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속의 영원한 복음 제5부 은혜와 구원 제16장 제사와 제단
 예수를 가장 친근히 모셨던 제자 요한은 침례 요한이 예수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으로 제시하는 말씀을 듣고 예수를 따랐으며(요 1:35-37) 예수를 ‘창세로부터 죽임을 당하신 어린 양’으로 묘사했다(계 13:8).1 십자가의 복음은 세상 창조만큼이나 오래된 것이다. 창세기는 이 복음을 제사와 제단에 대한 언급을 통해서 제시하며, 후에 레위기서에서 성소 진리는 환하게 제시되었다. (283.1)
 1. 원복음
 인류가 범죄했을 때 하나님은 ‘여자의 후손’이 인류의 구원을 위해서 뱀에게 발꿈치를 상하게 될 것을 예언하셨고(창 3:15) 실물교훈으로 아담과 하와를 위하여 양을 잡아 가죽옷을 지어 입히셨다(창 3:21). 벌거벗은 수치를 가려주는 가죽옷은 죄의 수치를 덮어주고 회개한 죄인을 하나님 앞에서 의로운 존재로 인정받도록 하기 위해 십자가에서 죽임을 당하실 예수 그리스도를 대표하기에 넉넉하다. 베드로는 우리가 ‘흠 없고 점 없는 어린 양 같은 그리스도의 보배로운 피’로 구원을 받았는데, 그 어린양의 복음은 창세전부터 미리 준비되었던 것이며 원복음을 통해서 선포되고 십자가 사건을 통해서 우리에게 나타내신바 되었다고 증거했다(벧전 1:19-20). (283.2)
 범죄 후에 하나님은 에덴 동산 동쪽에 그룹들과 두루 도는 불 칼을 두어 인간이 생명나무에 접근하는 것을 막았다(창 3:24). 아담은 원래 에덴에서 하나님께 제사장적 봉사를 드리던 존재였는데2 그 거룩한 곳은 천상의 존재들, 후에 지성소의 속죄소 위에서 하나님의 보좌를 그 날개로 덮는 그룹 천사들에 의해 보호를 받았다(출 25:22). 두루 도는 불 칼은 하나님의 임재를 표상하며, 창세기 3:24에 사용된 ‘샤칸’(שָׁכַן, šäkan, 두다) 동사는 속죄소 그룹 사이를 두르던 하나님의 임재의 영광의 빛인 ‘세키나’와 동일한 어원을 갖는다. 낙원에서 추방된 후에 하나님의 백성들은 에덴 입구에 와서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며 경배했다. (284.1)
 2. 가인과 아벨의 제사
 에덴을 떠나며 인류가 제사 제도를 갖고 나온 것을 창세기 4장의 두 형제의 제단이 증거 한다. 하나님은 땅의 소산으로 드린 가인의 제물을 거절하시고 양의 첫 새끼와 그 기름으로 드린 아벨의 제사를 가납하셨다. 이 때 성경에서 최초로 제사 사건과 관련하여 ‘죄’라는 용어가 사용되었다. ‘죄가 너를 원하나 너는 죄를 다스릴지니라.’(창 4:7) ‘하타아트’(חַטָּאת, Ha††ä´t)는 ‘죄’‘속죄제물’을 의미한다. 웅크리고 있다가 잡아먹으려고 공격하는 맹수처럼 죄의 공격을 받을 수 있지만, 회개하는 심령을 위해서 하나님이 속죄제물을 준비하셨다. 하나님이 죄를 정복하는 일을 위해서 세상 죄를 위해 죽임 당하신 하나님의 어린 양을 준비하셨다. 죄인을 위해 하나님이 스스로를 죄의 대가를 지불하는 십자가의 예수님을 준비하셨다. ‘피 흘림이 없은즉 사함이 없다.’(히 9:22) 자기 공로적인 가인의 신앙은 결국 자기와 다르다는 이유로 형제에 대해 진노하고 살인까지 저지르게 만들었다. 자신이 죄인임을 자각할 때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서 겸손해 지고, 그리스도께서 위하여 희생하신 동료 인간을 사랑하게 된다. 올바른 제사는 형제와의 화목으로 이끈다. 예수께서 산상수훈에서 살인과 제사와 형제와의 화해를 함께 언급하신 것은 의미심장하다(마 5:23-24). 가인의 제물은 스스로의 의로 구원 받고자 하는 정신을 대표한다. 수많은 인간을 삼켜 버린 가장 극악한 죄는 행위로 말미암는 의이며, 그것은 형제를 죽일 뿐 아니라 스스로를 가인처럼 하나님 앞에서 분리시킨다. (284.2)
 3. 노아의 번제
 노아가 대홍수 후에 육지로 나와서 최초로 한 것은 ‘야훼’께 제단을 쌓고 모든 정결한 짐승과 새 중에서 제물을 취해 하나님께 번제를 드린 것이다(창 8:20-21). ‘미즈베아흐’(מִזְבֵּחַ, miz•BëªH )가 성경에서 최초로 등장하며, 창세기는 오직 이 단어로 ‘제단’을 가리켰다. 하나님께 봉헌한 이 제단은 그들이 살아남은 것에 대한 감사와 새 땅에서 전적인 헌신적 삶을 살 것을 하나님께 서원한 것이다. 에덴은 이 땅에서 옮겨진바 되었으며, 대홍수 전의 그 아름답던 세상은 사라졌지만 새 창조를 통해 얻게 된 새 세상에서 노아의 가족들은 아담과 하와가 창조함을 받자마자 하나님과의 전적인 교제를 위해서 안식일 시간 속으로 들어갔던 것처럼 하나님께 스스로를 구별해 드렸다. ‘야훼께서 그 향기를 받으시고.’(창 8:21) 향기는 원어적 의미가 ‘진정시키는 향’(soothing aroma)이다. ‘니호아흐’(נִיחֹחַ, nîHöªH, ‘진정시키는’)는 안식의 상태를 나타내는 것으로 노아의 제물이 하나님께 안식일의 쉼을 가져왔음을 가리킨다. 대홍수 전 시대의 사납기로 유명한 사람들 때문에 극심한 심적 고통을 겪으셨던 하나님께서 노아의 자발적인 헌신의 태도 속에서 심적 평화를 얻으셨다. 예배를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안식에 참여한다. (285.1)
 4. 아브라함
 아브라함이 지나간 뒤에는 ‘야훼’께 쌓은 제단이 남아서 묵묵히 그의 신앙을 대변하였다. 그는 가나안 땅에 들어간 후에 세겜(창 12:7), 벧엘과 아이 중간 지역(창 12:8; 13:4), 그리고 헤브론(창 13:18)에서 제단을 쌓았다. 그는 제단을 쌓음으로 자기에게 나타나신 하나님을 기념하고 하나님의 약속들에 대한 신뢰의 표시로 삼았다. 아브라함의 제단들의 특징은 그가 하나님과 대화한 후에 쌓았다는 점이다. 그는 제단을 쌓고 하나님과 대화하며 이 땅에서 나그네의 삶을 살았다. (286.1)
 영적 예배는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이며, 하나님과 대화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뜻을 지성적으로 이해하고 온 몸으로 순종하여야 한다. 그는 음란한 가나안 지역을 두루 돌아다녔지만 조카 롯처럼 그 시대의 정신에 물들지 않았으며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을 분별하는 하나님의 사람이었다. 에녹과 노아처럼 하나님과 동행한 아브라함을 하나님께서는 ‘나의 벗 아브라함’(사 41:8. 약 2:23, ‘하나님의 벗’)이라고 칭하셨다. 예배는 부패를 방지하는 영적 방부제이다. 예배를 그칠 때 인성은 부패하며, 세상은 죄악으로 썩는다. (286.2)
 가나안 땅에서 최초로 제단을 쌓은 사람은 아브라함이다. 하나님께서 그에게 ‘내가 이 땅을 네 자손에게 주리라’(창 12:7) 하셨을 때 그는 그 곳(세겜)에 제단을 쌓았다. 아브라함은 제단을 쌓음으로 훗날 이스라엘 민족이 그 땅을 소유로 삼고 그곳에서 하나님께 경배를 드릴 날이 올 것을 바라보았다.3 후에 야곱은 이 땅을 구입했고, 가나안 땅에 돌아 온 이스라엘 백성은 이곳에 애굽에서 가져 온 요셉의 뼈를 장사지냈다(창 33:19; 수 24:32). 여호수아는 이곳에서 백성들에게 고별설교를 하며 하나님과의 언약을 새롭게 했다(수 24:25). 아브라함의 믿음은 응답을 받았다. 하나님께 제단을 쌓을 때마다 우리는 이 땅을 하나님께서 구속하실 왕국으로 바치는 것이며, 주님은 온 땅을 당신의 나라로 회복하실 것이다. (286.3)
 ‘야훼’께서 아브라함에게 사랑하는 독자 이삭을 모리아산에서 번제로 드리라고 말씀하셨다. 아브라함은 말씀에 순종했으며 하나님은 이삭을 번제로 드리는 마지막 순간에 아브라함을 제지하고 아브라함의 온전한 순종을 칭찬하셨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이 준비하신 수양으로 아들을 대신해서 번제를 드렸다(창 22:2, 3, 6, 7, 8, 13). (287.1)
 이 사건은 세상을 사랑하사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어 죽게 하신 하나님의 사랑을 깊이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287.2)
 인간을 회복시키기 위해서 하나님이 준비하신 구원의 길은 그동안 수없이 죽었고 앞으로도 이스라엘 백성에게 무수하게 죽게 될 양이나 염소나 소가 아니다. 하나님의 아들이 십자가에서 우리를 위해 자기 자신을 모두 주실 것이었다. 아브라함이 마치 죽음 가운데에서 아들 이삭을 다시 얻은 것처럼 예수님은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로 부활하여 온 인류에게 영생의 문을 활짝 열어 놓으셨다(고전 15:20). ‘내가 아이와 함께 저기 가서 예배하고 우리가 너희에게로 돌아오리라’고 한 아브라함의 부활 신앙은 ‘하나님이 자기를 위하여 친히 준비하신’(창 22:5, 8, 13) 한 마리 숫양을 통해서 보상을 받았다. (287.3)
 5. 이삭
 이삭은 아브라함이 이전에 ‘영원하신 야훼의 이름’을 불렀던 브엘세바에서 하나님을 직접적으로 만났다. 그는 그곳에 제단을 쌓고 ‘야훼’의 이름을 부르며 거기 장막을 쳤다(창 21:33; 26:23-25). 대를 이어 하나님께 충성하는 아름다운 신앙의 모본을 엿볼 수 있다. 이곳에 아브라함은 에셀나무를 심고 우물을 팠으며 아브라함에 대한 추억이 배어 있는 이 장소에서 이삭은 하나님을 만났다. 제사는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며, 부모의 신앙을 자식이 물려받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예배는 가문의 전통이 되어야 할 것이며, 부모의 경건성을 떠올릴 수 있는 신앙적 유산을 후손에게 남겨주는 일이 필요하다. (288.1)
 6. 야곱
 야곱은 밧단아람을 떠나 가나안으로 돌아올 때 몰래 떠나간 것을 알고 추격한 라반과 서로 해하지 않겠다는 약속으로 돌무더기를 쌓고 아버지 이삭이 경외하는 하나님을 가리켜 맹세한 후에 제사를 드렸다(창 31:53-54). 성경 속에서 ‘제사’를 뜻하는 히브리어 ‘제바’(זֶבַח, zeBaH )가 처음 사용된 곳은 이곳인데, 제물을 잡아 전체를 불태웠던 번제들과는 달리(창 8:20; 22:2, 3, 6, 7, 8, 13) 야곱이 제사를 주도했으며, 제사 후에 제물의 일부를 라반의 무리와 함께 나누어 먹음으로 제물을 통해 하나 됨을 이루었고, 또한 하나님과 연합함으로 저들의 조약에 비준하였다.4 (288.2)
 하나님이 이들 사이에 판단자가 되실 것이었다. 제사 음식은 참여자들을 하나님 안에서 하나로 묶어 준다. 바벨론 궁정에서 다니엘과 세 친구가 갖가지 육식을 피하기로 결심한 주요 동기는 그들 음식이 먼저 신들에게 바쳐진 제사 음식이었기 때문이다. (28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