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서 새 연구 제 10 장 성소와 2300주야(단 9장)
 다니엘 9장8장의 연속과 보충(補充)으로 주어진 계시이다. 8장을 이해함이 없이는 9장을 이해할 수 없고, 9장의 보충이 없으면, 8장은 미완성의 예언으로 남게 된다. 8장에서 다니엘은 2300 주야 문제는 그의 끊임 없는 연구와 관심의 제목이 되었고, 동시에 그의 간절한 기도의 제목이 되었다. 그러한 기도의 응답으로, 8장의 계시가 있은지(551 BC) 13년 후인, 메대왕 다리우스 원년에, 마침내 계시의 천사 가브리엘이 다시 날아와, “그 이상을 깨닫게” 한다(9:23). 우리도 9장에서, 세상과 자신의 영원한 운명이 걸린 계시의 진상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193.1)
 9장이야말로, 8장과 함께 다니엘서의 주제(主題)가 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성경 전체에서도 가장 경이(驚異)로운 예언을 간직하고 있다. 이 계시의 중심에, 나타나실 시간과 함께 처음으로, 그리고 유일하게, “메시야”(Messiah)란 명칭으로 메시야란 칭호가 삼상 2:10, 2:35, 시 2:2등에도 쓰였는데 모두 신약의 그리스도를 가리켰다. , 인류의 구주가 소개되고 있으며, 그 분의 속죄의 봉사와 속량(贖良)의 죽으심, 그리고 하늘과 땅에서의 영원하고 완전한 대제사장으로서의 모습이 수학적인 정확함으로 제시되어 있어,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신학자요, 과학자인 아이삭 뉴튼(Isaac Newton)도, 9장 24-27절을 일컬어 “그리스도인 신앙의 주춧돌(礎石)”이라고 했다. Ford, 198. 바야흐로 다니엘의 계시는 그 절정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193.2)
 I. 위대한 탄원
 가. 기도와 계시의 배경
 「메대 족속 아하수에로의 아들 다리오가, 갈대아 나라 왕으로 세움을 입던 원년, 곧 그 통치 원년에 나 다니엘이 서책(書冊)으로 말미암아 여호와의 말씀이 선지자 예레미야에게 임하여 고하신 그 연수를 깨달았나니, 곧 예루살렘의 황무함이 70년 만에 마치리라 하신 것이니라」(단 9:1, 2) (193.3)
 가) 연대적 배경
 9장의 기도가 드려지고, 그 응답으로 계시가 주어진 때는, 메대 왕 다리오 원년, 곧 기원전 538년이었다(다리오 왕의 신원에 대하여는 다니엘 6장 연구를 참조). 바로 그 전 해인, 539년 10월 13일 밤, 영원할 것만 같았던 대제국 바벨론이 하룻 밤 사이에 망하고, 페르샤의 고레스 대왕의 천하가 되었다. 고레스 자신이 입성한 것은 10월 29일이었다. Sidney Smith, Babylonian Historical Texts., 117, 118. 이러한 사태에 가장 마음이 설레였던 것은 다니엘을 비롯한 유대의 포로들이었음에 틀림 없다. 왜냐하면 바벨론의 멸망은 곧 그들의 귀환(歸還)의 전조(前兆)였기 때문이다. (193.4)
 「고레스의 군사가 바벨론의 성벽 앞에 나타난 것은 유대인에게 포로에서의 구원이 가까이 이르고 있다는 한 표징이었다. 고레스가 탄생하기 일세기 훨씬 전에, 영감의 기록은 그 이름을 언급하였고, 그가 돌연히 바벨론 성읍을 취하고 포로의 자손들을 해방시킬 길을 준비하리라는 그의 실제적 사업에 대하여 기록하였다」 사 45:1-3, 44:28, 45:13. (선지자와 왕, 527). (193.5)
 그 때로부터 13년 전인 바벨론의 벨사살 3년에 받았던 8장의 계시를 통하여, 포로와 예루살렘 성전의 회복이 2300 주야와 연결되어, 훨씬 이후로 연기되는 것이 아닌가 우려한 나머지, “혼절하여 수일을 앓”기까지 했던(8:27) 다니엘에게, 바벨론의 멸망은 새로운 희망과 빛을 가져다 주었다. 그가 염려하고 오해하고 있던 바와는 달리, 포로에서의 해방과 성전의 회복이 임박했음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193.6)
 이에 용기백배한 다니엘은 포로의 기간에 대한 동시대의 선지자 예레미야의 예언들을(렘 25:11, 29:14) 열심히 읽고 연구한 끝에, “그 연수를 깨”닫게 되었는데, “예루살렘의 황무함이 70년 만에 마치리라”는 사실이었다. 그렇다면 자신이 포로되어 온 기원전 605년으로부터 계산하면, 벌써 68년(605 BC - 538 BC)이 지난 것이다. (193.7)
 오랫 동안 대망해 온 예언의 성취를 눈 앞에 두고, 다니엘은 예언이자 동시에 약속인, 그 예언이 기필코 이루어지게 하기 위하여 그가 해야 할 일이 있음을 알았다. 무엇보다도 포로 회복의 약속이 백성들의 철저한 회개와 순종을 전제로 하는 조건적인 예언임을 깨닫자, 자신이 범죄한 민족을 대신하여 회개하고 자복하여 그 조건을 채우기로 결심하였다. 이러한 다니엘에게, 한창 그가 연구하고 있던 예레미야 선지자의 글, 29장 10-13절의 말씀이 크나 큰 격려가 되었음에 틀림 없다. (193.8)
 앞서 다니엘 6장의 연구에서도 언급됐듯이, 6장의 사자굴 사건과, 9장의 계시는 모두 같은 해인, 다리오 원년(538 BC)의 사건이다. Ford, 221. 동족의 해방과 예루살렘 성전의 회복을 위해, 열화와 같은 탄원을 계속하는 다니엘의 기도를 중지시키기 위해 사단은 사자굴로 위협하며, 메대와 페르샤의 변경치 못하는 국법의 성질을 이용하여 30일 간의 기도금지령을 선포하게 한 것이다. (193.9)
 이토록 중대한 시점에서, 그토록 중차대한 구속사적인 중재의 기도가, 하나님께서 그의 기도 듣기를 기뻐하시는 하늘의 총아 다니엘에 의하여 하늘에 상달되는 것을, 사단은 좌시할 수가 없었다. 하나님께서는 방금 기도의 응답 형식으로, 하늘의 일급 비밀, 즉 “영원부터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 속에 감취었던 비밀의 경륜”(엡 3:9)이신, 메시야의 구속의 역사와 일정표를 다니엘을 통하여 그 분의 백성에게 공개하려 하시는 참이었다. 다니엘이 사로잡혀 온 이래 과거 60여년 간 그의 확고한 신앙 때문에 연패한 사단은, 이제 85세 된 고령의 다니엘을 사자굴로 위협하며, 하나님과의 교통을 단절시키려 했으나 또 다시 참패를 당하였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이 사건으로 감동된 고레스에 의하여 석방령이 반포됨으로써, 그의 기도를 응답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 것이다(6장 참조). (193.10)
 나) 위대한 탄원
 다니엘은 자신이 선지자요, “탁월한 영”을 가진 지성의 거인이었으면서도, 하나님의 뜻을 알기 위하여 동시대의 선지자 예레미야의 예언을 진지하고 겸손하게 연구하였다. 위대한 교사는 동시에 성실한 학습자인 것이다. 그가 얻을 수 있는 신령한 지식을 얻기 위해 이적을 기대하지 않았다. 심지어 우리 주님께서도 우리처럼 하나님의 말씀을 연구하셨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다니엘의 신앙은 성경을 연구한 결과로 깨달은 “확실한 예언 위에 기초를 세운” 것이었으며, 선지자와 왕, 130. 하나님의 약속들의 신속한 성취를 위해 적극적으로 탄원한 것이다. (193.11)
 하나님의 엄청난 약속도 기도를 대신할 수는 없다. 언제나 하나님의 은혜는 인간의 협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성경은 심지어 그리스도의 재림까지도 사람 편의 태도에 따라 재촉되거나, 지연될 수 있다고 분명히 가르치고 있다(행 3:19-21, 벧후 3:12). 신령한 일에 있어서, “하나님이 없이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우리가 없이 하나님께서는 하시지 않을 것이다”(Without Him we cannot, but without us He will not.). (193.12)
 9장 처음 부분(9:3-19)에 기록된 다니엘의 기도는, 사람이 드릴 수 있는 가장 깊고, 넓고, 높은 기도의 모본으로 제시되어 있다. 칼빈은 이 기도를 위해, 주석의 50페이지를 할애했다. 다니엘의 기도는 하나님의 선하심에서 인간의 죗됨과 악함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하나님의 위대하심과 능력에서 인간의 연약함과 보잘 것 없음으로, 하나님의 자비하심과 공의로움에서 인간이 용서받아야 할 입장으로 연결되고 있다. 다니엘의 기도는 올바른 “기도의 행위”(the Acts of Prayer)에서, “행위” (ACTS)를 구성하는 첫 글자들로 대표되는 모든 내용을 아래와 같이 포함하고 있다. Ford, 224. (193.13)
A (Adoration) ----- 하나님께 대한 숭경 (崇敬)
C (Confession) ---- 죄의 완전한 고백 (告白)
T (Thanksgiving) ---- 하나님께 대한 감사 (感謝)
S (Supplication) ---- 간절한 탄원 (嘆願)
(193.14)
 다니엘의 기도의 위대함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인용이 있다. (193.15)
 「다니엘은 죄를 고백하는 일에 있어서, 자신을 동족들과 동일시하여 그들을 대신했다. 그리고 그들을 대표하고 중보하는 제사장처럼 그들의 불법에 대한 형벌을 용납했다. 그리하여 그는 죄의 담당자이시요, 위대한 중보자이신 메시야를 표상했다. 그 선지자 자신의 생애와 경험은 속죄와 관련된 예언의 적절한 시발점을 만들었다.」 A. R. Fausset, A Commentary: Critical and Explanatory on the Whole Bible(New York: G. H. Doran Company, ed.) on 9:4. (19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