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살 어린 나이에, 정든 고향과 사랑하는 부모와 가족의 곁을 떠나, 80여 평생을 만리 타향 이국에서 살아간 나그네 다니엘, 민족의 소망과 인류의 구원이 약속되고, 조상의 얼이 서린 예루살렘과 그 성전의 황폐를 그렇게나 마음 아파하던 애국애족(愛國愛族)의 사나이, 위대한 기성 세대 다니엘, 왕과 사자들 앞에서는 태연자약했지만, 동족의 운명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는 그처럼 애절(哀絶)하여 몸져 눕기까지 했던 인간 다니엘, 세계 대제국들의 흥망성쇠가 어지럽게 교차(交叉)한 세계사의 십자로에서, 나라들과 왕들의 운명을 좌우하던 늠름한 선지자-정치가 다니엘, 나는 새도 떨어뜨릴 대제국의 높다란 재상이었지만, 하나님 앞에서는 어린 아이처럼 겸손했던 기도의 사람, 말씀의 사람 다니엘, 포로의 몸으로 포로된 땅에서 살아온 90성상에 거센 폭풍과 시련이 하루도 쉴 새 없이 휘몰아쳤어도 꺾이지 않고 쓰러지지 않은 뿌리 깊은 거목(巨木), 지성(知性)과 영성(靈性)의 거인(巨人) 다니엘, 팔순(八旬)이 넘기까지, 하늘의 사랑과 관심을 한 몸에 지녀 온 하늘의 총아(寵兒), 하나님의 귀염둥이 다니엘,-그 다니엘의 파란만장(波瀾萬丈)했지만, 참으로 자랑스러웠던 위대한 일생도 서서히 저물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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