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로, 병원에서 주는 각종의 약들을 일체 끊어 버렸다. (273.5)
 둘째로, 병원에서 먹으면 포타슘이 올라가서 안 된다고 벌벌 떠는 각종의 채소와 과실, 해초 등을 사용했다. (273.6)
 세째로, 아침마다 약 30 분간 조깅을 하고 나서 척추운동, 목운동, 복식호흡 후에 온냉교대 샤워를 했다. (274.1)
 네째로, 간장 기능을 강화시키기 위해서 웅담(態膽)을 복용했다. 1개월이 지나갔다. 혈액 검사 결과를 검토한 주치의는 깜짝 놀랐다. 참으로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이것 참 기적인데! ” (274.2)
 5. 천연요법 앞에 머리 숙인 현대의학
 나는 솔직하게 전후 사실을 주치의 앞에 털어놓았다. 사실인즉 약을 암만 먹어도 소용이 없어서 한달 동안 약은 전부 끊어 버리고 천연 요법을 실시했다고. (274.3)
 주치의는 매우 친절하고 솔직했다. 나는 도무지 천연 요법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그러나, 결과가 그렇게 좋아졌으니 책임은 질 수 없으나 1개월간 더 계속해 보라는 것이다. 내심 감사한 생각과 기쁨을 금할 수가 없었고, 더욱 용기를 냈다. 그는 언제든지 이상이 있으면 즉시 연락해 달라고 당부했다. (274.4)
 주치의는 나와는 흉허물없이 가까와진 사이였다. 내가 입원 당시 덮고 있던 털담요를 그렇게도 부러워하기에 사위가 한국 나갔다 오는 길에 담요 한 장을 선물로 사다주었다. 그 후에 그는 여러차례 인사를 했다. 어차피 필자는 그의 신세와 지도를 받아야 하겠기에, 후일에 답례를 하느니보다는 아예 미리 선물한 셈이다. 사람은 감정적 동물이라가는 정이 있어야 오는 정이 있다고, 역시 살아나가려면 이런 것이 필요한 것이다. 소샬워커도 친절하게 대해주고 치료 기간동안 어차피 신세를 져야하겠기에 검정 파카 펜을 선사했다. 그의 주선으로 치료에 불편 없고 병원에 오가는 차편까지 주선해 주기까지 성의를 다해 주었다. 또 한 가지, 나는 한국인이니만큼 한국인으로서의 체모를 지켜야겠다는 생각도 있었다. 치료 기간 동안, 명절이 되면 무어 그리 큰것 아니라도, 비스킷 정도라도 사다주어 간호원들의 수고에 답했다. (274.5)
 인공 심장만 돌리고 온 날은 여지없이 피곤하고 잠도 잘 안 오고 입맛도 떨어져서 당직의에게 이야기했더니 이 환자는 그저 그런 것이라고 예사로 넘겨 버리고 만다. 아무래도 주치의를 만나서 의논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쓱 지나가는 말로 한 주일에 두 번쯤 돌리면 어떻겠나 이야기했더니 당직의는 “아이고, 큰일난다”고 했다. 그것도 그럴 수밖에 없는게, 3-5년 돌리는 환자들도 꼬박 한주일에 세번씩하니까. (275.1)
 그 다음에 주치의를 만나서 또 통사정을 했다. 다른 날은 괜찮은데 병원에만 왔다 집에 가면 힘드니 한 주일에 두 번만 하면 어떻겠느냐 말했더니, 순순히 그리 해보자고 허락을 했다. (275.2)
 한 주일에 두 번만가도 한결 편하다. 다른 환자들은 매우 부러운 모양이다. 한 그룹으로 함께 차를 타고 다니던 한 루마니아부인은 신장이식을 한다고 입원하였는데, 그 후에는 경과를 모르겠다. 모두가 다 시한부 인생 같아서 다른 환자들을 볼 때마다 저들도 나모양으로 건강 법칙을 범한 범법자로구나 생각되고, 피차에 하염없이 가엾기만 하다. (275.3)
 4시간 동안, 오전 11시부터 오후 3 시까지, 지루하다면 지루하고 무척이나 부자유한 시간이다. 잠자는 사람도 있고 책을 보기도 하고, 텔레비로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어떤 이는 아내나 남편이 옆에 앉아서 서로 이야기하며 지내는 사람도 있다. 이 시간을 어떻게 하면 가치있게 보낼 수 있을까 생각한 끝에 책을 저술하기 위해 원고를 쓰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현미식이 좋은줄로 알고 하다가 도중에 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예 백미로 돌아가는 사람도 있고 해서 생각 끝에 현미 요리책을 펴내기로 했다. (275.4)
 현미식 하면 그냥 밥만 해먹는 줄로 안다. 그래서, 현미식도 백미식이나 또한 밀가루와같이 다양하게 만들어서 물리지 않고 번갈아가며 먹을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붓을 들었다. 들고 보니 각종 요리책에는 전부 육류, 어류, 계란, 우유, 버터, 치즈, 설탕, 미원, 미풍 등 화학 조미료로 요리한 것들이다. 그런 것들을 일체 사용하지 않고 맛있고 영양있고 단순하게 요리를 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것도 조리 전문가라면 모르거니와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서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깨달았다. 그러나, 꼭 누가 해도 해야 할 일이요 현미식 생활에는 불가피한 것임을 생각할 때 더욱 필요성을 절감했다. 이런 현미 요리책은 현미식을 하는 이웃 나라 일본에도 없고 물론 다른 나라에서는 유례를 보지 못하는 일이다. 독자적인 입장에서 펴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면서 연구를 했다. 그러니 만큼 미숙한것도 많고 불비한것도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러나, 다그치고 때리니 맞는다는 심정으로 붓을 들었다. “너희 중에 누구든지 지혜가 부족하거든 모든 사람에게 후히 주시고 꾸짖지 아니하시는 하나님께 구하라 그리하면 주시리라”(야고보서 1:5). 이 약속의 말씀을 붙들고 인공 신장을 돌리는 4시간을 가장 보람 있게 사용했다. (276.1)
 그럭저럭 한 달이 지나갔다. 혈액 검사 성적을 들여다본 주치의는 “아마, 채식을 해서 이런가 보구먼! ” 하고 말했다. 이것은 천연의학 앞에 현대 의학의 무능함을 개탄하는 함성이기도하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3-5 년간 꼬박, 매주 세 번씩 돌려야 하는데, 1주에 2회씩 돌려서도 그렇게 좋아졌으니 말이다. 간호원들은 “그런 요법을 다른 환자들에게도 주천하면 오죽이나 좋겠느냐”고 말하고 있으며, 이러한 일은 기적이라고 했다. 이것이야말로 현대 의학의 한계를 여실히 실토한 말이라면 지나친 말일까? 신장병 치료에 있어서, 모순된 식생활을 해나가면서 정기적으로 병원에 와서 피만 걸러내면 되지 않느냐고, 또한 이 방법은 치료가아니라 현상 유지라고, 다시 말해서 생명의 연장이라고 하는것은 신장병이란 불치의 병이라는 말과 별 다름이 없는 것이다. 현대의학은 많은 불치의 병들을 가지고 투약에 의해서 불편한 증세들을 일시 해소시키기는 하나, “당신은 일생 동안 이 약을 복용해야합니다. 약을 끊으면 위험합니다” 하는 선언을 받은 환자들은 부지기수요,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수많은 환자들이 약에 대롱대롱 매달려서 생명을 불안한 가운데 연장해 나가고 있다면, 이 얼마나 애처로운 일인가? (276.2)
 이렇다면, 현대 의학이 걸어가는 길은 병을 근본적으로 치로하는 학문이아니라 그저 이렇게 저렇게해서 생명 연장의 기술밖에는 안 될 것이 아니겠는가? 물론, 개중에는 그렇게 하는중에 몸 자체가 소유하고 있는 고유의 천연 치유력의 강화로 치유되는 경우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천연 요법과 현대 의학과는 너무나도 거리가 멀다. 현대 의학은 어디까지나 약이 병을 고친다고 믿고만 있으니 딱한 노릇이다. (277.1)
 십수년 전의 일이다. 서울의 유수한 의과대학 심장전무과 과장을 찾아갔던 환자의 이야기는 이런 답답한 점을 털어 놓고 있다. 심장병에 대해서 진찰, 제반 검사 후에 약 처방을 받았다. 그 후, 환자가 의사에게 “음식은 어떻게 주의해야 할까요?” 하고 물었다. 환자로서는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그러자, 그 과장은 안색이 변하면서 말했다· “뭐 음식이 병 고치나 약이 병 고치지, 먹고 싶은 대로 마음대로 먹어.” 이것은 그가 후일 필자에게 와서 털어놓아서 알았다. (277.2)
 이것이 오늘날 식부재(食不在)의 현대 의학이다. 물론, 모든 병이 그러하거니와, 특히 심장병은 음식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대로 막 먹으라고하니,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무지가 나은 망언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런 사실로 보더 라도, 현대 의학의 걸어가는 길은 거의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278.1)
 영양하면 의례 고기를 찾는 것은 현대 의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지식이요, 고기 없이는 영양 부족에 빠져서 허약해진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식사가운데 3분의 1은 꼭 육식을 해야만 한다는 것이 거의 철칙으로 되어있다. 어디서 나온 법인지 알 수가 없다. 하긴, 현대 영양학 자체가 아무런 과학적 근거가 없는 허무 맹랑한 사실을 토대로 한 것이다. (278.2)
 영양학의 창시자라고 불리우는 현대 영양학의 시조 부루나교수는 어느 날 중노동을 하고 불고기집으로 뛰어들어 가는 중노동자를 따라들어 갔다. 그가 식사에 취한 것을 싸 가지고 돌아가서 분석해서 무엇이 얼마, 칼로리가 얼마 발표한 것이 영양학의 기초라고 하니, 소나 말이 들으면 아마 폭소를 금하지 못할 것이다. (278.3)
 학문의 진보에는 겸허한 태도가 필요하다. 큰 바다는 불택세류(不擇細流)라고 해서 큰 강이든 작은 물줄기든 다 받아들여서 대해를 이루고 있지 않은가. 현대 의학이 겸손하게 한계점을 자인하고 천연 의학과 손을 맞잡으면 얼마나 영광스러울 것인가. 그대로 돌리고 또 돌리기만 했더라면, 저자는 아직도 1주일에 3회씩 꼬박 돌리며 한숨짓고 있었을 것이다. (27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