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부득이한 거짓말에 대해 논쟁을 벌이는 경우가 많다. 사실이 밝혀지면 누군가의 삶이 위험에 빠지게 될 경우를 상정한 것이다. 여기서 쟁점은, 사실이 밝혀지면 무고한 사람에게 해를 끼칠 인물도 사실을 알
“자격”이 있느냐이다. 바꿔 말하자면 성실한 사람은 사실을 알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 거짓말할
“자격”이 있느냐이다.
“자격”을 갖춘 거짓말도 여전히 거짓말일까?
“자격 없는” 사람에게는 사실도 바뀌는 것인가? 무죄한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정보를 함구하려는 것이 성실한 사람의 자연스런 충동이다. 필자의ㅡ개인적 경험에 따르면, 단순히
“나는 모른다.”(진짜 모를 경우) 혹은
“나는 판단할 수 없다.” 또는
“당신도 알만큼 알고 있잖느냐.”라든가
“다른 데서 알아보라.”는 말로 그리스도인들은 거짓말을 피할 수 있었다. 이처럼 극히 예외적인 상황에서의 선택은 무고한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것이다. 남을 구해 주면서도 자신의 결백을 지킨 경우가 있고 종종은 매우 비싼 대가를 치르는 때도 있었다. 따지고 보면 나 자신의 목숨이 내 집의 벽장 속이나 나의 침묵 뒤에 숨어 있는 누군가의 목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니다. 하나님께 감사할 것은, 예외적인 상황이 지금도 극히 이례적일 뿐이며 또 이례적인 곤경이 발생할 때 그분은 그에 맞먹는 이례적인 은혜를 약속하셨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우리가 거짓말과 속임수에 대해 회개할 때 자비를 베푸시고,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라고 기도할 때 들어 주시고, 악한 습관으로부터 우리를 치유해 주시니 이 또한 감사할 일이다.
(8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