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확대경 - 요한복음 제IV부 제자들이 새 세대를 불러옴 (13-17) 제 13 장 성령이 예수를 대신함 (14-16)
 이 장의 형식은 다루고 있는 내용의 유형이 독특하다. 요한복음에 나타나는 성령 사역의 역할과 본성은 모든 부분이 다 쉽게 다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이 복음서의 한 부분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에 이 장은 요한복음 전체에 나타난 성령 주제를 살펴볼 것이지만, 요한복음 14-16장에 나타나는 “보혜사” 문단들에 특별한 강조를(이 복음서 자체가 그러하듯이) 둘 것이다. (291.1)
 문단의 구조
 제4 복음에서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성령의 본성과 사역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문단은 열한 개이다. 이 문단들 중의 다섯 개는 전반부의 설화체 부분에 위치해 있다(1:32, 33; 3:5-8, 34; 4:23, 24; 6:63; 7:37-39). 다섯 개는 다락방에 모여 있는 동안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하신 고별 강론 가운데 나타난다(14:16, 17; 14:26; 15:26; 16:7-11; 16:13-15). 열한 번째 것은 20:22에 간단히 언급되어 있다. 이 복음서에서 (spirit)이란 단어가 다른 곳에 세 번 언급되어 있으나(11:33; 13:21; 19:30), 이는 모두 예수의 내적 의식이나 그의 육신적 호흡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291.2)
 이 복음서의 전반부에 나타나는 다섯 문단은 거의 삽입구적으로 성령을 언급하고 있다. 이 문단들은 종종 그것들이 대답해 주는 것보다 더 많은 질문들을 야기시킨다. 요한은 이 문단들을 독자들의 마음 속에 씨를 심기 위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 씨들은 성령에 대한 가르침을 훨씬 더 구체적으로 하신 고별 강론(13-17장)의 비옥한 토양에서만 싹이 날 것이었다. 이 복음서의 초반부에 있는, 이와 관련된 구절들은 이어지는 보다 심오한 가르침에 대하려 독자들의 마음을 준비시켜 준다. 마지막 문단(20:22)은 이 모든 가르침이 오순절에 성취된다는 암시를 주고 있다. (292.1)
 문단의 배경
 권위의 이양(移讓)
 성경 다른 곳에서 적어도 세 번 예수와 성령 사이에 있었던 것과 유사한 권위의 이양에 관한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이들 모두가 핵심 인물이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지위를 맡기거나, 자신의 사역 수행케 하거나, 자신의 기별을 해석하게 한 후 죽거나 무대에서 사라졌다. 두 번째 사람은 첫 번째 사람과 매우 유사한 역할을 하게 되는데, 그 전환기에 성령에 대한 언급이 나타난다. (292.2)
 예를 들면, 모세가 여호수아에게 안수할 때 여호수아는 “지혜의 신”(신 34:9)이 충만하였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 백성은 그를 그들의 지도자와 선생으로 받아들였고, 그는 모세가 할 수 없었던 일—이스라엘을 약속의 땅으로 인도해 들이는 것—을 성취할 수 있었다(32:48-52; 34:4; 수 1-12). 모세의 계승자와 교사로서의 예수, 즉 “새 여호수아”라는 사상(예수는 히브리어 이름 여호수아에 해당하는 헬라어이다)은 예수의 사명에 대한 요한의 이해의 중요한 일부였다(1:17; 3:14; 5:45-47; 6:30-35). (292.3)
 엘리야가 승천했을 때, 그의 후계자 엘리사에게 갑절의 영감을 끼쳐 주었다(왕하 2:1-15). 앞의 경우처럼 이양(移讓)은 요단 강가에서 일어났다(히브리어로 여호수아엘리사는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292.4)
 모세로부터 여호수아에게, 그리고 엘리야로부터 엘리사에게 한 권위의 이양이 요한에 의해 거행된 예수의 침례식 때도 같은 양식으로 행해진 것으로 보인다(요 1:17; 눅 1:17). 요단 강에서 성령의 수행 하에(요 1:32, 33; 마 3:16), 요한은 자신의 선지자 겉옷을 예수께 넘겨주고 시야에서 사라져 갔다. (293.1)
 앞에 나온 권위의 이전은 요한복음에서 성령의 사역에 관한 중요한 배경을 제시해 준다. 성령이 제자들에게 충만한 권능으로 임하시기 전에 예수께서는 그들을 떠나 승천하실 필요가 있었다(유 9; 마 17:3, 2; 왕하 2:11; 비교 요 16:7). 우리가 이 같은 유사성을 면밀히 살펴볼 것 같으면, 예수의 참된 계승자는 성령이라기 보다는 성령의 권능을 받은 제자들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두 계승자, 즉 성령과 그의 제자가 지상에서 예수를 대신하게 된 것이다. 성령은 특별히 제자들이 세상에서 성령의 사역을 수행하도록 하기 위해 제자들을 위한 예수의 사역을 계속하실 것이다(요 14:26; 15:26, 27; 16:8-11). (293.2)
 성령의 맛보기들(Foretastes)
 구약과 다른 유대 문헌을 보면, 이스라엘이 미래의 성령의 사역에 대하여 가진 기대가 컸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감지할 수 있다. 하나님의 영은 자주 선지자들에게 임하여 그들로 인간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할 수 있게 했다(사 48:16; 겔 2:2; 3:4-15; 단 4:8, 9, 18; 5:11-14; 미 3:8). 그러므로 성령의 보편적 임재는 종말의 한 징조가 될 것이다(사 32:14, 15; 욜 2:28-32). 성령은 종종 정결(겔 36:25)과 양육(사 44:3; 35절)의 동인(動因)으로서 물과 관련을 맺는다(겔 36:25, 26; 사 44:3; 비교 요 4:7-26; 7:37-39). (293.3)
 특히 이사야는 성령에 대한 기대를 장차 올 하나님의 메시야적 대리자와 연결시키고 있다. 지혜와 총명과 권능의 신이 그에게 임할 것이다(사 11:2). 성령은 그가 땅 위에 공의를 가져오게 할 것이다(사 42:1-4). 성령의 부음을 받음으로 그는 하나님의 백성을 구원하고, 그들의 대적을 쫓아내고, 시온을 이전에 하나님이 기뻐하시던 상태로 회복할 것이다(사 61:1-9). 이 일들은 제4 복음에서 예수께서 그의 성령을 제자들에게 보내심으로 성취되었다. (293.4)
 “보혜사”(保惠師; “Counselor”)의 의미
 요한복음에서 예수께서는 특이한 방법으로 성령을 일컬으신다. 그는 “보혜사”(“Paraclete”)로 번역된 헬라어 용어 파라클레테스(paraklētēs)를 사용하셨다. 이 용어는 보통 “위로자”(“Comforter,” 「제임스왕역」), 혹은 “상담자”(“Counselor,” 「새국제역」)로 번역되고 있다. “보혜사”로 번역된 이 헬라어는 “곁에”(파라[para])라는 단어와 “부르다”(칼레오[kaleō])라는 단어를 결합한 것이다. (294.1)
 그래서 “보혜사”는 누군가를 돕기 위해 곁에 있도록 부름 받은 사람이다. 이 때문에 학자들은 상담자로서의 성령의 개념을 현대적 개념으로 재판정의 변호인과 연관시키고 있다. 법률적인 의미에서 상담자는 타인을 위해 중재하거나 공소한다. 그래서 요한복음에서 사용된 것처럼 보혜사(또는 상담자[Counselor])라는 단어는 강한 법률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데, 이는 제자들이 예수를 증거 할 때 도와줄 증인으로서의 성령의 역할(15:26)에 적합한 것이다. (294.2)
 그러나 위로자로서 (위로하도록 가까이 부름 받은) 성령의 개념도 고별 강론에서 생소한 것은 아니다. 예수께서 떠나신 후에 성령을 보내지 않으시면 제자들은 고아처럼 버려지게 될 것이다(14:18). 성령께서 오셔서 예수와 육신적인 접촉을 못하게 된 그들의 슬픔을 극복하도록 도우실 것이다(16:6, 7). (294.3)
 보혜사, 즉 파라클레테스는 고별 강론에 네 번 나타난다(14:16, 26; 15:26; 16:7). 그는 제자들 안에 거하며(14:16), 그리스도를 그들에게 드러내고(26절), 그들을 가르치고(26절), 그리스도에 대해 증거하고(15:26), 그들의 죄를 깨닫게 하신다(16:7, 8). 그는 조력자(Helper)요, 상담자(Counseler)요, 위로자(Comforter)요, 친구(Friend)이다. (2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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