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은 창조자가 주신 원래의 고품질의 삶으로 시작하며, 그 삶은 인류가 누릴 수 있도록 그분께서 고안하신 풍성한 행복이 무엇인지를 보여 준다. 아마도 최초의 상태로부터 이어져 아직 남아 있는 혜택 때문에 구약에서는 건강을 더 많이 다루고, 신약에서는 치유를 더 많이 다뤘을 것이다. 예수님과 사도들은 수천 년간 죄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 사이에서 생활하셨다. (862.2)
 초기 족장들에 관한 성경의 기록들은 죄로 인한 타락에서부터 출애굽 사이의 기간에 살았던 사람들의 삶에 대한 전기적이며 보고서 같은 기록이다. 그 이야기가 매우 자세하게 기록되었지만, 출애굽 이전의 족장들의 질병에 대한 기록은 찾을 수 없다. 각 사람의 이야기는 반복적으로 “그가 사는 날 동안 향수하며∙∙∙죽었더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이런 보고들은 간결하기도 하지만 말년의 질병이나 신체적 쇠약을 거의 다루지 않고 있는데, 그것은 서술자가 그런 것들에 전혀 관심이 없거나 당시에는 심각한 질병의 문제가 부각되지 않았음을 알수 있게 한다. 그런 정황들이 결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최초의 인간의 기력이 세대를 이어 내려가면서 점점 쇠약해졌을 것이라는 가정이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부조들의 수한(壽限)이 이러한 제안을 뒷받침한다. (862.3)
 구약은 어떤 종류의 신체적 질병을 언급하고 있는가?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안과적인 질병으로, 특히 시력을 잃은 이야기가 여러 번 등장한다. 실명은 하나님의 현현에 영향을 받아 생기기도 하지만(출 4:11; 왕하 6:18), 다른 경우도 없지 않다. 흥미롭게도, 모세오경에는 눈에 대한특별한 위생법이 없으며, 일반적인 위생법은 어느 정도의 예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출애굽 후에는 듣고 말하는 것과 관련된 질병과 장애가 때때로 나타난다. 이상하게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정착기에는 왼손잡이가 장애자로 간주되는 것처럼 보이나(삿 3:15; 20:16;〈70인역〉의 암포테로데이오스), 하나님은 모압으로부터 이스라엘을 구원하시고자 그들을 사용하셨다(삿 3:15-30). (862.4)
 피부병도 나타나는데, 그중에는 가려움(레 13:30, 39), 종기(출 9:9-11), 괴혈병(레 21:20; 신 28:27), 오늘날 한센병과는 다른 것으로 여겨지는 문둥병(레 13장) 등이 포함된다. 몇 번의 경우에는 애굽의 재앙(출 9:14), 블레셋 사람들의 재앙(삼상 6:4) 같은 역병도 언급되지만(히브리어 막게파, 〈70인역 〉쉬난테마), 이 용어의 일반적인 의미는 광범위하게 적용된다. (862.5)
 에버스 파피루스(Ebers Papyrus, 길이가 20미터이며 10개의 칼럼에 877개의 주제를 다룸) 같은 성경 밖의 자료는 모세 이전 시대와 모세 시대의 애굽의 질병과 치유에 대하여 광범위한 내용을 제공한다. 사실 현재 서구의 합리적인 의학이 취하는 방법론의 상당 부분은 BC 30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애굽인들의 치유법을 따르며, 특히 그 시기는 프톨레마이오스 기간으로 헬라의 치유 방식을 도입했던 때였다. 야훼께서는 당신의 백성들과의 초기 언약을 통해 만일 그들이 순종하면(출 15:26) 애굽의 질병에서 그들을 구원하실 것이라고 약속하셨으며, 만일 불순종하면 그들에게 질병이 임할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하셨다(신 28:60). (862.6)
 예수의 사역에 관해 기록하면서 복음서는 수많은 질병을 언급한다. 실명(막 8:22-26; 10:46-52), 나병(마 8:2, 3; 막 1:40; 눅 4:27), 중풍(마 9:2; 막 2:3; 눅 5:18, 파랄렐루메노스, 아마도 하반신 마비 상태) 그리고 귀신 들린 여러 경우가 가장 잘 알려진 것들이다(참조II. D). 예수의 사역의 주요 부분 중 하나는 병을 고치는것 이었다. (863.1)
 고대 이교 세계에서는 질병의 원인이 초자연적인것에 있다고 보았으며, 그래서 주로 주술과 마술로써 질병과 싸웠다. 이와 대조적으로 성경은 질병의 몇 가지 근본적인 원인을 꼽는다.

   (1) 하나님의 징벌(신 28:27-29),

   (2) 대적 마귀(욥 2:7; 막 9:17),

   (3) 나이가 많아 쇠해짐(창 27:1; 삼상 3:2; 4:15),

   (4) 사고(삼하 4:4; 왕하 1:2; 4:18-20). (863.2)
 성경은 질병에 대하여 전적으로 자연주의적인 이론을 지지하지 않는다. 건강과 질병은 단지 육체적인 부분만이 아니라 인격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성경적 이해는 오늘날 질병의 병리학적 원인이라고 규정되는 것에서 영적인 요소를 인식하고 있다. 하나님은 위대한 의사요 회복자이시다(신 32:39). 회복은 그분 안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분과 협력하는 것이 몸과 영의 건강에 이르는 길이다(출 15:26). (863.3)
 널리 퍼진 고대 관습과 조화되게, 특정한 신체 기관에 특정한 기능이 상징적으로 부여되었다. 예를 들어, 마음은 느낌과 가치 판단의 자리였다. 이런 점에서 야훼께서는 “새 마음”(겔 18:31)을 주시겠다는 표현을 사용하여 전체적인 치유에 대하여 말씀하신다. 하지만 성경에는 원인과 진단에 대한 애굽과 헬라의 고전적인 체액 이론이 나타나지 않는다 성경이 머리와 마음에 대해서는 말하지만, 애굽의 의학이 뇌에 대해 익히 알고 있었음에도 하나의 신체 기관으로서 뇌는 성경에 결코 언급되지 않는다. 예외적인 경우들도 발견되기는 하지만(삼하 12:15; 왕상 17:17; 왕하 4:18-37), 성경에서 유아 질병은 명목상으로만 나타난다. 성경에서 질병과 치유에 대해 가장 체계적으로 묘사된 곳은 레위기 13장이다. (863.4)
 2. 질병의 원인으로서의 하나님
 거듭거듭 성경은 하나님을 질병의 원인으로 묘사한다(레 26:14-16; 민 12:9-15; 신 28:20-22, 27, 29, 35, 59-61; 삼상 5:6-12; 25:37, 38; 삼하 12:15; 왕상 13:4; 왕하 5:27; 욥 5:17, 18; 시 38:1-8; 106:15; 사 10:16; 30:26; 렘 16:3, 4; 호 5:13- 6:2). 본 장에서 질병이 죄의 결과임을 살펴보았으므로(참조 I. B), 독자들은 난제에 부딪힌다. 하지만 성경에서 하나님의 부재 가운데 일어난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인식한다면 이 문제에는 새 빛이 드러난다. 이런 견해를 바탕으로 사람이나 자연이나 무엇이든지 그들에게 발생하는 일들은 비록 그것들이 하나님의 의도하심을 의미하지는 않을지라도 하나님의 임재하심 속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863.5)
 이런 견해를 바탕으로 성경의 기자들은 하나님의 통치 아래서 일어난 일들을 하나님께서 행하신 것처럼 여기며, 어떤 사건들은 그분께서 마지막 심판의 때까지 허용하신 마귀의 활동을 의미하기도 한다(계 20:7-10). 하나님께서 그런 행위를 허용하시거나 악의 세력을 놓아두셨다고 말하는 것은 도움이 될지는 모르나 그 속에 포함된 모든 요소를 다 지지할 수는 없다. 성경의 기자들은 하나님의 통치권을 침해하지 않고 모든 악의 행위들을 그 창시자인 사탄과 그의 타락한 천사들이 행한 일로 돌린다 예를 들어, 욥의 경우에도 하나님께서는 분명히 주도권을 가지고 계셨지만 사탄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범위 안에서 그의 활동을 펼친다(욥 1:6-12; 2:1-7). (863.6)
 3. 질병의 원인으로서의 개인적인 죄
 전반적으로 볼 때 질병은 에덴에서 시작된 죄의 결과이지만, 개인이나 단체의 죄의 결과로 이르러 온다는 것이 분명하다(레 26:14-16; 시 41:3, 4; 107:17-20). 미리암의 경우(민 12장)와 다윗의 고뇌의 울부짖음을 예로 들 수 있는데(시 38편), 거기서 다윗은 “주의 진노로 말미암아 내 살에 성한 곳이 없사오며 나의 죄로 말미암아 내 뼈에 평안함이 없나이다”(3절)라고 탄식한다. (864.1)
 비록 바탕에 깔린 원인은 언제나 이 세상에 있는 죄의 존재이지만, 성경이 개인의 죄와 질병과의 불가피한 연관성만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하나님께서 욥의 성품을 묘사하면서 사용하신 표현인 “온전하고 정직한”(욥 1:8) 사람에게도 질병이 이르러 오기도 한다. 신학적으로 말해, 욥의 경험은 고통이 언제나 개인의 죄의 결과라고 해석해야 한다는 가정에 도전을 준다. 두 번째 기사는 히스기야의 죽을병에 관한 것인데, 거기서도 그가 행한 어떤 잘못도 언급되지 않았다(왕하 20장). 예수의 제자들도 날 때부터 소경된 자에 대해 논쟁하면서 이 문제로 씨름했고, 그것에 대해 예수께서는 그의 죄도 그 부모의 죄도 그의 실명의 원인이 아니라고 반박하셨다(요 9:1-3). (864.2)
 예수의 치유 사역의 배후에는 질병이 죄의 증거라는 랍비들의 주장이 있었다. 바벨론 포로 이후 시대에 그런 사상이 발전했는데, 벤 시락이 의사의 처치를 받아들이면서 그 엄격한 적용은 조금 누그러졌다(집회서 38:1-15). 예수의 시대에 이르러서는 그 개념이 인과율의 가르침들로 다듬어졌다. 질병과 죄는 사실상 서로 바꾸어 사용할 수 있는 개념이 되어 버렸다. 종교 지도자들은 어떤 죄들을 특정한 질병과 연결시켰다. 부도덕과 음탕함은 궤양과 수종을 일으키고 십일조를 무시하면 후두염이 생긴다. 신성모독, 피흘림, 위증죄는무서운 나병을 일으키며, 간질은 본인이나 조상 가운데 누군가가 배우자에 대해 부정을 저지른 증거였다. 극단적인 경우로, 어떤 사람들은 태중에 있는 어린아이의 죄가 특별한 장애나 질병을 가져온다고 주장했다. (864.3)
 예수께서도 인과의 법칙을 알고 계셨지만, 그것을 모든 경우에 다 적용하는 것은 반대하셨다(요 9:1-3; 눅 13:1-5). 사실 어떤 사람의 행동이 그에게 치명적인 질병을 가져올 수도 있지만, 그런 상태에 있다는것 자체가 반드시 어떤 특정한 죄의 증거는 아니다. 이런 원칙들이 여기서는 개인적인 차원에서 논의되었지만, 단체적인 차원에서 집단이나 국가에도 적용된다. 하나님을 떠나기로 선택한 민족은 그것의 지독한 결과를 당할 수 있는데, 영혼의 괴로움, 적들의 침입, 독한 질병, 가뭄 혹은 기타 후유증 등으로 고통을 겪을 수 있다 신명기(28:25-29)에 명백하게 드러난 이 주제는 선지자들이 이스라엘에게 하나님께로 돌아오라고 호소하는 부분에서 반향된다. (864.4)
 4. 마법과 질병
 어떤 학자들은 천사와 귀신들 그리고 질병과 회복에 그들이 관여하는 것에 대한 성경의 신앙이 마법의 형태를 나타낸다고 주장하지만, 그러한 주장에는 심각한 결점이 있다. 천사와 귀신들은 성경에 여러 번 등장하지만 어느 곳에서도 일종의 마법적인 현상이 암시된 적이 없다. 성경의 묵시적 세계관은신들이나 기타 영적인 세력들이 현재의 유익을 위해 조종당하고 이용당하거나 적들을 방해하는 세력이라는 마법적인 견해와는 뚜렷히 다르다. 구약과 신약 어디에도 그런 증거는 없다. (864.5)
 고대 이교 세계에서 사고와 질병의 원인이 귀신들의 활동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선택할 수 있는 처방 책은 예방적 차원에서 마법적 수단에 호소하는 것이었고, 일단 질병에 걸리면 마법적인 치료에 호소했다. 히브리인들에게 마법을 사용하는 것은 관심 밖이었고, 그것은 이스라엘 나라의 건국 초기부터 엄격하게 금지되었다(창 41:1-8; 출 7-9장; 레 19:26-28; 민 22장; 삼상 28장; 왕하 21:6; 사 2:6; 렘 14:14; 27:9; 겔 13:17, 18). 성경에서 술사들은 대적으로 간주되며, 때때로 그들의 무능력에 대해 신랄한 조롱을 퍼붓기도 한다. 성경에서 단지 몇 사건만이 마법적인 것으로 보이는데, 엘리사의 뼈와 관련된 경우가 그러하다(왕하 13:21). 어떤 학자들은 아나니아와 삽비라의 급사(행 5:5-10)를 마법과 유사한 것으로 여기지만, 본문 자체는 마법에 대한 어떤 언급도 없으며, 그들은 하나님의 즉결 심판에 의해 죽었다. 보다 더 논쟁의 소지가 있는 것은 베드로의 그림자로 말미암은 치유(행 5:15) 그리고 바울의 사역 중에 그의 옷의 일부를 사용함으로 이뤄진 치유에 관한 기사이다(행 19:12). 하지만 이 기사들은 마법의 역사가 아니라, 선지자나 사도의 사역을 옹호하기 위해 상징적인 수단들을 사용한 것이며, 믿음을 확증하기 위해 제시된 것이다. 고대 근동에서 마법이 성행했음에도 성경이 아픔과 질병을 예방하고 치유하기 위해 마법을 사용하는 것을 거절한 것은 독특하다. (86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