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에 나타난 구원 제 4 장 시편의 신학적 구조
 시편의 바탕은 모든 사람을 두 개의 상반되는 범주—의인과 악인— 또는 등급으로 나누는 기본 구성에 있다. (75.1)
 “대저 의인의 길은 여호와께서 인정하시나

 악인의 길은 망하리로다”
(시 1:6) (75.2)
 “의인의 적은 소유가

 많은 악인의 풍부함보다 승하도다

 악인의 팔은 부러지나

 의인은 여호와께서 붙드시는도다”
(시 37:16, 17) (75.3)
 시편 기자들의 의식에는 오직 두 가지의 숙명을 지닌 두 부류의 인간, 그리고 두 개의 길이 있을 뿐이다. 그러면 누가 의인이고 누가 악인이며, 또한 이는 어떻게 정의되는가? 시인들이, 어떤 부류의 사람들은 도덕적으로 의롭고 완전하며 또 어떤 부류는 도덕적으로 악하다고 전제할 수 있을 만큼 그들이 윤리적으로 뚜렷이 구분되어 있는 것인가? 두 부류를 묘사하는 데 도덕이 많은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영감적인 시인들은 모든 도덕적 또는 비도덕적 생애의 근원을 지적함으로써, 모든 윤리적 특성을 초월하여 그 영혼이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신 주님과 갖는 관계를 꿰뚫어 보는 것이다. (76.1)
 마음에 있는 하나님과의 긍정적 또는 부정적 관계가 한 영혼의 도덕적 자질을 결정한다. 언약의 하나님 야훼와의 참된 연결은 인간의 도덕적 덕행이나 노력의 결과가 아니요, 오히려 덕행의 원인이 된다. 선택받은 나라가 하나님과 맺은 살아 있는 관계는 하나님의 은혜로운 부르심과 선택에 근 거를 두었다(신 9:5, 6). (76.2)
 이스라엘의 성소에 나타난 구원
 주님께서는 매일의 선물로 신령한 은혜를 주셨는데, 이는 성소 예배에서 그분과 갖는 하나의 끊임없는 친교가 기쁨이 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예배자의 경건한 간구와 기도가 아니라, 레위 제사장의 피 흘림의 봉사를 통한 하나님의 은혜로운 용서의 행위가 회개하는 사람을 “의롭다”고 선언하였다. (76.3)
 “이 같이 제사장이 그의 범한 죄에 대하여 그를 위하여 속죄한즉 그가 사함을 얻으리라”(레 4:35). (77.1)
 인간이 분노한 신에게 선물로 드리는 제물 때문에 신들이 회유되는 이방 종교와는 근본적으로 달리, 하나님께서는 희생 제물의 피가 오직 하나님의 말씀에 의하여서만 구원의 능력을 갖게 된다는 것을 이스라엘에게 보여 주셨다. (77.2)
 “내가 이 피를 너희에게 주어 단에 뿌려 너희의 생명을 위하여 속하게 하였나니 생명이 피에 있으므로 피가 죄를 속하느니라”(레 17:11). (77.3)
 여기에서는 인간이 하나님 자신의 말씀과 거룩한 행위에 의하여 구원을 얻거나 하나님과 화해된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 이스라엘의 성소 봉사에 있는 이 독특한 구원의 방법은, 언약의 백성이 인간의 자력 행위로 구원을 얻는다는 원칙 하에 행해지는 모든 이방 종교로부터 분리시켜 놓았다. 히브리 성소에서 제사장은 회개하는 탄원자에게 그 죄에 대한 신령한 용서를 선언하도록 하나님으로부터 임무를 부여받았다. 이스라엘 제사장의 중보의 결정적인 특징은 하나님께서 회개하는 죄인을 지금 이 시간 용서해 주신다는 것을 선언하는 것이다. 이 하나님의 구원하시는 행위가 이스라엘에 대한 모든 윤리적 요구 사항의 근거에 깔려 있으며 그 도의적 불가피한 조건을 형성하였다. (77.4)
 시편이나 토라(율법)는 결코 신실한 이스라엘 사람은 중보 없이, 그리고 용서의 필요 없이 야훼 하나님의 율법에 순종하며 살 수 있으리라는 가정 위에 근거하지 않는다(창 8:21; 시 14:1~3, 40:7 이하, 143:2; 130: 3, 4; 왕상 8:46). 반대로 시편은 하나님의 끊임없이 용서하시는 은혜와 돌보시는 은혜가 요구되고 필요됨을 나타내 준다. (77.5)
 “자기 허물을 능히 깨달을 자 누구리요

 나를 숨은 허물에서 벗어나게 하소서

 또 주의 종으로 고범죄를 짓지 말게 하사

 그 죄가 나를 주장치 못하게 하소서

 그리하시면 내가 정직하여

 큰 죄과에서 벗어나겠나이다”
(시 19:12, 13) (78.1)
 시편에서 의로운 자란 우선적으로 하나님의 의와 그의 용서하시고 변화시키는 은혜에 굶주리고 목말라 그분의 성전에서 하나님을 찾는 자들을 말한다. 그들은 하나님을 거룩하신 분으로 사랑하며 온 마음으로 그분을 신뢰하며 순종한다. 간단히 말해서, 그들은 “여호와를 경외”하는 생애를 사는 것이다. 그들은 이 하나님에 관한 구원의 지식을 그들의 동료 이스라엘과의 바르고 의롭고 거룩한 사회 관계 속에서 보여 준다(레 19장 참조). (78.2)
 “복 있는 사람은

 악인의 꾀를 좇지 아니하며

 죄인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 자로다”
(시 1:1, 2) (78.3)
 악인들—언약의 백성들 가운데서도 이들을 찾아볼 수 있다(시편 1편)—이란 근본적으로 존재의 다른 근원에서 사는 사람들인데, 그들에게는 하나님과 그의 율법을 행위의 동기로 생각하는 사랑의 원칙이 결핍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하나님과 그분의 언약, 그리고 그의 신정 통치의 대표자를 적대하며, 의로운 자들을 향한 악행과 위법, 무시, 거짓, 아첨, 그리고 모략의 생애 가운데 이를 드러낸다. (79.1)
 “주는 죄악을 기뻐하는 신이 아니시니

 악이 주와 함께 유하지 못하며,

 오만한 자가 주의 목전에 서지 못하리이다.

 주는 모든 행악자를 미워하시며

 거짓말하는 자를 멸하시리이다

 여호와께서는

 피 흘리기를 즐기고 속이는 자를 싫어하시나이다”
(시 5:4~6) (79.2)
 “저희 입에 신실함이 없고

 저희 심중이 심히 악하며

 저희 목구멍은 열린 무덤 같고

 저희 혀로는 아첨하나이다

 하나님이여 저희를 정죄하사

 자기 꾀에 빠지게 하시고

 그 많은 허물로 인하여 저희를 쫓아내소서

 저희가 주를 배역함이니이다”
(시 5:9, 10) (79.3)
 “악인이 활을 당기고

 살을 시위에 먹임이여

 마음이 바른 자를

 어두운 데서 쏘려 하는도다”
(시 11:2) (80.1)
 그러나 악인은 궁극적으로 그의 부도덕으로가 아니라 그의 불신에 의하여 특정 지어진다. 그는 그의 마음에 “하나님이 없다”(시 14:1)고 말한다. 즉 그는 하나님과 그분의 심판을 계산에 넣지 않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그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 하나님께 대한 떨리는 존경과 밀착된 사랑을 간직하지 못한 사람이다(시 36:1~4). (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