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법은 하나님 품성의 연장으로서 그의 영속성을 공유한다. 그러므로 사람들 사이에서 율법의 권위는 시간과 장소를 초월한다.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하나님의 율법은 영원한 것으로 제시되어 있다. (546.1)
 A. 시내산 이전의 하나님의 율법
 십계명은 범죄 이전 우주를 지배하고 있던 보편적 사랑의 원리에서 나온 것이다. 넷째 계명을 포함한 열 가지 계명 모두 아담과 모세에 이르기까지의 부조 시대에도 존재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546.2)
 1. 창세기의 십계명
 율법의 존재는 죄의 출현에 필수조건으로 암시되었다. 출애굽기에서 발견되는 십계명은 창세기에서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았으나 이러한 원칙들은 인간의 책임성을 강조한다. (546.3)
 인간과 하나님의 관계를 규정하는 율법의 첫 번째 판의 내용은 몇 기사에 나타나 있다. 야곱이 벧엘에서 하나님께 예배드리기 위해 준비하면서 가족들에게 내린 지시는 첫째와 둘째 계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야곱은 “너희 중에 있는 이방 신상들을 버리고 자신을 정결하게 하고 너희들의 의복을 바꾸어 입으라 우리가 일어나 벧엘로 올라가자∙∙∙하나님께 내가 거기서 제단을 쌓으려 하노라”(창 35:2-3)라고 명하였다. (546.4)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는 셋째 계명은 아브라함이 가나안 여자를 이삭의 아내로 택하지 않도록 그의 종에게 “하늘의 하나님, 땅의 하나님이신 야훼를 가리켜 맹세하게”(창 24:3) 한 말에 암시되어 있다. 하나님의 이름을 헛되이 취급하지 않겠다고 한 엘리에셀의 서약은 아브라함이 그를 전적으로 신뢰할 수 있었던 근거였다. (546.5)
 제7일 안식일의 준수를 요구하는 넷째 계명은 창조 주일의 끝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분명하게 반영한다. “하나님이 그가 하시던 일을 일곱째 날에 마치시니 그가 하시던 모든 일을 그치고 일곱째 날에 안식하시니라 하나님이 그 일곱째 날을 복되게 하사 거룩하게 하셨으니 이는 하나님이 그 창조하시며 만드시던 모든 일을 마치시고 그날에 안식하셨음이니라”(창 2:2-3). (546.6)
 인간관계를 규정하는 율법의 두 번째 판에 기록된 계명들 역시 창세기 사건들의 배경에 나타나 있다. 자녀들에게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고 명한 다섯번째 계명은 하나님이 소돔과 고모라의 파멸에 관하여 아브라함과 나눈 대화 가운데 암시되어 있다. 거기서 아브라함의 도(way)는 “그로 그 자식과 권속에게 명하여 야훼의 도를 지켜 의와 공도를 행하게 하”여 야훼께서 “아브라함에게 대하여 말한 일을 이루”는 것을 의미했다(창 18:19). (546.7)
 “살인하지 말라.”는 여섯 번째 계명은 가인이 아벨을 죽인 기사에 암시되어 있다(창 4:8-11). “간음하지 말라.”는 일곱째 계명은 보디발의 아내의 사주를 거절한 요셉의 기사에서 확인된다. “내가 어찌 이 큰 악을 행하여 하나님께 죄를 지으리이까?”(창 39:9) 소돔백성들의 부도덕한 행동을 다룬 이야기는 이 계명을 깨뜨리는 일을 분명하게 거부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창 19:1-10). (546.8)
 “도둑질하지 말라.”는 여덟째 계명은 요셉의 형제들이 애굽으로 가는 두 번째 여행 중 베냐민의 자루에서 은잔과 양식을 위해 지불한 돈이 발견되었던 당시 그들 사이에서 잘 알려져 있었다. 요셉의 형제들은 “우리 자루에 있던 돈도 우리가 가나안 땅에서부터 당신에게로 가져왔거늘 우리가 어찌 당신의 주인의 집에서 은금을 도둑질하리이까”(창 44:8)라고 말하였다. 거짓 증언과 거짓됨을 정죄하는 아홉째 계명은 거짓말과 기만으로 에서의 축복을 가로채는 야곱의 이야기에 나타나 있다. 야곱은 그의 어머니에게 “아버지께서 나를 만지실진대 내가 아버지의 눈에 속이는 자로 보일지라 복은 고사하고 저주를 받을까 하나이다”(창 27:12)라고 말했을 때 이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 이웃의 아내와 소유를 탐하는 일을 금하는 열째 계명은 아브라함과 바로(창 12:13-20), 아비멜렉과 바로의 이야기(창 20:1-10)에 암시되어 있다. 그 왕은 아브라함의 아내를 취하려고 했고 하나님은 그 일을 막으셨는데 이는 그녀가 이미 결혼한 여자였기 때문이었다. 탐심의 악은 또한 야곱이 그의 형의 장자권과 축복을 가로채려는 계획에서 엿볼수있다(창 27장). (546.9)
 우리는 율법이 인간 역사의 시작부터 잘 알려져 있었음을 본다. 창세기에는 성문화된 율법이 나타나지 않지만 많은 사건은 십계명이 적용되었음을 증언하고 있어서 율법이 존재했으며 그것이 보편적으로 적용되었다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하신 명백한 진술도 있다 “네 자손을 하늘의 별과같이 번성하게 하며 이 모든 땅을 네 자손에게 주리니 네 자손으로 말미암아 천하 만민이 복을 받으리라 이는 아브라함이 내 말을 순종하고 내 명령과 내 계명과 내 율례와 내 법도를 지켰음이라 하시니라”(창 26:4-5). (547.1)
 2. 시내산 이전의 죄
 죄는 분명 시내산에서 율법이 주어지기 이전에 존재했다. 사도 바울은 그 당시 하나님의 율법이 존재했으며 시행되고 있었음에 대해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죄가 율법 있기 전에도 세상에 있었으나 율법이 없었을 때에는 죄를 죄로 여기지 아니하였느니라”(롬 5:13) 이처럼 바울은 하나님께서 십계명을 돌판에 기록하여 그것을 시내산에서 모세에게 주시기 이전에 율법이 존재했음을 지적하고 있다. 십중팔구 율법은 구전의 형태로 존재했다고 볼 수 있다. (547.2)
 바울은 시내산 이전 율법의 존재에 관하여 또 하나의 강한 논증을 제시한다. 즉 오직 죄의 결과가 있어야만 확인되는 사망의 존재다. 바울은 “사망이 아담으로부터 모세까지∙∙∙왕 노릇”했음을 지적한다(14절). 사망은 죄의 “정죄”를 초래한 “심판”의 결과였다(16절). 만일 율법이 존재하지 않았으면 죄나 심판은 있을 수 없었다. 이점을 근거로 보면 에덴에서 시내산에 이르기까지 율법이 존재했다는 데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수 없다. (547.3)
 3. 시내산 이전의 넷째 계명
 출애굽기 16장은 만나의 기적과 연결하여 시내산 이전의 안식일 쉼에 관하여 분명하게 언급한다. 하나님은 “보라 내가 너희를 위하여 하늘에서 양식을 비같이 내리리니 백성이 나가서 일용할 것을 날마다 거둘 것이라 이같이 하여 그들이 내 율법을 준행하나 아니하나 내가 시험하리라”(출 16:4)라고 선언하셨다. 여섯째 날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틀 분량의 만나를 거두어야 했는데, 안식일에는 그들이 들에서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었다(25절). 어떤 사람들이 안식일에도 고집스럽게 만나를 거두러 나갔을 때 하나님은 그들에게 “어느 때까지 너희가 내 계명과 내 율법을 지키지 아니하려느냐”라고 말씀하셨다(28절). 그 이야기의 맺음말은 단순하다. “그러므로 백성이 일곱째 날에 안식하니라”(출 16:27-30)(참조 안식일) (547.4)
 B. 시내산에서의 십계명
 만일 십계명이 시내산 이전에 존재했다면 왜 그것이 이스라엘 나라에 명시적으로 부여되었을까? 십계명은 하나님이 주신 보편적인 율법이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세계의 모든 사람에게서 기대하시는 가치를 표현하였다. 그러나 이제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특별한 백성으로 선택하시고 그들과 언약 관계에 들어가면서 십계명 율법을 삶의 지침서로써 성문화된 형태로 되풀이하셨다. (547.5)
 그는 이스라엘에게 다른 법들, 즉 민법과 종교적 법률도 주셨다. 그러나 십계명은 이스라엘의 도덕적 삶의 기초를 제공한다. 그것은 과거나 현재나 하나님 품성의 표현이었고, 그의 보편적 통치의 토대였다. (54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