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서론과 정의
 하나님께로부터 돌아서면 언제나 비극적인 결과가 뒤따랐다. 죄와 허물과 수치와 두려움으로 말미암아 하나님께로부터 분리된 인간 존재들은 천연계와 인간의 의식 가운데 나타난 하나님에 관한 지식을 왜곡하고 유린했다. 온 지구와 특별히 모든 생명체(식물, 동물, 인간)는 부패와 질병에 그리고 결국엔 죽음에 속박되었다. 이런 죄악 세상의 상황에 처한 인간에겐 하나님의 새로운 계시, 곧 하나님과 인간의 깨어진 관계를 회복할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온 우주를 하나님과 조화시키는 계시가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그리스도인들은 “그가 모든 지혜와 총명으로 우리에게 넘치게 하사그 뜻의 비밀을 우리에게 알리셨으니 곧 그 기쁘심을 따라 그리스도 안에서 때가 찬 경륜을 위하여 예정하신” 것을 말하는 계시(엡 1:8-9)를 하나님께서 주셨다고 주장한다. (55.1)
 이런 계시는 일반 계시와 대조하여 특별 계시라고 일컬어지곤 한다. 일반 계시는 모든 인간 존재가 어디서나 접할 수 있는 보편적인 것인 반면, 특별 계시는 특정한 인간 존재에게만 전달되고 모든 사람이 직접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일반 계시를 통해서는 하나님이 우주의 창조자요 유지자요 주인으로 알려지지만, 특별 계시를통해서는 인류를 죄에서 구속하여 세상을 자기와 화목게 하기 위해 개인적인 방법으로 자기를 계시하신다. (56.1)
 특별 계시의 핵심과 진수는 인간의 육신을 입은 하나님 곧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이다(딤전 3:16; 요 1:14, 18). 하나님의 아들은 인간의 형상으로 이 땅에 나타남으로 인간 본성의 제한성에 자신을 종속시켰다. “그 아들을 보내사 여자에게서 나게 하시고 율법 아래 나게 하”셨다(갈 4:4). 그는 인간의 육신, 나사렛 목수 예수, 유대인이 되셔서 팔레스타인에서 약 30년을 살고 본디오 빌라도 총독의 치리 하에 예루살렘 밖에서 십자가에 달려 죽었으며 3일만에 무덤에서 부활하여 그의 아버지께로 승천했다. 하나님은 이런 계시가 인류에게 푸른 하늘에 날벼락처럼 임하기를 결코 의도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우리 첫 조상이 죄에 빠진 순간부터 하나님은 약속된 씨 곧 여인의 후손을 통해 우리를 구원하기 위한 그분의 목적을 계시하기 시작하셨다. 수천 년 동안 하나님은 최고의 계시인 성육하신 하나님의 아들을 맞도록 인류를 준비시키기 위해 자신이 선택한 통로, 특별히 족장과 선지자들을 통해 자신을 계시하셨다. 이런 준비하는 계시의 역사가 모두 특별 계시의 영역에 속한다(참조 그리스도 I-III). (56.2)
 하나님은 앞을 내다보는 계시뿐 아니라 확인하는 증언도 주셨다. 예수님은 그분의 제자들 가운데서 열두 사도를 택하여 자신의 삶과 죽음과 부활을 증언하고 하나님의 최고 계시의 목격자가 되도록 했다(행 1:21, 22; 요일 1:1-3). 그들이 하나님의 계시의 전령자로 특별히 부름 받고 권위를 위탁받았다는 점에서 바울은 “너희[교회]는 사도들과 선지자들의 터 위에 세우심을 입은 자라 그리스도 예수께서 친히 모퉁이돌이 되셨”다(엡 2:20)고 말할수 있었다. (56.3)
 이스라엘의 역사, 그리스도의 삶과죽음과 부활 및 그 최고의 사건에 대한 사도들의 증언에 나타난 하나님의 계시의 이 복잡한 역동적 과정도 신뢰할 만하고 권위 있으며 설득력 있게 보존되고 전달되지 않았다면 후세대에게 아무런 소용도 없었을 것이다. 성령의 자극과 지도로 선지자와 사도들은 하나님이 그들에게 계시하신 것을 선포했을 뿐 아니라 기록으로도 남겼다. 하나님의 섭리의 인도하시는 손길 아래 결국 그들의 글들은 취합되어 구약과 신약이 되었다. (56.4)
 특별 계시의 기록인 성경은 하나님의 계시 과정에서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다. 특별 계시와 성경을 동둥하게 보는 것으로 계시의 복잡한 과정을 다 설명할 순 없지만, 성경은 그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이루고 있다. 성경 기자들에 따르면,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우리에게 온 것이다. 그것은 선지자들과 사도들과 예수 그리스도 자신의 확신이었다(참조 단 9:2; 마 4:4; 막 7:13; 히 4:12). 예수 그리스도 안에 계시된 유일하신 참하나님에 관한 지식은 성령의 조명과 함께 성경을 통해 전달되었다. (56.5)
 특별 계시는 하나님이 이스라엘과 선지자들과 사도들을 통해 그리고 그리스도 안에서 최상으로 그분 자신 및 인류를 위한 그분의 뜻을 계시하신 전 과정을 말한다. 그것은 또한 하나님이 조명하고 확신을 주는 성령의 능력으로 성경을 통해 그리고 세상의 모든 열방에 전한 교회의 선포를 통해 자신을 계속하여 계시하시는 수단이기도 하다. 하나님의 아들의 삶과 죽음과 부활과 중보를 통해 그를 믿는 모든 자를 죄에서 구속하여 그들 안에서 하나님을 아는 참된 지식을 회복하는 그의 성육신에 나타난 위대한 구속적 행위가 이 과정의 핵심부에 놓여 있다. (56.6)
 가장 심오한 의미에서 계시와 구속의 과정은 하나인데, 이 둘 모두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에 그 중심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가 그의 백성들에게 불멸을 주어 그들을 아버지 앞으로 데려가기 위해 다시 와서 완전한 영광으로 자신을 계시할 때 계시와 구속은 최종적 결실을 맺게 될 것이다. 바로 그때 구속적 계시의 신비는 구속받은 자들의 가장 깊은 감사와 가장 열렬한 연구를 계속하여 불러일으킬 것이다. 바울이 말한 대로, “우리가 이제는 거울로 보는 것같이 희미하나 그때에는 얼굴과 얼굴을 대하여 볼 것이요 이제는 내가 부분적으로 아나 그때에는 주께서 나를 아신 것같이 내가온전히 알” 것이다(고전 13:12). (57.1)
 B. 특별 계시의 특성
 특별 계시는 그것의 구체적인 특성들로 구분된다.

   (1) 특별 계시는 선택적이다. 하나님은 특정한 개인과1대 1로 소통하시는데, 그런 소통과 관련된 모든 것이 포함된다.

   (2)특별 계시는 구속적이다. 특별 계시의 일차적인 초점은 하나님이 구원하고 회복하시고자 하는 죄인이다.

   (3)특별 계시는 순응적이다. 그것의 특징은 하나님이 인간의 수준으로 내려와 그 수준에 순응하시는 것이다. 이런 특징은 앞의 두 특징과 불가분적으로 관련돼 있으며 하나님의 아들의 성육하심에서 그 정점에 달한다. (57.2)
 1. 선택으로서의 특별 계시
 하나님은 자신을 인류에게 계시하실 때 특정인을 선택하여, 그에게 그리고 그를 통해 자신의 성품과 뜻을 알린다. 그분은 아브라함을 선택하여 그와 언약을 맺고 그의 후손에게 복을 약속하셨다(창 12:1-3; 22:15-18). 언약에 주어진 약속이 이삭의 탄생과 함께 성취되기 시작했다. 이삭과 그의 아들 야곱에게 처음의 약속이 반복되고 하나님에 의해 확인되었다(창 26:1-5; 28:12-15). (57.3)
 하나님은 신적 현현으로 일컬어지는 것을 통해 이 족장들에게 나타나셨다. 우리는 창세기의 기사를 통해 야훼께서 아브람(창 12:7; 17:1)과 그의 후손들(창 26:2; 35:9)에게 나타나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나님은 또한 꿈과 이상을 통해서도 그들에게 자신을 계시하셨다(참조 창 15:1; 28:12; 31:10, 11; 46:2). 열두 지파의 조상인 야곱은 매우 특별한 신적 현현으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씨름하고 거룩한 축복을 받았다(창 32:24-28). (57.4)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그분의 특별 계시의 수혜자요 통로로 선택하신 일은 이어지는 세대에도 계속되었다. 하나님의 자기 계시의 중대한 시점이 출애굽 사건에서 발생했는데, 그때 그분은 그 위대한 구속의 행위를 통해 그분 자신을 계시하고 자신의 영광 곧 자신의 성품을 자비롭고 용서하시는 하나님으로 선포하셨다. 자비로운 구속자와 최고의 입법자로 야훼를 계시한 것(출 3, 20, 24장)은 이스라엘의 의식 속에 깊이 각인되어 이어지는 모든 계시를 위한 견고한 토대가 되었다. (57.5)
 야훼께서는 특별한 방법으로, 주로 그분이 예언의 은사를 주신 남녀들을 통해 선민(選民)에게 자신을 계속하여 계시하셨다. 이런 자들 가운데 사무엘(삼상 3:21), 이사야(사 6장), 훌다(왕하 22:14-16) 등 다수가 있다. 하나님이 친히 이들을 선지자 직임으로 부르셨다. 어떤 사람도 인간의 주도권이나 노력의 결과로 이런 은사를 부여받은 적이 없다 베드로가 말한 대로, “예언은 언제든지 사람의 뜻으로 낸 것이 아니요 오직 성령의 감동하심을 입은 사람들이 하나님께 받아 말한것”이다(벧후 1:21). (57.6)
 하나님이 선민과 맺으신 관계 및 그들을 섭리로써 다루신 일은 특별하였다. 하나님은 세상 어떤 나라에게도 이스라엘에게 자신을 계시하신 것처럼 계시한 적이 없었다. 한 시편 기자는 이렇게 말했다. 하나님이 “아무 나라에게도 이같이 행치 아니하셨나니 저희는 그 규례를 알지 못하였도다”(시 147:20). (58.1)
 수 세기 후에 바울은 유대인의 유리한 점이 “범사에 많”다고 주장했다(롬 3:1, 2). 그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맡았”다(롬 3:2). 하나님이 이스라엘에게 특별 계시를 맡긴 결과는 비할 데 없는 것이었다. 그들만이 한 분 참하나님을 경배했다. 다른 어떤 민족도 십계명 같은 법을 갖지 못했다. 창조를 기념하는 매주 휴식의 날인 안식일은 이스라엘에게 특별한 것이었다. 또한 어떤 민족도 1,000년도 넘는 기간에 걸쳐 영감 받은 기자들이 기록한 거룩한 책(성경)을 소유했다고 주장할 수 없었다. 이스라엘에게 주어진 야훼의 특별 계시의 두드러진 특징은 이스라엘뿐 아니라 온 땅으로 구원과 영원한 평화를 가져다 줄 다윗의 자손, 메시아에 대한 반복되는 약속이었다(창 49:8-10; 삼하 7:8-16; 시 2:1-11; 사 9:6, 7; 11:1-10; 49:1-6; 렘 23:5, 6; 미 5:2-4; 슥 9:9, 10). (58.2)
 야훼가 이스라엘에게 주신 계시들과 그분의 섭리로써 선민을 다루신 일은 유례없는 것이었지만 그분은 이스라엘에게 주신 계시가 땅의 모든 족속을 위한 것임을 처음부터 분명히 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그와 그의 자손들을 통해 땅의 모든 족속이 복을 받을 것이라고 말씀했다(창 12:3; 22:18). 시내산에서 야훼는 이스라엘에게 그들을 애굽에서 그들을 어떻게 구속했는지를 상기시키면서,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 언약을 지키면 너희는 열국 중에서 내 소유가 될” 것(출 19:5)이라고 말씀했다. 이런 계시는 선택적인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곧이어 야훼는 “세계가 다 내게 속하였나니 너희가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출 19:5, 6)고 덧붙여 말씀했다.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선택하신 것은 그분 자신 및 온 세상을 향한 그분의 구속적인 목적을 계시하고 그들을 열국 가운데서 그분의 증인으로 삼기 위함이었다(사 43:9-2). (58.3)
 2. 구속으로서의 특별 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