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유대인 남자들은 13살, 여자들은 12살이 되면 바르 미쯔바(Bar Mitzvah) 성년식(成年式)을 행한다. 바르 미쯔바는
“율법의 아들”라는 뜻인데 성년식을 하고 그때부터 책임감을 갖고 율법을 수호(守護)해 나가게 한다. 성년식은 주로 친척들과 함께 통곡의 벽 앞 광장에 와서 행한다. 작년에 필자가 그곳에 들러 성년식에 참여한 소년의 복장을 보니, 머리에는 키파를 쓰고 이마에는 테휘린(Teffilin)을 어깨에는 탈리드(Tallith)를 두르고 있었다. 야이로의 딸이 이제 막 12살로 성년이 되려고 하는데 죽게 됐다. 그 당시 여자는 보통 12살이나 13살이 되면 시집을 갔다. 아직 시집도 못 가고 죽어 가는 가련한 딸을 보고 야이로는 예수님께 나가 간구했던 것이다. 사람들이 놀란 것은 첫째로, 야이로가 예수님께 엎드려 굴복하여 간원했다는 사실이다. 그는 유대 장로요 랍비였는데 그 부류의 사람들은 대부분이 오만하고 예수님을 경멸하고 증오했기 때문이다. 야이로는 편견과 자존심을 버렸고 특이하게 예수님의 발 앞에 엎드려 간구한 것이다. 그는 예수님께서 자기 딸에게 손을 얹어 기도하면 딸의 병이 치유될 수 있다는 것을 믿었다. 야이로는 예수님께서 행한 치병(治病) 기적에 대해 너무 많이 들었기 때문에 자기 딸도 나을 수 있다는 확실한 믿음을 가졌다. 둘째로, 모든 사람들이 놀란 것이 또 하나 있었다. 예수님께서 오만한 랍비의 간원을 물리치지 아니하고 야이로의 집으로 향했다는 것이다. 대개 그런 경우 사람들은 말하기를
“네가 잘 될 때는 나를 죽이려고 온갖 중상모략을 하더니 네가 어쩔 수 없는 절망 속에 빠지자 나에게 도움을 청하니 너는 나쁜 놈이다. 나는 너를 도와 줄 마음이 없다”라고 한다. 그러나 예수님은 야이로의 간구를 거절하지 않으셨고 적극 도와주기로 한 것이다. 야이로의 믿음과 간절한 탄원은 동정심 많은 주님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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