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손을 내밀라 제 1 장 믿음을 활용하여 치유 받은 기적들 기적 6 ► 네 병에서 놓여 건강할지어다
 본문 : 막 5:25-34, 참조: 마 9:18-26, 눅 8:40-56
 12년간 혈루증(血偏症)으로 비련의 삶을 살아 온 한 여인이 있었다. 혈루증이란 불규칙적인 여성 자궁 출혈증을 말하며 피가 유출(流出)되어 혈액 부족의 결과를 초래하고 결국 목숨까지 앗아가는 무서운 만성 질병(慢性疾病)이다. 오늘날 여성들은 자궁 출혈증이 생기면 최신 의학의 혜택으로 즉시 고침을 받을 수 있지만 성경 시대에 혈루증은 불치병이었다. 성경에 의하면 혈루증은 부정한 질병이어서 이 병에 걸린 자는 물론 그들이 만지는 모든 것도 다 부정하다고 규정됐다(참조: 레 15:25-27). (56.1)
 이 여인은 율법에 따라 항상 불결하다는 이유로 회당에 갈 수가 없었을 뿐 아니라 친구들과 아무런 교제도 할 수 없어서 실로 외로운 삶을 살아가는 불쌍한 자였다. 지난 12년간 심각한 하혈증(下血症)을 치료받기 위해 이 의원 저 의원을 두루 다녀 보았으나 치유는커녕 약값으로 가산만 거덜났으며 의사로부터 불치병이라는 선고를 받아 결국 ‘많은 의원에게 많은 괴로움을 받’은 셈이 됐다. 가련한 이 여인은 치유를 받을 수 있는 아무런 방도가 없자 절망하고, 신세(身世)를 한탄하여 눈물샘이 마를 날이 없었다. 삶의 한계에 직면하여 자포자기로 오직 외롭게 죽을 날만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56.2)
 “내가 어쩌다가 이 꼴이 되었는고! 차라리 빨리 죽기라도 했으면 좋겠다.” (57.1)
 그러던 어느 날, 이 여인에게도 그리스도의 치병(治病) 기적에 대한 소문이 들려 왔다. (57.2)
 “이봐요, 예수라고 하는 분이 온갖 병을 다 고친다고 들었어요. 그 분에게 한번 가 보시지요.” (57.3)
 “그게 정말이오?” (57.4)
 “그럼요. 온갖 불치병 환자와 난치병 환자들이 그분에게 갔을 때에 오직 말씀으로 고쳐 주셨답니다.” (57.5)
 “나 같은 사람도 가면 만나준대요?” (57.6)
 “물론이죠. 그분은 찾아간 환자들을 한 사람도 거절하지 않으셨답니다.” (57.7)
 참으로 놀라운 소식이었다. 좌절 가운데 방황하던 그녀의 마음에 삶의 희망이 솟구치며 확신이 들었다 (57.8)
 “나 같은 죄인도 예수님께 나가기만 하면 그분은 거절하지 아니하고 꼭 나를 고쳐 주실 거야” (57.9)
 강한삶의 의욕이 그녀를 자극시켰다. (57.10)
 “그렇다, 빨리 그분을 만나야 한다.” (57.11)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여인은 예수님을 찾아 나섰다. 그러나 몸은 마음과 달랐다. 길을 따라 걸으려니 현기증으로 어질어질했고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 곧 넘어질 듯했다. 너무나 오랫동안 피를 쏟아 내어 심신이 매우 허약한 상태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치유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백지장 같은 창백한 얼굴로 비틀거리며 있는 힘을 다해 걸어 해변가로 나갔다. 거기에는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둘러싸고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고 있는 것이 아닌가! (57.12)
 “아, 나같이 부정하고 힘없는 여인이 어떻게 저 많은 사람을 헤치고 예수님 앞에 이를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포기할 수 없었다. 여인은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려고 기를 쓰고 노력했다. 사람들은 서로서로 예수님 앞에 이르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이런 환경에서 가련한 여인은 번번이 넘어질 뿐 그녀의 체력으로는 예수님 앞에 이른다는 게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었다. 실망하여 그만 땅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그토록 기다리던 기회가 찾아 왔건만 예수님께 접근하려는 노력은 모두 헛수고에 불과했다. (58.1)
 지쳐 기다리던 여인은 예수님께서 레위 마태의 집으로 가서 가르치실 때에 또 다시 그분 앞에 나가려고 사력(死方)을 다했다. 그러나 연약한 여인은 또 좌절하고 말았다.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58.2)
 “아, 내 인생은끝이야” (58.3)
 그렇게 한탄하고 있을 때에, 예수님께서 절망하는 그녀를 보셨는지 발길을 옮겨 가까이 오시는 게 아닌가! 그분을 대면하여 치유(治撤를 부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오고 있었다. 예수님께 아뢰려고 벌떡 일어나 행진했다. 그러나 기진맥진한 여인은 예수님의 발걸음을 멈추게 할 수도 없었고 자신의 입장을 설명할 틈도 얻지 못했다. 결국 주님을 놓치고 말았다. 치유해 달라고 호소할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를 놓쳐 버린 안타까움에 발을 동동 구르며 애타할 때에, 바로 그 순간 섬광(閔光)처럼 휙 스쳐가는 생각이 있었다. (58.4)
 “그분의 겉옷만 만져도 구원을 받을 게다.” (5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