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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마의 그리스도인 법률가 미누키우스 펠릭스(Minucius Felix d. 250.)는 연대미상의 대화체 변증서인「옥타비우스」(Octavius)를 남겼다. 이 저술은 여러 면에서 테르툴리아누스의「변증론」(Apology)를 닮고 있어서 누가 누구에게 영향을 끼친 것인가에 대해 장기간에 결쳐 논란이 있었으나 아직까지 결론 없이 양쪽의 주장만 거듭되고 있는 실정이다.1 이 저서의 연대가 미정인 채 남아 있는 까닭도 대부분이 이 사실에 기인한다. 위의 저술이 본 연구와 유관한 것은 미누키우스가 위 저술에서 테르툴라아누스와 마찬가지로 로마 신들의 호전성을 비판하면서 동시에 그리스도교회 전쟁관의 일단을 피력했기 때문이다.2 (89.1)
 그에게 있어서 로마인들은 전쟁에서 약탈한 것들을 가지고 그들의 성전을 건축한 자들이다. 피정복지의 종교들은 침략자인 로마 군대의 착취와 탄압으로 신음해야 했다. 로마인들은 표면상으로만 종교적일 뿐 실상인즉 자신들의 호전성에 의해 종교를 파괴한 자들이었다.3 로마가 체결한 맹약 가운데 선린으로 시작해서 유혈 전쟁으로 끝나지 않은 것이 없다.4 “그리고 사나운 전투에서 쓰러지는 것은 언제나 더 선량한 쪽이다.”5 이에 반하여 “우리(그리스도교인들)는 사람이 살해되는 것을 보고 듣는 것까지도 불의한 것으로 여기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심지어 식용 동물의 피를 보는 것마저 피하는 사람들이다.”6 (90.1)
 로마 군대에 대한 미누키우스의 혐오는 로마 군대의 파괴와 유혈에 한정되지는 않았다. 테르툴리아누스처럼 그도 로마 군대의 종교를 비판하였다. 로마 군대에서의 군복무는 미누키우스의「옥타비우스」에서 이교도 카이킬리우스(Caecilius)가 자랑스럽게 주장했듯이 종교 생활과 동반 관계를 지니고 있었다.7 그리하여 미누키우스는 그리스도인들을 십자가와 범죄인의 숭배자들이라고 하는 로마인들의 비난을 뒤집어 오히려 로마 사람들이야말로 목재를 구별하여 신으로 섬기는 사람들이라고 조소하였다. “너희들의 군기는 물론이고 너희들의 기치와 너희 병영의 깃발, 그밖에 도금해서 장식을 입힌 십자 기호의 물건들이 너희의 신들이 아니고 무엇인가?”8 (90.2)
 미누키우스는 분명하게 그리스도인은 군복무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을 남기지는 않았다. 그러나 테르툴리아누스로 하여금 그리스도인의 군복무를 반대하는 결론에 이르게 한 전제적 조건에 있어서 미누키우스는 테르툴리아누스와 일치하고 있음이 위의 사실에서 확실해졌다. (91.1)
 미누키우스는 3세기 라틴계 저술가들의 일반적인 경향을 따라 군사적인 은유를 자주 사용하였다. 그는 이 은유들을 주로 순교적인 주제를 다룰 때에 사용하였다. 자신의 고통을 감수하는 형태로 전쟁을 치르고 있는 순교자들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용사요 정복자였다: (91.2)
“그리스도인이 고통을 감수하며 전투에 가담할 때에, 그리스도인들이 극장이나 그 밖의 처벌과 고문의 자리에 세워질 때에, 그리고 그가 승리와 개선의 기쁨으로, 바로 자신에게 형벌을 선고한 사람을 압도할 때에 그 모습은 하나님께 얼마나 아름다운 광경일 것인가? 그리스도인은 이로써 정복자가 된 것이다. 그는 그가 얻고자하여 싸운 것을 획득한 것이다. 세상의 병사들은 위대한 용기로 위험을 무릅쓴다 해도 겨우 자신들의 군복무만을 영광스럽게 할 뿐 그 행위로 생명을 얻지 못한다. 그러나 하나님의 병사들은 고통 속에 버림을 당하지도 않으며 죽음으로 그들의 일생이 끝나지도 않는다.”9
(91.3)
 이와 같이 미누키우스는 하나님의 병사의 특징을 그가 감수하는 비폭력적 고통에서 찾고 있다. (91.4)
 참고
 1. Johanes Quasten, Pastrology, Vol. II (Utrecht: Spectrum, 1950), 159; A Dictionary of Christian Biography, Vol. III (London; John Murray Al Bemarle Street, 1882), 923-28.

 2. Minucius Felix, Octavius, vi. xxv. cf. Tertullianus, Apology, xxv. (ANF, Vol. IV, 176, 188).

 3. Ibid., xxv.

 4. Ibid., xviii.

 5. Ibid., v.

 6. Ibid., xxx.

 7. Ibid., vi, xx.

 8. Ibid., xxix (cf ANF, IV, 191).

 9. Ibid., xxxvii. 12. “ ∙∙∙ in scenicis etiam non minor furor et turpitudo prolixior: nunc enim mimus uel exponit adulteria uel monstrat, nunc eneruis histrio amorem dum fingit, infligit: idem deos vestros induendo stupra, suspiria, odia dedecorat, idem simulatis doloribus lacrimas uestras uanis gestibus et nutibus provocat: sic homicidium in uero flagitatis, in mendacio fletis” (cf. ANF, IV, 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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