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일의 역사와 신학 제 4 장. 안식일:소속의 기쁜 소식 II. 하나님이 안식일을 계약(언약)의 상징으로 택하신 이유들
 앞에서 우리는 안식일을 하나님과 인간과의 소속 관계를 나타내어 주는 독특한 상징으로 생각해야 하는 세가지의 기본적인 이유들로서 안식일의 기원, 안식일의 존속, 안식일의 기능을 생각해 보았다. 안식일의 독특성을 좀 더 충분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어찌하여 하나님께서 인간들로 하여금 하나님과의 소속관계를 경험하고 표시하도록 도와 주시기 위하여 어떤 물채가 아닌 한 날 곧 안식일을 택하셨는가 하는 문제를 검토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제칠일은 어떠한 특성을 가지고 있기에 계약 관계에 의미있는 상징으로서의 기능을 할 수가 있는 것인가? 성경은 이에 대하여 최소한 일곱 개의 이유들을 제시하고 있다. (97.1)
 1. 소유권
 상호 소속관계를 상징하기 위하여 하나님이 안식일을 선택한 첫번째의 이유는 M. G. 클라인(Kline)의 말을 빌어 말한다면, 그날이 창조주의 “소유권과 권위의 인(印)”13이라는 사실에 의하여 시사되고 있다. 하나님의 소유권의 인(印)으로서 안식일은 계약 관계를 위한 법적 토대를 마련해 주고 있다. 이와 같은 소유권의 의미는 네째 계명과 또 이 계명의 자매(姊妹)제도들인 안식년과 희년(50년절)속에 분명히 나타나 있다. (98.1)
 네째 계명은 믿는자에게 “엿새 동안에 여호와가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가운데 모든 것을 만든”(출 20:11; 31:7)사실을 안식일에 기억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창조주의 하나님은 이 세계의 유일한 합법적 소유권자이시다. 안식년과 희년에 이스라엘 자손들은 야웨 하나님만이 이 땅의 유일한 합법적 소유권자이심을 인정하기 위하여 토지를 경작하지 말고 그들의 동료 인간들을 가난과 속박으로부터 풀어 주어야 한다는 분부를 받았다(“토지는 다 내 것임이라 너희는 나그네로 우거하는자로서 나와 함께 있느니라” 레 25:23). (98.2)
 안식일은 하나님의 소유권의 상징으로서 신자에게 이세계와 자신의 생명이 하나님께 속해 있다는 사실을 항구적으로 그리고 효과적으로 상기시킬 수가 있다. 하나님이 자신의 생명의 소유권자임올 인정하는 일은 하나님께 대한 전적인 헌신과 소속의 불가결한 요소이다. 이점은 인간과의 관계에서도 역시 진실이 아닐까? 부부 사이에 있어서도 “나는 당신의 것이며 당신은 나의 것”이라고 서로 서슴없이 말할 수가 없어서야 어떻게 그 부부가 자신들은 서로에게 속하여 있다고 진실되히 말할 수 있을까? (98.3)
 따로 따로 돈을 벌고 있는 남편들과 아내들과 자녀들에 의하여 특징되는 생활 방식이 안고 있는 하나의 함정은 소유권의 독립과 분리라는 거짓된 관념이다. 이러한 가족의 식구들은 가끔 “이것은 내 돈이고 내 차이며 내 집이다. 내가 그것을 위해 일을 했다. 그래서 나는 그것을 내 마음대로 사용할 권리가 있다”는 말을 하게 되는 것이다. (98.4)
 간혹 인간 관계들을 각박스럽게 만들고 심할 때에는 파괴시키기까지 하는 이같은 거짓된 소유 관념은 인간과 하나님과의 관계까지 약화시킬 수가 있다. 부지런히 일한 결과로 얻게 되는 풍부한 재산 때문에 인간은 하나님으로부터의 자치권과 독립이라는 거짓된 관념을 쉬이 갖게 된다. (98.5)
 자치와 독립—하나님에 대해서 아무런 유의도 하지 않고 사는 생활—은 죄된 생활의 본질이 아닐까? 하나님의 창조자 되심과 소유권의 상징인 안식일은 믿는 자로 하여금 자부심의 발생을 극복토록 도와주기 위하여 고안된 것이다. 최초의 부부가 그들의 창조주 앞에 빈 손으로 서서 모든 것을 하나님께 빚지고 있는 입장임을 인정하면서 그들이 맞은 첫날 하루 전부를 안식일로 지켰듯이 안식일에 일을 쉬는 신자도 하나님의 일하심에 자신이 빚지고 의존되어 있음을 자인하고 있는 것이다. (98.6)
 

안식일은 하나님의 소유권의 상징으로서 신자로 하여금 이 세계와 자신의 생명 자체가 하나님께 속해있음을 끊임없이 그리고 효과적으로 인식하게 해준다. 자신의 생명에 대한 하나님의 소유권을 인정하는 것은 하나님께 대한 전적인 서약과 소속의 필수 불가결의 요소이다.
(99.1)
 안식일을 지킨다는 것은 하나님을 모든 생명과 재산의 창조주와 소유권자로 고백하는 것을 뜻한다. 그것은 안식일 시간을 하나님께 바침으로 우리의 생명에 대한 하나님의 전적인 권리를 인정한다는 것을 뜻한다. 소유권에는 범위가 포함되어 있다. 즉 소유권에는 중복되는 경계가 있어서는 안된다. 하나님께서는 시간 속에 자신의 지배 영역을 정해 놓으셨다. 칠일 중 마지막 날 즉 안식일에 대한 하나님의 권리를 인정하는 신자는 자신의 모든 생활과 세계에 대한 하나님의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14 하나님으로 하여금 자기 속에서 일하시도록 용납하기 위하여15 안식일에 일을 쉼으로 하나님의 소유권의 특별한 상징을 받아들인 신자는 하나님께 전적으로 속해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며 또 그런 관계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100.1)
 2. 거룩함
 계약 관계를 나타내기 위하여 하나님이 안식일을 선택한 두번째 이유는 안식일의 신성성에 의하여 시사되어 있다. 성일(聖日)로서의 안식일은 하나님이 시간을 선택하신 것 뿐만 아니라 백성을 선택하신 것을 효과적으로 예증하고 있다. 안식일의 신성성은 성경에서 번번히 확인되었다. 하나님 자신이 “그 날을 거룩하게 하셨으며”(창 2:3; 출 20:11) 반복해서 그 날을 “거룩한” 날이라고 불렀다(출 16:22; 31:14; 사 58:13). (100.2)
 “거룩한”이란 말의 기본 어의(語意)는 하나님의 나타나심을 위하여 “따로 떼어놓아 구별하는 것”이다.16 이러한 뜻을 안식일에 적용할 때 안식일의 거룩성은 앞에서 보았듯이 하나님의 백성들의 생활 속에 특별히 나타난 하나님의 임재로 인한 그 날의 독특성을 뜻하게 된다. 그 예로서 선지자 이사야는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백성들의 “악”때문에 그들이 모이는 안식일 성회에도 나타나기를 거절하신다고 하였다(사 1:12, 13). 하나님께서 부재(不在)하시는 예배는 거룩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가증스럽고” “내 마당만 밟는” 행위인 것이다(12, 13절). (100.3)
 안식일은 하나님께서 당신의 임재를 나타내시기 위하여 임의로 당신의 특정한 시간을 선택하셨음을 상징하고 있다. 이같은 상징성을 띠고 있는 안식일은 안식일을 지키는 신자들에게 하나님이 그들을 특별히 선택하신 사실과 이 세계에 있어서의 그들의 사명에 대하여 항상 그리고 효과적으로 상기시킬 수가 있다. 다시 말해서 안식일이 7일 중 “거룩한 날”로 서 있듯이 안식일을 지키는 신도들도 항상 패역한 세대 가운데서 하나님의 택함을 입은 “거룩한 사람”으로서 서야한다는 것이다. 시간 속의 거룩함은 존재의 거룩함을 지적하고 있다. (100.4)
 하나님의 백성의 거룩함과 안식일의 거룩함 사이에 있는 고리는 하나님께서 이 둘을 선택하셨다는 사실 속에 나타나 있다.17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의 경험 속에 당신의 임재를 나타내시기 위하여 제칠일을 선택하셨듯이 하나님은 당신의 거룩함을 이 세상에 선전하기 위하여 한 백성을 택하신 것이다. “오직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데서 불러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자의 아름다운 덕을 선전하게 하려 하심이라”(벧전 2:9; 신 7:6). 시간 속에 있는 하나님의 거룩함인 안식일은 거룩한 백성을 위한 하나님의 계획을 적절하게 나타내 주고 있다. 달리 말해서 안식일 준수는 하나님의 백성에게 “나는 너희를 거룩하게 하는 여호와인줄”(출 31:13; 겔 20:12)을 항상 상기 시켜주고 있다는 것이다. (100.5)
 하나님이 한 백성을 선택하여 거룩하게 하신 사실을 상기시켜 주는 안식일은 공적(功績)보다는 사명을 뜻하고 있다. 이것은 하나님으로부터 위탁받은 사명 즉 “너희를 어두운데서 불러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하신 자의 아름다운 덕을 선전하는”(벧전 2:9) 일의 이행을 뜻한다. 세계를 돌이키게 하기 위하여 그리스도인들은 왕왕 세상의 수준에 자신을 맞추어 세상의 일부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러한 경향은 A 마르틴(Martin)이 지적했듯이 “교회의 점진적인 붕괴로 끝나게 된다.”18 (101.1)
 안식일은 신도에게 순응주의(Conformism)의 압력에 저항하라고 도전한다. 안식일은 믿는 자에게 세상에 있되 세상에 속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주일의 평일들과 달리 하나님의 택하심을 입은 안식일은 안식일을 지키는 신도에게 자신이 이웃에게 하나님의 기별을 전하는 하나님의 사자(使者)라는 사실을 힘있게 당부할 수가 있다. (101.2)
 “거룩하게 하다”또는 “거룩하게 지키다”라는 뜻의 히브리어가 탈무드에서는 일반적으로 남녀의 약혼을 표시할 때 사용하는 낱말인 레 카데쉬라는 사실은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19 한 남자에게 속하게 됐음이 선포된 여인이 “성별되고, 거룩하게” 되듯이 자신의 생명을 하나님께 바친 남녀도 온전히 하나님께 속한, “거룩한” 사람이다. (101.3)
 안식일은 하나님의 솔선과 인간의 반응을 모두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하나님에 의하여 상호 소속관계의 상징으로 선택되었다. 안식일은 한편으로는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을 거룩하게 하기 위하여 선택하신 사실을 나타내고, 다른 한편에서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하나님의 제휴(提携) 즉 하나님의 거룩하게 하시는 임재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같은 수락은 안식일에 자신을 온전히 하나님께 내맡기는 실제적인 방식으로 표명되고 있다. 하나님은 누구에게도 자신의 임재를 강요하지 않고 마음의 문 밖에 서서 문을 두드리신다(계 3:20). 안식일은 주님을 귀빈으로 맞아들이기 위하여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다. 안식일에 자신을 하나님께 내맡겨 하나님으로 하여금 자신의 생명 속에서 일하시도록 수락한 사람은 달라지게 된다. 달리 말해서 성화되게 된다.20 (101.4)
 인간의 본성은 일반적으로, 정규적으로 일을 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오히려 자신의 노동 계획이나 기분, 또는 사회적인 필요에 따라 임의로 쉬는 시간을 선택하려 한다. 그러나 안식일은 인간의 호(好) 또는 불호(不好)에 상관없이 시계처럼 정확한 규칙성에 의하여 반복되는, 하나님의 선택하신 시간이다. 사람은 안식일의 의무사항들을 수락할 수도, 또 거절할 수도 있다. 하나님의 임재와 평화 속으로 들어가기 위하여 안식일의 의무들을 수락하고 24시간 동안에는 매일의 노동과 걱정들을 잊어 버리는 신도는 하나님과의 계약을 재확인 한다. M.L. 앤드리슨(Andreasen)은 말하기를 “그러한 사람은 안식일을 안식일의 기본 목적대로 사용하였으며, 안식일은 하나님의 의도하신 일을 그에게 성취시키었고, 또한 그것은 하나님께서 그를 거룩하게 하시고 또 자신의 소유로 삼으신 표징과 인(印)이 되었다”21고 하였다. (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