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사마리아인 이야기에서 예수님은 종교적 자기만족의 위험에 대해 그리고 명백한 사회적 비극을 외면할 정도로 우리의 시간과 정력을 빼앗아 가는 종교 사업의 위험에 대해 강하게 지적하셨다(눅 10:30-37). 그리스도인이 되려면 곤경에 처한사람에게 이웃으로 다가가야 한다. 어려움 당하는 이들은 그리스도인에게 관심의 대상이어야 한다. 이들에게 관심을 쏟느라 하나님에 대한 의무가 등한시 될 일은 없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고난당하는 자를 자신과 동일시하시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의 눈을 사로잡는 것은 심오한 경건이 아니다. 종교는 부도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비유에 등장한 제사장과 레위인). 사마리아인은 언약과 거리가 멀고 약속받지 못한 사람임에도 보살핌의 행위로 그리스도인의 본보기가 되었다. (801.6)
 욥바 교회 소속인 도르가는 그리스도인에게 또 다른 본보기이다. 자선 행위로 그녀는 공동체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다. 그는 절망에 빠진 이들에게 힘과 희망이었다(행 9:36-43). 그리스도인들은 도르가와 선한 사마리아인을 기억하면서 협회들을 세우고 두 사람의 이름을 내세운 갖가지 프로그램을 조직했다. 그러나 사람들이 도르가와 선한 사마리아인처럼 활발히 자선을 베풀지 않는 한 이런 프로그램은 뜻을 이룰 수 없다. (802.1)
 (3) 행동 지침
 하나님은 불행하고 가난한 이들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하라고 백성에게 명하셨다. 다음은 사랑 어린 보살핌에 관한 몇 가지 사례에 불과하다. 출애굽기 22:25; 23:3, 11; 레위기 25:25-55; 신명기 15:11; 24:12-15; 잠언 14:31; 17:5; 19:17; 21:13; 이사야 3:15; 10:1, 2; 61:1-3; 고린도후서 8:9; 빌립보서 2:5-11. (802.2)
 5. 그리스도인의 청지기직분
 하나님은 창조주이고 보호자이며 만물의 궁극적인 주인이시다(시 24:1). 인간도 하나님의 소유이다(고전 6:19, 20). 책임감 있는 지주(地主)인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소유를 거주자가 관리하고 유지하도록 맡기셨다(창 1:26). 그리스도인은 이 임무를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선한 청지기의 특성을 생활양식의 일부로 삼는다. (802.3)
 신실함은 청지기직분에서 무엇보도 중요하고 기본적인 원칙이다(고전 4:2). 신실한 관리자는 주인에게 최대한의 이익을 끼치고자 할 것이다. 자산에 대한 그의 희망과 목표야 말로 자산을 활용하고 관리하는 방식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 하나님을 위해 보존하고 계발하도록 그분이 인간에게 주신 중요한 세 가지는 생명, 자연, 영향력이다(참조 청지기직분 I). (802.4)
 a. 생명의 청지기직분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자산 중에서 생명은 가장 소중하고 가장 신비롭고 가장 신성하다. 또 인간은 타락하면서 무엇보다 생명의 가치를 가장 먼저 훼손했다. 그래서 하나님은 인간의 생명을 멸망에서 구속하고자 무엇보다 값비싼 자기 아들의 생명을 제공하셨다. (802.5)
 (1) 일반 원칙
 ‘출산의 원칙’은 생명과 관련하여 가장 먼저 주어진 원칙이다. 이것은 참으로 엄청난 책임이다. ‘출산(procreation)’이라는 용어 자체도 하나님을 ‘위하여 창조하다’ 혹은 하나님을 ‘대신하여 창조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출산 행위로 인간은 새롭고 고유한 인간 존재가 탄생하는 일에 동참하며, 자녀를 낳아 기르고 가르치는 책임을 맡는다. 그런 까닭에 그리스도교에서는 하나님이 인간에게 성 중동을 억제하는 능력을 주셨으며 이것을 결혼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배타적으로 사용하도록 요구하셨다는 점을 강조한다. 하나님은 부모에게 세상에 생명을 낳는 과업을 맡기셨다. ‘가족계획의 원칙’에서는 그리스도인이 인간의 탄생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이도록 촉구한다. “우리가사람을 만들자”고 하나님이 말씀하시면서 최초의 인간 가족계획이 시작됐다(창 1:26). 창조 주간에는 우연히 이루어진 것이 하나도 없다. 하나님의 창조에는 잔재물이나 쓸모없는 유전자가 없었다. 책임감 있는 부부 중에 원치 않는 임신을 피하려고 피임하는 경우가 많다. 두 가지를 조심해야 한다. 첫째, 피임약은 낙태가 아니라 임신을 막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 둘째 그리스도인은 절대로 혼외정사를 위해 피임약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결혼 이외에는 성관계를 삼가는 것이 성경의 표준이다. (802.6)
 뜻하지 않게 임신했을 경우 책임감 있게 대처하기가 매우 힘들고 위험하다. 그리스도인은 성경 원칙의 지침을 따라야 한다. ‘생명 보존의 원칙’에서는 하나님이 인간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신다고 강조하며(창 9:5. 6) 삶을 위태롭게 하거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행동을 금한다. 덧붙여 이 원칙에서는 그 결과가 임신이든 아니든 경솔하고 범죄에 해당하는 행위(난교, 강간, 근친상간)를 금한다. ‘인간 생명의 신성성이라는 원칙’은 인간의 생명이 하나님에게서 비롯한다는 사실(창 1:26, 27; 2:7; 시 36:9), 하나님이 인간 생명의 주인이라는 사실(고전 6:19, 20), 생명에는 특별한 목적이 있다는 사실(창 1:29, 30; 시 8:4-9)에 기초를 두고 있다. 이러한 구별성은 생명 과정의 매우 초기부터 나타나며(렘 1:5; 눅 1:15; 갈 1:15) 그렇기 때문에 낙태는 가족계획의 방편으로 여겨져서는 안 된다. 낙태는 극단적인 상황에서만 허용된다. 가령 어린이의 임신, 범죄에 의한 임신 혹은 산모의 목숨을 구하기 위한 낙태 등이다. (803.1)
 (2) 규범 모델
 하나님이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보여 주신 자기희생의 모본은 그리스도인 생활양식에 최고의 규범이다(요 3:16). 모세의 어머니 요게벳은 기지(奇智)와 용기를 발휘해 죽을 운명에 처한 자기 아들을 살렸다. 이것은 인간 생명 존중의 사례이기도 하다(출 2:1-10). 남자 신생아를 모두 죽이라는 명령에 굴복하지 않은 산파들 역시 그리스도인이 이 문제에 대해 취해야 할 태도가 무엇인지를 보여 준다(출 1:15-20).
 (3) 행동 지침
 생명의 청지기가 되라는 직접적인 요구가 여러 곳에 나온다. 창세기 1:28; 4:15; 9:6; 잠언 4:23; 전도서 11:9, 10; 12:1-7; 마태복음 6:25-34(참조 결혼 II. E. 1; F. 1). (803.2)
 b. 자연의 청지기직분
 아름답고 생명과 자원이 풍성한 지구가 인간의 손에 맡"겨졌다(시 8:6-8). 물, 공기, 동식물이 소진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인간이 하나님께 무엇을 돌려드릴 것인가 하는 질문은 갈수록 의미 있게 와 닿는다. 지구의 주인이신 하나님은 인구 증가, 천연자원의 고갈, 핵무기로 인한 파멸의 위협, 유독물과 방사능 기술의 심각한 남용등에 대해 어떻게 명하셨는가? (803.3)
 (1) 일반 원칙
 그 기초는 ‘지구 보호의 원칙’(계 11:18)이다. 그리스도인은 부주의한 환경 파괴를 삼가야 한다. ‘단순성의 원칙’은 지구의 자원을 절약하는 노력에 크게 기여한다. 현대인의 생활방식이야 말로 현실을 안타깝게 만들고 미래를 황폐하게 하는 주범이다. 향상을 위한 첫걸음은 낭비하는 생활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80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