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쉬운 요한계시록 제4장 교회들에게 보낸 기별 (제1부)
 제1세기말에 로마제국 아시아 도의 일곱 도시에 있던 그리스도 교회의 신도들에게 일곱 기별이 보내졌다. 그러나 그 당시의 소아시아 지방에는 그 일곱 교회뿐만 아니라, 골로새(Colossae), 드로아(Troas, 트로이), 히에라볼리(Hierapolis) 등에도 교회들이 있었다. 그 일곱 교회만이 선택되었다는 사실은 그 숫자가 가지는 상징적 의미가 있었음을 시사한다. 일곱(7)은 “완전, 충만”을 상징하는 숫자이다. 이것은 곧 그 교회들이 당시의 그리스도 교회 전체를 대표하였다. 그 기별들의 내용은 세 가지 단계로 적용할 수 있다. (57.1)
 역사적 적용(Historical Application). 먼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원래 일곱 개의 기별이 소아시아에 있는 각 교회에게 개별적으로 보내졌다는 사실이다. 이 교회들은 현실적인 도전을 받고 있던 실제적인 교회들이었다. 이 교회들은 중요하고 번영하는 도시들의 중심지에 세워져 있었고, 그 도시들은 우편과 통상의 간선도로 상에 위치하여 서로 연결되어 있었다. 로마의 통치하에서 그 도시들은 대체로 평화와 번영을 누렸다. 로마에 대한 감사와 충성의 표시로 여러 도시들이 자기들의 신전에서 황제숭배를 실시했다. 황제숭배는 모든 시민들의 의무로 강요되었다. 그와 동시에 모든 시민들은 그들 도시의 공적 행사에 가담해야 했고, 그들의 이교도의 종교적 예배행사에 참여해야 했다. 이런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심각한 결과가 기다리고 있었다. (57.2)
 그리스도의 명에 따라, 요한은 이교적인 환경에서 도전을 받고 있는 교회들을 돕고자 그들의 목회자로서 그 교회들에게 이것을 기록했다. 따라서 이 기별들이 처음 보내진 아시아의 그리스도인들에게 그것들이 어떻게 적용되었는지를 알아보는 것은 무엇보다도 더 중요하다. 다시 말해서 역사적으로 그 기별들이 적용된 방법을 먼저 연구해야 한다. (58.1)
 보편적 적용(Universal Application). 본래 이 기별들은 소아시아의 교회들에게(to) 보내졌으나, 그들을 위해서(only) 기록된 것은 아니다. 마치 바울이 그의 편지서들을 일차적으로 그 당시의 교회들에게 써 보냈지만, 그 편지서들은 그 후로 이어진 시대의 그리스도인들을 위해서도 시대를 초월한 기별들을 담고 있다. 이와 마찬가 지로 일곱 교회들에게 보내진 기별들은 모든 시대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적용되는 값진 교훈들을 담고 있다. (58.2)
 이 기별들은 각각 따로 보내진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합쳐서 한 통의 편지로 보내졌다(참고 계 1:11). 모든 교회들이 이 편지 전체를 읽어야 했다. 각 기별이 모두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으라”는 동일한 권고로써 끝마치므로, 비록 개별 교회를 향해 쓴 것이기는 하지만 모든 교회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 따라서 이 기별들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동시에 말하고 있으며, 또한 역사의 어떤 시대나 서로 다른 장소에 속해 있는 모든 유형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일반적으로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한편으로 오늘날의 그리스도교의 일반적 특성들은 본질적으로 라오디게아 교회와 같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어떤 교회들 또는 개별 그리스도인들은 에베소나 서머나 교회의 특성을 지닐 수도 있다. (58.3)
 예언적 적용(Prophetic Application). 요한계시록은 이들 일곱 기별이 미리 말하는 역사로 기록되었다고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제1세기의 아시아에는 일 곱 개보다는 더 많은 수효의 교회들이 있었는데도 이 일곱 교회들만이 선택된 것을 보면 상징적 역할이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요한계시록은 예언의 책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것은 이 기별들이 예언적 의미를 가지고 있음을 가리킨다(계 1:1-3). 그러므로 일곱 교회의 영적 상태는 역사적으로 서로 다른 시대의 그리스도교의 영적 상태와 현저하게 일치한다.1 이 모든 것들은 이 기별들이 제1세기로부터 마지막 때 까지의 그리스도교의 역사적 파노라마를 하늘이 보는 관점에서 제공하고자 의도된 것임을 보여 준다. (58.4)
 우리가 이 교회들에게 보내진 기별들을 하나하나 살펴볼 때, 그 지방의 이교적인 행습들이 그곳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보기 위하여 그 교회들이 위치해 있던 도시들을 먼저 탐구할 것이다. 그 다음에 우리는 각 교회들에게 보내진 기별을 면밀히 살펴보면서, 요한의 시대뿐만 아니라 오늘날의 그리스도인들이 배워야 할 귀중한 교훈들을 찾기 위하여 각 기별을 더욱 면밀하게 연구할 것이다. 끝으로, 우리는 각 기별이 그리스도교 역사의 특정한 시대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59.1)
 각 기별은 다음과 같은 동일한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1) 기별의 대상(교회 이름),

   (2) 예수님에 대한 소개,

   (3) 각 교회에 대한 예수님의 평가,

   (4) 각 교회에 대한 예수님의 권고와 경고,

   (5) 성령의 말씀을 들으라는 호소,

   (6) 이기는 자들에게 주시는 약속 등이다.

 교회들에게 주신 기별들의 평행되는 부분들을 비교함으로써 우리는 그 기별들의 의미에 대한 더 깊은 통찰을 얻을 수 있다. (59.2)
 에베소 교회에게 보낸 기별(2:1-7)
 예수님이 기별을 주신 첫 번째 교회는 에베소(Ephesus, 현재 터키의 셀죽[Selcuk])에 있었다. 이곳은 일곱 교회들 가운데서 밧모 섬으로부터 가장 가까운 거리(직선거리는 63마일[101 킬로미터], 해안을 따라 섬들을 경유하면 480마일[772킬로미터])에 위치해 있었다. (59.3)
 성경절 : 요한계시록 2:1-7

 (59.4)
 에베소(Ephesus) 도성
 에베소는 아시아 도(道)의 수도였다. 로마제국 내에서 네 번째 큰 도시로 그 인구는 약 25만 명이었다. 지중해의 동쪽 끝인 에게해에 있는 항구도시로 카이스테르 강(Cayster River) 어귀에 위치해 있었고, 두 개의 주요 무역로가 만나는 교차점에 있어서 아시아의 관문으로 알려진 국제도시였다. 이 도시는 유명한 정치적, 상업적, 종교적 중심지였다. 에베소는 신전, 극장, 체육경기장, 공중목욕탕, 홍등가 등을 포함한 공공건물들과 상업적인 건물들로 채워져 있었다. 또한 그 당시의 범(汎)—이오니아 경기(Pan-lonian Game)의 개최지였고, 그 연례 체육 행사를 보려고 아시아로부터 수많은 구경꾼들이 에베소로 모여들었다. (60.1)
 에베소 도성에는 로마 황제를 숭배를 하는 신전이 두 곳이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각기 다른 이교 신들을 숭배하는 약 열다섯 개의 신전들이 제1세기의 도성 터에서 확인되었다. 에베소는 또 마술행위와 조각예술로 유명했다(참고 행 19:19). 그 도성의 자랑인 아데미(Artemis[아르테미스], 로마의 디아나[Diana], 다이애나) 여신의 웅장한 신전은 고대세계의 7대 불가사의(不可思議) 중에 하나로 뽑히는데, 이 여신을 위한 연례 행사인 아르테미시아(Artemisia) 축제는 해마다 수많은 순례자들을 불러왔다. 대대적인 은장색(銀匠色) 사업은 신전과 관련되어 있었고, 그 도시의 재정에 많은 기여를 했다. 그와 동시에 신전은 보물 수장고(收藏庫)도 되었고, 도망하는 범죄자들을 위한 피신처(避身處)도 되었다. 그러면서 신전은 또한 공동체 생활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60.2)
 그러나 이 도성은 부도덕과 미신으로 악명을 날렸고, 범죄자들의 소굴로 알려 졌다. 그런데 아시아 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그리스도교회가 위치한 곳이 바로 도성이었다. 이 교회는 사도 바울이 3년간 목회하는 동안에 세워져서 급속도로 성장함으로 오래지 않아서 초기 그리스도교의 중요한 중심지가 되었다(행 19). 요한계시록이 기록되던 때에 에베소 교회는 아직도 믿음이 강했고, 복음의 순수성을 간직하고 있었다. 이 도성은 밧모 섬으로 유수되기 전과 그 후에 요한이 거주한 곳이었음이 거의 확실하다. (61.1)
 에베소에 살던 그리스도인들은 그 도시의 이교도들로부터 온갖 종류의 압박을 다 받았다. 여기에는 이교도들의 노골적인 반대를 위시하여 그들이 이교의 종교적 활동에 참여하기를 거부했기 때문에 받는 비난, 그리고 황제 숭배와 이교 신들을 숭배하는 것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해서 무신론자라는 비방까지 받았다. 그들은 또한 주의 만찬(Lord’s Supper)과 관련하여 [그리스도의 살을 먹고 피를 마신다는 뜻에서] 식인종(食人種)이라는 비난까지 받았다. 그리스도인들은 제사를 드릴 때 어린아이들을 제물로 드린다거나 그 아이들의 살을 먹고 피를 마신다는 등 온갖 유언비어들이 항간에 떠돌아다녔다. 이 때문에 그리스도인들은 그 도성에서 그들의 법적 지위를 상실할 처지에 당면했고, 사회적으로는 고립되었고, 박해를 당할 지경에 이르렀다. (61.2)
 에베소 교회에게 주신 예수님의 기별
 예수님은 에베소에 있는 교회에게 자신을 “오른손에 일곱 별을 붙잡고 일곱 금촛대 사이에 다니시는 이”(계 2:1)로 제시하셨는데, 이것은 그가 그 교회 안에 임재하시는 것과 그 교회의 사정과 필요를 알고 계시는 것을 의미한다. 예수님은 그 교회가 여러 가지 훌륭한 특성들을 가진 것에 대하여 칭찬하신다. 그 교회가 이교적인 환경 가운데 살아가고 이교적인 생활양식과 부도덕한 행습에 둘러싸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교회의 신도들은 복음을 위하여 열심히 일하고 끈질긴 인내를 발휘하였다. 그들은 또한 핍박에 당면했어도 굳건히 섰다. 그들은 외부로부터 오는 압력이 컸음에도 불구하고 조금도 지치지 않았다. 그 교회는 교리적으로 건전했고, 거짓 사도를 시험하는 일에 신중을 기했으며, 그러면서도 그들 가운데 있는 그릇된 가르침들을 용남하지 않았다(2:2-3). (61.3)
 그 교회의 신도들은 특히 니골라당(Nicolaians)의 행습을 거절했다(계 2:6). 이 니골라당이 어떤 사람들이었지는 확실하지 않다. 어떤 초기 그리스도교 저술가들은 니골라당은 이단 교리를 가르치는 안디옥의 니콜라스(Nicholas of Antioch)를 따르는 무리라고 한다. 이 니콜라스(니골라)는 예루살렘 교회의 일곱 집사 중 한 명이었으나 결국엔 이단에 빠졌다고 한다(참고 행 6:5).2 이들 니골라당은 사회적 고립과 당면한 핍박에서 오는 불편과 어려움을 피하기 위해서 이교적 행습과 타협하거나 그것에 순응하는 것을 옹호하였다. 니골라당은 버가모 교회에 보낸 기별 속에서도 언급되었는데, 거기서는 이들이 다른 이교 집단과 연결되어 있다. 즉, 이스라엘로 하여금 우상의 제물을 먹게 하고 행음하게 한 발람의 가르침을 따르는 이들과 연결되어 있다(계 2:14-15). (62.1)
 바울은 이 일이 있기 몇 십 년 전에 에베소 사람들에게서 가르치면서 “너희 중에서도 제자들을 끌어 자기를 좇게 하려고 어그러진 말을 하는 사람들이 일어날”(행 20:30) 것을 경고하였다. 그 예연은 지금 이루어졌다. 그러나 에베소 교회는 그 거짓 교사들의 어그러진 교리에 미혹되지 않았다. 이 교회는 복음의 순수성을 지키고, 거짓 교리 교인들을 부패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기울였다. 요한계시록이 기록되고 나서 얼마 후에, 안디옥 교회의 감독 이냐티우스(Ignatius)도 에베소 교회에 보낸 편지에서 이와 비슷하게 그들이 진리를 위해 굳게 선 것을 칭찬했다. (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