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성소 (재림교회 신학의 심장) 제 1 장 구속과 회복의 은유1):시종일관(始終一貫)갈바리를 바라봄
 가장 가까이 성막 사면을 둘러싸고 있는 자들은 레위인이었다(민 1:50, 53). 이 레위인들 중에서 오직 제사장 반열만이 모세와 함께 성소 뜰과 성막의 입구 동편을 차지하였다. “장막 앞 동편 곧 회막 앞 해 돋는 편에는 모세와 아론과 아론의 아들들이 진을 치고 이스라엘 자손의 직무를 대신하여 성소의 직무를 지킬 것이며”(민 3:38; 참조 출 27:9~16). (25.3)
  (26.1)
 다음으로 레위인들의 거처 사면에는 이스라엘의 지파 가운데서 각각 세 지파씩 자라잡고 있었으며, 세 지파 중 가장 탁월한 지파가 그 특정 구역의 명칭이 되었다. 예컨대 동편에는 유다, 잇사갈, 스불론으로 이루어진 “유다 진”이 있었다. 남편에는 르우벤, 시므온, 갓으로 구성 된 “르우벤 진”이 있었다. 그밖에도 마찬가지 방식이다(민 2장). 이러 한 배치는 성소를, 이스라엘의 중앙에 있는 하나님의 임재의 상징으로 생생하게 묘사한 것을 나타낸다. (27.1)
 하나님의 백성 가운데 나타난 그분의 임재를 보여 주는 과정에서, 이스라엘의 한복판에 성막을 세운 것은 그밖에 두 가지 중요한 신학적 진리를 부각시킨다. (27.2)
  1) 이 진영 배치는 메시야의 본성과 그의 오심에 관한 예변법적(豫辯法的, proleptic)“진술”이었다. 다시 말해서 그것은 성육신의 초상(肖像)을 미리 묘사한 것이다. 마태복음에는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 이름은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하셨으니 이를 번역한즉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 함이라”라고 기록되었다. 바로 이것이 정확하게 성소가 이스라엘에게 의미한 것이었다. (27.3)
 고대의 성막 배치에 관한 훨씬 더 확실한 언급처럼 보이는 묘사로써 요한은 이렇게 천명했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문자적으로 ‘장막을 치니’]”(요 1:14). 요한은 마치 둘러싸인 광야의 진영을 전체적으로 바라보면서 성막 위에 머물러 있던 하나님의 영광을 회상하듯 이렇게 덧붙여 말했다. “우리가 그 영광을 보니.” (27.4)
 이와 같이, 광야의 진영 배치는 메시야의 오심에 대한 아름다운 광경을 예시하였다. (27.5)
  2) 성막의 배치는 신성에 관한 두 가지 중요한 국면 곧 하나님의 내재성초월성을 강조한다. (28.1)
 레위인들이 성막을 둘러 진 친 이유가 분명하게 진술된다. “장막을 운반할 때에는 레위인이 그것을 걷고 세울 때에는 레위인이 그것을 세울 것이요 외인이 가까이 오면 죽일지며∙∙∙레위인은 증거막 사면에 진을 쳐서 이스라엘 자손의 회중에게 진노가 임하지 않게 할 것이라(민 1:51~53). 이와 동일한 경고가 3:38에 반복된다. (28.2)
 내재성은 하나님의 창조물 안에 나타난 그분의 친밀성, 임재 그리고 내주(內住)하심을 가리킨다. 진영의 중심에 있는 성막의 위치는 하나님의 내재성을 강조하기 위해 의도되었다. 그분은 그분의 백성에게 가까이 오신다. 그분은 그들 가운데 영원한 거처를 두신다. 이토록 가까이 하나님이 계신다니 이 얼마나 기쁜 일이며 이 얼마나 안전한 느낌인가! (28.3)
 다른 한편, 초월성은 하나님의 “타자성”(他者性), 하나님의 비할 데 없음, 우리에게서 멀리 떨어져 계심 즉 거리감 등을 가리킨다. 그러므로 레위인과 제사장이 위치한 “완충지대”를 둠으로써 성막 지역에 접근할 수 있는 자유를 제한한 사항은, 하나님이 그분의 백성들 가운데 장막을 펴고 계시지만 여전히 외경에 찬 거룩과 위엄으로 초월해 계시며 가까이 할 수 없는 분—루터가 즐겨 표현한 대로 데우스 압스콘디투스(Deus Absconditus)4)“숨겨지신 하나님”—임을 나타냈다. (28.4)
 이 배치는 또한 중개자 곧 중보자의 필요성을 나타냈다. 레위 계통의 제사장을 통해 제한적인 접근이 제공되었지만, 이 모든 사실은 살아 계신 하나님의 보좌로 제한 없이 접근할 수 있는 문을 열어 놓은 하늘의 제사장—중보자를 미리 가리키는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장벽은 무너져, 히브리서 기자가 우리를 초청하는 것처럼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갈 수 있다(히 4:16). (28.5)
 2. 예배의 중앙 집중적 체제를 마련하기 위해. (29.1)
 이스라엘의 사회는 이제 좀 더 복잡하고 다양화되었으므로 폐습과 우상숭배에 대한 예방 책으로 예배의 중앙 집중적 체제가 필요했다. 부조 시대에는 하나님이 주로 단일 가족들과 관계하고 계셨으므로 단순화된 구조가 필요했다. 아브라함 같은 부조들은 가족의 제사장으로서 요구된 제사를 집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이스라엘은 수천 개의 가족 단위로 이뤄진 대규모의 복잡한 국가로 성장했으므로 고대의 제사 제도로는 불충분하였다. 그러므로 각 가족들이 예물과 제사를 드리기 위해 각처에 수천 개의 제단을 쌓는 것은 적절치 못하였다. 그러면 폐습과 왜곡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커질 것이었다. (29.2)
 그러므로 이런 잠재적인 위험에 미리 대처하여, 이제 하나님은 부조 제사장이 아닌 공식적으로 임명한 성별된 제사장 족속이 집례하는 제사 예배의 중앙 집중적 체제를 위한 지시를 내렸다. 희생 제사는 더 이상 각처에서 드려서는 안 되고, 구체적으로 명시된 한 곳에서 드려야 했다. “오직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서 자기 이름을 두시려고 너희 모든 지파 중에서 택하신 곳인 그 거하실 곳으로 찾아 나아가서 너희 번제와 너희 희생∙∙∙들을 너희는 그리로 가져다가 드리고∙∙∙너희는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서 자기 이름을 두시려고 한 곳을 택하실 그 곳으로 나의 명하는 것을 모두 가지고 갈지니 곧 너희 번제와 너희 희생과 너희 십일조와 너희 손의 거제와 너희가 여호와께 서원하는 모든 아름다운 서원물을 가져가고∙∙∙너는 삼가서 네게 보이는 아무 곳에서든지 번제를 드리지 말고 오직 너희의 한 지파 중에 여호와의 택하실 그 곳에서 너는 번제를 드리고 또 내가 네게 명하는 모든 것을 거기서 행할지니라”(신 12:5~14). (29.3)
 이 규정은 그 당시 백성들 가운데 있는 이방인의 악영향 때문에 더욱 필요했다. 상당수의 애굽인들(아마도 다른 나라 사람들도)이 이스라엘 백성과 함께 애굽을 떠났으며, 그들 중 대부분은 그들이 목도한 이적과 기사로 인해 넋을 잃었을 것이다. 성경은 이 비(非)이스라엘 사람들을 “중다한 잡족”(출 12:38; 민 11:4)으로 언급한다. 어떤 성경 역본은 “오합지졸”5)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한다. 이들은 분명 혼란과 반역을 선동하여, 모세와 이스라엘에게 끊임없이 골칫거리를 안겨주는 원인으로 드러났다. 예컨대, 이 무리는 기브롯핫다아와에서 고기를 주라는 반역적인 요구를 시작하여, 수천 명의 죽음을 몰고 온 위기를 초래했다(참조 민 11:4~6, 18~20, 31~33). (30.1)
 어떤 증거에 의하면, 이 “중다한 잡족”의 일원들이 예배의 새로운 중앙 집중적 체제에 대하여 반역의 정신을 조장하려 했음을 시사하는 것처럼 보인다. 아마 그들은 이전에 누렸던 권리와 특권을 아론의 아들들에게 넘겨주기를 꺼려한 것으로 보이는 어떤 족속의 두령들의 불만을 이용했을 것이다. 레위기 17장에는, 어떤 이들이 성소 아닌 다른 곳에서 제사를 드렸을 뿐만 아니라 귀신 숭배에도 참여했음이 암시 돼 있다(참조 레 17:7). 그러므로 분명히 어떤 악습이 백성들 사이에 잠입하였으므로 예배의 중앙 집중적 체제가 더욱 필요했음이 확실하다. 엘렌 G. 화잇은 새롭게 발전된 이 체제에 대하여 설명하면서 이점을 밝혔다. “아담에게 위임된 희생 제도도 그의 후손들에 의하여 왜곡되었다. 미신, 우상숭배, 잔인, 방탕 등으로 하나님께서 지정하신 단순하고도 의미 심장한 봉사가 부패되었다. 우상 숭배자들과의 오랜 교제를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교의 여러 관습을 예배에 혼합시켰다. 그러므로 여호와께서는 시내산에서 그들에게 희생 제사에 관한 명확한 지시를 주셨다.”6) (30.2)
 수 세기에 걸쳐 계속된 이스라엘 예배의 성소 중심성은 예루살렘 성전 낙성식 때 드린 솔로몬의 기도에도 명백히 나타난다. “그러나 나의 하나님 여호와여 종의 기도와 간구를 돌아보시며 종이 주의 앞에서 부르짖음과 비는 기도를 들으시옵소서 주께서 전에 말씀하시기를 내 이름을 거기 두리라 하신 곳 이 전을 향하여 주의 눈이 주야로 보옵시며 종이 이곳을 향하여 비는 기도를 들으시옵소서 종과 주의 백성 이스라엘이 이곳을 향하여 기도할 때에 주는 그 간구함을 들으시되 주의 계신 곳 하늘에서 들으시고 들으시사 사하여 주옵소서”(대하 6:19~21). (31.1)
 따라서 이스라엘의 국가적 예배의 이러한 방향 설정은 근본적으로 중요한 사안이었으므로, 성막 구조의 몇몇 중요한 세목은 이런 취지를 반영하기 위해 마련되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31.2)
 예컨대, 성막 문은 동편에 위치했다. 따라서 예배자가 그 방향에서 성막 문을 바라볼 때 동쪽을 등졌다. 분명 이것은 고대 민족들 사이에 널리 자행되던 태양숭배에 대한 거부를 상징했을 것이다.7) (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