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당시, 어머니께서는 빨래를 하러 선녀산 뒤 냇가로 가셨다. 채 다 빨지도 못했을 때인데, 갑자기 안개 끼인 것같이 사면이 자욱해 오더니 수양산이란 큰 산이 떠는 소리가 났다. 아무래도 심상치 않고 불길한 생각이 들어 집으로 돌아오는 중에 보니, 용당포로 가는 신작로에 사람들이 미어질 듯 몰려 가고 있었다. 집에 와서 들으니, 오늘 군함 구경 간 학생들이다 빠져 죽었다는 것이 아닌가! 형님이 허겁지겁 용당포로 내려와 나를 만나보고 돌아가서는 이 소식을 전했는데, 어머니께서는
“영조가 살았어요! ”하는 소리가 곧이 들리지 않더라고 후일에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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