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 신약에 나타난 심판 용어
 신약 원어인 코이네 헬라어에는 심판을 의미하는 다양한 용어가 많이 있다. 그 용어들의 정확한 의미는 그 자체의 의미뿐 아니라 그 용어가 사용되고 있는 문맥에 따라 달라진다. (930.2)
 1. 크리노(krinõ) 단어 그룹
 “분리하다, 구분하다, 구별하다, 나누다, 심판하다”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헬라어 동사 크리노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심판에 대한 법적인 용어로, “심판하다”, “어떤 일을 결정하다”, “법정에 데려오다”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눅 19:22; 요 7:51; 행 25:9, 10). 그것은 또한 그리스도 혹은 하나님께서 집행자가 되시는 심판을 나타낸다(요 5:30; 8:16; 고전 5:13; 딤후 4:1; 약 2:12; 벧전 4:5; 계 6:10). (930.3)
 때로 “심판하다”보다 “정죄하다” 또는 “처벌하다”의 의미가 더 적합한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아버지께서는 세상을 “정죄”(“심판”이 아닌)하기 위해 그리스도를 보내신 것이 아니다(요 3:17, 18). 법을 아는 사람들은 법에 의해 “정죄”(“심판”이 아닌)를 받을 것이다(롬 2:12). “주께서 그의 백성들을 심판[혹은처벌]하시리라”(히 10:30). (930.4)
 2. 명사 크리시스(krisis)
 이 명사는 “심판”, “정죄”, “처벌”의 의미를 가진다. 그것은 대개 “정죄”“처벌”의 의미를 가지는 형사상의 심판을 의미한다. 베드로후서 2:4, 11에서는 크리시스가 정죄를 가져오는 심판의 의미로 사용되었다. “심판의 날”은 하늘 재판장에 의한 정죄의 날이다(9절). (930.5)
 요한복음에는 현재의 심판을 의미하는 것으로 예수께서 언급하시는 단어들이 많이 등장한다. 요한복음 12:31에서는 사탄의 심판을 말씀한다.“ 이제 이 세상의 심판[크리시스]이 이르렀으니 이 세상 임금이 쫓겨나리라.” 요한복음 16:1에서는 보혜사가 “심판[크리시스]”에 대해 말씀한다. “이 세상 임금이 심판(“정죄”, 〈새개정표준역〉)을 받았음이니라.” (930.6)
 사탄에 대한 심판은 그의 활동 영역의 제한을 의미한다. 그의 정죄는 그의 활동 영역이 이 세상으로제한된 것을 말한다 “온 세상은 악한 자 안에 처한 것이며”(요일 5:19). (930.7)
 예수님의 가르침에서 그분 안에 거하는 사람들은 영생을 가졌다고 말한다 “아들을 믿는 자는 영생이있고”(요 3:36). 영생을 가진 믿는 자들도 여전히 죽음을 경험하지만 그리스도께서 “마지막 날”에 그들을 일으키실 것이다(요 6:40). 그들은 여전히 심판에 들어가지만 정죄를 받지는 않는다.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내 말을 듣고 또 나 보내신 이를 믿는자는 영생을 얻었고 심판에 이르지 아니하나니 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겼느니라”(요 5:24). 이것은 믿는 자들에게는 더 이상 심판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요한복음 5:2419-30절의 필수적인 부분이다. 이 문맥은 아버지께서 “심판[크리시스]을 다 아들에게 맡기셨”음을 말하고 있으며(22절), 이것은 현재의 심판이 미래의 심판을 면제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930.8)
 영생으로 인도하는 조건은 지금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아버지께서 그를 보내셨다는 것을 믿는 것이다(24절). 여기서 “듣다”“믿다”라는 두 단어는 현재 능동태 분사로써 이것은 믿는 자들이 영생을 얻기 위해서는 듣고 믿는 행위를 그들의 경험 속에서 지속해야 함을 나타낸다. 영생은 결코 잃어버리지 않는 어떤 상태가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 계속 머무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현재의 믿음의 실체인 것이다. 배교하는 신자는 영생을 잃게 되고 심판으로 그의 운명을 결정하게 된다. (931.1)
 믿음 안에 신실하게 거하는 신자는 “심판(크리시스)에 이르지 아니한다.” 여기서 심판은 “정죄” 혹은 “처벌”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신자들은 현재 “정죄 아래 놓이지 않”으며 미래에도 “정죄 받지 않”게 된다(새국제역).〈현대 언어 성경(Modren Language Bible)〉은 이렇게 번역한다 “그는 아무런 형벌도 받지 않는다.” 이것은 정죄의 “형벌”을 의미한다. (931.2)
 요한복음 3:19은 이렇게 말한다. “그 정죄[크리시스]는 이것이니 곧 빛이 세상에 왔으되 사람들이 자기 행위가 악하므로 빛보다 어두움을 더 사랑한 것이라.” 여기서 분명한 강조점은 “분리”“구분”이다. 그리스도와 대면하는 사람들은 제자들(빛을 사랑하는 사람들) 혹은 원수들(어두움을 사랑하는 사람들)로 분리 된다. 그리스도를 만난 사람들은 그분을 따르거나 혹은 그분을 떠나게 되는 “결정적인 순간”(크리시스)을 만나게 된다. 그분을 따르기로 선택한 사람들은 미래의 마지막 심판의 때에 정죄를 받지 않게 되지만, 그분을 거절하는 사람들은 그때에 정죄와 형벌을 받게 될 것이다. (931.3)
 3. 명사 크리마(krima)
 크리마는 전통적으로 “심판”의 뜻을 지닌 반면, “결정” 혹은 “사법적 평결”이라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종종 크리마는 하나님의 심판의 때에 부정적인 결정으로 인해 정죄를 받는 것을 의미하는 등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된다(벧후 2:3; 유 4; 계 17:1). 즉 법적 판정이나 결정이 호의적이지 않거나 불리한 경우에 사용되는 의미이다(막 12:40; 롬 13:2; 갈 5:10; 딤전 5:12; 약 3:1). (931.4)
 어떤 문맥에서는 크리마의 부정적인 의미와 긍정적인 의미가 모두 나타난다. 성도들에게는 하늘의 “신원”[크리마]이 주어진다(계 18:20). 이 문맥에서 크리마는 명백하게 바벨론에 대항하는 하나님의 충성된 자들을 위한 하나님의 결정과 관련되어 사용되었다. (931.5)
 요한계시록 20:4의 문맥은 크리마“심판”의 의미도 가지고 있음을 보여 준다 천년기 심판에서 이 용어는 성도들의 활동에 사용되는데 이제 성도들은 하나님의 옹호를 받았으며 보좌에 앉아서 장차 영원한 형벌을 받게 될 악인들을 심판하는 권세를 가지게 된다(이것은 다니엘 7:10, 22에서 하나님이 보좌에 앉아 성도들을 심판하는 장면과 흡사하다). 이 명사는 여기서 이 단어의 전형적인 의미로 사용되고 있으며 정죄를 의미하는 부정적인 어감을 가진다(참조 계 17:1; 18:20). 여기서 사용되는 심판의 의미를 바울도 사용하고 있다 “성도가 세상을 판단할 것을 너희가 알지 못하느냐∙∙∙우리가 천사를 판단할 것을 너희가 알지 못하느냐”(고전 6:2, 3). 이 일은 하늘에서 악한 자들의 기록을 세밀하게 조사하는 행위를 의미한다(계 20:12-15에는 악한 자들이 받을 형벌이 나온다). (931.6)
 4. 명사 크리테스(kritēs)
 이 명사는 인간(마 5:25; 눅 18:2, 6; 행 24:10)은 물론 하나님을 위한 “재판장”을 가리키는 데 사용된다. 히브리서 12:23에는 이 용어가 “만민의 심판자이신 하나님”으로 사용되었고, 야고보서 4:12에는 그리스도가 심판자로 나타나 있다 “능히 구원하기도 하시며 멸하기도 하시느니라.” 그리스도는 여기서 “의로운 재판장”(딤후 4:8), “산 자와 죽은 자의 재판장”(행 10:42), “문밖에 서 계신” 심판자이다(약 5:9). (9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