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하여
욥이 하나님을 경외하는 까닭이라고 사단이 고발한 하나님과의 모든 거래(去來)는 삽시간에 단절되고, 그가 누린 하나님의 모든 혜택은 졸지에 몰수당함으로써,
욥의 까닭 없는 고난은 시작됩니다. 욥이
하나님을 경외하는 까닭을 밝히는,
까닭 모를 고통이 욥기에 메아리쳐 있습니다. 하나님과 사단 사이에 벌어진 이
대논쟁의 배후와 진상을 깨닫지 못한 욥의 친구들은, 욥이 겪는 그 극심한 고난이 그와 그의 자녀들이 저질러온 죄에 대해
하나님이 행하신 인과응보적인 심판의 결과라고 경건하게 단정하고 나섭니다. 이렇게 왜곡시킨 죄(罪)의 그릇된 논리를 통하여 사단은 모든 고난을 초래한 배후요 장본인인 자신의 실체를 숨기고 그 책임을 전적으로 하나님께 돌림으로써
사람이 하나님을 섬기고 예배해야 하는 까닭에 일대 혼란과 심각한 오해와 갈등마저 일으킵니다. 차라리 그런
“하나님을 욕하고 죽으라”(
2:9)는 것이 욥기에서 폭로된 사단의 감춰진 진심인 것입니다. 이러한 모순에 에워싸인
욥의 까닭 모를 고난은 깊어지고 까닭을 모르기 때문에 더욱 깊어져만 갑니다.
(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