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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경의 묵시는 하늘과 땅이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우주를 드러낸다. 우주에는 신성(神聖)의 느낌이 가득하다. 인간은 초월적인 것에 무지한 채 버려져 있지 않다. 우주의 주권자가 우리와 소통하시기 때문이다. 인류에게 말하는 분은 하나님이기 때문에 그분의 메시지는 초자연적인 권위를 가지고 있다. 그렇게 묵시는 역사에 대한 하나님의 지도를 드러낼 뿐 아니라, 지금 여기서 일어나는 일상 생활에 대한 의미도 제시한다. (909.1)
 A. 하나님이 역사를 주관하심
 이러한 하나님의 계시들은 우리가 현실을 보는 시야를 제한하는 커튼을 걷어 올린다. 그것들은 끊임없이 인간세계와 교차하는 천상의 세계를 드러낸다. 계시는 하나님의 상(像)을 묘사한다. 그분의 존재와 지배는 영원하고, 그분의 지혜는 헤아릴 수 없으며, 권능은 절대적이며, 은혜는 비할 데 없고, 그분의 목적은 인간의 최선의 유익을 위하는 것이다. 그분은 시작부터 끝을 알고 계시기 때문에, 현재와 미래에 대해서 믿을 만한 분이다. 묵시문서의 하나님은 과거 옛날 옛적, 또는 먼 미래의, 그래서 지금은 부재 중이고 예측할 수도 없는 집주인 같은 분이 아니다. 오히려, 그분은 현재 역사의 주(主)이시다. 신자들은 하나님이 오늘의 삶을 통제하고 계심을 믿고 안심할 수 있다. (909.2)
 성경의 묵시는 천상의 존재들이 사는 세계를 드러낸다. 천사들은 하나님의 계획을 성취하며, 인간을가르치고 보호하기 위해 보내진다. 그러나 귀신들 또한 하나님의 목적을 좌절시키는 데 전념하고 있다. (910.1)
 성경의 묵시는 사건들의 과정을 하나님이 통제하심을 확증한다. 인간 권력의 흥망성쇠에 나타나는 정리된 순서는 이것이 결국 잘 관리되는 세상이라는 것을 보여 준다. 묵시적 역사는 지리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 인종적으로 제한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목적은 인간 역사의 전체를 포괄하고 위의 세계와 아래의 세계를 모두 포용하기 때문이다. (910.2)
 성경의 묵시는 특히 마지막 시대에 초점을 맞춘 일련의 신성한 역사를 추적한다. 그것은 이 세상의 흐름이 미리 정해져 있으며, 그러므로 하나님의 관리하에 있음을 보여 준다. 하나님의 손이 모든 것 안에 있고, 그 무엇도 그분의 궁극적인 뜻이 이루어지는 것을 방해할 수 없다. (910.3)
 역사가 이미 파악되었으므로 묵시록을 듣는 자와 읽는 자들은 시간의 흐름 속에 자신의 세대가 어느위치에 있는지 찾을 수 있다. 성취되지 않은 사건이 거의 남지 않았기 때문에 현대의 독자는 시간이 거의 다 되었음을 확인한다. 이 점에서 성경 묵시는 과거와 종말 사이의 경로를 보여 주며, 경건한 자들은 그 길을 따라 하나님의 나라를 향해 나아간다. 이미 지나온 이정표들이 정확했기 때문에, 그들은 그 길로 가면 목적지에 도착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910.4)
 성경의 묵시는 이 세상의 아픔과 고뇌를 초월하는 의미를 제공한다. 갈등과 박해의 색채가 시간이 지날수록 짙어지지만, 묵시는 이교 통치의 힘을 상대화시킨다. 무슨 일을 당하든지, 순례자들은 동료들의 변덕이나 우연한운의 힘에 맡겨지지 않는다. 희망이 절망과 억압을 대신하며, 평화와 기쁨이라는 하나님의 목적이 결국 승리한다. 하나님이 역사를 주관하신다는 확증이 악의 대의(大義)를 꺾는다. 악의 흉터가 도처에 남아있는 듯이 보이지만, 그것은 틀림없이 제거될 것이다. (910.5)
 성경의 묵시는 인간 정부의 합법성을 받아들인다. 왕과 왕국들이 왔다가 지나가며, 그들의 위협과 승리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은 지정된 시간에 일어나고 쇠망(衰亡)한다. 그러나 결국 그들은 하나님의 나라에 자리를 내주어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일을 다스리고 심판하신다. 묵시는 인간의 권력을 거부하기보다는 하나님의 섭리 아래에 그들을 둔다. 흥미롭게도 묵시는 하나님에 대한 신실함이 왕을 섬기는 것과 양립할 수 있다고 가르친다. 참으로, 거룩한 주님에 대한 충성이 인간 주군(主君)을 잘 섬기는 일에 토대가 된다. (910.6)
 성경 묵시는 인류가 심판 아래 살아간다고 주장한다. 개인의 책임의 순간을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예수께서 돌아오실 때 그분은 주실 보상을 가져오실 것이며 “각 사람에게 그가 행한 대로 갚아 주”실 것이다(계 22:12). 하나님의 은총이 미리 정한 역사의 과정을 개인이 바꿀 수는 없지만, 현재에 그분의 나라의 일원이 되고 미래에 그 나라의 승리에 함께 할 것을 선택할 수는 있다. 지금 심판은 도덕적 가치를 분명하게 하고, 그때에는 인간의 선택과 운명을 드러낸다. (910.7)
 성경의 묵시는 음부의 문이 그의 교회를 이기지 못할 것이라는 예수의 예측을 확증한다 계시자는 그리스도의 죽음에서 하나님이 이미 승리를 거두셨다고 선언한다(계 12:10, 11). 현재 하나님의 백성은 왕께서 가시적으로 나타나셔서 자신들을 궁극적으로 신원해 주시기를 기다리고 있다. (910.8)
 하나님만이 완결의 날과 시간을 아시지만, 끝을 알리는 징조들은 임박한 종말을 예고한다. 마지막 때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날의 충성에 대한 시험은 가깝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에 응답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영혼에 진실하고 정직하게 남아있을 것이다. 묵시의 약속 훈계, 위안들에 의해 부양(浮揚)된 그들은 하나님께서 인간 역사에 개입하셔서 세상이 영원히 변화될 것을 고대한다 그들은 현재가 미래를 낳을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910.9)
 하나님의 궁극적인 승리는 예수의 재림, 그리스도 안에서 죽은 자의 부활 살아있는 의인의 변형으로 시작된다. 천년기는 하나님의 원수의 진정한 동기를 분명하게 보여 주며, 모든 악의 제거로 끝난다. 묵시적인 이상은 새 하늘과 새 땅이 이르러 오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그곳에서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 앞에 영원히 거할 것이다(참조 계 21:1-4). (911.1)
 B. 일상생활에 대해 시사하는 점
 성경의 묵시는 우리의 시야를 천사들이 예배하며 노래하는 하나님의 영역으로 들어올리지만, 이 땅의 삶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것은 우리를 모든 것이 완결되는 때로 데려가지만, 우리가 지금 어떻게 살고 일할지에도 영향을 미친다. (911.2)
 성경 묵시는 세상에서는 철수하는 것을 뜻하는 문학이 아니다. 그것은 세상을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하나님을 따르는 자들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보여 준다. (911.3)
 다니엘서는 이러한 진리에 대한 놀라운 그림을 제시한다. 책의 절반은 거대한 규모의 묵시록이다. 그것은 국가의 흥망성쇠, 성도의 고난, 악한 세력의 통치, 잔인함 속임수를 보여 준다. 그리고 마침내 하나님은 그의 백성을 옹호하기 위하여 개입하시고, 악의 세력을 전복하고 영원한 의를 가져온다. 나머지 절반은 다니엘 자신의 이야기, 즉 그의 시험, 왕의 궁정에서의 봉사, 조언과 지혜를 이야기한다. 메시지는 이것이다. 묵시는 하나님과 인류를 위한 봉사와 함께 한다는 것이다. (911.4)
 묵시문학과 현세의 삶 사이의 상호 작용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 주는 것은 다니엘서이지만, 성경의 다른 묵시 문서들도 동일한 요지를 보여 준다. 이사야 24-27장은 이스라엘 주변 국가들에 대한 일련의 예언들의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다. 그 묵시적 간주(間奏)는 국가 경계를 뛰어 넘어 전 지구의 황폐화를 묘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책을 형성하는 실질적인 관심에 뿌리를 두고있다 에스겔 38, 39장도 마찬가지로 이스라엘의 회복과 관련이 있다 야훼께서 원수를 멸하실 때, “그날 이후에 이스라엘 족속은 내가 야훼 자기들의 하나님인 줄을 알” 것이다(겔 39:22). 요엘 2, 3장에서도 우리는 선지자가 일상 생활에 영향을 미칠 파멸을 예언하면서, 국가적인 회개를 촉구하는 것을 볼 수 있다(욜 2:12-17). 스가랴 9-14장은 유수에서 돌아와 원수들과 싸우며 성전을 재건하고 사회를 회복시키려는 유대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911.5)
 신약에서 마태복음 24장/마가복음 13장/누가복음 21장은 일상 생활에 딱 들어맞는다. 마태복음에서 예수는 종말에 대한 묵시적인 예고에 바로 이어서, 그분을 따르는 자들이 기다리는 시간 동안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지침을 제시한다(마 25장). 우리는 그들이 세상으로부터 철수하는 것을 볼 수 없다. 오히려 그들은 모든 재능과 기회를 향상시키고, 의도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자비와 동정의 행동으로 예수의 은혜를 드러내며 바쁘게 지내야 한다. 바울의 묵시(살후 2) 또한 실제적인 관심사가 선행하고 뒤따른다. 끝으로, 요한계시록은 편지 형식으로 전달되어 소아시아에 실제로 있었던 일곱 교회에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권면을 제공한다. (911.6)
 성경의 묵시가 다른 세계를 다루고 있다면, 그것에 함축된 의미는 모두 현세에 관한 것이다. 그것은 하나님의 백성이 현세의 삶에서 그들의 일을 하는 동안에 그들을 안심시키고 격려하며 경고한다. 많은 면에서 그들은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역사와 그들의 삶의 흐름을 통제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9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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