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학자들은 골로새서 2:1-23이 아마도 성격상 영지주의로 보이는 이단적인 가르침에 대한 논박이라고 여긴다(특히 8-11절, 18-23절). 이 문맥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언급을 볼 수 있다. “우리를 거스르고 우리를 대적하는 의문에 쓴 증서를 도말하시고”(14절), “그러므로 먹고 마시는 것과 절기나 월삭이나 안식일을 인하여 누구든지 너희를 폄론하지 못하게 하라 이것들은 장래 일의 그림자이나 몸은 그리스도의 것이니라”(16-17절). (590.6)
 어떤 역본들은 “안식일”이라는 말을 “안식일들”(sabbath days)로 번역한다. 여기에 사용된 헬라어 삽바톤(sabbatŏn)이 단수인지 복수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다수의 주석자들은 본문이 언급하는 것이 매주 안식일이 아니라 모세의 “의식법”에 나오는 “안식일들”“성일들”이라고 제안해 왔다. (590.7)
 그러나 일반적으로 이런 주석자와 해석자들은 골로새서 2:16의 언급이 구약에서 함께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매년/매월/매주 준수일이라는 패턴(혹은 반대 순서로)의 구절과 유사하다는 사실에 주목하지 않았다. 물론 골로새 이단이 이런 삼중 절기일들과 연관 돼 있다는 것이 절대적으로 확실하진 않으며, 따라서 여기에 사용된 표현이 구약의 표현에 해당하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바울이 반전(反轉) 대구법이라는 널리 알려진 문학기법을 사용하여 연례 절기에서 매월 절기로 갔다가 그런 다음 연례 절기로 돌아오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590.8)
 어쨌든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은 골로새서에서 이삼중 언급이 나타나는 문맥에서 다루는 것은 날들자체가 아니라 예식들이라는 것이다. 본문은 “먹고 마시는 것”이 동반된 시간적인 절기 예식을 언급하고 있다. 요컨대, 골로새서에서 이곳은 구약의 예식들이 가리킨 실체이신 그리스도를 보지 못하게 한 의식주의를 다루고 있다. (591.1)
 구약에서도 이런 삼중 절기 언급들은 예외 없이 날들 자체의 준수를 다룬 것이 아니라 그런 성일들이 “의식법”의 세부 내용들과 어떤 관련을 맺고 있었는지를 다룬다는 점 역시 주목할 만하다(대상 23:31; 대하 2:4; 8:13; 31:3; 사 1:11-14; 겔 45:17). 의식에 대한 빗나간 강조 및 형식주의에 대한 자기만족이 구약시대든 신약 시대든 무의미한 종교적 행습을 낳았을 것이다 골로새서 2:16, 17이사야 1:11-14에 나타난 것과 동일한 메시지를 준다. 두 경우 모두에서 문제가 된 것은 하나님이 정하신 매주 예배일이 아니다. 이 두 경우에 공격을 받고 있는 것은 단지 마음이 결여된 의식주의이며, 따라서 골로새서도 이제는 폐기된 의식법의 준수를 옹호하는 자들의 판단을 계속하여 반대한다. (591.2)
 따라서 골로새서 2:16에 나타난 삽바톤 언급은 제칠일 안식일 자체가 폐지되었음을 주장하거나 암시하지도 않는다. 더욱이 사도들이 안식일을 지켰다는 분명한 증거는 골로새서 2:16을 제칠일 안식일이 폐지되었다는 증거로 이용하려는 모든 시도에 정면으로 맞선다. (591.3)
 히브리서 3:7-4:13에서 카타파우시스라는 용어가 8회 나타나며(3:11, 18; 4:1, 3[2회], 5, 10, 11), 동사 카타파우오가 세 번 나타난다(4:4, 8, 10). 이 용례들은 모두 일반적으로 “안식, 안식하다”(rest)로 번역되었다. 삽바티스모스라는 단어가 한 번 나오는데(4:9), “안식할 때”(sabbath rest)로 번역되었다. 따라서 “안식, 안식하다”“안식할 때”의 개념이 여기서 중심 개념임이 분명하다. 히브리서에서 이 문단은 시편 95:7-11에 대한 설교적/권면적 강해 부분에 속하는데, 이스라엘이 광야를 방황하는 동안 겪은 실패를 말하고 있다. 그들의 실패 때문에 그들이 그분의 안식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는 하나님의 맹세가 나온 것이다. (591.4)
 이 시편에 나타난 이런 사상의 맥은 “너희가 오늘날 그 음성 듣기를 원하노라∙∙∙너희는 므리바에서와 같이 또 광야 맛사의 날과 같이 너희 마음을 강퍅하게 말지어다”(시 95:7-8)라는 말로 도입된다. 이 진술은 히브리서의 이 문단 전체에 바탕을 이룬다. 여기서 “안식, 안식하다”라는 말은 그리스도 안에 있는 구원 경험을 나타내기 위해 은유적으로 사용된다(참조 마 11:28-30). 또한 이 “안식”은 추가적인 종말적 성취를 포함한다. 히브리서는 기타 신약의 문서들과 더불어 현재적 믿음의 경험 및 궁극적인 상급의 시간에 강세를 두고 있다(참조 히 10:25; 히 11장). (591.5)
 히브리서 4:4은 하나님께서 창조 시에 그분의 일로부터 쉬신 것을 언급한다. 안식일의 언급(4:9, 10)은 이렇게 되어 있다. “그런즉 안식할 때가 하나님의 백성에게 남아 있도다 이미 그의 안식에 들어간 자는 하나님이 자기 일을 쉬심과 같이 자기 일을 쉬느니라.” 여기서 나온 “안식할 때”(sabbath rest)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제시되었다. 어떤 이들은 하나님의 본을 따른다는 면에 강세를 두어 이 말이 안식일 준수를 가리킨다고 주장했다. 또 현명하지 못하게 어떤 이들은 이 본문에 일요일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는데도 매주 일요일 준수를 지지하는 증거로 사용했다. 8절“다른 날”은 일요일이 아니라, 여호수아와 가나안 정복 시대에서 보면 미래의 어떤 때를 가리키는 것이 분명하다. (591.6)
 전체 문단 안에 나타나는 “안식”이라는 개념에 비추어 “안식할 때”에 관한 진술을 은유적인 의미로 해석하는 자들이 본문의 의도를 가장 적절하게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안타깝게도 어떤 주석자들은 여기서 “안식할 때”가 그리스도 안에 있는 경험을 표상하기 위해 은유적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이는 매주 안식일이 폐지되었다는 증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적절치 않다. 오히려 반대의 견해가 더 설득력 있다. 왜냐하면 히브리서의 수신자들이 매주 제칠일 안식일을 참으로 지키지 않았다면 설교적/신학적 부분의 논증의 설득력이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히브리서 4:9, 10이 일차적으론 안식일 준수를 다루지 않는다 해도 사도들이 매주 제칠일 안식일을 준수했음을 보여 주는 간접적인 확증을 제공한다. (591.7)
 3. 요한계시록
 요한계시록 1:10은 요한이 밧모 섬에서 이상을 받던 날을 가리키기 위해 “주의 날”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이 용어는 로마 황제의 날들과 반대되는 것임이 분명하다 “주의 날”은 요한을 밧모 섬으로 유배시키고 자신을 “주이며 신”으로 일컫기를 즐겨 한 도미티우누스보다 주 예수 그리스도를 드높이는 말이다. (592.1)
 다수의 주석자들은 이 날이 주일 중 첫째 날인 일요일이었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1세기 후에야 비로소 그리스도교의 일요일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된 “주의 날”에 대한 최초기의 용례를 볼 수 있다(참조 V. B. 2. B). 방법론적으로 말해, 이런 용례를 신약(그 전 시대나 신약 시대에 그에 대한 증거가 없는데도) 속으로 읽어 들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 요한계시록을 기록한 때로부터 몇 년이 지난 후에 기록되었으므로 특별히 유익한 자료가 되는 요한복음도 시종일관 일요일을 지칭하기 위해 “주의 날”이 아니라 “주일 중 첫째 날[안식 후 첫날]”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요한복음이 한번도 “주의 날”을 사용하지 않는데, “주의 날”이 이미 그리스도교에서 일요일을 지칭하는 용어가 되었다면 이상한 일이다. (592.2)
 소수의 해석자들은 요한이 이상 가운데서 종말로 인도되었고, 따라서 종말이 그가 사용한 “주의 날”의 의미라고 주장한다. “주의 날”“그리스도의 날”이라는 표현이 구분되는 용례를 뒷받침하는 언어학적인 증거가 없다. 더욱이, 첫 번째 이상과 기타 몇몇 이상들의 시작하는 부분이 요한 당시의 날과 연관성을지니기 때문에 요한계시록 1:10에 나오는 “주의 날”이라는 용어에 미래의 종말론적 함의를 덧입히는 것은 지지를 받을 수 없다. (592.3)
 오히려 몇 가지 증거는 요한계시록 1:10“주의 날”이 제칠일 안식일임을 말해 준다.

   (1) 이 날은 그리스도와 그분의 제자들이 예배에 참석함으로 늘 존중한 날이었다. 더욱이 그 날은 그리스도께서 자신을 주라고 칭하는 분의 날이었다(마 12:8; 막 2:28; 눅 6:5).

   (2) 요한계시록은 구약의 표현과 이미지로 물들어 있는 책이며, 따라서 구약이 안식일을 하나님의 성일로 일컫는다는 사실(사 56:4; 58:13; 겔 20:12, 13, 16, 20, 21, 24, 22:8, 26; 23:38)에 비추어 요한계시록 10:1도 그것과 특별한 관련성이 있다고 본다 요한계시록은 에스겔서에 나타나는 기본적인 개념들 및 이미지와 대단히 밀접하게 연관돼 있음을 보여 주며, 따라서 에스겔서가 “나의[하나님의] 안식일”이라는 구절을 매우 반복적으로 사용한 구약의 선지자라는 점이 의미 있다.

   (3) 요한계시록 14:6, 7의 첫째 천사의 기별은 십계명의 안식일 계명에 나타난 것과 매우 유사한 창조 관련 표현을 강조한다. 이 기별은 다윗 왕이 십계명이 들어 있는 궤를 예루살렘으로 옮길 때 부르라고 명한 찬송시(참조 대상 16:7-36)와도 연관 돼 있다.

   (4) 요한계시록이 십계명을 강조한 점(참조 계 12:17; 14:12)은 안식일 준수를 포함한 하나님의 요구사항[십계명]이 총체적인 것임을 시사한다. (592.4)
 C. 신약 증거의 요약
 신약의 증거에 따르면, 그리스도와 그분의 사도들은 “성회”에 참석함으로(대개 회당 예배) 제칠일 안식일을 정규적으로 지켰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더욱이 다른 날을 예배일로 지켰다는 증거가 신약 어느 곳에도 없다. 더 나아가, 신약에는 안식일-일요일 논쟁이 있었다는 증거가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신약에서 할례 논쟁의 경우에서처럼 종교적인 관행에 있어 중요한 변화가 생길 때마다 논쟁이 뒤따르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신약에서 제칠일 안식일의 예배와 관련해서는 전혀 논란이 없다. 이런 사실은 안식일 준수의 계속성을 지지하는 추가적인 강력한 증거가 된다. 신약 시대에 제칠일은 유일한 그리스도교 안식일이었다. (5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