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일을 통하여 성소(성전,교회)에 나타난 하나님의 거룩한 임재가 하나의 내면적이고 개인적인 실재가 될 수 있다는 자각 때문에 처음에는 유대인들이 그리고 그 후에는 그리스도인들이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마 18:20)고 하신 약속에 힘입어 비록 수는 적을지라도 하나님의 거룩한 날에 모일 수가 있었던 것이다. (76.7)
 

수 세기에 걸쳐 질병과 그밖의 여러가지 좋지 못한 사정 때문에 동료 신도들과 함께 성전에서 예배를 드릴 수 없었던 충성스러운 그리스도인들이 수없이 많지만 이들에게 있어서 실로 안식일은 하나의 휴대용 성전이었다. 그 날에는 감옥의 창살도 신자의 영혼에게 비추는 하나님의 임재롤 차단할 수가 없다.
(77.1)
 필자에게는 내 방에 들어 박혀서든지 또는 자연에 나가 하나님을 홀로 예배하며 안식일을 보냈던 이탈리아의 파노라는 마을의 생활이 생생히 회상된다. 나는 당시 10대의 소년으로서 여름 내내 학비를 벌기 위하여 문서 전도를 하고 있었다. 주일 내내 나는 사방으로 부터 상당한 적대감에 직면해야 했다. 지방의 종교지도자들이나 민간 지도자들이 공인받지 못한 책들을 판다는 이유로 나를 처벌하겠다고 항상 위협했으며 미신에 붙잡혀 있던 고객(顧客)들은 내가 팔고 있는 책들로 부터 나쁜 사상을 감염받을까 두려워 했고 친척들은 비록 나에게 머리를 숨길 지붕을 제공해 주고는 있었으나 그냥 놔두면 지옥불을 면치 못할 이단의 아이라고 걱정하고 있었다. (78.1)
 이렇게 날을 보내다가 금요일 저녁이 당도하면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적대감들을 잊고 하나님의 임재하신 평화 속으로 들어갈 한 날이 돌아왔구나 하는 생각으로 마음이 즐거웠다. 당시 근처에는 동료 신도가 한 사람도 없어서 나는 나의 방이나 들판에 나가 홀로 하나님을 예배할 수 밖에 없었으나 외롭지는 않았다. 이처럼 나에게 있어서는, 역사 상의 수 많은 신도들에게서와 마찬가지로 안식일이 실로 이동식 또는 휴대용 성전 즉 하나님의 임재에 가까이 하는 경험을 통하여 인간적인 비애들을 잊어버리는 날이었다.10 이같은 경험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이 우리를 돌보신다고 하는 기쁜 소식이 우리 마음 속에 생생히 되살아나곤 하였다. (78.2)
 임마누엘로서의 안식일의 거룩함. 이 세상에 예수님이 강림함으로서 인간을 하나님의 생명과 존재에 연결시키는 놀라운 고리가 마련되었다. 안식일의 거룩함과 그리스도의 성육신(聖肉身)은 피차 논리적으로 연결된 실재인가? 이 두개의 실재가 가진 각자의 기능을 미루어 말한다고 할 때 그 대답은 “그렇다”이다. 성육신의 목적은 예수님의 출생 시(時)에 하나님께서 주신 다음과 같은 두개의 이름으로 가장 훌륭하게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기록되기를 “이름을 예수라 하라 이는 그가 자기 백성을 저희 죄에서 구원할 자이심이라 ∙∙∙ ∙∙∙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하라(번역한 즉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 함이라)” (마 1:21, 23)하였다. 이 두 이름의 의미들을 하나로 묶어서 생각한다면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백성을 하나님의 임재와 연합케 함으로써 백성들의 생명을 회복시키기 위하여 세상에 오셨다고 풀이할 수 있을 것이다. (78.3)
 안식일을 복주시고 거룩하게 하심으로써 밝히신 하나님의 창조의 목적과 예수님의 성육신의 목적은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가? 전자는 하나님의 임재를 통하여 당신의 피조물들에게 풍요한 삶을 보장하려는 것이었다는 것을 앞에서 보았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창조의 목적과 그리스도의 성육신의 목적은 대부분에 있어서 서로 일치하고 있지 않은가? 혹자는 말하기를 하나님께서 안식일을 복주시고 거룩하게 하심으로써 당신의 피조물들에게 약속하신 것은 그리스도가 세상에 오시어 임마누엘(하나님이 우리와 함께하심)이 되심으로써 성취되었다고 주장할지 모르겠다. 허버트 W. 리차드손(Herbert W. Richardson)은 말하기를 “예수 그리스도가 안식일을 폐하여 사람들이 진정한 자유를 누리게 하였다는 말을 얼마나 자주 듣는가! 그러나 이같은 이야기는 신학적으로 완천히 허무맹랑한 말일 뿐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봉사는 하나님의 창조의 목적과 모순될 수가 없다: 공공연히 또는 암암리에 안식일을 반대 함으로서 이같은 모순을 주장하는 것은 구약의 하나님과 신약의 하나님을 서로 다른 두 신(神)들이라고 주장했던 노스틱(Gnostic) 사상의 재 강조에 지나지 않는다”11고 하였다. (79.1)
 리차드손은 계속해서 말하기를 “하나님은 자신이 친히 이 세계속으로 들어오시어 자신의 직접적인 임재를 통하여 세상을 거룩하게 하기 위하여 안식일을 제정하셨다”12고 하였다. 안식일을 거룩하게 하신 하나님의 행위야말로 이 세상에 대한 하나님의 관심을 가장 명백하게 나타내어 주는 것이다. 안식일의 거룩함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사실은 무엇인가? 그것은 하나님께서 당신의 거룩하신 임재를 통하여 이 세상을 축복하시기 위하여 창조의 일곱째 날에 인간의 시간의 유한성 속으로 들어오셨을 뿐만 아니라 죄로 인하여 소원(疏遠)해진 기간이 오래 지나간 다음에 하나님이 인간 육체의 유한성 속으로 들어오시어 임마누엘(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이 되심으로써 인류에 대한 당신의 사랑을 나타내셨다는 것이다. 5장(章)에서는 구약과 신약 그리고 유대의 문헌을 통하여 나타난 안식일의 메시아적一구속적 의미와 기별을 살피게 될 것이다. (79.2)
 참고문헌
 5. H. C. Leupold. (n. 2), p. 103, explains that “on the one hand, the verb ‘he sanctified it’(qiddesh), being a Piel stem, has the connotation of a causative.., and on the other hand, it has at the same time a declarative sense: ‘He declared holy or consecrated.’

 6. Nicola Negretti (n. 3), p. 228.

 7. Ellen White, The Story of Patriarchs and Prophets, 1958, p. 313.

 8. Samuel Terrien, The Elusive Presence, 1978, p. 392.

 9 It is noteworthy that the Romans used the term Sabbateion to describe the Jewish meeting place (synagogue), obviously because such gatherings occurred on the Sabbath. Cf. Flavius Josephus, Antiquities of the Jews, 16, 6.

 10. I. Grunfeld relates a touching episode where the Sabbath helped tormented Jews to forget their misery: “The train dragged on with human freight. Pressed together like cattle in the crowded trucks, the unfortunate occupants were unable even to move. The atmosphere was stifling. As the Friday afternoon wore on, the Jews and Jewesses in the Nazi transport sank deeper and deeper into their misery. Suddenly an old Jewish woman managed with a great effort to move and open a bundle. Laboriously she drew out—two candlesticks and two challot. She had just prepared them for the Sabbath when she was dragged from her home that morning. They were the only things she had thought worth while taking with her. Soon the Sabbath candles lit up the faces of the tortured Jews and the song of ‘Lekhah Dodi’ transformed the scene. Sabbath with its atmosphere of peace had descended upon them all”(The Sabbath: A Guide to its Understanding and Observance, 1972, p. 1).

 11. Herbert W. Richardson (n. 1), p. 130.

 12. Ibid. (7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