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소돔과 고모라의 죄, 하나님의 심판 그리고 은혜
 창세기 19장의 이야기는 다시 한번 심판과 구원 사이에 있는 상호관계를 보여 준다. 그것은 악한 도시에 대한 심판의 보응을 하는 일에 어떤 인간 대리자도 관여시키지 아니하고 하나님이 직접 행하시는 모습을 보여 준다 두 기별자(천사들)가 그 도시에 오고 롯은 그들을 자신의 집에서 유숙할 수 있도록 영접한다(창 19:1-3). 그 도시의 여러 사람들은 그 낯선 행인들을 성적으로 욕을 보이기를 원한다(4-6절). 이 악한 행동은 그들의 불의의 잔을 채웠고, 하늘에서 온 천사들은 롯에게 그와 그의 가족들이 그 “성의 죄악 중에 함께 멸망”하지 않도록 떠나라고 말한다(19:15). (933.9)
 이 이야기의 결론은 하나님이 “롯이 거주하는 성을 엎으”셨다는 것이다(29절). 24절에 따르면, “야훼께서 유황과 불을 소돔과 고모라에 비같이 내리”셨다. 그 악한 도시의 멸망의 직접적인 실행자는 야훼셨다. 하나님은 마땅히 내려야 할 처벌의 심판을 위해 자연의 요소들을 사용하셨다. (934.1)
 대홍수에서 도시가 저절로 멸망당하지 않은 것처럼 하나님은 인류가 스스로 멸망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으신다. 하나님이 직접 사람들의 악을 멈추게 하신다. 하나님은 악인의 심판자이며 소멸자인 한편 충실한 남은 자들의 구원자이기도 하다. 심판, 은혜, 구원은 상호작용한다. (934.2)
 창세기에서 반복되어 나타나는 심판은 성경의 나머지 책들에 나타나는 구원과 심판의 상호 관계에 대해 일정한 패턴을 제공한다. 하나님이 완전한 모습으로 창조하신 세계는 영원히 죄의 영향에 물들게 되었고 그 죄는상상할수 없을 정도로 계속 확산되고 있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심판은 인류 역사 속에서 여러 모습으로 요구되었다. 하나님께서는 구원받기를 원하는 자들을 구원하기 위해 사랑과 긍휼이 많은 그분께로 회개하고 돌아오라고 반복해서 초청하신다. 허락되지 않은 과일을 먹은 행동이 살인으로, 무자비한 살육으로, 성적 부도덕과 함께 철저한 타락과 폭력으로 이어진 죄의 모습들은 각각의 죄의 모습에 따라 적절한 심판이 내려졌음을 보여 준다. 하나님의 심판은 회개한 죄인들에게는 회복을 가져왔지만 끝까지 반역한 자들에게는 죄의 확산을 막기 위해 응당한 처벌을 내렸다. (934.3)
 그동안 살펴본 심판의 기록들은 또한 하나님이 유일하신 최종 재판장이시라는 것을 드러낸다. 그분은 공평하고 의로우신 재판장인 동시에 은혜를 베푸는 하나님이시나. 하나님의 공의는 하나님의 은혜와 자비로부터 분리된 것이 아니다. 아담과 하와는 공의로운 심판을 받았다. 하지만 하나님의 은혜는 그들에게 죽음의 무서운 선고를 보류하신다 가인은 쫓겨났지만 그를 보호하기 위한 은혜의 표가 그에게 주어졌다. 대홍수로 땅 위에 모든 생명이 멸망을 당했지만, 그것은 회개하는 모든 인류에게 은혜의 구원을 제공하신 이후였다. 하나님의 심판은 무분별하고 변덕스럽고 독단적인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심판에는 그분의 공의가 적절하고 신중하게 함께 나타난다. 은혜와 자비는 그것을 바라는 사람들에게 항상 주어지는 것이다. (934.4)
 B. 여러 민족들과 이스라엘의 죄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과 은혜
 성경, 특히 구약에는 여러 민족들이 하나님의 심판의 대상이라는 사실이 곳곳에서 나타난다. 가나안 사람들과 이방 민족들의 심판을 먼저 살펴보고 그후 고대 이스라엘 민족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과 은혜를 알아보고자 한다. (934.5)
 1. 가나안 사람들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과 은혜
 하나님이 아브라함과 맺은 언약의 약속은 그의 후손들에게 땅을 주시겠다는 것이었다(창 12:7; 17:8). 이스라엘보다 앞서 그 땅에 거주했던 사람들에게 참 하나님을 알고 따를 기회가 주어질 것이었다. (934.6)
 아브라함의 후손들은 4백 년 동안 억압받고 노예로 살 것이었다(창 15:13). 그 이후에, 하나님은 “그들이 섬기는 나라를 징벌할” 것이었다(14절). 하나님은 애굽이 이스라엘의 억압자가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아모리 족속의 죄악이 아직 차지 아니함”으로 “사대[히브리어 도르, ‘인생 연 수’]”가 지나서야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었다(16절). 가나안 거민들이 참하나님을 알고 그분께 나아올 수 있는 은혜와 자비의 더 충분한 시간이 제공될 것이었다. (934.7)
 창세기 15:16에 나오는 “아모리 족속”이라는 집단적 지칭은 같은 장 19-21절에 열거된 부족들과 사람들을 모두 포함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 부족들은 이스라엘 민족이 가나안을 차지할 때(출 13:5; 수 3:10) 이스라엘 민족에 의해 점령당할 민족들의 명단에 들어있다. 가나안 거주민들에 관한 성경의 기록과 이들에 관한 성경 밖의 기록들은 이 사람들의 상태가 어떠했는지 보여 준다. (935.1)
 가나안 사람들은 부도덕한 행위를 일삼았으며 특히 그들의 종교적인 예배에서 그러하였다. 가나안 사람들의 종교는 다신교였는데, 최고의 신은 엘(EI)이었고 신들 중 가장 활동적인 신은 바알이었다. 아티라트(Athirat)는 엘의 배우자였고 그녀의 상징은 아세라상이었다. 바알의 배우자는 여신 아나트(Anat)였다. 아나트 여신에 의한 모트(Mot)신의 죽음은 가장 몸서리 쳐지는 표현으로 묘사되고 있다. 가나안 족속들이 다양한 신들에게 바치는 희생 제물 중에 인신 제물이 있었는데, 특히 몰렉(Molech) 신에게 어린이들을 바쳤다. 부도덕한 행위와 더불어 벌어지는 종교적 매춘은 가나안 민족들이 풍요의 신을 숭배하는 의식의 한 부분이었다. 점치는 일도 또한 행해졌다. (935.2)
 아브라함 시대에 하나님께서는 아모리(가나안) 족속의 죄악의 잔이 아직 가득 차지 않았다고 선언하셨다(창 15:16). 그들은 은혜와 유예의 시간 즉 추가적인 자비의 시간을 부여받았다. 그들은 참하나님을 발견하고 그분께 나아올 기회를 붙들어야 했다. 하나님은 그 족속들이 하나님과구원의 참길을 발견할수 있도록 잠시 아브라함과 그의 후손들을 그들 가운데 두셨다. (935.3)
 출애굽 직후에 이스라엘 민족은 에서와 그의 헷족속 부인과의 후손인 아말렉 족속을 대면했다(창 36:2, 10-12). 르비딤에서 아말레 족속은 뒤에서(신 25:17, 18) 이스라엘 백성을 공격했다(출 17:8-13). 아멜렉 족속들은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아니하였”다(신 25:18). 그들은 자신들의 조상 에서로부터 참하나님에 대해 알았고, 하나님이 애굽 사람들에게 행하신 일을 들었으며, 하나님의 능력이 출애굽 과정에서 어떻게 나타났는지를 보았음에 틀림없었지만 하나님께 도전하였다. 아말렉 족속의 철저한 배반은 그들의 불의의 잔을 채웠고 결국 하나님의 보응하시는 심판이 그들에게 내렸다. “내가 아말렉을 없이하여 천하에서 기억도 못하게 하리라”(출 17:14).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사용하여 그들을 공격하는 아말렉 족속을 멸망 시키셨다(6-16절). 하나님의 정의 못지않게 사랑이 아말렉 족속에게 보웅의 심판을 요구했다. (935.4)
 이스라엘이 헤스본의 왕 시혼의 영토에 다다랐을 때 이스라엘은 음식과 물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비용을 지불할 것을 약속하면서 그 영토를 지나갈 수 있도록 요청했다(신 2:27-29). 그러나 마음이 강퍅하고 완고한 시혼은 그 제안을 거절했다(30절). 이것은 시혼에게 참된 하나님의 도를 알고 순종할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을 말해 준다. 그러나 그는 바로 왕처럼 그의 마음을 완고하게 하였고 하나님을 대항하였다. 그의 불의의 잔은 이 반항의 정신으로 채워졌다. 하나님은 그의 능력으로 시혼을 심판하셨다(32-36절).이것은 보응과 징벌의 심판이었다. 이어서 바산의 왕옥이 징벌을 받았다(신 3:1-11). “그때에 우리가 요단강 이쪽 땅을 아르논 골짜기에서부터 헤르몬 산에까지 아모리 족속의 두 왕에게서 빼앗았으니”(8절). (935.5)
 고대 유명한 성이었던 여리고의 멸망은 야훼의 기적적인 행위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 도시는 견고한 요새였다. 그러나 하나님이 직접 여리고의 성벽을 무너뜨리셨다(수 6:1-24). 여리고 전투의 이야기는 하나님이 이스라엘 군대의 인도자이심을 보여 준다. 재판장으로서, 하나님은 사람을 수단으로 사용하여 심판을 내리셨다. 이 이야기는 구약에 나타난 모든 정복전쟁을 대표한다. 야훼께서는 정복 전쟁에서 이스라엘을 인도하셨다. 이스라엘 민족이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그들이 주도하여 나갔을 때, 아이 성의 전투에서 드러난 것처럼 그들은 완전히 실패하였다(수 7:1-5). 이스라엘은 심판의 도구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 하나님으로부터 부르심을 받았다. 그러므로 이스라엘은 전쟁과 전략에 있어서 하나님의 지시를 따라야 했다. 이스라엘은 신정 국가로서 하나님의 직접적인 능력과 주도권의 행사를 받아야 하였다. 그들은 그들 자신의 힘을 의지하지 말아야 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들은 하나님의 계획을 오래 따르지 못했다. (935.6)
 하나님은 민족들을 심판하는 분이시다. 이 개념은 이스라엘의 정복 전쟁에 적용되어 나타난다 하나님이 명령하시면 사람들은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 이스라엘을 사용하셔서 하나님은 죄와 우상숭배와 반역의 무서운 결과에 대한 교훈을 가르치신다 이스라엘은 우상을 섬기는 이교 국가들의 방식을 따를 때 어떤 결과를 거두게 될지를 배운다. (936.1)
 하나님은 또한 우박(수 10:11), 왕벌(수 24:12), 역병(출 32:35) 또는 기근(렘 11:22) 같은 자연의 도구를 사용하신다. 노아 시대에는 물을 통해 심판하셨다(창 6-8). 소돔과 고모라의 심판에는 “유황과 불”을 사용하셨다(창 19:24). 하나님은 초자연적인 매개(출 33:2, “내가 사자를 너보다 앞서 보내어 가나안 사람과 히위 사람과 여부스 사람을 쫓아내고”)나 직접적인 자연의 매개체들(물, 불, 기근, 해충, 온역, 우박, 왕벌) 혹은 간접적인 인간 대리자들(이스라엘, 앗수르, 바벨론)을 사용하셔서 심판을 집행하신다. (936.2)
 가나안 족속들의 멸망은 구약에 묘사된 것처럼 하나님의 신속한 명령을 따라 일어난 것이었다. “너는 그들을 진멸할 것이라 그들과 어떤 언약도 하지 말 것이요 그들을 불쌍히 여기지도 말 것이며”(신 7:2). (93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