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노아
 노아는 백이십년 후에 발생할 전 세계적 심판에 대해 하나님께 경고를 받았으되 하나님께 대한 인격적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말씀대로 다 준행하였다(창 6:22; 7:16). 노아의 순종하는 믿음은 하나님께 의로 가납되었고, 노아는 의의 상속자로서 새 세계를 받았다. 노아가 자기의 집을 구원한 일을 통해 신앙은 개인적인 일을 넘어서 가족에게까지 상속되어야 할 것임을 보여준다(히 11:7). (240.1)
 5) 아브라함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라 약속의 땅에 갔지만, 그 땅은 불러주신 하나님의 약속 안에만 존재하는 땅일 뿐 그는 이방인으로 살아가야 했다. 아브라함의 후손인 이삭과 야곱도 여전히 거류민으로 살았지만 그 땅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 요셉은 임종 시에 이스라엘 백성이 미래에 자기 유골을 가나안으로 갖고 가도록 유언함으로 동일한 약속에 대한 믿음 아래 살고 있음을 드러내었다. 이 땅에서의 미완성된 약속은 믿음의 비약을 통해서 하늘 집에 대한 소망을 갖게 한다. 자신의 생애 동안에 하나님의 약속이 성취되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믿음은 그 궁극적 성취를 결코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재림의 소망도 마찬가지이다. 신자인 내가 살아 있는 동안에 성취되지 않을 수 있지만, 주께서 허락하신 영원한 하늘 집에 대한 소망을 갖고 이 땅에서 나그네 대접을 받을지라도 기쁨으로 그 나라를 환영하며 두 세계의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다(히 11:8-9, 13-16, 21-22). (240.2)
 아브라함은 이삭의 기적적인 출생, 모리아산에서 약속의 아들인 사랑하는 독자 이삭을 바친 경험을 통해 하나님이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시고, 죽은 자를 살리시는 부활의 주님이라는 신앙을 갖게 되었다(히 11:17-19). (241.1)
 (창세기 15:6.) 창세기 15:6은 신약의 믿음에 관한 개념 형성에 큰 기여를 하였다. 신약의 구절들을 살펴보기 전에 창세기 본문에서 아브라함의 믿음을 살펴보자. 아브라함의 믿음에 관한 이야기들은 시험을 강조한다.6 (241.2)
 아브라함의 소명은 땅과 후손과 축복을 약속하는데 이에 대한 하나님의 약속이 주어졌을 때 그 어떤 것도 현실성이 없어 보였다. 그는 단 한 평의 땅도 소유하지 못했을 때 눈 앞에 보이는 모든 땅이 그와 그의 후손의 땅이 될 것이며(창 13:14-15, 17), 사라의 생리 기능이 다했을 때 사라를 통해서 아들을 얻고 그 후손이 땅의 티끌처럼, 하늘의 뭇별처럼 번성할 것이라는 약속을 받았다(창 13:16; 15:4-5; 16:1). 떠도는 거류민에 불과한 그가 모든 족속에게 복이 될 것이라는 약속은 불가능 중에서도 불가능이었다(창 12:2-3). 세 가지 약속 중에 아브라함 이야기는 아브라함 시대에 그 실현을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약속된 후손인 이삭에 초점을 맞춘다. (241.3)
 차선책으로 하갈을 맞이하여 이스마엘을 낳았지만(창 16) ‘야훼’께서 직접적으로 아브라함에게 나타나서 아브람을 아브라함으로, 사래를 사라로 개명까지 하면서 이삭을 약속 하셨고(창 17) 때가 차매 그 약속을 성취하셨다(창 21:1-7). 이 일련의 이야기는 끊임없이 아브라함이 하나님께 대해 갖고 있는 믿음의 진정성을 시험하는 것이었다. 비록 창세기 15:6이 하나님께 대한 아브라함의 믿음을 주장하긴 하나 그 후에 벌어진 일들은 아브라함이 온전한 믿음을 가졌는지에 대해 의아심을 갖게 한다. 믿음 부족 때문에 하갈을 아브라함의 첩으로 들였고, 하나님이 친히 방문하셔서 이삭에 대한 약속을 주실 때에 부부가 속으로 웃기까지 했다(창 17:17; 18:12). 아브라함의 믿음은 인간 이성을 넘어서는 기적을 수용할 수 없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들의 웃음을 용납하셨고, ‘야훼께는 능치 못한 일이 없다’는 말씀으로 약속이 실현될 것임을 분명하게 재확인하셨다(창 18:14. 비교, 창 17:19, 21). (241.4)
 창세기 본문은 하나님의 확약에 대해서 두 사람이 어떤 태도를 취했는지가 기술되어 있지 않으나 히브리서 11:11은 사라가 약속을 믿음으로 잉태하는 힘을 얻었다고 말한다. (242.1)
 아들을 낳게 되었을 때에 아브라함의 믿음에 위대한 변화가 일어났다. 하나님의 기적을 체험한 것이며, 하나님은 능치 못한 일이 없으시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따라서 그의 인생의 최대의 시험이자 가장 강렬한 시험인 모리아 산상에서 아브라함이 이삭을 제물로 드려야 한다는 하나님의 명령이 내렸을 때, 이삭에 대한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하나님 스스로 모순되게 폐기하시는 상황 속에서 아브라함은 지금까지의 모든 실수를 통해 배웠어야만 할 최고의 믿음의 교훈을 배웠다. 죽은 것 같은 태를 여신 하나님이 죽음 가운데에서도 약속의 후사인 이삭을 부활시킬 것이다! 이 믿음 속에 창세기의 믿음의 인물들이 나타낸 믿음이 모두 녹아들어 있다. 아담이 가진 말씀과 창조에 대한 신앙, 아벨이 가진 순종적 믿음의 신앙, 에녹의 살아계신 하나님에 대한 체험적 신앙, 노아가 가진 새 세상을 유업으로 얻는 신앙 등이 들어 있다. 아브라함의 신앙을 그의 후손인 이삭, 야곱, 요셉이 받아들였다. 그 신앙은 이스라엘 민족에게로 전달되었고 아브라함의 영적 자녀인 교회가 그를 모본으로 삼게 되었다. 아브라함은 모든 믿는 자의 조상이 됨으로 온 인류에게 축복이 되었다(갈 3:7-9, 14). (242.2)
 신약은 창세기 15:6을 로마서(롬 4:3, 9, 22), 갈라디아서(갈 3:6), 야고보서(약 2:23), 히브리서(히 11:12)에서 암시 또는 언급하고 있다. 이 구절들은 ‘행함으로 말미암는 의’를 배격하고 ‘믿음으로 말미암는 의’를 확립하는 근거로 창세기 15:6을 사용한다. 창세기에서 ‘의인’(עֶדִּיק, caDDîq)은 심판을 통과하고 구원을 얻는 자이다(창 6:9; 7:1; 18:23; 20:4). 하나님의 심판 때에 인류는 의인과 악인으로 구별되어 구원과 멸망의 운명을 겪기 때문에 창세기 15:6의 이신득의(以信得義)의 예증은 신약의 구원론과 직결된다. (243.1)
 창세기 15:6의 자체 배경 속에서 ‘믿음으로 말미암는 의’와 관련해서 다음과 같은 사실을 배울 수 있다. (243.2)
 ① 의는 하나님과의 관계에 기초한다. 본문의 동사 ‘헤에민’(הֶאֱמֵן, he´émìn, ‘믿으매’)의 목적어는 ‘야훼’이며 ‘야훼’를 의지하고 신뢰하는 관계를 표현한다. 하나님과의 절친한 관계 때문에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벗이라 칭함을 받았다’(사 41:8; 롬 4:17, 20-22; 약 2:23). (243.3)
 ② 의의 근원은 하나님이시다. 아브라함의 신뢰하는 행동을 하나님께서 의로 간주하셨다(롬 4:5). (243.4)
 ③ 의는 하나님의 선물이다. 아브라함의 행위에 대한 보상으로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에 대한 믿음을 하나님께서 가납하시고 의를 선사하신 것이다(롬 4:2-5). (243.5)
 ④ 의인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한다. 하나님과의 신뢰 관계는 하나님의 약속에 대한 믿음과 명령에 대한 순종으로 표현된다. 하나님의 말씀은 하나님의 인격의 표현이기 때문에 인격적 신뢰 관계를 가진 사람은 아브라함처럼 순종한다. 믿음과 행함은 서로 분리될 수 없다(창 15:9-10; 22:9-12, 16-18; 약 2:21-24). (243.6)
 ⑤ 하나님의 의는 온 인류에게 제공된다. 아브라함이 의롭다 하심을 입은 것은 그가 할례 받기 전이었던 것처럼 이스라엘 민족을 구별하는 할례를 받지 않은 이방인에게도 하나님의 의가 제공된다(롬 4:9-12). (243.7)
 ⑥ 하나님의 의는 전도적 속성을 갖고 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만민을 위한 복으로 삼으셨기 때문에 그가 누린 의는 만민을 향한 하나님의 구원의 초청이다(롬 4:16; 갈 3:6-9). (243.8)
 참고 문헌
 1. 에녹을 수메르어의 우눅(Unug)과 연관 지을 경우에 이것은 메소포타미아 최고의 도시 중 하나인 우룩(Uruk)을 가리킨다. 이 이름이 음성학적으로 히브리어 이름에 연관되었을 수 있다고 키친(K.A. Kitchen)은 제안한다. Hess, 39.

 2. D. N. Freedman, J. R. Lundbom, ‘תננון ;תחינה ;חנינה ;חנון ;חן ;חנן’, TDOT 5:23-24.

 3. Ibid., 24.

 4. Anderson: 23-39; Cassuto, A Commentary on the Book of Genesis: Part 2, from Noah to Abraham, 30-33; Longacre, 235-262; Shea, 8-29; Wenham, ‘Coherence of the Flood Narrative’, 336-348.

 5. E. Pfeiffer, ‘Glaube Im Alten Testament’, Zeitschrift für die alttestamentliche Wissenschaft 71 (1959): 151-164. 참조, Joseph P. Healey, ‘Faith (Old Testament)’, ABD 2:745.

 6. Healey, 745-746. (24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