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준수의 기원과 역사 제1장 총론 제3절 “제3의 새 종교”의 특성과 그 유물들
 지금 보이는 건축물은 17세기에 와서 개조한 것인데, 옛 건물 중 현재까지 남아 있는 것은 외곽에 코린트 양식의 기둥들과 화려하게 조각된 주춧돌들뿐이다. 그리고 베스탈의 임무를 훌륭하게 준행했던 처녀 사제들의 공적을 기리는 석상들이 몇 개 보이는데 그 중에 파손되지 않은 것은 하나밖에 없다. (65.1)
 그런데 우리가 이 성당에 대해 특별히 주목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거의 모든 성당들이 한결같이 서쪽 파사드에 태양의 상징인 태양 원반이 모자이크되었거나 장미 창으로 꾸며져 있다. 그리고 그 팀파눔(tympanum, 박공, 건물의 주 출입구 상단부에 있는 삼각면) 위에는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십자가가 세워져 있는 것이 통례인데 반하여 이 성당은 그 파사드에 태양 원반이 없고 그 대신에 “성체발현 현시대”처럼 십자가에다가 태양 원반을 겹친 것을 세웠다. 이것은 이 성당이 제3의 새 종교 즉, 기독교적인 태양신교라는 것을 명백히 공표하고 있다. (65.2)
 c. 베스타 신전이 성모 마리아 성당으로
 로마의 보아리오 광장에 위치한 이 “베스타 신전”(Temple of Vesta)은 본래 로마의 불의 여신 베스타와 전혀 상관없는 신전이었으나, 현재 유적지로만 남아 있는 로마 공회장에 있었던 여신 베스타의 신전과 흡사한 원형 건축물이라서 로마인들이 베스타 여신을 흠모하는 열정이 컸기 때문에 이 신전을 그렇게 불러왔다고 한다. (65.3)
 이 신전에 대해 몇 가지 전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승리자 헤르쿨레스 신에게 봉헌된 것이라 한다. 이 신전은 현재 로마에서는 가장 오래된 대리석 신전으로서 로마 공화정기인 B.C. 2세기에 건축된 것이다. 이 신전이 성 스테파노(Santa Stefano) 성당으로 봉헌되었다가 그후 A.D. 1560년에 성 마리아 성당(Santa Maria dell Sole)으로 바뀌어졌다. (65.4)
 

베스타 신전
 d. 판테온이 순교자의 성모 마리아 성당으로
 로마의 미네르바 광장 북쪽에 거대한 원통형의 건물이 하나 있는데, 이것은 고대 로마의 영광을 상징하는 기념비적인 건축물인 판테온이다. 아직도 원형을 그대로 보전하고 있는 것으로 유일한 고대 로마의 신전이다. (67.1)
 “판테온”이란 “모든 신들을 한 자리에 모시는 신전”이라는 뜻인데, B.C. 27-25년에 아우구스투스의 사위이자 양자인 아그립파(Marcus Vipsanius Agrippa, ca. 63-12 B.C.)가 율리아 가문의 수호신들인 일곱 혹성신들을 경배하기 위해 건축한 것이다. (67.2)
 

판테온. 이집트의 태양 신전에서만 볼 수 있는 오벨리스크가 보인다.
 판테온의 기본 형태를 이룬 반구는 우주를 상징하며, 거대한 눈, 즉 돔의 정상에 뚫린 구멍은 혹성들의 중심인 태양을 상징한 것이다. (68.1)
 이 판테온이 A.D. 609년 3월 16일 포카 황제의 승인 하에 교황 보니파치오 4세에 의해 순교자들의 성모 마리아 성당(Santa Maria dei Martiri)으로 바뀌었다. (68.2)
 이 판테온 천정은 원래 청동으로 장식되어 있었는데, 교황 우르바노 8세(Urbano VIII, A.D. 1623-1644)는 베르니니(Bernini)로 하여금 그 청동을 뜯어내어 바티칸에 있는 성 베드로 대성당의 거대한 천개 발닥키노(baldacchino)를 만드는 자재로 사용케 했다. (68.3)
 3. “제3의 새 종교”의 그 유물들 II
 a. 벡키오 궁전(Palazza Vecchio)
 이탈리아 중부인 토스카나(Toscana)에서 문예부흥기의 꽃을 피웠던 도시 피렌체(Firenze, 영어로는 Florence)의 시뇨리아 광장(Piazza della Signoria) 북쪽에 아르놀포 디 캄비오(Arnolfo di Cambio)가 설계하고 1298년에 착공하여 1314년에 완공된 벡키오 궁전(Plazza Vecchio)이 우뚝 서 있다. 탑의 높이는 94m로서 궁전의 가장 특징적인 부분이다. 그리고 이 궁전의 또 하나 특징적인 것이 있다면 이 건물 파사드에 부착된 팀파눔에 매우 특이한 “태양 원반”으로 된 메달리온이다. (68.4)
 이 태양 원반의 독특한 점은 불꽃이 뻗어 나가는 듯 한 태양의 광휘 속에 예수 그리스도의 모노그람(monogram, 이름의 첫 부분의 글자, 또는 약자)이 기록되어 있다. (68.5)
 그리고 두 마리의 사자들이 흰 대리석 파풍(破風)에 얹혀있는 듯한 이 메달리온을 호위하고 있다. 그 메달리온 중심부에는 “십자가”“YHS”가 양각되어 있는데, 이 “YHS”는 그리스어의 모노그람 “IHS”의 라틴어 변형체로서 Iésous(Jesus, 예수)의 약칭이다. 즉, “예수 그리스도”라는 뜻이다. 그리고 메달리온 밑에는 대리석으로 된 파풍이 부착되어 있다. 그리고 그 파풍에 라틴어로 “Rex Regum et Dominus Domiantium”“왕의 왕 주의 주”(King of Kings and Lord of Lords)라고 새겨져 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그 의미는 태양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시며, 왕의 왕, 주의 주가 되신다는 것이다. (68.6)
 

벡키오 궁전 전경
 이 건물에 이런 식의 팀파눔을 설치한 사람의 의도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두말할 여지없이, “두 날개가 활짝 펴진 태양 원반”이 양각된 신전문을 통해 출입했던 이집트인들이 그랬듯이, 이 문을 출입하는 자는 하인을 막론하고 태양을 예수 그리스도라는 명칭으로 섬기고 인정하는 자임을 스스로 시인하게 한 것이 분명하다. (6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