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묵시문헌에는 독특한 특징이 있으므로 그것을 해석하는 데는 고유한 원칙이 따로 필요하다. 하지만 동시에 성경 묵시문헌은 예측적 예언이라는 더 큰 문헌의 일부이며, 이는 묵시적 예측이 비묵시적 예측들과 어떻게 비교되고 대조되는지 주의를 환기시킨다. 여기서는 성경적 묵시문헌의 두 가지 주요 작품인 다니엘서와 요한계시록을 해석하기 위한 원칙들에 국한하여 논의할 것이다.(참조 성경 해석 III. E. 3.) (900.1)
 A. 전제
 해석자가 성경에 들어있는 예측의 요소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는 중요한 해석학적인 문제가 된다. (900.2)
 성경의 기자들은 야훼께서 미래를 아신다는 사실을 당당하게 주장한다. 사건을 미리 말할 수 있는 능력은 그분을 다른 신들과 분명히 차별화시킨다. “나 야훼가 말하노니 너희 우상들은 소송을 일으키라. 야곱의 왕이 말하노니 너희는 확실한 증거를 보이라. 장차 당할 일을 우리에게 진술하라. 또 이전 일의 어떠한 것도 고하라 우리가 연구하여 그 결국을 알리라. 혹 장래사를 보이며 후래사를 진술하라. 너희의 신 됨을 우리가 알리라”(사 41:21-23; 참조 26절; 43:9; 44:7; 45:21; 48:14). 신약에서도 예수는 다른 선지자와 마찬가지로 예고를 하시며, 요한계시록은 “속히 일어날 일들”(계 1:1)과 “장차 될 일”(19절)을 보여 주고 있다고 주장한다. (901.1)
 그러므로 성경 묵시문헌에 대한 해석의 출발점이 되는 전제는 하나님께서 미래를 알고 계시며, 그분이 그것을 성경 말씀 안에서 계시해 주셨다는 것이다. 성경 묵시문서를 포함한 성경의 모든 예측들은 하나님께서 인류에게 알리기로 선택하신 미래의 묘사로서 진지하게 받아들여져야 한다. (901.2)
 따라서 성경 묵시문헌에 인용된 예고들은 일부 학자들이 주장하듯이 역사의 이야기를 예언인 것처럼 꾸며 쓴 것(바티시니아 엑스 에벤투, “사건 이후의 예언”이라는 용어로 부름)이 아니다. 예를 들어, 다니엘서가 안티오코스 4세 에피파네스(Antiochus IV Epiphanes) 치세의 역사상 사건을 언급하고 있다고(단 11:31) 가정하여 그 책의 연대를 BC 2세기로 정해야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 책은 다니엘의 시대로부터 BC 2세기뿐만 아니라 마지막 날 역사의 클라이맥스까지 이르는 일련의 예언이다.(참조 성경 해석 IV. F. 3.) (901.3)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다니엘서를 그렇게 이해하셨다. 다니엘서를 언급하면서(단 8:9-14; 9:27; 11:31)그는 “그러므로 너희가 선지자 다니엘이 말한 바 멸망의 가증한 것이 거룩한 곳에 선 것을 보거든(읽는 자는 깨달을진저) 그때에 유대에 있는 자들은 산으로 도망할지어다.”라고 말씀하셨다(마 24:15, 16). 분명히 예수께서는 그분의 시대에 이 예언을 아직 미래의 일로 보았다. 즉 그분은 성경 예언의 정확성을 전제로 하셨다. 우리도 동일한 전제를 지니고 성경 묵시문헌에 접근한다. (901.4)
 B. 묵시문헌과 비묵시문헌의 예언
 어떤 성경 연구자들은 고전적 예언과 묵시예언을 포함한 성경의 모든 예언이 조건적이라고 주장한다.그들은 묵시적 예언을 미래에 대한 하나님의 목적의 진술로 보고 있다. 하나님은 그의 계획을 성취하기 위해 이스라엘 민족과 같은 대리집단에 의존한다. 이스라엘이 실패한다면, 예언에 문제가 생긴다. 이 견해에 따르면, 다니엘서의 예언은 이스라엘의 민족적, 영적 불순종 때문에 붕괴되었다. (901.5)
 대조적으로, 다른 성경 연구자들은 묵시적 예언이 하나님의 예지(豫知)에 대한 진술이라고 주장한다. (901.6)
 하나님은 미래를 정확하게 보고 계시기 때문에 이러한 예측은 절대적으로 확실하다. 특정한 인간의 반응을 조건으로 하지 않는다. (901.7)
 이 중요한 해석상의 문제는 성경에 포함된 다양한 유형의 예측적 예언에 대한 신중한 연구에 의해서만 판단을 할 수 있다. (901.8)
 1. 비묵시적 예측들
 비묵시적 성경 문헌에는 최소한 네 가지의 예측이 나타난다. (901.9)
 a. 언약의 문맥에서 비롯된 이스라엘에 대한 예측
 아마도 비묵시적 문헌에 들어있는 예측의 대다수는 여기에 속할 것이다. BC 8세기와 7세기의 선지자들은 이스라엘 백성의 죄를 책망하고, 야훼께 돌이키도록 그들에게 촉구하며, 언약에 대한 불충실함 때문에 그들에게 가까이 닥쳐온 파멸을 경고한다. (901.10)
 이사야 1장에는 고전적인 예가 나와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 앞에서 심판을 받고 있으며, 그분은 하늘과 땅을 증인으로 소환한다(2절). 야훼의 고소 내용은 그분의 백성들에게 역겨운 어리석음의 죄가 있다는 것이다. 그분은 그들을 자상하게 양육하셨지만, 그들은 소나 나귀라도 할 만한 기본적인 감의 표시도 하지 않는다(2, 3절). 그들이 언약 안에서 살지 않았다는 사실은 그들의 비 윤리적 행습(4, 15, 17, 21-23절)과 형식뿐인 종교적 관습(11-14절)에서 나타난다. 이스라엘의 죄 때문에 야훼께서 국가적인 범죄를 처벌하시므로 그 땅은 황폐해졌다(5-9절). 그러나 그분은 그들을 완전히 내버리지는 않으셨다. 그분은 남은 백성을 보존하셨다(9절). 이제 그분은 그들을 언약으로 다시 불러들인다. “오라 우리가 서로 변론하자”(18절). 야훼는 언약을 지키는 하나님, 인간의 불충실에도 불구하고 충실한 분이시며, 그분의 인애(헤세드)가 언약의 핵심이기 때문에 이스라엘에게는 희망이 있다. 용서와 회복의 희망이다(25-27절). (901.11)
 구약에서 이스라엘의 역사는 시종일관 오락가락하는 패턴을 나타낸다. 번영, 배도, 쇠퇴, 회개, 회복이라는 순환이 사사기, 열왕기 및 역대기에 나타난다. 그 패턴을 지배하는 원칙은, “너희가 즐겨 순종하면 땅의 아름다운 소산을 먹을 것이요, 너희가 거절하여 배반하면 칼에 삼켜지리라. 야훼의 입의 말씀이니라”(사 1:19, 20)라는 말씀이다. (902.1)
 이스라엘의 다양한 부침(浮沈)의 역사는 신명기 28장의 진리를 보여 준다. 이 구절은 그 신생국가 앞에 놓여있는 두 길을 제시한다. 백성들이 “하나님 야훼의 말씀을 삼가 듣고∙∙∙그의 모든 명령을 지켜 행하면,” 그들은 물질적으로, 국가적으로, 영적으로 축복을 받을 것이다(1-14절). 그러나 언약의 규정에 불충실하다면, 이스라엘이 다른 민족들 사이에 속담 거리가 될 정도로 끔찍한 저주가 내릴 것이다(15-68절). (902.2)
 반복해서 선지자들은 죄 많은 민족에게 이러한 축복과 저주의 관점에서 말한다. 하지만 그들의 말이예측적 예언으로 간주되어야 할까? (9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