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성소 (재림교회 신학의 심장) 제 3 장 식양을 따라
 J. 켈레트(J. Quellette)는 하솔 신전과 기타 후대의 신전들에 관해 논평하면서, 유사점이 처음 마주칠 때만큼 그렇게 두드러지지는 않음을 밝혔다.15) 그리고 라이트(Wright)는 “세 부분으로 나뉜 것이 항상 확실하게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적고 있다. 게다가 그는 “몇몇 건물들의 남아 있는 구도는 인위적이고 조잡하며 임시변통으로 끼워 넣고 덧붙여 배열함으로, 아직 그것의 진정한 형태를 갖추지 못했다는 인상을 준다”16)고 말한다. (60.3)
 하지만 이것이 우리 앞에 있는 쟁점의 모두는 아니다. 문제는, 시내 산에서 광야 성막의 도면을 보여 주기 전에 이미 비(非)이스라엘인의 이방 신전들이 존재했는데, 그것들의 평면 구도뿐 아니라 증거를 통해 결정할 수 있는 어떤 부속품들까지도 후대의 이스라엘 성막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이다. (61.1)
 이런 이방 신전들도 하늘 성소의 식양을 따라 고안되었는가? 달리 말해서, 이스라엘의 성막성전이 하늘에 있는 것들의 식양을 따라 지어졌다면 왜 그것이 모든 면에서 독특하지 않았는가? 왜 그것이 이방인이 제사 드리는 장소들에서 미리 보여졌는가? 이런 질문들은 “식양”개념을 문자적으로 설명하려는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관심거리이다. (61.2)
 나는 본 장의 끝 부분에서 개연성 있는 해결책을 제시할 것이다. 그러나 먼저 광야 성막과 특히 후대의 예루살렘 성전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점 몇 가지를 훑어보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 내 판단에, 이런 차 이점이 나타나는 현상은 광야 성막이 더 이른 시기의 이방 신전과 유 사하다는 문제와 간접적으로 연관된다고 생각한다. (61.3)
 광야 성막과 예루살렘 성전의 차이점
 예루살렘 성전에 관한 성경의 묘사를 대충 훑어보는 무심한 독자라 해도, 그 성전과 광야 성막에 나타난 몇 가지 구조 및 장식의 차이점을 알아챌 수 있다. 다음과 같은 차이점들이 있다. (61.4)
 1. 예루살렘 성전에는 뜰이 광야 성막처럼 딱 하나가 아니라 적어도 두 개 있었다.17)(모든 백성이 다 들어갈 수 있는 “큰 뜰”18) 그리고 주로 제사장과 레위인을 위한 “안뜰” 또는 “제사장의 뜰” 또는 “윗 뜰”19)이 있었다.) (61.5)
 2. 광야 성막에는 뜰로 들어가는 입구가 하나밖에 없었으나 예루살렘 성전 경내로는 여섯 개의 문들을 통해 진입할 수 있었다.20) (61.6)
 3. 광야 성막은 접어서 옮길 수 있는 장막이었다. 그러나 솔로몬 성전은 이스라엘이 그 땅에 완전히 정착했다는 분명한 이유로 웅장한 석조 건물로 지어졌는데,21) 이것은 지상 성소와 하늘 성소가 일치한다고 너무 강하게 주장하지 말아야 할 또 하나의 분명한 이유를 제공한다. 하나는 땅에 있었고 다른 하나는 하늘에 있었다! (61.7)
 4. 광야 성막에는 남쪽에 등대가 한 개, 북쪽에 진설병상이 한 개 있었다. 대조적으로 예루살렘 성전에는 남쪽과 북쪽(혹은 좌편과 우편) 양편에 도합 등대 열 개와 진설병상 열 개를 두었다.22) (61.8)
 5. 광야 성막과 마찬가지로, 예루살렘 성전 내부도 모두 그룹 형상으로 장식돼 있었다. 하지만 거기에 덧붙여 성전 내부는 종려나무, 꽃, 사자, 황소 등으로 꾸며졌다.23) (62.1)
 6. 예루살렘 성전의 뜰 하나에는 커다란 놋바다 곧 수조(水槽)가 있었는데, 각각 사방을 바라보고 있는 놋소 열두 마리가 그것을 떠받치고 있다. 이런 것을 광야 성막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게다가 성전에는 광야 성막처럼 물두멍이 하나가 아니라, 이동할 수 있는 물두멍이 열개나 있었다.24) (62.2)
 7. 솔로몬 성전의 입구에는 보아스와 야긴이라 불리는 거대한 돌기둥 두 개가 서 있었는데, 그 주두(柱頭)가 백합화 형상으로 장식되었다.25) 솔로몬이 “성소 같이 사슬을 만들어 그 기둥머리에 두르고 석류 일백 개를 만들어 사슬에 달았”다(대하 3:16). 나는 이 기둥들의 신학적 의미에 관한 견해를 본적이 없지만, 그 기둥들은 광야 성막과 가장 현저한 차이점 가운데 하나에 속한다. 구약 학자 윌리엄 셰이(William Shea)는, 이 기둥들에는 불을 켜기 위한 쇠초롱이 있었는데 광야 성막에는 하나님의 기적적인 빛의 은혜를 입었기 때문에 이런 초롱이 필요치 않았다고 주장한다.26) (62.3)
 이런 차이점뿐 아니라 기타 덜 중요한 여러 부품들에도 차이가 있는데, 이것은 두 구조물의 겉모양에 나타나는 분명한 차이 곧 하나는 초라한 장막이고 다른 하나는 잘 꾸민 웅장한 건축물이라는 점과 합해 지면 “식양을 따라” 지었다는 말을 엄밀하게 문자적으로 해석하기를 원하는 자들이 쉽사리 떨쳐버릴 수 없는 어떤 의미를 준다. (63.1)
 그러나 우리는 광야 성막과 마찬가지로 예루살렘 성전도 하늘의 식양을 따라 지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윗이 전의 낭실과 그 집들과 그 곳간과 다락과 골방과 속죄소의 식양을 그 아들 솔로몬에게 주고 또 성신의 가르치신 모든 식양 곧 여호와의 전의 뜰과 사면의 모든 방과 하나님의 전 곳간과 성물 곳간의 식양을 주고∙∙∙다윗이 가로되 이 위의 모든 것의 식양[타브니트]을 여호와의 손이 내게 임하여 그려 나로 알게 하셨느니라”(대상 28:11~19). (63.2)
 엘렌 G. 화잇은 이러한 상황에 관해 설명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다윗은 솔로몬에게 성전 건축에 대한 상세한 지시를 주어, 하나님의 영감을 통해 그에게 계시된 바와 같이 각 부분과 성소 봉사를 위한 모든 기구의 식양을 보여 주었다.”27) (63.3)
 게다가 솔로몬의 건축자들은 이방 나라에서 계약으로 고용되었지만, 성전을 봉헌할 때 하나님께서 감명 깊게 나타내신 승인이 보여 주는 대로 그들이 하나님의 청사진을 따라서 건축했음이 분명하다. 하나님이 영광의 구름으로 성전을 가득 채웠다. “제사장이 그 구름으로 인하여 능히 서서 섬기지 못하였으니 이는 여호와의 영광이 하나님의 전에 가득함이었더라”(대하 5:14). (63.4)
 그러므로 요지는 이것이다. 광야 성막과 예루살렘 성전이 똑같이 하늘의 식양을 따라 건축되었다면, 두 건축물이 여러 가지 세목에서 그토록 현저한 차이를 나타내는데도 어떻게 “식양”이라는 단어를 엄밀하게 문자적인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인가? 더욱이 에스겔의 이상적인 성전(ideal temple)28)에 나타나는 추가적인 변이와 발전(참조 겔 40:1~43:27)을 고려해 보면 상황은 훨씬 더 복잡해진다. (64.1)
 이제는 하나님께서 모세와 다윗 모두에게 “청사진”을 주셨다면, 그 것들의 차이점에 상관없이 그 세부사항들을 중요한 것으로 여겨야 한다고 주장할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어쨌든 그러한 차이점들을 고려하여, 지상 성소에 대한 우리의 지식을 토대로 하늘 성소의 정확한 모양에 대해 교리화하려는 일은 피해야 한다. 세부사항의 차이는 대부분 시간과 장소 및 상황과 연관된(예컨대 솔로몬 성전의 두 기둥 야긴과 보아스의 빛), 순전히 부수적인 것임이 분명하다. 이 빛이 광야 성막의 초자연적인 빛(출 40:34~38)을 대신했을 것이다. 따라서 이상의 증거들을 통해 다음과 같은 예비적인 결론을 끌어 낼 수 있다. (64.2)
 1. 가장 중요한 것은 성막과 성전의 구조적인 세부사항이 아니라 기본적인 도면이다. 여기서 우리는 차이점에 상관없이 세 가지 대표적인 성소의 특징을 이루는 다음과 같은 기본적인 요소에 주의를 돌린다. (6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