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여리고는 예루살렘에서 35km 떨어진 지점에 위치해 있으며, 이스라엘이 6일 전쟁에서 다시 탈환한 곳으로 주로 아랍계 사람들이 살고 있다. 예루살렘은 해발 750m이고 여리고는 해수면보다 250m나 낮아 두 곳은 1,000m의 고저(高低)차이가 난다. 그래서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가는 길은 계속 내려만 간다. 오늘날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가는 길은 감람산을 지나 사해로 향하는 하나 밖에 없다. 포장된 길 최근에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가면서 보니 차창 밖 풍경은 황량한 유대 광야뿐이었다. 적막한 광야의 비탈진 언덕마다 양이 다니는 길이 마치 밭이랑처럼 수없이 나 있고 양들은 척박한 광야를 누비고 있었다. 주님께서 여리고로 가실 때에 바로 이 길을 걸어서 가신 것이다. 나도 그 길을 따라 계속 내려가니 왼쪽 황량한 광야 한가운데 푸른 고도(孤島)와 같은 신기한 녹지대가 나왔다. 그곳이 바로 종려의 성읍(
신 34:3) 여리고였다. 오아시스 도시이지만 몹시 무더운 곳이다. 나는 참혹한 대구의 여름을 피해 여리고에 갔으나 대구 날씨 못잖게 푹푹 찌는 더위였다. 그러나 종려나무, 바나나나무 오렌지나무, 향료나무 등 싱그러운 푸른 열대성 식물이 많이 자라고 있어 더위가 많이 식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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