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에 나타난 구원 제 1 장 시편의 종교적 의의
 시편은 성경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 마치 심장이 인체 내에서 특별한 기능을 지니고 있듯이 시편은 성경에서 이스라엘 종교의 심장의 고동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기도의 책에서 언약의 백성들은 하늘로 가는 계단을 발견하였다. 이 계단은 인간의 고뇌와 고통의 밑바닥으로 부터 하나님과 교통하는 최상의 기쁨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절망에 찬 통한과 눈물은 간절한 탄원에의 극적인 응답을 내다봄으로써 감사와 찬송의 노래로 바뀐다. 인간과 하나님 사이의 살아 있는 이 상호 교환 관계는 아마도 왜 시편이 히브리 성경 중에 매우 값진 보화로서 각 시대의 하나님을 찾는 모든 사람들에 의해 사랑을 받아 왔는지에 대한 뜻 깊은 이유가 될 것이다. 그것은 영적 위로와 부흥을 주는 하나의 그침 없는 샘물임이 입증되었다. (21.1)
 루터와 칼빈도 성경의 어느 책보다도 시편을 높이 평가했다. 루터는 시편을 “작은 성경”이라고 애칭했는데, 이는 그 속에 성경 전체가 아름다운 방법으로 요약되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루터는 시편에서 히브리 신자들의 언어와 행실뿐만 아니라 그들의 마음과 깊은 동기를 보았다. (22.1)
“사람이 찬양과 감사의 시편 이외에 어디에서 더 나은 기쁨의 언어들을 찾을 수 있겠는가? 당신은 거기서 마치 아름답고 쾌적한 동산을 들여다보듯, 하늘 그 자체를 들여다보듯 모든 성도들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으리라∙∙∙. 반면에, 당신이 어디서 탄식의 시편보다 더 깊고, 더 서럽고, 더 애처로운 슬픔의 언어들을 찾을 수 있겠는가? 거기에서 당신은 또한 마치 죽음을 들여다보듯, 정말 지옥 그 자체라도 들여다보는 듯 모든 성도들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으리라∙∙∙.시편은 기쁨과 두려움과 소망과 슬픔 가운데 있는 당신을, 마치 성도들이 생각하고 말해 왔던 것처럼 생각하고 또 말 하도록 가르쳐 주고 있다.”1
(22.2)
 우리가 시편에서 히브리 성도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지만 그것은 진리의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이 이스라엘의 시편에서 우리는 또한 하나님의 마음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시편을 포함하여, 성경은 단순히 신자들의 경건한 감정에 관한 책이 아니다. 그것은 하나님 자신의 마음을 펼쳐 놓은 책인 것이다. (22.3)
 우리는 여기서 하나님과 씨름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게 될 뿐만 아니라, 당신의 자비와 능력을 인간에게 전달하시고 당신의 뜻과 목적에 관한 새로운 이해를 나타내 주시면서 인간의 영혼과 씨름하시는 하나님을 보게 된다. 시편은 단순히 도움을 구하는 주관적 찬양이나 부르짖음뿐만 아니요, 우리에게 하늘 아버지를 만나는 법과 하나님과의 살아 있는 관계를 맺는 법을 가르쳐 주는 영감적인 기도들이다. (23.1)
 현대에 발견된 다른 고대 국가들—수메르, 가나안, 애굽2—의 시들에서는 이스라엘의 시편과는 다른 어떤 근본 적인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이들은 표면화된 다신론을 포함하고 있으며, 죄와 악에 관한 분명한 의식이 결여되어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다른 나라의 경건한 시들에서는 인간이 자기 자신의 마음, 즉 참으로 종교적이긴 하지만 하나님 자신의 마음으로부터 오는 빛과 사랑의 계시가 없는 자기의 마음으로부터 토로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영감에 찬 히브리의 노래들은 그 자체로서 시의 한 부류를 형성하는 것이다. (23.2)
 시편:하나님의 계시의 독특한 표현
 그렇다면 이스라엘 시편의 종교적·도덕적 의의는 무엇인가? 시편은 모세 오경에 나타난 하나님의 업적과 그분 자신에 관한 명확한 계시에 대해 우리 모두가 믿음으로 응답하기를 하나님께서 얼마나 고대하시는가에 관한 영감적인 본보기로 존재한다. 유대인들은 시편이 다섯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는 것은 모세 오경에 대한 이스라엘의 믿음을 반영하기 위해 그렇게 되었다고 믿었다. 비록 이 형식상의 일치가 단순히 외형적 유사성의 우연한 일치 그 이상 아무것도 아니라 해도 토라(율법서)에 기록된 창조와 타락, 하나님이 맺은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과의 언약, 애굽으 로부터의 이스라엘의 구원, 시내 산에서의 율법 반포와 하나님의 현현(顯現), 그리고 저 파란 많은 광야 여행 등의 모든 위대한 역사적 사건들이 시편 8편, 19편, 78편, 95편, 104~106편, 148편 등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이스라엘의 성소 음악에서 여실히 반영되는 것이 사실이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모세를 통하여 주어진 하나님의 계시는 영적 진리를 가슴에 여울지게 해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의 하나인 반복된 노래를 통하여 이스라엘의 기억에 새겨졌다. 이스라엘의 찬미가는 히브리 종교가 모세 오경에 근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시편은 과거에 있었던 하나님의 구원의 행적을 기념할 뿐만 아니라 또한 당신의 백성에 대한 하나님의 계속적인 인도하심에 대한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23.3)
 이스라엘과 맺은 하나님의 언약에 관한 가장 생생한 의미는 애당초 세상의 구원을 위해 부조들과 맺었던(창 12:3, 49:10~12) 메시아의 약속에 집약되어 있었다. 그러므로 시인들은 이스라엘이나 시온 또는 다윗이 아닌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였는데, 이는 하나님께서 시온을 모든 백성이 복종하게 될 당신의 우주 왕국을 위한 지상의 중 심지로 택하셨기 때문이다. 시편 2편87편에 뚜렷하게 표현된 것처럼, 모든 사람이 하나님을 섬기도록 부르심을 받았다. 메시아에 대한 소망은 이스라엘의 구원에만 국한 되지 않는다. 유대인 시편 주석가인 코헨(A. Cohen) 박사는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24.1)
“그 민족을 옹호하심은 보다 포괄적인 계획을 위한 서곡에 불과하다. 시편 전체는 세상의 심판자로서 오실 하나님의 강림을 선포하고 있는데, 그분의 공평한 통치는 기쁨을 주게 될 것이다. 그 궁극적인 열망은 모든 인간이 하나님의 왕권을 인정하게 되는 것이며, 최고의 요청이자 최후의 요청은 호흡이 있는 자마다 여호와를 찬양하라는 것이다.”3
(25.1)
 시편의 목적은 어떻게 신령과 진정으로 하나님을 예배할 것인가, 어떻게 효과적인 기도를 드리며, 어떤 정신으로 하나님의 성전에 희생 제물을 가져 가야 하는가, 우리 주변의 천연계와 이스라엘의 율법과 소용돌이치는 역사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를 모든 사람들에게 가르쳐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자명하게 드러나 있는 것은 아니다. 거기에는 영감된 해석이 필요하다. 피우스 드리베르스(Pius Dijvers)는 이렇게 말한다. (25.2)
“이스라엘의 전 생애, 계시의 점진적 발전, 자신이 하나님의 선택된 민족임을 깨닫는 기쁨, 박해의 시련, 인간의 죄와 배은 망덕의 결과에서 빚어진 절망—이 모든 것이 시편의 노래 가운데 솔직하게 경험되고 적 나라하게 표현되었다. 간단히 말해서, 구약 전체가 시편에 반영되어 있다. 거기에는 이스라엘의 영혼이 겪은 단 하나의 경험이라도 기록되지 않은 것이 없다. 시편은 구약에 나타난 하나님의 계시의 가장 충만한 표현이다.4
(25.3)
 많은 시편이 “이스라엘의 노래 잘하는 자”(삼하 23:1) 다윗에 의해 쓰여졌는데, 그는 시적 감정과 수금 타는 재능을(삼상 16:18) 겸비하였으며 또한 예언의 영을 소유 했다(삼하 23:2~3; 시 16편과 관련하여 “선지자”로 표현한 행 2:30과 비교). 아마도 그는 자신이 아직 유대의 황막한 언덕에서 양을 먹이던 어린 시절에 많은 시가를 지었을 것이다. 천연계와 이스라엘의 역사에 나타난 하나님의 행적을 명상하면서 다윗은 필시 자신의 수금에 맞춰 예배와 찬양의 서정시 속에 그의 여린 감정을 불어넣었을 것이다. 훗날, 무고한 비난과 핍박을 당했을 때, 그는 고독한 가슴으로 하늘 목자를 향하여 도우심과 하나님의 변호에 대한 확신, 그리고 영혼의 소생을 구하며 울부짖었다. 장차 모든 성도들의 기도 가운데 나타날 다윗의 시의 우주적인 목적이 화잇 부인에 의해 잘 묘사되었다. (26.1)
“그의 외로운 운명에서 자연과 하나님으로 더불어 의 교제, 그의 양떼를 돌보는 수고, 위험과 구원, 슬픔과 기쁨은 다윗의 품성을 형성하고 그의 장래의 생애에 감화를 끼쳤을 뿐 아니라, 음성이 고운 이스라엘 가수의 시편을 통하여 오는 모든 시대에 하나님의 백성의 마음에 사랑과 믿음을 불붙게 하고, 당신의 모든 피조물의 마음이 언제나 사랑하는 하나님의 마음에 더욱 가까이 이르게 할 것이다.” 5
(26.2)
 다윗의 시는 단순히 하나님을 향한 자신의 개인적인 추구만을 나타내고 있지 않다. 다윗의 성스러운 시가들은 모든 이스라엘의 가슴속에 이와 흡사한 감정을 일으키며,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예루살렘 성전에서 드리는 이스라엘의 공식적인 예배 기도서로 받아들여졌다. 그리하여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은 다윗이 지은 노래와 기도서를 노래하고 낭송하였다. 그 누가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의 미쁘신 사랑과 자비를 찬양하는 거룩한 노래로 채워진 이 영감적인 기도서의 멀리 퍼져 나가는 메아리 효과를 말로써 다 표현할 수 있겠는가? 이 기도서들은 하나님의 백성들을 우상과 미신으로부터 떠나게 하며 그들의 마음 가운데 주님(야훼)을 향한 새로운 용기와 충성심을 불러일으켰다. 이스라엘의 시를 듣고 노래했던 자들은 하나님의 보좌로부터 흘러나와 영혼을 소생시키는 생명샘의 물을 마신 것이었다. (27.1)
 시편의 이 헤아릴 수 없는 종교적 가치는 근본적으로 두 가지 가치를 지닌다. 이스라엘 성도들의 종교적 감정과 통찰력에 관한 명확한 기록과, 그리고 모든 사람이 하나님께 드릴 수 있는 예배를 위하여 하나님과 인간에 대한 감정과 사상의 표준이나 기준을 제공하는 것이다. (27.2)
 이스라엘의 소명:주님 찬양
 시편은 창조와 구속에 나타난 하나님의 행적과, 세상과 세상의 역사에 대한 하나님의 섭리와 목적에 관한 이스라엘의 이해를 반영하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시편을 통하여 이스라엘을 당신에 관한 보다 깊은 지식으로, 또한 그렇게 함으로써 자기 자신들에 관한 보다 깊은 이해를 추구하도록 일깨워 주셨다. (27.3)
“다윗의 시편은 고범죄와 양심의 가책의 깊은 구렁에서 최고의 신앙과, 하나님과 교통하는 최고의 지위 까지의 모든 경험의 범위를 꿰뚫고 있다. 그의 생애의 기록은, 죄는 수치와 괴로움만을 가져 올 뿐이나 하나님의 사랑과 자비는 가장 깊은 구렁에까지 도달할 수 있어 신앙으로 회개하는 영혼을 높여 하나님의 양자가 되게 함을 선언한다. 하나님의 말씀에 내포된 모든 보증 가운데 이것이 충실과 공의와 하나님의 자비의 언약에 대한 가장 강한 증거 중 하나이다.”6
(28.1)
 시편은 하나님의 거룩하심뿐만 아니라 그와 대조적으로 인간의 타고난 자기 중심 사상, 또는 죄됨에 대한 이스라엘의 의식(意識)을 반영하고 있는데, 이것은 다른 민족들의 문학에서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시편의 시들은 세상의 창조주이며 유지자시요, 이스라엘의 구원자이시며 모든 민족들의 심판자로서의 야훼의 놀라우신 성품에 대하여 증거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시편은 언제나 하나님의 백성들의 마음에 믿음과 소망과 사랑을 불붙여 주었고, 그들을 물질주의나 강신술같은 시대적 신들의 속박으로부터 해방시켜 주었다. 아삽이 말했던 것보다 더 만족을 주는 신앙 경험과 하나님을 찾는 영혼의 추구에 대한 더 깊은 충족이 과연 있을까? (28.2)