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자는 성경 신학에서 중요한 개념이며 세 그룹의 사람들이 있다. 첫째, 재난의 생존자인 역사적인 남은 자가 있고, 둘째, 진실된 영성과 하나님과 참된 신앙의 관계를 가진 신실한 남은 자가 있고, 셋째로 역사의 마지막에 정결케 하는 심판과 묵시록적 재앙을 통과하여 영원한 왕국을 소유하게 되는 종말론적 남은 자가 있다.1 (291.1)
 구약 성경에서 남은 자를 가리키는 히브리어 어근으로는 ‘샤아르’(שׁאר, š´r, ‘남다’), ‘팔라트’(פלט, Pl†, ‘탈출하다, 빠져나가다’), ‘말라트’(מלט, ml†, ‘도망하다, 구원하다’), ‘야타르’(יתר, ytr, ‘남다’)가 있고, 명사 ‘사리드’(שָׁרִיד, Särîd, ‘생존자’)와 ‘아하리트’(אַחֲרִית, ´äHarît, ‘남은 자’) 등이 있다.2 (291.2)
 창세기 7:23은 남은 자 사상을 히브리어 성경에서 최초로 소개하고 있다. ‘홀로 노아와 그와 함께 방주에 있던 자만 남았더라’(יִשָׁאֶר, yiššä´er). 히브리어 어근 ‘샤아르’(שׁאר, š´r, 남다, 남겨지다)3 는 신학적으로 중요한 남은 자(remnant) 개념을 가리키는 전문술어이다. ‘성경과 성경 밖의 자료 속에 남은 자 사상의 출현의 공통점은 생사의 문제에 대한 관심이다.’4 이 용어는 창세기 7:23에서 전 세계적인 멸망의 위협의 문맥 속에서 나타난다. (291.3)
 2. 심판의 측면에서 본 남은 자의 특징
 심판의 맥락 속에서 남은 자의 특징은 다음과 같이 기술할 수 있다. (292.1)
 첫째, 남은 자는 신적 심판 속에서 하나님의 구원을 체험하는 하나님의 백성으로 구성된다. 하나님의 심판의 직접적인 콘텍스트 속에서 히브리어 용어인 ‘샤아르’(שׁאר, š´r, ‘남다, 남겨지다’)는 다른 히브리어 용어인 ‘가바으’(גָּוַע, Gäwa`, ‘숨을 거두다, 죽다’창 7:21), ‘무트’(מות, mwt, ‘죽다,’ 창 7:22), ‘마하’(מָחָה, mäHâ, ‘닦다, 지워 없애다, 파괴하다,’ 창 7:23)와 반대되는 의미를 갖는다. 남은 자를 제외한 모두가 형벌을 받아 죽었다. 오직 남은 자만 홍수에서 살아남았다. (292.2)
 둘째, 남은 자는 인간이 계속해서 존재할 수 있도록 하는 인류의 씨앗이다. 하나님의 심판의 대격변적 성격이 남은 자의 개념과 결부되어 있기 때문에 남은 자 사상은 부정적이고5 긍정적인 의미를 모두 함축하고 있다. ‘어떻든지 많은 경우에 함축적 의미는 긍정적이다. 대격변의 거대함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된 공동체적 삶의 기초로서 남은 자가 살아 남는다.’6 (292.3)
 전 세계적인 홍수에서 오직 노아와 함께 한 남은 자만 생존했다. 인류 전체를 새롭게 하는 일은 창세기 7:23에 있는 남은 자에 의해 성취되었다. 남은 자는 대홍수 후에 인간의 역사를 연속시키는 매개자의 역할을 한다. (293.1)
 생존한 남은 자는 인류가 계속해서 존재하는데 필요한 생명의 씨앗들을 포함하고 있으며 미래를 위해 인간의 생명과 존재를 보존하고 있다. 이처럼 남은 자 주제는 과거의 인간의 존재를 현재와 미래의 인간 존재와 끊어지지 않는 사슬로 연결한다. 원시 역사 속의 남은 자의 주제는 창조와 홍수와 같은 과거의 유일한 사건들 속에 굳건하게 자리 잡고 있지만 미래를 향해 모든 주의를 이끈다. 강조점은 남은 자가 실제로 보존되었다는 것, 남은 자가 파괴적인 대격변에서 생존했다는 것, 그리고 인류가 미래에 존재하는 일이 가능하게 되었다는 점이다.7 (293.2)
 셋째, 남은 자는 하나님의 구원의 계획을 유지하는 일에 기여한다. 원복음의 실현은 세계적인 멸망이 발생했을 때 위협을 받았다. 여자의 후손(창 3:15)에 관한 하나님의 약속은 남은 자, 곧 인류의 씨앗을 통해 존속했다. 남은 자는 이러한 영적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남은 자는 모든 인류를 구원하려는 하나님의 계획에 대한 부담을 지는 영적 공동체를 형성한다. 구속의 계획은 계시의 형태로 하나님께로부터 온다. 남은 자는 하나님의 계시를 받고 그것을 충성스럽게 지키는 백성의 그룹이다. (293.3)
 넷째, 남은 자는 하나님의 언약을 유지하는 공동체이다. 남은 자는 언약관계에 근거하여 구원을 받는다(창 6:18). 남은 자는 단독 인물로 존재하지 않는다. 노아와 그의 가족이 남은 자를 형성한 것처럼 남은 자는 복수의 사람들로 구성된다. 이 복수의 사람들은 언약적 신앙의 공동체를 형성한다. 남은 자는 하나님께 속했기 때문에 이 공동체는 하나님의 심판 속에서 주님의 특별한 보호의 대상이다. ‘하나님이 노아와 그와 함께 방주에 있는 모든 들짐승과 가축을 기억하사.’(창 8:1) (293.4)
 다섯째, 남은 자는 하나님과의 사랑의 관계 속에서 하나님께 충성하는 의로운 백성의 그룹이다. 노아가 하나님께 은혜를 입었고, 의로운 자였고, 하나님과 함께 동행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그를 선택하셨다(창 6:8-9). ‘네 번 반복된 하나님이(야훼가) 자기에게 명하신 대로(창 6:22; 7:5, 9, 16)라는 구절을 통해서 의로운 사람(창 6:8)은 주님의 뜻에 순종해야 한다는 것이 분명하다.’8 의인은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가진 자들이다.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을 통해서 드러난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는 하나님의 심판에서 구원의 확신을 준다. (294.1)
 여섯째, 남은 자는 스스로의 공로가 있는 행위에 의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는다. 노아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함으로 구원을 받았다. 그러나 순종은 개인의 공로가 되는 행위로 간주될 수가 없다. 미래의 이스라엘의 구속사에서 하나님의 은혜는 다음과 같이 나타났다. (294.2)
 ‘남은 자의 갱신은 그들의 거룩이 아닌 하나님의 은혜에 기초한다 ∙∙∙ . 하나님은 재건과 이식의 프로그램을 시작하시는 분이다. 따라서 회복은 단순히 선택(Garofalo, Sohn)이나 언약적 전승(Roth, Braun, Lozano, Dube)의 결과로 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품성의 총체적 본질(holistic nature), 주님의 주도와 은혜와 용서와 선택하시는 사랑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다.’9 (294.3)
 3. 기타 남은 자들
 창세기의 남은 자를 가리키는 용어들과 관련한 용례는 다음과 같다. (295.1)
 ① ‘샤아르’(שׁאר, š´r, ‘남다’) 메소포타미아 연합군의 공격에서 살아남은 소돔과 고모라의 군사들이다(창 14:10). 야곱이 에서의 공격으로부터 살아 남기 위해 자기의 가축떼를 두 떼로 나누었다(창 32:9). 베냐민은 야곱에게 라헬의 소생 중에 남아 있는 아들이었다(창 42:18). 세계에 임한 가뭄 때문에 백성들에게는 몸과 경작지 밖에 남은 것이 없이 모두 애굽 왕에게 바쳤다(창 47:18). (295.2)
 ② ‘팔라트’(פלט, Pl†, ‘탈출하다’). 이 어근에서 파생한 ‘합팔리트’(הַפָּלִט, haPPälî†, ‘도망한 자’)는 아브라함에게 전투 소식을 전해 준 한 사람의 생존자를 가리킨다(창 14:13). (295.3)
 4. 여자의 남은 자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