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름 아름다워라 19. 야훼 츠바오트—만군의 여호와 (군대의 대장)
 이 이름이 소개된 것은 부조들의 시대나 이스라엘의 출애굽 시대, 또는 그 후 가나안 땅에 정착한 직후가 아니었다. 이 이름은 출애굽으로부터 400년 이후인 사사기 말엽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그 당시의 사회상은 “이스라엘에 왕이 없고 사람마다 각기 저 보기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사 17:6; 21:25)는 말씀에 잘 나타난다. 성경 본문에서 당시의 배경을 살펴보면 이 시기는 이스라엘이 문란하고 무질서하여 쓸 만한 인간 지도자가 지평선 위에 떠오를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을 때였다. (268.1)
 야훼 츠바오트(Yahweh ṣeḇáoṯ)의 이름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백성의 상태가 너무 어지러워 참된 하나님의 백성이 누구인지 분별하기가 어려운 시대였다. 엘리는 사사 겸 대제사장이었으므로 명목상으로는 그가 백성의 지도자였다(참고 행 23:4, 5; 바울은 여기서 대제사장을 하나님의 백성의 지도자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그는 불량한 두 아들을 지나치게 방임해 두어 백성의 도덕 의식을 부패시키고 하나님 경배를 훼손시켰다. 그 결과로 백성은 성전 제사를 혐오하게 되었다(삼상 2:12-17). 이러한 때에 아직도 만군의 여호와께서 인간 나라들을 다스리심을 믿는 신실한 소수의 무리 중에 아직도 소망을 하나님께 둔 보잘것없는 한 여인이 등장한다. (268.2)
 이 이름이 처음 나온 것은 정직한 제사장 엘가나의 이야기를 통해서이다. 그는 엘리의 불량한 두 아들 때문에 제사장 직을 떠나 있었다. 그러나 그는 신앙심이 돈독한 가족과 함께 정규적으로 성전을 찾았고, 하나님께 해야 할 모든 의무를 다하고 있었다. 아론의 자손인 그는 “매년 실로에 계신 만군의 여호와(야훼 츠바오트)께 경배하고 희생을 드리치려고 ... 올라갔더라”(삼상 1:3). 이 이야기를 기록한 사무엘은 왜 이 이름으로 하나님을 불렀을까? 그 배후에 작용한 성령님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269.1)
 야훼 츠바오트 란 칭호가 쓰인 배경
 엘가나의 아내 한나는 자식 없음을 괴로워하고 슬퍼하던 나머지 어느 날 야훼 츠바오트 께 아들을 낳게 해 달라고 간청한다: “오 야훼 츠바오트 (만군의 여호와)여, 주께서 참으로 주의 여종의 고통을 보시고 나를 기억하시며, 주의 여종을 잊지 아니하시고 주의 여종에게 아들을 주시면, 내가 그의 평생 동안 그를 주께 드리고 그의 머리에 삭도를 대지 아니하겠나이다”(삼상 1:11). 한나가 왜 이 때 야훼 츠바오트 께 소청을 드렸는지 그 까닭을 알면 이 이름의 의미심장한 뜻이 이해될 것이다. (269.2)
 이 이름은 성경에 275번이나 나온다. 이스라엘의 운명이 심히 불리하게 기울 때일수록 선지자들이 이 이름을 부른 빈도가 높아진 것은 흥미 있는 일이다. 스가랴에 50번, 말라기에 23번, 학개에 14번, 포로 된 이후의 선지자들의 글에는 89번, 앗수르 군대의 위협 아래 이스라엘이 바야흐로 포로 되어 갈 무렵의 이사야에 66번, 유다 왕국이 바벨론의 침략으로 파멸되기 직전의 예레미야에 84번 이 이름으로 하나님을 부른 기록이 확인된다. (269.3)
 그 밖에도 이 이름으로 호소한 경우가 있으나 매우 드물게 나타난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선민으로서 타락하고 분산된 사실을 기록한 선지자들은 처절한 환경 속에서 하나님께 매달려 야훼 츠바오트 의 이름을 부르며 도움을 요청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지상의 가시적인 선민 이외의 나라들도 지배하시며 모든 변화의 세력을 지배하시는 줄을 그들이 철저히 믿은 증거이다. (270.1)
 하나님과 한 편인 사람은 혼자라도 다수이다. 바로 이 원칙이 이 이름이 나타날 때마다 그 배경에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다. 하나님의 참 백성은 수적으로 점점 줄어들고, 고난이 가중될 때마다 남은 자들은 이 이름으로 하나님께 부르짖곤 했다. 그들은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함께 모인 곳에 나도 그들 가운데 있느니라”(마 18:20)는 말씀으로 후일 그리스도께서 강조하신 원칙을 확신한 사람들이었다. (270.2)
 이름의 뜻
 츠바오트(ṣeḇáoṯ)는 차바(ṣaḇá)의 복수형이다. 차바 는 전쟁을 위해 편성된 “무리”(men of war)를 일컫는 일반적 용어이다. 이 말이 처음 사용된 곳은 창세기 21:22, 아비멜렉의 군대(차바) 대장(샤[Shah]-이란의 샤 를 기억하는가?) 비골의 이야기에서이다. 이스라엘 군대도 차바(무리, host)라 했고(민 31:53), 성전에서 봉사하는 레위 족 제사장들의 근무조도 차바(반차, service)라고 불렸다(참고 민 4:30, 35, 39, 43, KJV). (270.3)
 다신교의 잡신 무리(일월성신 등 하늘의 모든 군상, host)를 차바 라고 한 경우도 있다(신 4:19 외 다수). 이 말은 또 지상의 모든 피조물들에도 적용되었다(예: 느 9:6). 그러므로 거기에는 각종 조류, 동물류, 사류, 곤충류, 어류가 포함된다. 차바 는 조직된 천사들의 무리를 말하는 경우도 있다(왕상 11:19; 사 24:21; 수 5:14, 15; 단 8:11; 눅 2:13). 시편 기자는 야훼 와 그의 모든 천군이 이스라엘 군대가 전쟁에 나갈 때 항상 동행하는 것으로 믿었다(시 44:10; 60:12). (270.4)
 차바(ṣaḇá)란 동사는 전쟁 행위(민 31:6, war)와 성소에서 하나님을 섬기는 봉사(민 4:23, service)를 의미한다. 그런 일을 하는 무리의 특색은 조직, 훈련, 충성, 그리고 복종이다. (271.1)
 야훼 츠바오트 는 그러므로 다분히 군사적 정취를 담은 칭호로서, 그 뜻은 “이스라엘 군대의 하나님” 또는 “이스라엘 전선(戰線)의 하나님”(삼상 17:45)이라 정의할 수 있다. 이 이름은 다른 이름과 복합적으로 사용된 경우도 있다. 예컨대, 엘로헤이 츠바오트, 또는 빈번히 야훼 엘로힘 츠바오트, 단 한 번 나온 엘로헤이 야훼 츠바오트 아도나이(암 5:16), 등이다. 다른 칭호들이 이 츠바오트 에 첨가해 주는 개념은 모두 이 성호의 뜻을 보강한다. 이런 복합적 칭호의 개념은 훌륭히 조직된 군대의 총 사령관이신 하나님의 위치를 부각시킨다. 그 군대는 충성되게 복종하는 지상군 부대들뿐 아니라 하늘과 전 우주의 군대로 구성되어 있다. 그들은 그의 깃발 아래 그리스도와 사단 사이의 대쟁투의 최후 대결에 참여하기로 입장을 분명히 한 자들이다. 구원의 역사에 기록된 모든 대전(對戰)에서 “강하고 능하신 주, 전쟁에 능하신 주”(시 24:8)는 패한 적이 없으시다. 그는 당신의 충성된 자들을 최후의 영원한 승리로 이끄실 것을 약속하셨다. (271.2)
 츠바오트 가 나타나는 문맥의 성격은 그 이름의 깊은 뜻을 말해 준다. 흔히 이 말은 만군(萬軍) 또는 군대(軍隊, hosts 또는 host)로 번역되었다. 그러면 이 대군을 구성하는 다양한 무리들을 살펴보기로 하자. (271.3)
 별들의 무리[星群]
 츠바오트 가 처음 나온 것은 모세가 창조 제 6일의 기록을 마칠 때였다. “그리하여 하늘들과 땅이 완성되었고 하늘들의 군상들(츠바오트)도 그러하니라”(창 2:1). 여기 말하는 군상(群像)은 하나의 질서 아래 움직이는 우주의 모든 성군을 통틀어 말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선지자 이사야에게 이렇게 요청하셨다. “너희는 눈을 높이 들어 누가 이것들을 창조하였으며 그들의 군상들을 수효대로 이끌어 내셨는지 보라. 그가 그들의 이름을 그의 막강한 위력으로 모두 부르시나니, 이는 그의 권세가 강하고 하나도 부족함이 없으심이라”(사 40:26; 참고 창 15:5). 이 글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우주의 성군은 하나님의 완전한 통제 아래 움직이고 있다. 그들은 궤도를 이탈하는 법도 없고 내적 암투로 서로 충돌하는 법도 없다(참고 욜 2:7, 8). (271.4)
 하나님은 이 하늘의 군상을 당신의 백성을 방어하기 위한 선한 목적에 쓰신 일이 있었다. “그가 별들의 수를 헤아리시고 그것들을 모두 그들의 이름으로 부르시는 도다”(시 147:4). 이 구절의 배경을 살펴보면 별들은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을 돕는 일에 이용하시는 도구들 중의 일부임을 알 수 있다. 어려움 당하는 땅의 군대를 돕기 위해 증원군이 필요할 때 그가 그들을 부르시니, “그들이 하늘로부터 싸웠으니 그들이 길에서(궤도에서) 별들이 [드보라와 바락의 편이 되어] 시스라와 싸웠도다”(삿 5:20). 그래서 이스라엘은 대승을 거두었다. (272.1)
 아모리 족 다섯 왕들의 연합군이 이스라엘을 전멸시키려 할 때(수 10:1-14), 하나님은 여호수아에게 도움을 약속하셨다. 접전이 개시되자 “주께서 그들을 이스라엘 앞에서 패주시키시고 ... 주께서 하늘에서 큰 돌덩이들을 그들 위에 내리니 그들이 죽으니라”(수 10:10, 11). 연합 적군을 완전 패배시키기 위해 시간이 더 필요할 때, 하나님의 감동으로 여호수아는 하늘의 도움을 구해 부르짖었다. 여호수아의 기도는 역사상 유례없는 기상천외의 기도였다. “태양아, 너는 기브온 위에 머무르고, 달아, 너는 아얄론 골짜기에 머무르라 말하자, 태양이 멈추고 달이 머물렀으니, 백성이 그 원수에게 원수를 갚기까지 하였느니라.... 해가 하늘 중간에 멈추어서 거이 온 종일 속히 내려가지 아니하였더라”(수 10:12, 13). 이처럼 해와 달을 조종하신 성군의 주께서 나타내 보이신 권능은 헤아림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다! “주께서 사람의 목소리를 경청하신 날은 전에도 후에도 없었나니, 이는 주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싸우셨음이니라”(수 10:14). (272.2)
 하나님은 히스기야로 하여금 당신의 권능을 믿게 하시기 위해 태양을 10도 뒤로 물러나게 하셨다(사 38:8).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 상상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때, 자칫하면 우리는 하늘의 모든 천체가 그 때문에 공중에 산지 사방으로 흩어지는 것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는 되지 않는다. 모든 별들과 위성의 선회가 역전되었을 때, 모든 것이 그 순간 그 궤도 공간에 그대로 멎어 있었을 것으로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 생명은 여전히 지속되었다. 이 일에 소모된 에너지는 인간의 두뇌로 산출할 수 있는 영역 밖에 속한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홍수로 청결케 하시려고 결정하셨을 때, 태양과 구름이 그의 명령에 순복했다. 그 결과 세상에 항상 있던 물보다 더 많은 물이 몰려와 세상을 뒤덮었다. 언제든지 하나님께서 지상의 어떤 지역에 가뭄을 주어 징계하시려 할 때는 어김없이 태양은 더 뜨겁게 비추고 구름은 명령한 기간 동안 어디론가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왕상 17:1; 18:42-46). (273.1)
 하나님은 멀리 동방으로부터 박사들을 아기 예수가 있는 곳으로 안내하시기 위해 별을 쓰셨다(마 2:2). 사실 그는 이 계획을 이미 그보다 1,500여 년 전에 한 비(非)히브리인 선지자인 발람에게 보이신 일이 있었다(민 24:17). 그의 성령께서는 하나님께서 언젠가 그리스도의 재림이 가까움을 알리고 경고하기 위해 해와 달과 별들을 명해 특별한 징조들을 차례로 나타내 보이실 것을 요엘에게 말씀하셨다(욜 2:28-32; 참고 마 24:29-31). 주께서 명령만 내리시면, 성군의 무리는 즉시 그의 명령에 따라 정확하게 할 일을 한다. 야훼 츠바오트 는 성군들의 대장이시다. (27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