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주께서 주일 중 여섯째 날인 금요일에 십자가에 돌아가신 일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수세기 동안 하나님께서는 유월절 다음날 곧 아빕월 제15일을 예식 안식일로 지키도록 명하셨다. 그것은 참 유월절 양이신 그리스도께서 제7일 안식일 전날에 돌아가셔야 한다는 사실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유월절 양은
“해질 때” 또는
“두 저녁 사이에”, 즉 그 당시의 제9시에 죽임을 당하였다. 위대한 실체적 어린양께서 하늘과 땅 사이에서 죄인들을 위한 제물로 십자가에 달리셨을 때, 곧
“다 이루었다”고 외치시고, 죄의 제물로 자신의 생명을 바치셨을 때도 제9시쯤이었다(
마 27:46; 요 19:30). 바로 이즈음 제사장들은 성전에서 양을 잡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일이 저지되었다. 모든 천연계가 하나님의 아들의 고뇌의 부르짖음에 응답하였다. 땅은 이리저리 비틀거렸고 보이지 않는 손이 성전 휘장을 위에서 아래로 찢었다(
마 27:50~51). 표상이 실체를 만났다는 틀림없는 징조였다. 그림자가 그 그림자를 늘어뜨리는 실물을 만난 것이었다. 사람이 하나님께 나아가기 위하여 더 이상 동물의 희생이 필요 없게 되었다. 다만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와(
히 4:16),
“우리의 유월절 양이신 그리스도”의 귀하신 이름으로 그의 요구를 제시하면 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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