은 양의 포도를 밟은 곳에서는 유대인들이 가지고 있던 여러 종류의 토기로 만든 항아리에 포도액을 곧바로 옮김으로 포도 음료 통이 받는 압력을 덜어야 한다.”32 (139.2)
 발효되지 않은 포도즙
 알렉산더 브루스(Alexander B. Bruce)가 올바르게 지적하였듯이 “이 비유적인 말씀이 난해한 것은 비평적이나 주석적인 난관이 아니라 과학적인 난관이다. 새로 만들고 질긴 가죽 부대가 발효 과정을 견디어 낼 수 있었는가란 질문이 제기되었다.” 물론, 답은 부정적이다. 그러므로, 브루스는 “예수께서는 발효된, 취하게 하는 포도주를 전혀 생각하지 않고, 취하게 하지 않는 ‘포도액’을 생각하고 계셨다. 이 취하게 하지 않은 ‘포도액’을 새 가죽 부대에 안전하게 넣을 수 있지만 보통 포도주를 이전에 담은 낡은 가죽 부대에 넣어선 안되었다. 왜냐하면, 가죽 부대에 달라붙어 있는 알부미노이드 입자가 발효 작용을 일으키어 엄청난 압력을 주는 가스를 발산토록 하기 때문이다.”33 (139.3)
 포도액이라는 “새 포도 음료”가 완전히 발효되지는 않았지만 발효 과정이 거의 끝마쳐진 것으로 계속해서 일어나는 ‘후 발효(after fermentation)’ 과정을 견디어 낼 수 있는 탄력성을 지닌 새 가죽 부대에 안전하게 넣을 수 있는 새 포도 음료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34 이 가정에는 두 가지 취약점이 있다. 첫째로, 발효 과정이 거의 끝마쳐 가는 포도주를 낡은 가죽 부대에 저장하는 것이 가능하였다. 왜냐하면, 가죽 부대의 목(neck)으로 남아 있는 발효 가스들이 충분히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었다. 두번 째로, 발효 과정이 일어나게 내버려 둘 경우에는 가죽 부대가 아니라 히브리 어로 하비트(habith), 로마인들에게는 돌리움(dolium)으로 알려진 큰 항아리에서 발생하도록 하였다.35 (140.1)
 새 가죽 부대에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었던 유일한 “새 포도 음료”는 여과되었거나 또는 끓인, 발효되지 않은 포도액이다. 가죽 부대는 꿀이나 송진으로 바르고 포도액을 넣은 후 단단히 막아 봉하였기에 암포라(고대 그리이스, 로마의 두 족자리가 달린 항아리) 같은 모양이 되어버리기도 하였다. 새 포도 음료에 새 가죽 부대가 필요한 이유는 낡은 가죽 부대에는 거의 언제나 “그 면에 부패된 알부민 함유 물질을 어느 정도 지니고 있기 때문이었다.”36 이 물질은 새 포도 음료로 부패케 한다. 또 다른 한편, 만일 새 가죽 부대가 발효되지 않은 새 포도 음료를 저장하는 데 사용되었다면 가죽 부대에는 발효를 야기시키는 매체가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포도 음료는 발효되지 않고, 가죽 부대는 터져버리지 않는다. (140.2)
 이교도들의 증언
 이 점에 있어서 사도들과 동시대인인 로마의 저명한 농업학자인 코루멜라가 발효되지 않은 신선한 포도액을 보존하는데 새 암포라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포도액이 신선한 것처럼 항상 달게 하려면 다음과 같이 행하라. 포도-가죽 부대를 틀에 넣기 전에 가장 신선한 포도액 얼마를 포도 음료 통에서 꺼내서, 새 포도 음료 항아리[amphoram novam]에 넣고 송진으로 뒤바른 다음 주의를 기울여 덮고 물이 스며들어 가지 않게 한다. 그리고 나서 식탁용 포도 음료병 전체가 차갑고 깨끗한 물이 차 있는 수조에 완전히 잠겨 그 어떤 부분도 물 위에 드러나지 않도록 한다. 40일 후에 물에서 꺼내라. 포도액은 1년 내내 달 것이다.”37 (140.3)
 새 가죽 부대에도 비슷한 방법을 사용하였다. 새 가죽 부대도 암포라와 같이 꿀과 송진으로 뒤바르고 포도액으로 채운 다음 봉인하고 땅 속에 묻었다. 전장에서 언급한 여과 과정, 끓임, 공기 차단, 유황 훈중 소독, 그리고 섭씨 4도 이하로 온도 강하와 같은 과정 중의 한 방법이, 새 가죽 부대에 발효되지 않은 새 포도 음료를 보존하는 것을 확실하게 보장하여 준다고 기대할 수 있었다. 이 방법 중, 두 가지 또는 전부를 사용하면 발효를 방지할 수 있었다. (141.1)
 이 말씀의 의미
 그리스도께서 하신 말씀의 상징적 의미는 이 해석을 한층 더 확언하여 준다. “새 포도 음료를 새 가죽 부대에 넣는다”라는 영상(映像)적 표현은 중생에 관한 실물 교훈이다. “알코올 성분 침전물이 남아 있는 낡은 가죽 부대는 바리새인들의 썩은 본성을 나타낸다. 복음이라는 새 포도 음료는 그들 안에 넣어질 수 없었다. 그들은 그 새 포도 음료를 발효시킬 것이었다. ‘내가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부르러 왔노라’ 죄인들은 개심하므로 새 그릇이 되어 새 포도 음료를 썩지 않게 보유 할 수 있다(막 2:15~17, 22). 그러므로 취하게 하는 포도주를 타락한 바리새파와 비교하심으로써 그리스도께서는 취하게 하는 포도주에 관한 자신의 견해가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공표하시었다.”38 (141.2)
 이 예증에서 그리스도께서 포도 음료를 발효되지 않은 포도 음료와 동일시 하는 것에 주목하라. 발효된 포도주는 승인되지도 않았다. 그것은 하찮고 낡은 어떤 가죽 부대에도 넣을 수 있었다. 그러나 새 포도 음료는 누덕 누덕 기운 걸레로 쓰기에는 너무나 좋은 새 옷과 같다. 이 예증이 사용된 자연적인 방법은 적어도 예수님의 말씀을 들은 유대인 청중들이 포도나무의 실제 과실, 즉 좋은 포도 음료는 발효되지 않은 것이라고 일반적으로 이해하고 있었음을 제시하여 준다.39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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