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적 언약신학 제 5 장 구약에 나타난 새 언약의 약속
 시편 40편의 내용은 도움을 구하는 기도에 대한 응답으로 위험에서 구조되어 반석 위에 “견고한 장소”를 제공 받은 경험을 한(1-3절 참조)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이 드리는 전형적인 시이다. 여기에는 “새 노래 곧 우리 하나님께 올릴 찬송을 내 입에 두셨으니”(4절)라며 기쁨과 감사가 동시에 터져 나온다. 구속함을 받은 영혼은 희생과 헌물을 가져오는 것보다 구속주 하나님을 섬기는 일에 자신을 성별하여 드리기를 원한다. (82.1)
 그들은 “주께서 나의 귀를 통하여 들리시기를 제사와 예물을 기뻐 아니하시며 번제와 속죄제를 요구치 아니하신다 하신지라”(6절, NRSV의 “나에게 열린 귀를 주시고”가 더 나음)라고 선언한다. 이것은 구속함을 받은 이스라엘 사람이 하나님의 계시된 뜻을 듣고 순종하기를 소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시 143:10 참조). 그러므로 그는 “내가 왔나이다 나를 가리켜 기록한 것이 두루마리 책에 있나이다”(40:7)고 말한다. 이것이 의도하는 의미는 성경이 구속함을 받은 신자가 해야 할 일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새 미국 성경(New American Bible)은 7절“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를 위한 당신의 명령이 두루마리에 쓰여 있나이다”로 번역한다. (82.2)
 시인은 그의 내적 동기를 “내가 주의 뜻 행하기를 즐기오니 주의 법이 나의 심중에 있나이다”(8절)라고 분명하게 표현한다. 이것이 예레미야와 에스겔이 모든 참 이스라엘 백성에게 약속한 새 언약의 경험이다. 이 전심으로 하는 순종이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에게 “너는 마음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야훼를 사랑하라”(신 6:5)고 요구한 것이다. 신약은 이 성별된 마음과 삶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히 성취되었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히브리서는 시편 40:6-8의 증언을 그리스도 자신의 복종과 하나님의 뜻에 대한 헌신에 적용한다(히 10:5-7 참조). 맥칸(J. C. McCann)은 “히브리서 저자가 시인을 그리스도의 표상으로 본 것은 의미심장하다. 시편 40편에서처럼 바람직한 희생은 순종하는 자아를 드리는 것이다”7 라고 타당한 주석을 했다. (82.3)
 시편 기자들의 증언(시편 1편, 19편; 37편; 40편; 51편 그리고 119편)은 모세 언약을 성급하게 율법주의 언약으로 처리해 버리는 피상적인 의견을 논박한다. 처음부터 토라는 이스라엘 성소에 있는 하나님의 거처와 불가분의 연결을 갖고 있었다(출 25:8; 40:34). 그리고 거기에 레위 제사장들이 하나님의 구원하시는 은혜의 중개자로 봉사하였다(레 4장16장). 구속주 하나님과의 언약 관계는 많은 신령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야훼의 토라에 대해 자발적이고 기쁨에 찬 순종을 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83.1)
 우리는 시편에서 많은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의 법을 모세 언약 아래서 그들의 새롭게 되어 순종하는 마음에 내면화했다는 것을 배웠다. 다윗은 “하나님이여 내 속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시고 내 안에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 ∙∙∙ 주의 구원의 즐거움을 내게 회복시키시고”(시 51:10, 12)라고 기도하였다. 이스라엘의 언약을 책임감 있게 다루기 위해, 우리는 하나님과 나눈 변화의 경험에 대한 이스라엘 자신의 증언을 인식하고 이해해야만 한다. 이 증언은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 안에서 유효하도록 의도된 예레미야의 “새” 언약의 약속과 조화된다. (83.2)
 예레미야는 그의 독자들에게 “그들이 다시는 각기 이웃과 형제를 가리켜 이르기를 너는 야훼를 알라 하지 아니하리”(렘 31:34)라고 확언하였다. 야훼를 안다는 것은 하나님을 창조주이신 구속주로 아는 것을 의미하며, 하나님의 구원하는 뜻과 품성의 표현으로 그의 토라를 따르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개인적으로 알게 되리라는 약속은 시온의 미래의 희망이요 영광이었다. 이사야는 이미 “네 모든 자녀는 야훼의 교훈을 받을 것이니 네 자녀는 크게 평강할 것이며 너는 의로 설 것”(사 54:13-14)이라는 하나님의 약속에 대해 가르쳤다. (84.1)
 예레미야는 특별히 이스라엘의 초기 역사와 함께 신명기에 나타난 모세의 교훈을 한층 강화하였다. 예레미야가 선지자로 봉사하고 있는 동안 대제사장 힐기야가 “율법책”을 발견하자 요시야 왕은 성전 수리를 명령하였다(왕하 22:8-13 참조). 왕이 야훼 앞에 언약을 “갱신하고자” 하던 때에 이 발견으로 인해 예루살렘의 종교적인 삶에 대대적인 개혁이 일어났다(왕하 21:1-3). 이 “언약책”에서 모세는 야훼에 대한 참된 지식을 “야훼를 경외하는 것”으로 묘사했다. 이 내적인 “야훼 경외”에 대한 외적인 표현이 바로 “그 모든 도를 행하고 그를 사랑하며 마음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여 네 하나님 야훼를 섬기고 내가 오늘날 네 행복을 위하여 네게 명하는 야훼의 명령과 규례를 지키는 것”(신 10:12-13)이었다. (84.2)
 예레미야는 모세 아래서 처음 하나님과 이스라엘이 향유하다 잃어버린 그 친교를 회복하겠다는 약속을 하였다(2:2 참조). 하나님의 약속은 확실하였다. “내가 야훼인 줄 아는 마음을 그들에게 주리라”(렘 24:7). 하나님을 아는 것에 대한 이 경험적 지식은 한 문장으로 압축된 새 언약의 약속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귀환하는 많은 이스라엘 백성은 영적인 사람들이었으며 재건된 성전에서 하나님을 예배하도록 “그 마음이 하나님께 감동을 받”(스 1:5)은 사람들이었다. (84.3)
 새 언약의 기초로서 예레미야는 “내가 그들의 죄악을 사하고 다시는 그 죄를 기억지 아니하리라”(31:34; 50:20)는 하나님의 은혜로운 보증을 언급하였다. 이 약속이 모세 언약을 하나님과 그의 백성의 영원한 구속적 관계로써 새롭게 하였다. 하나님은 시내 산 바로 거기에서 그가 어떤 분이신지를 모세에게 분명히 하였다. “야훼로라 ∙∙∙ 자비롭고 은혜롭고 노하기를 더디하고 인자와 진실이 많은 하나님이로라 인자를 천 대까지 베풀며 악과 과실과 죄를 용서하”(출 34:6-7)는 분이시다. (85.1)
 이 하나님의 용서하시는 의지에 대한 특징은 이스라엘 전 역사를 통하여 모세와 이스라엘의 선지자들에 의해 규칙적으로 강조되었다(민 14:18; 신 5:9, 10; 시 86:15; 욜 2:13; 욘 4:1; 사 55:7; 렘 34:18; 느 9:17). 특히 연례적인 대속죄일에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의 “모든 불의와 그 범한 모든 죄”(레 16:16, 21, 30)를 용서하시고 그들을 정결하게 하셨다. 특별히 이사야는 이스라엘에게 “산들은 떠나며 작은 산들은 옮길지라도 나의 인자는 네게서 떠나지 아니하며 화평케 하는 나의 언약은 옮기지 아니하리라 너를 긍휼히 여기는 야훼의 말이니라”(사 54:10)고 하면서 언약에 신실하신 하나님에 대해 확신시키고 있다. (85.2)
 조직신학자 칼 바르트(Karl Barth)는 하나님의 새 언약에는 “구조상의 완전한 변화”뿐만 아니라 본질적인 연속성도 있다고 인정하였다. (85.3)
구약 전체에서 규범화 되어 있는 요소가 아브라함 언약, 모세 언약, 그리고 여호수아 언약에서 모두 정확히 동일하다. “나는 네 하나님이요, 너희는 내 백성이라”는 공식은 이 두 구절들[렘 31:3332:38]과 에스겔 11:20의 병행구절에서 강조되어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긍정적 인 개념 외에는 첫 언약이 마지막 때의 “새 언약” 혹은 “영원한 언약”에 의해 “대체된다”고 말할 수 없다. 심지어 주요 본문인 31:31-34에 곧 바로 이어지는 예레미야 31:35-37에서도 이스라엘과 맺은 언약의 변하지 않는 속성이 가장 크게 강조되어 있다. 여기서나 다른 어떤 곳에서도 중지되거나 중단된다는 어떤 암시도 없다 ∙∙∙ .첫 언약을 해지 한다는 의문은 전혀 없다. 오히려 그 첫 언약의 진정한 목적과 성질을 드러내는 것뿐이다.8
(85.4)
 간단히 말해, 예레미야의 약속의 본질이 하나님의 이전 언약에서 발견된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연속성이 이스라엘의 불충실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신실하시다는 것을 확인해 준다. 에스겔은 죄의 용서나 사면만으로는 이스라엘이 하나님과의 관계를 재형성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힘 있게 강조하였다. 제사장이면서 선지자인 에스겔은 하나님의 변화시키며 능력을 주는 성령의 필요를 지적했다. “또 새 영을 너희 속에 두고 새 마음을 너희에게 주되 ∙∙∙ 또 내 신을 너희 속에 두어 너희로 내 율례를 행하게 하리니 너희가 내 규례를 지켜 행할지라”(겔 36:26-27; 39:29 참조). (86.1)
 하나님께서 성령을 부어주시는 이 선물은 요엘 선지자가 광범 위하게 예언한 것처럼(2:28-29 참조) 메시야 시대의 종말론적 선물이다. 예레미야 31장에스겔 36장의 새 언약에 대한 약속을 나란히 놓고 보면, 우리는 하나님의 백성의 심령과 삶에 하나님의 율법과 하나님의 영이 완전한 조화를 이루며 거하게 될 것을 알게 된다. 이 중요한 관찰은 성령이 하나님의 도덕법을 대체한다는 혹자들의 가정이 틀렸음을 드러낸다. (86.2)
 예레미야는 하나님께서 그의 율법을 우리의 마음과 양심에 기록할 것이라고 약속한 반면, 에스겔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성령을 보내시어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께서 가납하실 마음의 순종을 하도록 동기를 부여화신다고 약속하였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영은 하나님의 율법을 대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거듭난 신자들이 자원하는 순종을 하도록 그 마음을 변화시키기 위해 보내지는 것이다. (86.3)
 모세 언약보다 우월한 점들
 이제 다음의 질문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러면 왜 예레미야는 “새” 언약이 하나님께서 그들의 조상들과 시내에서 맺은 “것과 같지 아니할 것”(31:31)이라고 말씀하셨는가? 우리는 이제 모세 언약보다 우월한 점들에 초점을 맞추어 살펴본다. (87.1)
1) 하나님의 모든 백성 가운데 있을 하나님에 대한 보편적인 지식(사 54:13; 렘 31:34)
2) 더 위대한 다윗인 메시아에 의해 모든 이스라엘이 약속된 땅으로 모이는 것, 그리고 그는 회복된 낙원에서 지속적인 번영으로 다스릴 것임(사 11:10-16; 렘 32:37-42; 37:24-26; 겔 34:25-31: 사 65:17-19)
3) 사랑의 마음으로 하는 순종을 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더 나은 약속과 함께 한 성령 시대(사 61장; 겔 36:27; 37:14; 욜 37:26-28; 43:14).
4) 이스라엘 가운데 하나님이 가시적으로 돌아오시는 것이 회복됨(겔 37:26-28; 43:14)
(87.2)
 새 언약은 유다와만 맺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이스라엘과도 맺는 것이다(렘 31:31; 50:4). 에스겔은 서로 분리되어 있었으나 다윗 가문의 메시야의 통치 아래 “서로 연합된 두 나무 막대기” 이상을 통해 유다와 이스라엘의 재결합을 극적으로 묘사했다(겔 37:15-28). (87.3)
 예레미야는 이제 하나님께서 사람의 마음과 뜻을 변화시켜 온전한 순종에 이르도록 약속하신다는 점에서 옛 언약의 약속을 넘어 섰다. 폰 라트는 “예레미야 이전의 어떤 선지자도 하나님의 구원 사역에 있어서 인간 편을 위한 토대를 제공하기 위해 그렇게 많은 수고를 하지 않았다”9고 하였다. 예레미야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오직 하나님 자신만이 “그분을 향한 인간의 가장 내밀한 저항을 극복하고 정결한 마음을 창조할 수 있다”10고 약속했다. 에스겔은 하나님의 창조적인 성령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과 맺은 언약을 기꺼이 순종할 새 마음을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36:26, 27). (8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