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결혼과 가족에 관한 쟁점들
 그리스도인은 단순히 이상을 진술하고 결점을 확인하는 것으로 만족해서는 안 된다. 불안하고 깨어진 결혼과 가정이라는 냉혹한 현실은 도움을 부르짖는다. 결혼과 가족 문제를 다루기 위한 성경적 지침에 집중하기 전에 그리스도인의 결혼과 가정생활이 지닌 예방적인 특징들을 간략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 (792.4)
 a. 예방적인 생활양식
 혼전 기간은 매우 중요하다. 그리스도교 생활양식에서는 신중하게 자기를 점검하고, 잠재적인 결혼 상대자를 참을성 있게 살펴보고, 감정적인 애착이 이성을 뛰어넘기 전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서로에 대해 알아 가고, 경험 많고 신뢰할 만한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고, 성적 순결이라는 높은 표준을 지키고, 무엇보다 끊임없이 기도하며 하나님의 뜻을 찾도록 촉구한다. 결혼 상대자를 고를 때 신중함과 지혜는 지나친 법이 없으며(교회증언 제5권, 106, 107) 상기 예방책은 심각한 비극의 위험을 줄여 줄 수 있다. (792.5)
 그리스도교 생활양식은 결혼 관계의 조화와 영속성을 추구한다. 따라서 상호간의 보살핌과 로맨스가 결혼 전부터 결혼식, 출산, 황혼까지 계속되어야 한다. 배우자는 서로에게 사랑을 공급하며 끈기 있게 노력하여 공동의 염원에 이르러야 한다. 그리스도인 결혼에서는 끊임없이 감정, 목표, 두려움, 희망에 대해 주고받아서 결혼을 망칠 수도 있는 환멸감, 소외감, 소원함을 방지해야 한다. (792.6)
 그리스도인 가정의 생활양식은 가족 구성원에게 집중한다. 놀이, 산책 혹은 단순한 포옹 등에서 의도적으로 ‘유대(細帶)’를 실천해야 한다. 가족 고유의 ‘전통’은 구성원 간의 동질감을 높여 준다. 가령 특별한 기념일, 휴가, 정기적인 영적 활동, 기타 가족만의 관습 등이다. 가족 각자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려면 실수를 참아 주고 개인적인 재능과 특성을 인정해 주어야한다. ‘훈육’은 직접적인 해로부터 그리고 해로운 습관 형성으로 이를 수 있는 위험으로부터 보호해 준다. 마지막으로, ‘정기적인 예배’는 가정에 하나님의 임재 의식을 강하게 하고 모두에게 안정감을 준다. (792.7)
 이처럼 그리스도의 방식을 실행하려는 의도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발생할 때, 성경은 결혼과 가족생활에서 그리스도인이 부딪히는 문제에 대해 지침을 제시해 준다. (793.1)
 (1) 일반원칙
 예수님이 마태복음 18장에서 가르치신 ‘구속적인 대면의 원칙’은 결혼과 가족 문제에도 적용된다. 사이가 벌어지면 즉시 “가서” 대면하여 “형제”를 용서하라고 예수님은 요청하신다. 소통의 기미가 없을 때는 다른 도움을 찾아야 할 때도 있다. 숙련된 한두 명 또는 그 이상의 조력자와 문제를 나누어 좋은 결과를 얻는 경우가 많다. 이런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때는 성혼 서약의 증인인 교회가 치유 사역에 착수한다. ‘일정 기간 각방 사용의 원칙’은 또 하나의 구속적 단계일 수 있다(고전 7:5, 10, 11). 이렇게 하면 시간을 벌어서 긴장을 늦추고, 생각하고, 상담하고, 틀어지게 된 문제를 놓고 기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그러나 바울은 이러한 분리 때문에 유혹을 받을수 있다고 주의를 주면서 기도할 때만 잠시 동안 떨어져 있으라고 조언한다. ‘결혼의 신성성 원칙’에서는 결혼의 결속을 인간이 손댈 수 없으며 의지의 빈약이나 아무의 욕망으로 건드릴 수 없는 것이라고 규정한다. 예수님의 말씀은 명확하다.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나누지 못할지니라”(마 19:6). 죽음만이 유일하게 결혼을 해제할 수 있는 불가피한 요인이다(고전 7:39). 결혼 규율을 가장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인 간음조차도 이혼을 자동적으로 성립시키는 원인을 제공하지는 않는다(마 19:9). 말라기에서는 하나님이 자기 백성을 거절하신 이유를 이렇게 진술한다. “이는 너와 네가 어려서 맞이한 아내 사이에 야훼께서 증인이 되시기 때문이라 그는 네 짝이요 너와 서약한 아내로되∙∙∙.그러므로 네 심령을 삼가 지켜 어려서 맞이한 아내에게 거짓을 행하지 말지니라 이스라엘의 하나님 야훼가 이르노니 나는 이혼하는 것(을)∙∙∙ 미워하노라”(말 2:14-16). 배우자가 부정을 저지른 경우 그리스도인은 관계 회복의 가능성이 없을 때만 이혼을 선택한다(고전 7:15). (793.2)
 (2) 규범 모델
 호세아의 경험은 간음한 여자의 남편이 취하는 행동의 예증이다(호 1:2, 3; 3:1-3). 정절 없는 그의 아내는 도망쳐 버리지만, 그는 값을 지불하고 아내를 다시 데려와 부정을 용서하고 존경과 사랑으로 대한다. 선지자 호세아의 곤경은 하나님과 백성의 관계를 어렴풋이 보여 준다. “그들은 다 간음하는 자라”(호 7:4). 그럼에도 하나님은 백성과 이혼하지 않으신다. 불성실에 굴하지 않는 사랑으로 그분은 “내가 어찌 너를 놓겠느냐··내가 어찌 너를 버리겠느냐”(호 11:8)라고 외치신다. 이와 같이 성경은 결혼에 충실할 것을 요청 할 뿐 아니라(말 2:14-16) 간음을 용서하는 하나님의 모본에서 또 다른 모범 행동의 사례를 보여 준다. (793.3)
 표준만 성실하게 따른다고 가족 문제를 완벽하게 막을 수는 없다. 아담과 하와의 가정에서도 형제간의 질투와 가인의 반항적인 행동이 있었다. 탕자의 비유에서는 방탕한 자식을 인내와 용서로 대해야 한다는 빛을 던져 준다. 두 가지 사건 모두 용서하는 가족 관계라는 원칙을 지지한다(눅 15:11-32). (793.4)
 가족 문제는 부모의 그릇된 행동 때문에 발생할 수도 있다. 요나단은 아버지 사울왕을 존경하는 훌륭한 아들의 모본이지만, 아버지의 생활방식에 협조하거나 복종하지 않았다(삼상 19:1-7). 야곱은 안타깝게도 어머니의 부정직한 계획에 동조하는 바람에 몇대에 걸친 문제가 생겼다(창 27장). (793.5)
 (3) 행동 지침
 결혼과 가족 문제에 대하여 직접적인 행동 지침을 담고 있는 성경 구절로 다음을 들 수 있다. 신명기 21:15-21; 마태복음 5:32; 19:5-9; 마가복음 10:11, 1; 로마서 7:2, 3; 고린도전서 7장. (793.6)
 안타깝게도 훌륭한 그리스도인이 늘 훌륭한 결혼 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며 모든 그리스도인의 가정이 늘 바람직한 것도 아니다. 이것은 하나님을 초청하지 않았거나 그분의 뜻을 제대로 분별하지 못했기 때문 일 수 있다. 물론 자기중심적인 방식을 버리기 싫어서 일 수도 있다. 게다가 조화로운 관계는 죄에 대항하는 보루이기 때문에 사탄은 결혼관계와 가족을 맹렬'하게 공격한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은 어떤 방식으로 관계의 치명적인 와해를 돌파해 나가야 할까? (793.7)
 b. 이혼
 이혼은 절대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며 오히려 파헤쳐 버린다. 이혼은 문제를 퍼뜨린다. 이혼은 상처를 남기며 한때 한 몸이라고 여겼던 동질감을 깨뜨린다. 무고한 수많은 사람의 삶에 얼룩을 남긴다. 그런 까닭에 그리스도인은 이혼의 원인 제공자가 아니라 차라리 이혼의 희생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가능한 대로 결혼을 지켜내기 위해 힘과 조언을 구해야 할 것이다. 모든 노력을 기울여도 아무런 성과가 없을때만 이혼 절차를 허용할 것이다. (794.1)
 고통스런 기간 동안 그리고 이혼이 결정된 이후 상당한 시간 동안 그리스도인은 가족 이외의 이성과 개인적으로 가까워지기를 피해야 할 것이다. 그럴 만한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첫째, 현재 결혼 관계의 곤경을 해결하기 위해 애쓰느니 손쉽게 재혼하는 편으로 마음이 끌릴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실패했다는 생각과 심각하게 낮아진 자존감 때문에 감정이 약해져서 신중하고 사려 깊게 대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관계가 순식간에 너무 깊이 진행될 수가 있다. 셋째, 정서적 손상과 상처는 새로운 관계에서 마치 지뢰처럼 작용하여 엉뚱한 사람 앞에서 폭발하고 또 다른 문제를 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상처 받은 사람은 자신의 고통으로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부족이나 결함에 건설적으로 맞닥뜨릴 여력이 거의 없다. 마지막으로, 미성년 자녀 혹은 피부양 자녀가 있을 경우, 부모의 관심이 낯선 사람에게로 향하는 모습을 그들이 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녀들은 이전의 부모와(종종 절대로) “분리”되지 않는다. 산산조각이 난 가정에 다른 사람이 “침입”하면 가정이 붕괴할 위험은 빤한 현실이다. (794.2)
 c. 재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